칼럼/프리뷰/리뷰 전북, 4연패 위한 열쇠는 '조규성'

오랜만에 제 생각을 담은 글을 써보았습니다.

짧은 생각이라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반박, 피드백 모두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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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586754&memberNo=652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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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서클 | 서건 대표] ‘줄 세우기는 그리 좋은 평가방법이 아니다사람의 능력을 하나의 수치로만 표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람의 능력은 입체적으로 형성된다. 예컨대, 역사학자A와 뇌과학자B 중 누가 더 뛰어난 인물인지를 숫자 하나로, 또는 부등호 하나로 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역사와 과학은 애초에 다른 분야다.
 
역사학자A와 역사학자C를 줄 세우기로 평가하는 것 역시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같은 역사학자이더라도 연구대상, 연구방식부터 리더십, 창의력, 동료들과의 관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특징 및 자질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을 함부로 줄 세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축구선수에게 필요한 자질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드리블, 슈팅, 속도, 수비, 창의력, 민첩성, 리더십, 승부욕, 사회성, 배려심, 평정심 등 수많은 덕목들이 요구된다. 심지어는 하나의 덕목도 수십 가지의 서로 다른 스타일(style)로 발현될 수 있다.
 
같은 포지션이라 해도 가진 특기와 장점, 덕목이 서로 다르기에 줄 세우기는 결코 바람직한 평가방법이 아니다.
 
특히, 팀의 입장에서 선수를 평가할 때는 우열을 가리기보다 '어떤 선수가 우리 팀의 전술, 문화와 더 잘 맞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또, 선수가 이미 팀에 들어왔다면 팀의 전체적인 색을 지우지 않는 선에서 그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실제 축구는 게임과 다르다. 줄 세우기는 소용이 없다. 단순한 능력치 몇 개를 근거로 무턱대고 선수를 기용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전북의 영입
 
전북은 2019시즌 여름이적시장에서 김승대를 영입했다.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적도 있고, 국가대표로 뽑힌 적도 있는 '라인브레이커' 김승대는 팬들에게 큰 기대를 받았다.
 
아쉽게도 그는 전북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전북 데뷔전에서 골을 기록한 후 6개월간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침투와 침투패스에 큰 재능이 있는 김승대는 전북의 공격에 대비해 라인을 내린 상대팀에게 큰 위협을 주지 못했다. 결국 김승대는 2019시즌이 끝나고 강원으로의 임대 이적을 택했다.

 

출처 : 전북현대

 

팀의 색깔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네임드' 선수만을 영입한 결과는 좋지 못했다. 전북은 김승대와 모라이스호(號)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미리 파악하고 영입을 포기하거나, 그럼에도 영입을 강행했다면 김승대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전술을 수정해야 했다.
 
김승대 영입으로 낭패를 본 전북은 2020시즌 겨울이적시장에서 김승대의 대체자로 안양의 특급 공격수 조규성을 영입한다. U23 국가대표팀 출신 선수인만큼 팬들의 기대는 대단했다. 일각에선 빠르고 피지컬이 좋은 공격수라는 점에서 영플레이어상 수상도 예측했다.
 
시즌 초까지만 해도 그 기대는 허황되지 않은 듯했다. 전북에서의 데뷔전인 요코하마전에서는 골까지 기록했다. 역동적인 움직임에 팬들이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찬사는 잠시 뿐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조규성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빠르긴 해도 정통 윙어만큼 빠르지 않았고, 피지컬이 좋긴 해도 정통 타겟맨만큼 좋지는 않았다. 2020년 9월 29일 현재, 조규성은 전북에서 리그 19경기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조규성의 미진한 활약에 전북의 몇몇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물론, 그 실망감 속엔 '상대적인' 실망감도 있다. 이제껏 전북의 팬들이 U22룰을 의식하지 못하다가 올 시즌에서야 의식하게 된 것이 조규성을 향한 실망에 영향을 미친 것. 전북은 이제껏 U22(혹은 U23) 쿼터로 리그 최고의 선수를 기용해왔다. 2017년엔 김민재, 2018년엔 김민재, 송범근, 2019년엔 송범근이 U22 쿼터를 채워줬다.
 
새로운 U22 선수인 조규성은 김민재, 송범근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고, 조규성의 부진은 다른 선수들의 부진보다 더욱 눈에 띄었다. 팬들은 자연스럽게 조규성의 활약에 대해 더 큰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조규성이 중요한 이유
 
조규성을 향해 실망해봐야 이미 조규성은 전북의 선수고, 전북엔 조규성보다 더 좋은 U22 카드가 없다. 이수빈, 이시헌의 경우 손준호, 김보경, 이승기, 쿠니모토 등으로 이루어진 전북의 '막강'중원을 대체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점유'를 강조하는 모라이스호가 이수빈, 이시헌 등 경험이 적은 선수를 기용하면 생각지 못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u22룰 : 선발명단에 u22선수가 없을 시 교체가능선수가 한 명 줄어드는 K리그의 로컬룰
 
윙어 이성윤의 경우, 이제서야 데뷔한 선수라는 점이 아쉽다. 발이 매우 빠른 선수이긴 하지만, 전북에서 U22 선수로 살아남기 위해선 더욱 많은 장점들을 가져야 한다. 또, 안양에서 한 시즌에 10골 이상을 넣은 조규성과는 경험 면에서 적잖은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다. 우승 레이스가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전북엔 보다 경험이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

 

출처 : 전북현대

 

U22 선수를 포함시키지 않고 교체카드 한 장을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나, 위험부담이 크다. 모라이스 감독은 점유를 중시한다. 안정적인 축구를 추구하기에 경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 흐름을 바꾸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 선수교체는 흐름을 바꾸는 가장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모라이스 감독의 재능 중 하나인 선수교체를 극대화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모라이스의 전북은 선수교체로 재미를 봐왔다. 지난 23라운드 상주전에서도 교체투입된 이승기가 결승골을 득점해 1 대 0으로 승리했다.
 
리그 경기가 네 경기밖에 남지 않은 지금, 최상의 방법은 조규성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상주전에서의 조규성
 
조규성의 활용 방안은 지난 23라운드 상주전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상주전에서 조규성은 매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오른쪽 윙어로 풀타임 출전하여 구스타보(어시스트 기록)를 향한 헤더 패스로 결승골에 큰 기여를 했다. 골 뿐만 아니라 수비 및 연계에 있어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시 말해조규성이 보여준 좋은 모습은 크게 공중 경합연계수비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공중 경합의 경우, 결승골에 대한 기여에서 확인 가능하다. 조규성은 후반 24분 김민혁이 올려준 공을 페널티박스 안에서 따내며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조규성의 헤더 패스를 받은 구스타보는 이승기에게 공을 건넸고, 이승기는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공의 위치를 밑줄로 표시했다.

 

연계능력의 경우, 패스 및 전진패스의 숫자로 엿볼 수 있다. 조규성은 지난 상주전에서 총 29개의 패스를 기록했다. 백4라인을 구성한 네 명을 제외하곤 미드필더 쿠니모토 다음으로 많은 패스를 기록했다. 전진패스의 경우 12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백4라인을 구성한 네 명의 기록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기록이다.
 
수비 역시 탄탄했다. 무려 5개의 차단을 기록했다. 상주전에서 조규성보다 더 많은 차단을 기록한 선수는 수비형 미드필더 손준호(9개)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최철순(7개)이 유이했다.
 
조규성은, 비록 아주 빠르지도 않았고 피지컬이 아주 좋지도 않았지만, 윙어로서 충분히 좋은 활약을 보였다.
 
 

‘윙어 조규성’이 가진 가능성
 
조규성을 윙어로 기용하면 한교원이 벤치로 밀려난다.(조규성은 오른발잡이이기에 오른쪽 윙어로 기용된다.) 한교원이 선발에서 제외됨에 따라 전북은 속도를 잃는다. 대신 속도 못지않은 '높이' 옵션을 가지게 된다조규성은 경우에 따라 공중볼 경합에 합류함으로써 구스타보가 고립되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 이때 전북은 조규성이 최전방으로 올라감으로써 4-4-2와 비슷한 전형을 형성하게 된다. 공격숫자가 보다 많아져 공격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또한조규성은 헌신적이다. 어디서 뛰더라도 수비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정통 윙어가 아닌 선수가 윙어 역할을 맡으면 수비에 있어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조규성은 아니다.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
 
윙어로서 가져야 하는 전술에 대한 이해도 및 전술실행능력 역시 높아지고 있다. 조규성은, 롱볼(long ball)을 통한 공격을 할 때는 4-4-2 중 최전방에, 조직적인 지공을 할 때는 4-1-4-1 중 2선 공격에, 수비 시엔 4-4-2에서 측면에 위치해야 한다. 스트라이커에겐 낯선 움직임을 요함에도 조규성은 점차 그 낯선 움직임에 적응하고 있다.

 

롱 볼 공격 시 조규성의 위치

지공 시 조규성의 위치

수비 시 조규성의 위치

 

'윙어 조규성'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작전이다. 보르도의 황의조가 윙어로 기용되면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과 유사하게, 조규성도 윙어로서 기용되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 전술적인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그 활약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


조규성의 장점을 극대화 하려면
 
전북은 앞으로 남은 네 경기에서 전승을 해야 자력 우승이 가능하다. 1위 울산은 물론이고 포항, 광주, 대구를 무너뜨려야 한다. 문제는 전북이 올 시즌 광주와 포항을 상대로 2점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는 것. 아슬아슬한 승부를 가져간 때가 많았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전북의 선수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를 고려할 때, 조규성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전북의 공격력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건 두 가지다. 첫째는 조규성 자신의 공격적인 움직임이고, 둘째는 조규성 주변 동료들의 공격적인 움직임이다.
 
#1. 조규성
 
조규성은 전북이 롱 볼을 활용해 공격을 할 때 뿐 아니라 조직적인 지공을 할 때도 더 위로더 중앙으로 진출해야 한다K리그 팀들 중 대부분은 그리 좋지 못한 후방 빌드업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이용하기 위해선 조규성의 전진이 필요하다. 전북이 지공을 택할 때 조규성이 더욱 위로 올라가 준다면, 공격이 끊기더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상대의 빌드업을 방해할 수 있다.
 
조규성이 공격 시에 전방 및 중앙으로 올라가야 하는 이유엔 조규성의 고립을 막기 위함도 있다. 조규성은 윙어 자리에서 공을 잡았을 때 스스로 더욱 측면으로 공을 끌고 가며 고립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조규성을 윙어로 기용하되 톱의 성격을 지금보다 더 많이 부여한다면 전북의 공격작업 및 속공 저지는 더욱 매끄러워질 수 있다.

 

 

다만상대가 지공을 택할 때엔 자신의 위치로 내려가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윙어 자리에서 지금처럼 헌신적으로 지역방어를 해야 한다. 전북은 미드필더 세 명을 토대로 점유 위주의 축구를 한다. 미드필더 세 명은 모라이스호의 ‘기본’ 옵션이다. 조규성이 수비를 할 때도 최전방에 위치해 투 톱을 형성하게 된다면, 미드필더 한 명이 윙어 자리에서 뛰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전북은 다시 공격권을 가졌을 때 삼각형 형태의 중원을 형성하지 못하게 되고, 조직적으로 공을 점유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2. 동료
 
모라이스 감독이 부임한 후 전북엔 항상 ‘수비 시에 최전방에서 압박을 가하다 공격 시엔 중원에서 공격을 풀어주는 선수’가 있었다. 2019년엔 임선영이 그 역할을 맡았고, 2020년엔 쿠니모토 혹은 김보경 혹은 이승기가그 역할을 맡고 있다.
 
쿠니모토 혹은 김보경에게 필요한 활약은조규성이 최전방으로 올라갔을 때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다전북이 최전방에서의 경합에서 패배했을 땐 조규성의 자리를 커버해야하고, 반대로 전북이 최전방에서의 경합에서 승리했을 땐 최전방으로 쇄도하며 공격 옵션을 추가해야 한다.
 

시즌 종료까지 단 네 경기를 남겨둔 전북우승을 위한 열쇠는 조규성의 활약이다. 과연 전북이 조규성의 활약을 토대로 사상 초유의 K리그 4연패를 거둘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 3

센터서클 작성자 2020.09.29. 19:23
 belong
그래서 저는 톱과 윙어의 역할을(복잡하더라도) 복합적으로 소화하는 롤이 주어졌으면 합니다ㅎㅎ
댓글
짤베스 2020.09.29. 21:39
제가 생각하는거랑 비슷하네여. 저도 수비시엔 측면 채우고 공격시엔 좀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는게 맞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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