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경남FC가 10년 전에 창원축구센터에 클럽하우스를 지으려고 했다?!

경남 창축.jpg

 [경남FC의 홈구장 창원축구센터 ⓒ경남FC]

 

2006년 창단한 경남FC(이하 경남)는 창단 직후부터 지금까지 경상남도 최대도시인 창원에서 주로 홈경기를 치르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창원종합운동장에서 홈경기를 치렀고, 2010년부터 창원축구센터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제1 홈구장으로서 경기를 치르고 있습니다.(올해는 모든 홈경기를 창원에서 치르지만 지난해까지 연간 1~2차례 진주, 양산, 김해 등 도내 다른 지역에서 홈 이전경기를 치렀습니다.)

 

경남이 창원에서 경기를 치르는 까닭은 아무래도 창원이 축구전용구장을 갖췄고 인구가 100만 명에 이르는 등 많은 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남은 홈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클럽하우스가 너무 멀기 때문입니다. 차로 네이버 지도 기준으로 함안 클럽하우스에서 창원축구센터까지 최소 40분 이상 이동해야 합니다. 더 쉽게 설명하면, 부산 강서구에 부산아이파크 클럽하우스가 있는데 창원축구센터 기준으로 우리보다 부산이 더 가깝습니다. 이때문에 경남은 창단 당시부터 여러 차례 클럽하우스 이전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 현재 경남은 여전히 함안에 있습니다. 

 

초기 클럽하우스.jpg

[경남FC 클럽하우스 초창기 모습 ⓒ경남도민일보]

 

2006년 경남FC와 함안군, 인연의 시작

2006117일 경남이 공식 창단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경남은 숙소도 없는 속 빈 강정이었습니다. 415일 함안 클럽하우스가 준공되기 전까지 석 달 동안 경남 선수단은 창원 시내 호텔에 임시 거주하였습니다. 다행히 클럽하우스가 빨리 만들어졌지만, 산 넘어 산이라고 했던가. 잘 곳은 생겼지만 뛸 곳이 없었습니다. 전용훈련장이 없어 창단부터 무려 4년이 넘도록 경남 선수단은 밀양, 양산, 남해 등 경상남도 전역을 떠돌며 훈련을 이어나갔습니다. 2010년에서야 클럽하우스 인근에 전용훈련장을 얻었습니다.

 

왜 창원이 아닌 함안에 둥지를 틀었나

창원시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함안군은 2006년 창단 직후 경남에 무상으로 클럽하우스를 제공하였습니다. 10년간 군에서 무상제공한 뒤 군에 기부 채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당시 일부 기사에 따르면 기부 채납 후 다시 10년간 무상 사용하기로 약속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사들을 보면 일부 사용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해 말에는 새로운 건물을 짓기도 했습니다. 현재 함안 클럽하우스에는 건물 3동이 있습니다. 최근에 새 건물을 지은 것으로 보아 한동안 경남의 함안살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실 경남은 창단 때부터 이미 새로 생길 창원축구센터 안에 클럽하우스를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함안에 잠시(?) 머물다 창원축구센터가 완성되는 2010년 홈경기장을 이전하며 동시에 클럽하우스도 이전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많은 분들이 보다시피 바뀐 것이 없습니다.

 

엠블렘.jpg

[2010년 발표된 새 엠블럼]

 

클럽하우스 빼고 모든 것이 다 바뀐 경남의 2010년, 제2의 창단

경남은 2010년을 제2의 창단의 해로 삼았습니다. 홈구장 이전과 더불어 엠블럼, 메인컬러, 유니폼 디자인 등을 전면 교체하였습니다. 당시 김영만 사장과 조광래 감독도 2010년을 경남FC 중흥의 마지막 기회로 삼고 변화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변화에 발맞춰 클럽하우스도 창원 입성을 꿈꿨지만 경상남도와 창원시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1차 무산되었습니다. 이후 재차 창원축구센터 숙소동 인근 부지(270)에 새로운 클럽하우스 건립을 노렸으나 최종 무산되었습니다. 당시 기사에 건립 눈앞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클럽하우스 건립이 가능하게 됐다며 기뻐하던 관계자의 인터뷰가 등장한 것으로 보아 상당 부분 진척을 이루었지만 마지막에 틀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둥지 이전에 실패한 경남FC2017년 기준으로 함안군 클럽하우스와 연습구장 임차료만 연간 4,600여 만 원의 예산을 소비하였습니다. 이외에 창원축구센터 이용과 구장 사용료로 각각 4,500여 만 원과 4,200여 만 원을 소비해 총합 13,400여 만 원의 예산을 썼습니다. 지금은 함안군에서 각종 비용을 감면해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갈등1.PNG 

갈등2.PNG

경남의 모든 것을 거부한 창원시

경남은 사실 창원시와 악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홈구장 이전 때부터 창원시는 경남의 모든 것을 방해하였습니다. 창원시는 경남의 홈 경기장 이전 당시 프로경기를 경기장 사용 순위 1순위가 아닌 2순위에 넣었고(1순위는 국가행사), 경기장 사용료 감면대상에서도 제외시키려 했습니다. 심지어 홈구장 이전 당시 경남 홍보 현수막 설치도 반대했습니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창원시청축구단을 더 중요시했기 때문으로 추측합니다. 그러자 경남구단과 서포터즈연합회는 도민구단으로서의 공공성을 내세워 조례안 개정을 촉구하였습니다.(여기서 창원시는 경남은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는데 주식회사가 무슨 공공성을 내세우냐며 반발했다.) 다행히 그 안건은 개정되어 경기장 사용순위 1순위로 바뀌었지만 창원시의 비협조적 태도는 여전했습니다. 창원종합운동장을 쓰던 시절에도 중요한 경기를 앞둔 전날에 축구동호회인들에게 경기장을 빌려줘 잔디를 엉망으로 만든 역사가 있습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창원축구센터에서 홈경기를 치르게 됐지만 한때 창원축구센터 사무실 임대료, 경기장 사용료, 광고판 사용료로 연간 1~15천억 원을 납부하였습니다. 다행히 2017년 일부 감면받았지만 여전히 많은 돈을 창원시에 내고 있습니다.

 

조광래.PNG

[클럽하우스 신축이 무산됐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조광래 감독. 비록 클럽하우스 신축은 무산됐지만 그의 노력 덕분인지 2011년 8월 경남 사무국이 창원축구센터에 입주하였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이때의 경험이 지금 대구를 이끌어가는 데 큰 자산이 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비싼 사용료 탓에 경남 일부 지역언론에서 빅딜(?)을 제안하는 칼럼을 쓰기도 했습니다. 창원 NC야구장 건립비용 일부를 도에서 지원하고, 창원시는 대가로 경남이 창원축구센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창원NC파크 건립에 경상남도는 도비 200억을 투입했고 경남의 창원축구센터 시설 이용료는 일부 감면받았습니다만 서로 할일을 했을 뿐 모종의 거래(?)가 오고간 것은 아닌 듯합니다.

  

축구센터 사업.jpg

[창원축구센터 2단계 사업 부지에 아직 공간이 남아있다 ⓒ창원시]

 

10년 전 실패한 창원 입성, 마지막 희망은 남아있나

그렇다면 경남의 창원축구센터 입성은 이제 희망이 없는 것일까요? 다행히 실낱같은 희망은 있습니다. 현재 창원축구센터는 2단계 개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1단계 개발 사업은 완전히 마무리 되었고 2단계 개발 역시 상당 부분 진척을 이루었습니다. 최근 주경기장 바로 옆에 지어진 다목적체육관과 최근 확정된 국내 최초의 에어돔 축구장이 2단계 사업의 일환이었습니다. 창원축구센터 2단계 사업에서 경남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희망은 축구센터 건설 당시 조감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체육관을 포함한 일부 밭, 언덕 구역이 2단계 사업 구역으로 분류되어있습니다. 경남은 이 구역의 활용방안에 대해 창원시, 창원시설공단과 협의해 10년 전 이루지 못했던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실낱같은 희망조차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창원축구센터 체육관 옆 공간에 족구장을 지을 예정이라 클럽하우스 지을 공간이 아예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창원시에서 해당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체육관.jpg

[창원축구센터 2단계 개발 사업으로 지어진 체육관. 저 옆에 꽤 넓은 공간이 있다.]

 

경남 클럽하우스 신축으로 창원축구센터 활용도 높일 수 있다

향후 실내 축구장 에어돔야외 족구장등 창원축구센터에 건립 예정인 다양한 시설이 조성된다면 창원축구센터는 창원의 명소가 될 것이다

지난 7월 창원축구센터 체육관 개관식에서 허성무 창원시장은 계속해서 창원축구센터를 개발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창원시는 2단계 개발 사업으로 다목적 체육관 외에 족구장과 축구장 1~2면 더 늘려 시민들에게 개방할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을 되돌아봤을 때 시민들이 비싼 대여료, 좋지 않은 위치 등으로 인해 생각만큼 창원축구센터를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시민 개방보다 경남 클럽하우스를 신축함으로써 창원축구센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고 허 시장이 말한 창원의 명소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대규모 사업에 해당하는 클럽하우스 신축이 말 몇 마디, 돈 몇 푼으로 하루아침에 뚝딱 지어지는 것이 아님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단 당시와 2010년대 초 창원축구센터 내 클럽하우스 신축 이야기가 활발히 오고 간 것은 모두가 창원 클럽하우스 신축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했던 그 시절 기억을 떠올려 다시 한 번 추진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시설에서 훈련하고, 경기장 이동시간을 줄인다면 경남 선수들의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확신합니다. 창원시민이자 경남의 팬으로서 축구전용경기장과 전국 최초의 에어돔 축구장, 경남 클럽하우스 등을 두루 갖춘 창원축구센터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상 경남FC 구단 및 경상남도 당국의 계획과 전혀 무관한, 120% 저의 꿈과 희망과 망상을 담은 글입니다. 글은 오로지 클럽하우스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사실  우리 경남은 홈경기장 지붕도 필요하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너무나도 멉니다. 그러니 너무 진지하게 읽진 마시고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간 중간 사실과 맞지 않는 정보가 있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나름대로 여러 기사를 찾아보고 쓴 글인데 오류가 있다면 많은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댓글 5

best 애빙 2020.10.07. 21:39
필드가 5개나 있는데 거기를 못쓴다는게 참;;
best 투혼경남 작성자 2020.10.07. 21:42
이유는 모르겠는데 요새들어서 우리팀 가끔 창축까지 와서 훈련하더라.. 밑밥 깔아놓는건가(행복회로)
best 애빙 2020.10.07. 21:39
필드가 5개나 있는데 거기를 못쓴다는게 참;;
댓글
best 투혼경남 작성자 2020.10.07. 21:42
 애빙
이유는 모르겠는데 요새들어서 우리팀 가끔 창축까지 와서 훈련하더라.. 밑밥 깔아놓는건가(행복회로)
댓글
파레시오 2020.10.09. 17:35
창원시가 프로스포츠 관련해선 꽤나 빡빡하게 대함
농구는 리그 자체가 하향세긴 해도 창원 LG 자체가 워낙 지역에선 인기구단이니까 별 말 없는 것 같고
야구도 창원이라는 이름 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깽판 지대로 놨으니깐.. (야구팬들한텐 서울시와 더불어 쌍놈들 중 하나도 취급)
근데 경남FC는.. 홈구장이 창원인거 말고는 아무 연관도 없고 거기다 인기도 없고 더해서 창원시청죽구단도 있고... 여러가지로 눈엣가시
그래도 음... 창원시민이자 경남팬으로의 입장에선 창원시가 눈 딱 감고 저기다 클하지어줬으면 좋겠다.
댓글
투혼경남 작성자 2020.10.09. 18:23
 파레시오
올해들어서 경남FC 도와준다고 많이 했으니 기대해봐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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