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서건 칼럼] 병수볼이라는 패러다임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774283&memberNo=6525744

글 수정이 안돼서 이렇게 다시 올립니다...ㅠ

강원FC에 관한 글을 써보았습니다.

내일 강원의 경기가 있는데

이 글을 읽고 경기를 보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링크 많이 찾아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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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서클 | 서건 대표]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공개 연설에서 남긴 말이다. 7년이 지난 1987년, 국민들의 피를 먹고 자라난 민주주의는 6월 혁명을 통해 대한민국에 싹을 틔웠다.

패러다임(paradigm), 즉 ‘한 시대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진 인식 체계’가 바뀌었다. 독재의 패러다임이 가고 민주주의의 패러다임이 왔다. 피를 먹고 자라난 민주주의의 패러다임 속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속의 민주국가로 자라나고 있다.

이처럼 세상 속에 존재하는 패러다임은 그게 어떤 것이든 쉽게 바뀌지 않는다. 피 혹은 피에 상응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

 

6월 항쟁 사진.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항쟁 후 10년이 지난 1997년 대통령에 당선된다.

 

역시나 패러다임의 변화는 어려웠다. 재미와 실리를 모두 잡으려던 강원FC(이하 강원) 김병수 감독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잔류’. 기대에 비해 아쉬운 결과였다. 김병수 감독이 수비 위주의 K리그에 몰고 온 신선한 공격의 바람은 아직까지 미풍에 그치고 있다.

강원의 정규 라운드 성적은 6승 6무 10패 리그 8위. 하위 스플릿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상위 스플릿에 진출했던 2019시즌보다 ‘오히려’ 악화된 결과다. 정규 라운드를 치르며 단 한 번도 3연승을 거두지 못했고, 2년 만에 리그 4연패의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정규 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엔 최하위(12위) 인천과의 승점 격차가 단 6점에 불과했다.

 

광주FC와 강원FC의 경기. 강원은 광주에 밀려 하위 스플릿으로 쳐졌다.(출처 : 광주FC)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정규 라운드를 보낸 강원, 스플릿 라운드 들어서는 인상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연승을 거두며 하위 스플릿 팀들 중 가장 먼저 잔류를 확정지었고, 지난 10월 16일에는 인천을 꺾으며 시즌 첫 리그 3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큰 법. 강원의 시즌 막판 선전은 김병수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실망을 덮기에 부족해 보인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울산, 전북과 함께 ‘3강’이라 불린 강원이었기에 하위 스플릿이라는 결과가 초라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병수볼은 무엇인가?
병수볼은 어떻게, 왜 각광받았나?


1. 공격

K리그에 공격적인 축구가 없었던 건 아니다. K리그엔 다양한 공격축구가 존재해왔고, 지금도 존재한다. 파리아스, 귀네슈 등의 외국인 감독부터 최강희, 조덕제 등 국내 감독까지 결코 적지 않은 지도자들이 공격을 천명해왔다. 특히 최강희 감독의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로 리그를 평정했고, 닥공은 전북을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최강희 감독이 떠난 지금은 포항 김기동 감독 강원 김병수 감독 등이 공격 축구를 지휘하고 있다.

다만, K리그 팀들 대부분이 이제껏 수비와 압박에 주안점을 둬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모기업의 투자가 줄어듦에 따라 과거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던 팀들이 점차 수비적으로 변화한 것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서울과 수원, 성남 등은 모기업의 투자가 줄어들거나 모기업이 구단운영을 포기함에 따라 공격축구를 사실상 포기했다. 외국으로의 지도자 유출도 공격축구의 약화에 한 몫을 했다. 최강희 감독, 박충균 코치 등 공격축구에 능한 지도자들이 K리그를 떠났다.

 

2017시즌의 강원(출처 : 강원FC)

 

이러한 상황에서 김병수 감독의 축구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영남대학교 축구부 감독 시절부터 전술가로 이름을 날리다 K리그2의 서울 이랜드를 거쳐 2018시즌 후반기부터 K리그1 강원FC에 둥지를 틀었다.

김병수 감독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2019년 6월 23일 춘천송암레포츠타운에서 강원이 포항을 5 대 4로 꺾은 ‘대첩’이었다. 0 대 4로 끌려가던 강원이 조재완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포항을 5 대 4로 꺾자 각종 온라인 축구 커뮤니티에선 1년이 넘게 ‘네 골차를 뒤집는 강원!’이라는 밈(meme)이 유행했다. 그 밈은 지금도 간간이 나타나고 있다.

포항과의 경기를 본 많은 축구팬들은 또 하나의 전술적이고도 공격적인 축구가 K리그에 싹을 틔우게 됐다는 생각에 김병수 감독의 축구를 두고 ‘병수볼’이라 칭하며 기대를 보냈다.

 

 

2. 공유

‘공격’ 하나만으로 병수볼이 주목받은 건 아니다. 병수볼이 주목받은 이유는 ‘보다 조직적인 공격’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병수볼이 하나의 패러다임이라 불릴 자격이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병수볼의 핵심은 ‘공유’다. 병수볼 특유의 조직적인 축구는 바로 공유로부터 나온다. 공유는 점유와 다르다. 점유가 무엇인가를 ‘차지’하는 것을 뜻한다면, 공유는 여러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함께’ 소유하는 것을 뜻한다. 구성원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서로 간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게 곧 공유다. 단순히 공을 차지하는 걸 넘어 함께 만질 수 있도록 하는 한 단계 높은 축구, 그게 바로 병수볼이다.

 

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공자의 어록을 기록한 책 ‘논어’를 보면 ‘군군신신부부자자’라는 말이 나온다.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비는 아비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공자는 제나라의 왕 앞에서 ‘군군신신부부자자’가 곧 정치라고 설명했다. 만약 공자가 축구 지도자였다면 공격수는 공격수답게, 미드필더는 미드필더답게, 수비수는 수비수답게 축구를 하도록 전술을 짰으리라.

김병수 감독은 다른 듯하다. 공유를 위해선 선수들이 그들 간의 연결고리를 쇄신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각각의 역할 속에 고립되기보다 서로의 역할에 관여하며 공간과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2019시즌과 2020시즌 강원의 경기를 보면 골키퍼와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를 제외한 약 7명의 선수들이 계속해서 자리를 뒤바꾸며 공격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공격 시 후방 빌드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서로 간의 연결고리를 갱신하는 것이다. 이는 최강희 감독의 닥공과 비교된다.

 

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는 압박이 심하고 수비라인이 보다 아래로 내려가 있다. 삼국시대 고구려의 철옹성들을 보는 느낌이다. 최강희 감독의 ‘닥공’은 투석기와 기마부대를 통해 철옹성을 깨트렸다면, 김병수 감독의 병수볼은 변화무쌍한 진법을 통해 철옹성을 무력화시키는 데 집중하는 셈이다.

최강희 감독이 강한 전방압박과 선 굵은 축구로 공격을 했다면, 김병수 감독은 공유에 기반한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로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3. 병수볼이 의미 있는 이유

병수볼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병수볼이 K리그의 다양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K리그는 다른 리그들에 비해 거칠고 단조롭다. 닥공 역시 거친 전방압박과 단조로운 공격이 그 핵심이다. 물론 이러한 특징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선전에 적잖은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다. 숨 막히는 압박과 알고도 못 막는 선 굵은 축구는 아시아를 제패하는 좋은 무기가 됐다.

이제는 아니다. 아기자기한 축구에 수십 년을 투자한 J리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월드 클래스’ 용병을 앞세운 중국 슈퍼리그 역시 마찬가지다. K리그는 그 사이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고구려의 철옹성들이 수 백 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변화를 극복한 덕분이다. 상대의 공격이 강해질수록 다양한 수비전략이 나타났고, 때로는 개마무사를 통해 상대를 먼저 치기도 했다.

K리그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K리그는 자체적으로 다양성을 가지고 다양한 전술을 경험해봐야 한다. 다양한 축구가 꽃피어야 한다. 그게 K리그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병수볼의 등장은 K리그 속 다양성을 넓혀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020 병수볼

1. 통계로 보는 2020 병수볼의 특징

축구를 오직 숫자로만 표현할 수는 없다. 축구는 객관성과 주관성을 모두 함유한다. 패스나 슛의 형태 및 횟수를 통계적으로 분석할 수는 있으나, 패스나 슛의 질을 완전히 객관화하는 건 불가능하다. 어떤 플레이든 각양각색의 관점에서 각양각색의 평가가 내려질 수 있다. 축구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축구를 직접 체험해야 한다는 여러 축구인들의 말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글로써 혹은 숫자로써 강원의 축구를 완벽히 표현할 수는 없다. 이는 다른 모든 축구에도 공통되게 적용되는 사실이다. 대신 글과 숫자를 통해 강원 김병수 감독의 시도가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드러났는지 엿볼 수는 있다.

 

김병수 감독(출처 : 프로축구연맹)

 

2020시즌 K리그1 25라운드 종료 시점(이하 올 시즌)에서 강원은 리그에서만 총 12,654개의 패스를 기록했다. 경기당 506개의 패스를 기록한 셈인데, 이는 리그 1위 기록이다. 패스는 공유를 위한 기본적인 도구다.

올 시즌 강원은 리그에서 2,692개의 공격진영 패스를 기록했다. 경기당 107개의 공격진영 패스를 기록한 셈이다. 이 역시 리그 1위 기록이다. 전방패스의 경우 4.189개(경기당 167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리그 2위 기록이다. 전방패스를 가장 많이 한 팀은 전북이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다. 공유는 골을 넣기 위한 방법론이다. 다시 말해, 공유를 통해 골을 창출해낼 수 있는 과정이 없으면 어떤 형태의 공유든 허울 뿐이라는 것이다. 강원의 공격진영 패스 횟수와 전방패스 횟수는 공유를 통한 득점 창출 시도가 잦았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 시즌 강원은 25번의 리그 경기들 중 19경기에서 점유율 우위를 가져갔다. 평균 점유율은 57.7%를 기록하며 K리그1에서 가장 공을 많이 점유했다. 공유는 점유를 전제로 한다. 소유 없이는 공유할 수 없다. 강원의 ‘공유 축구’는 점유율 우위 속에서 가능했다.

2. 무엇이 문제였을까.

통계를 보면 강원에게 그리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순위를 보면 아니다. 하위 스플릿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의 축구 인프라이고, 두 번째는 해결사의 부재다.

 

(출처 : 프로축구연맹)

 

     2-1. 잔디

대한민국의 축구경기장들은 대부분이 지방자치단체 소유다. 관리 주체는 지자체 산하의 시설관리공단이다. 강원이 사용하는 춘천송암레포츠타운과 강릉종합운동장 역시 강원도 소유의 경기장이다. 강원도 시설관리공단이 두 경기장을 관리한다.

대한민국은 지리적으로 잔디가 곱게(?) 자라기 어려운 곳이다. 추위와 폭염, 폭우 속에서 잔디가 망가지는 일이 다반사다. 돈을 투자하면 잔디 상태를 양호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시설관리공단에서 그만큼의 투자를 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2020년 동안 한반도를 거쳐 간 태풍은 총 5개였다. 잔디 관리가 쉽지 않았다. 강원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춘천송암레포츠타운과 강릉종합운동장은 물론, 많은 K리그 경기장들이 잔디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강릉종합운동장(중계화면 캡쳐)

 

병수볼은 공을 공유하는 데에 초점을 둔 축구다. 공유를 위해선 패스가 필요하고, 원활하고 정확한 패스를 위해선 양호한 잔디 상태가 전제돼야 한다. 울퉁불퉁한 잔디 위에서 축구공을 공유하는 건 5분마다 한 번씩 끊기는 와이파이로 수강신청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파이고 변색된 잔디 위에서 축구를 해야 했던 2020시즌 (25라운드 종료 시점) 패스 1위 강원은 축구공을 공유하는데 애를 먹었다.

     2-2. 해결사의 부재

2019시즌 여름, 강원은 제리치를 경남으로 보냈다. 1년 반 동안 30골을 퍼부은 ‘해결사’가 한순간에 없어졌다. 2020시즌 직전엔 ‘5 대 4’ 대첩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K리그1 득점왕 출신 정조국마저 제주로 보냈다.

 

'5 대 4 대첩' (출처 : 프로축구연맹)

 

해결사가 없어졌다. 김승대, 신세계, 임채민, 고무열 등이 2020시즌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강원에 입단했지만, 골잡이가 없었다.

김지현, 김승대, 고무열, 조재완 등이 다양한 조합으로 최전방에 나아가 고군분투했으나, ‘저 선수가 공을 잡으면 골이 들어가겠구나.’라는 확신을 주는 선수는 없었다.

병수볼에서의 공격수는 해결만큼 중요한 임무를 하나 더 가진다. 바로 공유다. 공유를 위해서 공격수는 계속해서 중원과 교감해야 한다. 때로는 3선까지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하고, 때로는 날개부근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데 도움을 줘야한다. 추정컨대, 제리치와 정조국의 방출은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김승대, 고무열, 김지현, 조재완은 공유에 있어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해결하는 데 있어 완벽한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넷은 올 시즌 리그에서 도합 141개의 슈팅을 기록했고 22골을 넣었다. 슈팅 횟수도 부족했고, 골 수도 부족했다. 슈팅 횟수 대비 골 수 역시 아쉬웠다. 슈팅 중 약 15%만이 골로 연결됐다. 골을 넣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 충분한 양의 골을 넣지 못했다. 완벽한 득점기회를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들도 더러 나왔다.

 

(출처 : 프로축구연맹)

 

넷 중 김지현은 올 시즌 리그 22경기 8골을 기록하며 25라운드 종료시점에서 팀 내 최다득점자 자리에 올라 있다. 해결사 역할을 양호하게 수행한 사실상 유일한 선수였으나, 김병수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 그를 완전한 주전으로 기용하지 않았다. 그는 22번의 리그경기들 중 9경기에서 교체출전했다. 김지현을 제외하고 슈팅 수 대비 득점률을 계산하면 비율은 13%로 하락한다.

확실한 해결사를 가진 팀들의 경우 수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팀들이 해결사의 선전에 힘입어 확실한 득점루트를 가지고 경기를 치렀다. 울산은 주니오를, 포항은 일류첸코를, 대구는 세징야를, 광주는 펠리페를, 인천은 무고사를 데리고 경기를 치르며 확실한 득점루트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언급된 다섯 명의 공격수는 확실한 신뢰 속에 모두 10골 이상(리그 기준)을 기록했고, 주니오와 일류첸코, 세징야의 경우엔 15골 이상(리그 기준)을 기록했다. 이들 다섯 명의 슈팅 대비 골 수는 모두 15% 이상이었다.

골을 넣지 못하면 먹히는 게 축구라는 말은 축구계의 오랜 명언이다.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강원은 역으로 골을 허용하며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강원도민일보 한귀섭 기자 기사 사진

 

병수볼의 최약점은 수비다. 중앙수비수 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자리를 역동적으로 바꾸며 공격에 참여한다.역습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적잖은 축구 전문가들이 이에 대비한 방책 없이는 병수볼의 성공이 어려울 것이라 말한다.

수비를 강화하는 것은 병수볼의 성적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수비에 힘을 쓰는 병수볼은 마치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같다. 실점이 두려워 수비에 치중하려는 순간, 병수볼은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 역시 없다.

해결해야 한다. 해결할 수 있는 누군가가 없으면 병수볼은 성공할 수 없다.



 에필로그 : 병수볼을 응원하며 

K리그가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무수한 대답들이 떠오른다. 연고의식의 부재, 중계 카메라의 좋지 못한 성능, 수비 위주의 축구 등 다양한 대답들이 머리를 휘감는다.

이들 중 수비 위주의 축구가 문제라는 대답은 K리그의 역린이다. 한 쪽에서 수비 축구를 비판하면 다른 한 쪽에선 수비 축구를 옹호한다. 재미를 위해 공격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성적을 위해 수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출처 : 프로축구연맹)

 

둘 다 정답이다. 재미와 성적 모두 흥행을 가져다줄 수 있다. 핵심은, 아직 K리그에 수비 축구를 뚫을 수 있는 정답이 그리 많이 나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격 축구를 천명한 수많은 K리그 감독들이 막상 경기장에서 어떤 축구를 보여줬는지 복기해보자.

공격 축구를 하면 재미있어질 것이라는 말을 쉽게 하는 이들은 K리그에서 공격축구를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공격축구의 패러다임은 쉬이 자라나지 않는다. 단단한 수비를 뚫고 또 뚫어야 공격축구의 패러다임이 정착할 수 있다.

김병수 감독의 병수볼은 공격축구의 패러다임은 물론, 조직적인 움직임에 기반한 공유 축구의 패러다임까지 품은 K리그의 소중한 자원이다. 이 패러다임이 K리그를 지배할 수 있을지 여부는 김병수 감독과 강원FC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에 달려있다. 병수볼의 성공을 바라는 내가(혹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진심어린 응원과 변치 않는 지지다.

대한민국의 중심에 민주주의가 있는 것처럼 언젠가 병수볼이 K리그 중심에 있는 패러다임이 되길 바라며...

댓글 5

용수조예스종신 2020.10.23. 16:18
왜 김승대가 확실한 마무리가 안되는걸까..내가 알던 김승대는 확실했는데
댓글
waco 2020.10.25. 19:24
 용수조예스종신
그거 최소 5년전 김승대..
댓글
모쌀겐네 2020.10.24. 22:45
(힘들여 쓰신글에 부끄런 소소한 지적입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문제가 없...
따뜻한 아아메를 염두에 두고 쓰신거 같은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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