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리뷰]인천 유나이티드 26라운드 후기: 눈물의 역전승, 이어가게 된 생존의 희망

  • 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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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https://blog.naver.com/sjk101/222127975080)

 

24, 25라운드 동안 2연패를 기록한 인천은 12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강등권 경쟁팀인 성남 또한 25라운드에 패배하면서 승점 차는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 인천 팬들은 인천의 경기 하루 전 날 벌어지는 26라운드 수원대 성남 경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수원 언제나 우린 너와 함께해. 하지만 성남은 수원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강등권 싸움에 다시 불을 지폈고, 인천은 부산과의 맞대결에서 패배한다면 강등이 확정되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 자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인천이지만, 팬들에게는 점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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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자 숭의)

 

다행히 시즌 마지막 홈 경기는 제한적 유관중 경기로 치뤄졌고, 많은 팬들이 같은 마음을 품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들이 보고 싶은 것은 단 하나. 인천의 승리였다.

인천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었다. 문지환을 센터백으로 내리면서 양준아를 왼쪽 스토퍼, 오반석을 오른쪽 스토퍼로 보냈고 문지환이 빠진 중원에는 지언학이 선발로 복귀했다. 인천이 분위기를 바짝 끌어올릴 때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세 미드필더들의 조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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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했던 전반전, 뼈아픈 실점:

인천은 무리해서 전진하는 것보단 먼저 기다리는 것을 선택한다. 특히 패배하면 강등이라는 현 상황 때문에 수비적인 부분에서 더 주의를 기울인 모습이었다. 정동윤과 김준엽 양 윙백들은 전진을 자제한 채 센터백들과 함께 백5를 형성하면서 수비에 집중했다. 중원에서 김준범은 좌측으로 전진하면서 아길라르의 활동량을 보조했고 김도혁과 지언학은 보다 수비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공격 상황에서 지언학이 침투할 때는 아길라르가 중원으로 내려와서 볼을 전개해주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김준엽과 정동윤의 위치가 높지 않다보니 역습 과정에서 공격 숫자가 부족한 모습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부산 또한 수비에 많은 무게를 둔 모습이었다. 시트 상 4-1-4-1로 박종우가 수비형 미드필더에 위치한 것으로 표기되었으나, 박종우는 사실상 센터백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며 수비 밸런스를 잡아주는 데에 집중했다. 물론 공격 상황에서는 수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전진하면서 중원에 힘을 보태주었다.

수비에 숫자를 늘린 부산은 최전방에 호물로, 이정협, 이동준을 앞세워 위협적인 역습을 보여주었다. 호물로는 본인 특유의 전방으로 넘겨주는 로빙 패스를 자주 보여주며 공격에 힘썼고 수비 상황에서는 파울로 인천의 공격을 끊어내며 흐름을 본인들의 것으로 가져왔다. 이정협은 활동량에 비해 마무리 과정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반면 이동준은 본인의 역량을 마음껏 과시했다. 본인의 빠른 발을 통한 침투는 인천에게 큰 위협이었고, 결국 역습 과정에서 볼을 지키고 반대편으로 넘겨준 뒤 침투하면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역습 과정이었기 때문에 인천의 수비진이 라인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그럼에도 수비 숫자가 많은 상황에서 이동준의 움직임을 놓친 것은 아쉬운 포인트였다고 할 수 있다.

전반 막판 무고사가 크로스를 헤더로 잘 돌려놓았지만 최필수가 엄청난 선방을 보여주며 전반은 마무리된다.

수시로 바뀌는 전술, 효과를 보다:

선제골을 실점한 인천은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교체카드를 사용하며 공격에 나선다. 이전 경기들에서 보여준 것처럼 김준범이 빠졌지만, 투입된 자원은 송시우가 아닌 김대중이었다. 김대중을 투입함과 동시에 인천의 포메이션에도 변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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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감독은 센터백 문지환을 중원으로 올리면서 백4로 전술을 바꾼다. 게다가 김도혁을 왼쪽 윙포워드로 배치하고 아길라르를 문지환의 파트너로 선택하는 강수를 두는데, 이는 아길라르에게 전방, 측면으로 넣어주는 공격적인 패스를 기대한 것으로 보였다. 아길라르의 부족한 활동량은 김도혁과 지언학이 중원에 가담하면서 메꿔주었다. 김도혁은 왼쪽 측면에서 김대중과 무고사를 겨냥한 크로스를 자주 보여주었고, 지언학은 오른쪽 측면에서 부산의 수비에 균열을 만들어내기 위해 활발히 뛰어다녔다. 정동윤이 적극적으로 침투하면서 오버래핑하는 것에 비해 김준엽은 양준아, 오반석과 함께 수비라인을 형성하며 수비 밸런스에도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중원으로 전진한 문지환은 엄청난 중원 장악력을 보여주었는데, 전반전 인천의 중원이 공중볼 싸움에서 밀렸던 것을 문지환이 전진하면서 해결해주었고, 적절한 위치선정과 수비 스킬로 부산의 공격을 잘라내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선제골을 기록한 부산이 공격보단 수비에 치중하면서 문지환의 활동반경이 넓어진 것도 좋은 활약의 요인으로 볼 수 있겠다.

결국 인천은 후반전이 되면서 공중볼과 세컨볼 싸움에서 점점 우위를 가져가기 시작했고, 후반 10분만에 조성환 감독은 송시우 카드를 꺼내든다. 김도혁이 뛰던 왼쪽 윙포워드 자리에 그대로 투입된 송시우는 많은 활동량과 드리블로 부산의 측면을 계속해서 흔들었다. 결국 송시우가 PK를 얻어내면서 결과를 금방 만들어내는 듯 했지만, 이 판정은 VAR 판독을 통해 취소되고 만다.

호물로를 빼고 박준강을 투입하며 수비에 집중하기 시작했던 부산은 김명중을 빼고 강민수를 투입하면서 굳히기에 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은 계속해서 박스 안으로 볼을 투입했고, 결국 김대중이 무고사의 크로스를 받아 동점골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동점골의 기쁨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공중볼 경합에 이긴 인천의 볼을 송시우가 받아냈고 정동윤에게 패스를 내준다. 정동윤은 부산 수비를 헤집고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슈팅을 시도, 부산의 수비 맞고 골로 연결된다. 2분만에 두 골이 터지면서 인천이 경기를 순식간에 뒤집었다. 조성환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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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골이 터지는 순간 조성환 감독은 다시 한번 포메이션에 변화를 시도한다. 중원의 문지환을 다시 수비로 내리고 정동윤과 김준엽도 전진을 자제시키면서 백5로 전환한 것. 인천은 아길라르 대신 마하지를 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수비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지언학과 송시우를 마하지의 양 측면에 배치하면서 중원을 두텁게 강화한다. 김대중과 무고사는 최전방까지 올라가기보단 부산의 수비와 미드필더진 사이에 위치하면서 세컨볼 싸움에 집중했고 송시우는 무고사와 김대중이 공중볼 경합을 하는 순간 부산의 배후에 침투하면서 공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무승부만 해도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었던 부산은 다시 공격에 나서기 시작했지만 호물로가 빠진 부산의 공격은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마하지는 인천의 중원에서 '수비 보호'의 정석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부산의 패스길을 차단했고 흘러나온 볼을 커팅하며 중원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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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를 지킨 채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조성환 감독은 또다시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한다. 김대중을 중원으로 내려 마하지와 짝을 이루게 했고, 이는 중원에서의 공중볼과 세컨볼 경합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결과를 가져온다. 송시우도 무고사를 전방에 홀로 남겨둔 채 침투가 아닌 수비에 집중하며 수비 숫자를 늘렸다.

인천은 후반 막판 실점 위기를 맞지만 이태희와 마하지의 엄청난 선방으로 실점을 막아내면서 리드를 지킨다. 오히려 중원 싸움 과정에서 흘러나온 볼을 마하지가 따내 무고사에게 연결하며 추가골 찬스를 얻어내기도 하지만, 경기 내내 평소보다 많은 스프린트를 기록한 무고사의 슛은 골문을 벗어나고 만다.

마무리:

결국 인천은 리드를 지킨 채 경기를 마무리했고, 3천여 명의 관중 앞에서 시즌 첫 역전승을 거둔다. 후반전 45분 동안 수차례 이루어진 전술 변화는 조성환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이 얼마나 이 경기를 디테일하게 준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경기 후 정동윤의 인터뷰에서도 볼 수 있듯, 인천은 여러 상황을 대비해 다양한 옵션을 준비했고 승점 3점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인천이 거둔 시즌 첫 역전승은 2018년 이후 2년만에 세운 반가운 기록이었다. 제한적인 관중 입장이었고 제한적인 응원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거둔 승리였기에 그 의미는 더욱 각별했다. 많은 팬들은 환호했고, 눈물을 흘렸고, 생존이라는 희망을 이어갔다.

아직 12위에 머물러있지만 이 승리를 통해 인천은 강등 경쟁을 시즌 마지막 라운드까지 끌고 갈 수 있게 되었고,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자력으로 생존을 확정지을 수 있게 됐다. 무승부만 거둬도 성남과 부산 경기 결과에 따라 잔류할 수 있겠지만, 확실한 생존을 위해서는 승점 3점이 필요하다. 최종전 상대는 경인더비(인경전) 라이벌, 서울이다. 인천은 라이벌의 안방에서 생존을 자축할 수 있을까.

 

https://blog.naver.com/sjk101/222127975080

팟캐스트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그리고 히든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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