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홍명보 축구스타일

울산 감독직 확정 아직 아니고,

현재 축구철학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없지만

지난 홍명보 시절의 특성을 살펴보자면,

1. 원팀

멘탈 면에서 팀이 하나로 똘똘 뭉치길 기대하지만

경기력 면에서도 공격과 수비 모두 팀단위로 해나가길 바라고 조직력을 상당히 중시한다

2. [4-2-3-1 포메이션]

수비 시에는 4-4-2 포메이션을 구축하는 걸 선호하지만

공격 시에는 기본적으로 4-2-3-1 포메이션을 토대로 전술을 만들어 나가는 걸 선호한다.

수비라인을 지나치게 내리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올리는 것 또한 좋아하지 않는다. 밸런스를 추구.

필드플레이어 10명의 조직적인 압박을 선호하고

공격 시에는 기본적으로 세팅된 전술에서 선수들이 플레이를 시작하기 원하되

여의치 않다면 과감히 롱킥을 활용한다.

3. 스트라이커

제공권과 괜찮은 스피드, 양사이드로 폭넓게 파고들어가는 움직임, 내려와서 풀어주는 연계능력, 적극적인 수비태도

이를 두루 갖춘 스트라이커를 선호하고

따라서 스코어링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이런 여타 능력이 출중하다면 중용한다.

박희성과 폼 떨어졌던 박주영이 중용됐던 것도 이런 이유고, K리그의 스트라이커 중에는 이정협이 가장 선호될만한 유형의 선수일 것이다.

4. 윙어

공격전술을 세팅하는 데 있어 윙어가 사이드에 있다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상대 풀백을 끌고 움직이는 형태를 주되게 의도한다.

또한 수비 시 이 포지션에 요구하는 역할은 포워드라기 보다는 미드필더에 훨씬 가까울만큼 수비가담을 중시한다.

기본적으로 중앙에서 플레이가 가능하고, 수비가담이 활발한 선수에 대한 선호가 베이스지만

다른 장점이 있다면 과감히 이 포지션에 기용하기는 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 장점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이런 전술의 틀 안에서 장점을 살려주길 바란다.

5. 세컨드스트라이커

최전방 스트라이커 밑에서 활약해야 하는 선수는, 그 선수의 스타일이 어떻든 세컨드스트라이커로서의 역할을 요구하는데

최전방 공격수가 내려와서 패스를 받아주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세컨드스크라이커의 선수 역시 전방공간으로 활발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또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떨궈주는 공중볼에 대해서도 반응을 해야 한다.

따라서 이 포지션 선수 역시도 활동량이 중시된다.

6. 볼란치

이 포지션은 어떻게 보면 파트너의 조화를 중시했던 포지션이었다고 할 수 있다.

기성용이라는 커멘더가 있었기 때문에 기성용의 단점이었던 기동성을 커버하기 위해

박종우, 한국영 등 좀더 수비적인 캐릭터가 강한 선수들을 기용했지만

2009 U20 월드컵에서는 '구자철-문기한' 조합을 중용했고, 또 '기성용-구자철' 조합을 실험했던 만큼

일정한 조합을 고집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수비적인 약점이 있는 선수들로 파트너를 맺어주려고 했던 걸 봤을 때

기본적으로 기술과 패스능력이 우수한 선수를 우선하는 걸로 볼 수도 있고,

수비적인 약점은 조직력으로 커버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더 갖고 있었던 걸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7. 풀백

풀백은 수비력보다 공격력이 있는 선수를 선호하고,

윙어로 하여금 상대 풀백을 끌고 중앙지역으로 내려와 주는 형태를 추구한 만큼

기본적으로는 상대의 최종수비라인의 뒷공간까지 헌신적으로 뛰어들어갈 수 있는 풀백을 선호했다.

다만 반대편 크로스 상황에서 박스 안까지 진입하길 원하는 최근 추세와 비교하면

그 정도까지 공격적인 성향을 추구했던 건 아니었다.

또 양 풀백 모두 한번에 공격에 깊이 가담하기 보다는 한쪽이 공격에 깊이 가담하면 한쪽은 좀더 수비적인 밸런스를 유지하길 원했다.

8. 센터백

센터백의 롱킥, 롱패스, 2선으로 찔러주는 중거리패스 능력은 본인이 추구하는 전술형태에 있어 아주 중요한 옵션이다.

이 부분이 선결되지 않는다면 홍명보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형태는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제공권, 스피드 등 센터백이 갖추면 좋은 기본적인 능력들을 갖추길 원하지만

굳이 따지고 보자면 강하게, 도전적으로 경합하는 센터백보다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면서 좀더 냉정하게 상대 공격을 견제하는 센터백을 선호했다고 할 수 있겠다.

9. 골키퍼

당시에는 골키퍼를 활용한 후방 빌드업 작업이 성행하던 시기는 아니었기 때문에

골키퍼 본연의 안정성과 롱킥 능력을 중요 시 했다.

10. 기타

선수들을 하나로 묶고 기강을 확립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점을 보이는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209 U20 월드컵 당시 프로무대에서 이미 인지도를 쌓으며 능력을 증명해 내고 있던 이승렬과 조영철이었지만

첫 경기 카메룬 전

둘의 수비가담 부족이 팀의 수비밸런스는 물론 공격밸런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판단 하(KFA기술보고서에 실제로 당시 코치진이 기술했던 내용)에

두 번째 경기부터는 미완의 대기였던 전북의 서정진, 대학생이었던 김보경과 김민우를 2선에 활용했는데

이 기조는 이후 홍명보의 감독 커리어에 걸쳐 기본 기조가 되었다.

또한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세컨드 스트라이커의 수비가담, 활동량을 중시하기 때문에

용병 스트라이커나 수비가담이 약한 대신 공격력이 출중한 윙어, 중앙보다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윙어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시 축구와 비교하면, 최근 K리그의 축구 역시

골키퍼의 후방 빌드업 작업 참여도, 빌드업에 있어 센터백들의 전술적인 움직임이 발전했고

직접 볼을 가지고 앞쪽 공간으로 전진하는 빈도 역시 높아졌다.

미드필더와 공격수들 역시도 이전과 비교하면 더 높은 빌드업 전술에 대한 이해도를 요구받는다.

또한 하프스페이스를 활용한 공격이 발전한 만큼 그 하프스페이스를 방어하는 수비전술과 선수들의 수비이해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고

상대팀 분석과 상대팀 전술에 대한 방어법, 파훼법 역시도 점점 빠른 순환을 보이는 추세다.

따라서 선수관리 뿐만 아니라 지도자의 전술지도능력의 중요성이 전보다 커졌는데

이 외에도 훈련법, 피지컬 관리 등 여러 관리적인 부분에서 해내야 하는 것들이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만큼 코치진 구성과 활용도 역시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는데

현장을 오래 떠났있었던 만큼 다른 지도자들에 비해 이런 부분을 잘 극복할 수 있는지에 좀더 초점이 맞춰진다.

아래는 홍명보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전술의 기본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