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대건고의 2020년

2020 대건고 스탯정리 : https://www.flayus.com/67109519

 

1. 부상과 실험

 

대건고는 2020년 내내 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팀이었다. 3학년 멤버 중에도 부상으로 자주 결장한 인원이 있었고, 이로 인해 시즌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lineup.png

 

본인이 구단 관계자는 아니라서 정확히 알 수는 없는 내용이지만, 아마 시즌 시작 전에는 대략 이런 라인업을 주전으로 예상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이가 어릴수록 1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청소년 레벨에서는 2, 3학년 선수를 주축으로 넣을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3학년 선수들이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학교의 성적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시작부터 대건고는 악재를 만나야 했다. 김정우 감독이 인터뷰에서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던 미드필더 자원 강상빈이 부상을 당했고, 결국 강상빈은 2020년의 모든 경기에 나서지 못하였다. 코로나로 개막이 늦어진 사이 팀은 더 완성도를 갖춰야 했으나, 정작 그 사이에 또 다른 부상자가 더 생겨났다. 강상빈에 이어 또 다른 3학년 미드필더 김환희도 부상을 당했고, 김민석이나 김재영 등도 시즌 초에 잔부상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시즌 초반부에 대건고는 핵심 전력이 되야 할 3학년 중 절반 정도를 제대로 기용하기 어려웠고, 특히 중원은 3학년이 아무도 없는 상태에 빠졌다. 2학년 박현빈이 청소년 대표팀에 갔다오는 등 자신감을 얻을만한 배경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외의 자리는 1학년 신입생에게 의존해야 하는 위기 상황에 놓였다.

 

lineup (1).png

 

김정우 감독의 선택은 신입생 박경섭, 김세훈의 적극적인 기용이었다. 사실 이 두 선수의 기용은 어떻게 보면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박경섭은 센터백, 김세훈은 풀백 자리에서 많은 경기를 뛰다가 대건고로 넘어온 선수였다(김세훈은 대건고에서도 풀백, 윙어 자리를 종종 뛰었으나 메인은 미드필더이다.). 그런데 대건고로 오자마자 주전 미드필더로 뛰어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맡아야 했으니 적응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박경섭과 김세훈 외에도 중원에서 중용받은 1학년 선수가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유선이었다. 유선, 박경섭, 김세훈은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팀의 사정 상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만 했다.

 

실제로 시즌 초 대건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출발을 보여주었다. 김병현-김채웅-김민석을 앞세운 공격 라인이 상당히 강력해서 득점은 꽤 했지만, 수비는 많이 어수선했다. 센터백 김재영이 잔부상으로 이탈한 시기에는 백업 센터백도 마땅히 없어서 1학년 한동훈이 출전하였는데, 역시 바로 적응하기에는 어려웠다.

 

2. U18 챔피언십 탈락

 

대건고에게 다가온 2020년의 첫 대회는 U18 챔피언십이었다. 그러나 준비 과정에서는 역시 어려움이 많았다. 김재영, 김환희는 못 뛸 정도는 아니었으나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았고, 강민성이 돌아왔으나 김민석이 부상으로 이탈하였다. 게다가 대회 진행 도중에는 주전 골키퍼인 이승재까지 부상을 당하였다.

 

lineup (2).png

 

결국 이런 라인업을 꺼내들게 되었는데, 예선 두 경기를 치르면서 중원 구성을 계속 바꾸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1학년 선수들이 생각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개인적으로는 느꼈지만, 다른 팀들에 비해 100%로 대회에 임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대건고는 충격적인 예선 탈락을 맛봐야 했다.

 

그러나 아주 다행히도, 리그 초반 경기와 이 대회에서 경험치를 쌓은 대건고 저학년 선수들은 서서히 본 궤도에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경기력도 발전하기 시작하고, 바뀐 무대에도 적응하기 시작하였다. 박경섭은 일찌감치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고, 김세훈은 초반에 좀 흔들렸으나 뒤로 가면서는 대건고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가치를 올리기 시작했다.

 

3. 문체부장관배 준우승, 다시 기세를 회복한 대건고

 

lineup (4).png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대건고는 마침내 부상 공백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그리고 이 타이밍에 맞춰 강민성, 김재영, 김환희, 이승재 등 부상자들이 컨디션을 찾고 명단에 돌아왔다. 스쿼드가 정상화된 상태에서 문체부장관배 대회에 참가한 대건고는 확실히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줬고, 결국 결승전까지 진출하게 된다.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울산현대고에게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대건고는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문체부장관배는 다양한 선수들이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던 대회였다. 기존 팀의 에이스였던 김병현-김민석-김채웅 트리오 외에도 여러 선수가 성장세를 보여줬다. 부상에서 돌아온 강민성이 우수한 폼을 보여줬고, 제한된 출전 시간 속에서 약간 아쉬운 기색을 보인 김범교는 결승전에 득점을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김세훈은 이 대회를 기점으로 확실히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고, 유선 역시 준주전급 멤버로 뛰면서 폼을 끌어올렸다.

 

4. 그 이후의 대건고

 

lineup (5).png

 

문체부장관배에서 대건고가 기용한 선수들은 그 후에도 주전으로 활동하였다. 그 멤버에다가 1학년 멤버 중 안현희, 김현서, 김주형 등에게 좀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후반기에 나타난 주요 흐름이었다. 다만 장기부상에서 돌아와 좋은 모습을 보이던 강민성은 다시 부상을 당했는지 후반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조금씩 입지를 끌어올리던 김건우 등등의 모습도 보기 어려웠다. 대신 여러 1학년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출전 기회를 받고, 3학년이 없는 라인업을 실험하는 등 내년을 준비했다.

 

이런 실험의 과정이 있었음에도 대건고는 K리그 주니어 A조에서 3위를 기록하며 꽤 좋은 성과를 냈다. 오산고-매탄고의 뒤를 이은 3위에 오르면서 왕중왕전 출전 티켓 역시 얻어냈다. 이런 면을 볼 때, 대건고가 올해 아쉬운 면이 조금 있긴 했지만 충분히 준수한 결과를 내지 않았나 싶다.

 

5. 내년 전망

 

1학년 대다수가 경험치를 얻은 덕분에 내년 시즌에 적응하기는 수월할 수 있지만, 반대로 2학년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경우가 많아 이 선수들이 내년에 잘 융화되려면 프리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공격진을 이끌던 김병현, 김채웅, 김민석이 모두 졸업하게 되면서 다른 공격 자원들이 분발할 필요성도 생겼다.

 

시즌 막판에 대건고가 3학년을 제외하면서 꺼내들었던 라인업을 보면, 대략 내년 계획이 어떨지를 짐작할 수 있다. (못 본 경기는 그 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포메이션을 예상한 것이기 때문에 다소 부정확할 수 있다.)

 

(vs 풍생고 0 : 6)
이승재 - 김한음 한동훈 안성환 김도현 - 안현희 유선 신동욱 - 김현서 김범교 정지원 (+ 김주형 유광근)

 

(vs 강화고 7 : 0)
이승재 - 이현석 안현희 한동훈 신동욱 - 정지원 박현빈 유선 - 김세훈 김범교 김주형
// 김범교 3G 1AS, 김주형 2G 1AS, 박현빈 1G, 유선 1G, 정지원 2AS, 안현희 1AS

 

(vs 인천하이텍고 1 : 0)
이승재 - 김세훈 안현희 한동훈 신동욱 - 정지원 박현빈 유선 - 김현서 김범교 김주형
// 김범교 1G, 김주형 1AS

 

(vs 전주영생고 2 : 2)
이승재 - 이현석 안현희 한동훈 신동욱 - 박경섭 박현빈 김세훈 - 정지원 김범교 김현서 (+ 유광근 유선 안성환)
// 김세훈 2G, 박현빈 1G, 김범교 1AS

 

내년에 3학년으로 올라가는 선수 중 이승재, 박현빈, 김범교, 신동욱, 이현석은 핵심 멤버로 계속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올해는 부상으로 고생했으나 그간 좋은 기량을 보여줬던 강민성 역시 컨디션만 회복한다면 공격진을 이끌어나갈 주전 멤버로 예상된다. 팀에서 자주 빠졌던 미드필더 김종진(찾아보니 축구를 그만뒀다고 함), 그리고 2년간 애매하게 기회를 부여받은 김건우는 아직 예상하기는 힘들고, 나머지 6명은 주전으로 잘 나오지 않을까 싶다.

 

내년 3학년 선수 중 센터백을 주 포지션으로 삼는 선수가 전혀 없기 때문에 2학년으로 올라가는 선수들이 중앙 수비 라인을 잘 맡아줘야 한다. 2004년생 센터백 중 가장 많은 기회를 부여받은 한동훈이 주전으로 나설 전망이고, 막판에 센터백 포지션에서 계속 출전 기회를 받은 안현희도 주전 멤버로 뛸 듯하다. 중원에서는 유선이나 김세훈이 자주 기회를 부여받을 듯. 공격진에도 한 명 정도는 더 기회를 받을텐데, 막판에 김현서, 유광근 등이 계속 실험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김주형이 제일 유력해보인다.

 

이승재 (3) - 이현석 (3) 안현희 (2) 한동훈 (2) 신동욱 (3) - 박경섭 (2) 박현빈 (3) 김세훈 (2) - 김주형 (2) 강민성 (3) 김범교 (3)

 

필자의 개인적인 예상 라인업은 이러하지만, 올해에도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간 만큼 내년에도 어떤 선수들이 주전으로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

댓글 7

무암바 2020.11.15. 19:10
김병현 김채웅은 바로 콜업하려나
댓글
최범경 작성자 2020.11.15. 19:10
 무암바
김민석 직행, 나머지 대학행으로 확정
댓글
BenArfa 2020.11.15. 19:14
박현빈 점마 축구 잘하던데
댓글
최범경 작성자 2020.11.15. 19:15
 BenArfa
내년 3학년 올라갈 선수 중에서 제일 기대할만한 선수로 보는 중 ㅇㅇㅇㅇ
체구가 좀 작긴 한데 공 잘 차고 꽤 적극적이어서 맘에 들었음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정보/기사 2025 FA예정 명단 17 김태환악개 5136 31
츄르토토 국내축구갤러리 츄르토토 규칙 + 국축갤 토사장 명단 42 Lumine 5136 27
정보/기사 2024 시즌 K리그1-K리그2 유니폼 통합정보 10 뚜따전 6502 11
자유 2024년 국내 축구 일정(K리그1~K4리그) 11 미늘요리 14946 36
에펨/로스터 국내축구갤러리 FOOTBALL MANAGER 로스터 공지 (7월 7일 베타업데이트) 120 권창훈 27464 57
가이드북 K리그1 가이드북 링크 모음집 13 천사시체 16612 39
자유 ❗이것만 있으면 당신도 프로 플스인! 개축갤 뉴비들을 위한 필독서 모음❗ 31 뚜따전 41842 45
자유 국내축구갤러리 2024 가이드 7 권창훈 30213 27
인기 탈덕수용소 멕이는 장원영.jpg 12 깔바도스 302 40
인기 [단독] 아이유, 상암 공연 위해 새 잔디 구매?..“NO, 훼손시 비용 청구” 7 코난코요이 324 26
인기 홍명보 감독 "세계 축구 변화보다 우리 축구 철학 고수하는 것 훨씬 중요" 19 깔바도스 151 19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안양스피런 74 0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19 4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Nariel 90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whwnsw 30 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안양스피런 65 2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38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도움이필요한동혁 162 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럭키금성황소 172 1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41 6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안양스피런 97 4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감자감자감자 183 11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3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6 2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3 1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Nariel 140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whwnsw 52 2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whwnsw 55 3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고독한아길이 149 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와룡이나르샤 119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안양스피런 9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