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인터뷰] 고차원의 우여곡절 축구인생 이야기② (feat. 아시아, 자기암시)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0031651&memberNo=6525744

고차원 선수 인터뷰 2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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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서클 | 서건] 우여곡절 끝에 고차원은 한국나이 35세의 베테랑이 됐다. 그의 현 소속팀은 K3리그의 천안시 축구단(이하 천안). 프로와 세미프로의 경계에 위치한 팀이다. 어쩌면 프로리그에서 뛰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의욕을 잃을 수도 있다. 고차원은 그렇지 않았다. 끈질긴 선수답게, 그는 무대가 어디든 최선을 다하며 축구를 하고 있다.
    
인터뷰 2편에서는 천안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그 밖의 재미있는 이야기들까지 다룬다.



#. 고차원,  그리고 천안시 축구단

이제 천안 이야기를 해보자천안은 K3리그에 소속된 팀이다. K3리그를 처음 경험했는데소감이 어떤가.
    
서울 이랜드에서 의욕을 가지고 임했다. 그런데 팔꿈치 수술로 인해 10경기밖에 못 뛰었다. 전반기엔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고, 후반기 들어서 경기를 뛰게 되었지만 그대로 시즌이 끝났다. 결국 2019년 내셔널리그 천안시청으로 이적을 했다.
    
사실 고민을 많이 했다. 이제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지도자를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럼에도 선수생활을 이어가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축구를 그만둔다고 생각하니까 쉽지 않더라. 팀이 어디든 축구를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천안은 2020시즌을 위해 김태영 감독을 선임한 걸로도 유명하다.
    
수원에 있을 때 코치로 1년 동안 함께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 천안에 오셔서 또 한 번 인연을 맺게 됐다. 고참으로서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으나 성적이 좋지 못했다. 부상도 있었다. 적잖은 시간 동안 팀을 이탈해 있어야 했다. 아쉬웠다.

 

김태영 감독(우) - 출처 : 대한축구협회

 

김태영 감독은 어떤 스타일의 감독인가.
    
그라운드 안에서 투지를 가지는 걸 강조하신다. 선수들이 따로따로 흩어지는 게 아니라 하나로 뭉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는 축구를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또, 스피디한 축구를 원하셔서 빠른 공수전환을 강조하신다.
    
천안은 올 시즌 예쁜 유니폼으로도 주목을 받았다선수로서 올 시즌 유니폼을 평가한다면 어떤가.
    
원래 유니폼 색이 빨간색이었다. 괜찮았는데 바꾼다고 해서 조금은 의아했다. 그런데 막상 유니폼이 나오니까 색과 디자인이 예뻤다. 맨체스터 시티랑 비슷한 느낌이다. 선수들도 만족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올 시즌 천안은 11위를 기록했다자신의 2020시즌을 평가하자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싶나.
    
너무 아쉬운 시즌이었다. 작년엔 장기부상이 없었다. 왼쪽 갈비뼈가 부러지긴 했지만 휴식기가 겹쳐서 그나마 괜찮았다. 그거 말고는 부상이 없었는데, 올 시즌엔 뒤꿈치 부상 때문에 두 달 동안 쉬어야 했다. 시즌 막판엔 갈비뼈 골절상을 당하기도 했다. 너무 아쉬웠다. 부상이 없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내년엔 꾸준히 뛸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
    
*그의 2020시즌 K3리그 성적은 12경기 3골 3도움이다.
    
개인적으로 꿈꾸는 천안에서의 목표는 무엇인가.
    
처음엔 천안이 프로화 될 때까지 도전해보고 싶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2022년에 프로리그 진입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 계획이 1년 유예돼서 2023년에 프로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2023년이면 한국나이로 38살이다(웃음). 그래도 할 수 있으면 해보려 한다.

 

출처 : 천안시 축구단

 

그럼 선수생활은 언제까지 할 예정인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2022년이 목표였는데 수정이 조금 필요할 듯싶다.
    
등번호가 8번이다. 8번을 달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작년엔 9번을 달았다. 감독님께서 9번을 하라고 해서 9번을 달았었다. 올해도 9번을 달까 생각했는데 (김)신철이가 9번을 달게 됐다. 어떤 번호를 달까 생각하다가 작년에 8번을 달았던 (박)동혁이라는 친구가 군 문제 때문에 울산시민축구단으로 가면서 8번을 달게 됐다. 큰 의미는 없다(웃음). 초등학교 5학년 때, 그러니까 ‘숭덕 국민학교’ 때 8번을 달았던 기억이 난다. 6학년 땐 9번을 달았었다.
    
내년엔 또 다른 번호를 달 수도 있을 것 같다(웃음).

 

출처 : 천안시 축구단

 

자랑하고 싶은 천안 선수가 있나.
    
홍승현이라고 대구FC(이하 대구)에 있던 친구를 소개하고 싶다. 이 친구가 사이드백도 보고 미드필더도 보고 윙포워드도 본다. 멀티플레이어다. 작년부터 부상 없이 경기를 꾸준히 뛰었다. 그리고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을 땐 공격 포인트도 많이 기록했다. 체력도 좋고 활동량도 좋다. 치고 달리는 게 빠른 선수이기도 하다.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상대를 힘들게 하는 스타일이다. 어린만큼 가능성이 많은 선수다. 다른 팀에 가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고차원과 '아챔', 그리고 유럽

고차원의 프로 경력은 12년이다(세미프로인 K3리그에서의 경력 포함미포함 시 10). 그 길고 긴 과정 속에서 그는 한국 축구 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까지도 경험했다수원에 있을 당시 아시아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아챔)에 꾸준히 참여한 그는 아시아 축구에 능통했다. 2015시즌 아챔에서 우라와 레즈를 상대로 골을 넣기도 한 그에게 아시아 축구에 대해 질문들을 해보았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이하 아챔)에서 해외팀과 경기를 해본 적이 있다. K리그 경기와 다른 점이 있나.
    
아무래도 아챔에 가면 일본, 중국 팀과 한번씩은 무조건 붙는다.
    
일본 팀 같은 경우엔 아기자기한 패스 위주의 축구를 구사하고, 빌드업을 중요시한다. 대신 일본 선수들은 몸싸움을 많이 안 한다. 몸싸움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일본이랑 할 땐 강하게 부딪히면 분위기 얻어올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일본 팀하고 경기를 하면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또, J리그 팀들이 관중이 많기도 하고 응원열기도 K리그보다 강하다. 그런데 오히려 J리그 팀과 경기를 할 땐 편했다. J리그 팀들이 지역방어를 많이 하다 보니 우리에게 거칠게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중국 팀들은 꽤 거칠게 축구를 한다. 또, 수준 높은 외국인 공격수들 위주로 경기를 한다. 상하이 상강이랑 경기를 했었는데 헐크 혼자 다 하더라.
    
호주 원정은 어떤가.
    
난 호주 원정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동료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장거리 원정이라 힘들다더라. 장거리 비행이 쉽지 않다.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
    
호주 팀들 중에서도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팀들이 있다. 홈에서 붙었을 때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수원에 있을 때 유럽으로 전지훈련을 간 적도 있었다. 유럽 팀 선수들은 겉으로는 느려 보이는 데 막상 같이 뛰면 빠르다. 성큼성큼 뛴다. 엄청 빠르다. 다리가 기니까 볼 커트 범위도 넓다. ‘이 정도면 돌파할 수 있겠구나’싶은 거리에서 돌파를 하면 걸린다.



#. 고차원의 자기암시

바깥으로 보여지는 것이 있다면 속에 숨겨진 것도 있기 마련이다. 길었던 선수생활 뒤엔 그의 노력이 숨겨져 있었다강인한 정신력을 갖추기 위한 그의 노력은 자기암시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과연 그는 어떤 자기암시로 정신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을까.
    
좌우명이 있나.
    
좌우명... 경기장에 들어가면 자기암시를 많이 한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할 수 있다’라고 자기암시를 한다. ‘지금 뭘 해야 하는지 미리 생각하자.’라는 생각을 계속 떠올리기도 한다. 경기를 뛰면 호흡이 가빠진다. 그럼 힘들어가지고 아무 생각 없이 경기를 뛰게 될 수 있다. 숨이 차오르더라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미리 생각을 하자고 계속해서 자기암시를 해야 한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어떻게 다음 동작을 준비할지 계속 생각해야 한다.

 

출처 : 천안시 축구단

 

그런 자기암시가 습관으로 이어지는 것인가.
    
의식적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습관이 된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실수를 하거나 벤치에서 지적이 들어오거나 상대 선수가 무례하게 태클을 걸면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냉정하게 경기 운영을 하는 게 중요하다. 심리적으로 안정돼있어야 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챔 같은 큰 경기에서 관중이 꽉 차서 함성소리가 쩌렁쩌렁 울릴 때를 생각해보자. 벤치에서 하는 이야기도 안 들리고 선수들끼리 하는 이야기도 안 들린다. 그런 압박감 속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경기력을 보일 수 있으려면 정신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경기장에서 실수를 해서 골을 허용하면 그 장면이 계속 떠오른다. 전반 10분에 그런 식으로 골을 허용했다고 생각해보자. 남은 시간은 80분이다. 멘탈(mental, 정신)은 계속 흔들리고 실수가 이어진다. 교체아웃이 될 수도 있다. 10분 때문에 80분 동안 제 경기력을 못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심하면 다음 경기도, 다다음 경기도 뛰지 못할 수 있다. 속된 말로 ‘멘탈 털린 것’이다. 어린 선수들 같은 경우 이런 상황이 나오기 쉽다. 그걸 잡아주고 다시 정상적으로 멘탈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미 일어난 상황은 내 통제범위를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 다음 상황은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면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그 때 필요한 게 ‘생각 중지법’이다. 내가실수를 한 생각, 벤치에서 들려오는 말에 대한 생각, 관중석에서들리는 함성에 대한 생각... 그런 생각들을 중지하고 다음상황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을 의식적으로 전환시키는 게 필요하다.
    
생각 중지법은 혼자 개발한 것인가.
    
정신적인 부분에 관심이 있다 보니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서 책과 자료를 통해 공부를 했다.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후엔 배운 걸 경기장과 훈련장에서 실천했다.

 

출처 : 천안시 축구단

 

또, 심리교육 및 멘탈 트레이닝을 위해 이상우 박사님께서 천안에 세 번 정도 오셔서 강의를 했다. 그때도 멘탈에 대해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응집력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행동이나 제스처, 말 한마디까지, 어떻게 해야 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배웠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서로서로 많이 해줘야 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들은 자제해야 한다. 선수와 코칭 스태프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교육도 받았다. 천안에서 준비를 많이 해줬다.



#. 축구선수 고차원의 축구 외적인 이야기

정신력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그는 축구 외적인 질문에 대해 유쾌한 대답을 하며 인터뷰를 꾸몄다간단한 축구 외적인 이야기들로 축구선수 고차원과의 인터뷰 글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축구 외적인 질문을 해보겠다가지고 있는 취미가 있나.
    
난 재미가 없는 사람 같다. 딱히 취미가 없다. 그래도 관심을 가진 분야가 있다면, 사주, 동양철학, 역학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심심할 때 읽는다. 취미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웃음). 아,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영화가 있나.
    
영화관를 간 지는 오래된 것 같다. 집에서 TV로 보는 편이다. 요즘은 ‘넷플릭스’에서 하는 영화들도 재미있더라. 최근에 본 건 라미란 배우가 나오는 ‘정직한 후보’다. 웃으면서 본 기억이 난다.



#. 에필로그

만 34세. 냉정하게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그럼에도 고차원은 달린다. 고차원이라는 축구선수에게 애착이 가는 이유도, 그의 2021시즌을 기대하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것 아닐까.

댓글 1

주세종머왕 2020.11.23. 10:21
오 생각 중지법 되게 신박한듯. 나도 시험볼때 초반 실수로 아사리판 나는게 쫌 있었는디...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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