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K리그가 ‘동네대표’가 되려면 (0)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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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축구단을 로컬 비즈니스의 일종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입니다. 프로축구는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배구보다 월등하게 더 많은 팀 수를 가지고 있으며 광역 연고를 점하지 않는 팀들도 많습니다. 한국 축구가 세미프로와 아마추어를 아우르는 통합 디비전을 운영할 계획이므로 디비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한국 축구는 전국 구석구석을 파고들면서 로컬 비즈니스의 방향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전국구 팬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구단들도 있고 K리그 상당수의 축구 팀들은 광역 연고 하에서 활동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축복을 받은' 구단들은 많지 않습니다. 당장 K리그에서 FC 안양, 안산 그리너스, 부천FC1995, 김천 상무를 비롯한 많은 구단들의 배후 인구가 프로축구를 포함해 대부분의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단과 비교했을 때 넉넉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하물며 연고 범위가 더 작은 팀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몸집이 커진 한국 축구 리그는 앞으로 이들 구단들의 질적인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축구단이 '동네대표'라는 타이틀을 가져가야 합니다. 굳이 '동네'라는 어휘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더 큰 범위의 연고를 가지고 있다면 그만큼 취해도 되는 것이고 설령 특정 구단이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두지 않고 특수한 관심사나 취향 등을 팬들과 공유하면 그렇게 해도 됩니다. 다만, '대표'라고 불릴 정도로 그 사회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더 나아가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그 아성을 빼앗을 수 없게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너무나 당연하게도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행동을 해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원천적으로 쉽게 할 수 없는 것을 점해야 합니다. 그 수단을 크게 나누면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하나는 인간문화재나 장인처럼 누구나 따라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능력과 기술을 가져야 합니다. 축구든 다른 것이든 지역 사회에 어필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브랜드로 밀어붙이는 방법입니다. 마치 애플의 아이폰을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그 브랜드에 충성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많아야 합니다. 이 축구단의 물품이라면 최소한 구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정도까지 가야 합니다. 지금도 구단을 열성적으로 사랑하는 팬들에게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유니폼도 사고 머플러도 구매하면서 심지어 다른 굿즈들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수가 충분히 많은지 따져봐야 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표준화를 형성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애플을 다시 예로 들면 애플은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스마트폰의 혁신을 안겨줬고 향후 스마트폰의 표준을 이끌었습니다. 애플의 주도 하에 스마트폰의 흐름이 한동안 이어졌고 어찌 보면 브랜드 가치 상승도 이로 말미암아 나온 결과입니다. 애플은 애플만의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산업의 표준을 만들면서 생태계를 만들고 장악합니다. 다른 경우의 수가 있겠지만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려면 그 지점들을 공략해야 합니다.
한국 축구가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타 업체에 비해 브랜드에서 우위를 보이는 지점은 실상 많지 않습니다. 축구는 유럽이 더 잘하고 야구가 축구에 비해 스포츠 브랜드에서 우위를 보이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 지점들을 전면적으로 내세울 수 없습니다. 물론 한국 축구가 다른 주체와 달리 전국적으로 동네 구석구석까지 보급망이 살아있다는 점은 누구도 따라가기 힘든 장점입니다. K리그가 그래도 문화 브랜딩 콘텐츠로서 우수성을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표준화 작업들을 중점으로 제시하면서 이 장점들을 녹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동네대표' 역할을 하는 축구단은 로컬 비즈니스의 역할을 하면서 전국에 있는 각 지역들의 아이템을 발굴하고 그 서사를 널리 퍼뜨리면서 지역을 부흥시켜야 합니다.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그 동네의 밸류체인에 녹아들면서 지역이 자가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간단하게 비즈니스 미팅을 축구장에서 할 수 있는 단계에서 축구단이 지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까지 그 청사진을 꾸려야 할 시점이 왔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0&aid=0003323763
한때 창신동이나 문래동이 그랬던 것처럼 동네를 알릴 수 있는 시그니처 상품으로 동네가 굴러가고 또 그만의 유니버스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K리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앙에서 그 유니버스들을 이어 마치 멀티버스(다중우주)처럼 연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리그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에 걸맞는 활동을 참신하게 만들고 이를 표준화하여 구단에 배포해야 합니다. 구단은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실제적인 CSR 활동을 실현해야 합니다. 그것들의 해법을 지역 하나하나마다 뚜렷하게 제시할 수 없겠지만 같이 토론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멤버십 글을 썼을 때 로컬 커뮤니티에 이점을 줄 수 있는 작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 방법을 같이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개인적인 대답을 여기서 찾고 싶습니다. 그것에 대한 고찰을 이제부터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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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K리그 통합 멤버십이 필요하다 (0) - 프롤로그
https://www.flayus.com/67313993
약팀도 사랑받기 위한 조건 _ 정체성 +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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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우리 부모님도 서울에서 넘어오셔서 성남에 대한 연고의식은 없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