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시험대에 오를 이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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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LG, PSV, 토트넘, 도르트문트, 알힐랄, 벤쿠버. 월드컵 4강, 챔피언스리그 4강. 당장 가볍게 떠오르는 그의 커리어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일반적으로 유럽에서 뛰는 어지간한 플레이어도 저런 커리어는 쌓을 수 없다. 근데 속했던 팀이 달리 큰 팀도 아니다. 자국리그 1위 팀, 세계 최고의 리그 탑 5, 유럽 전역 평균관중 1위, 중동지역 최강자, 북미리그의 신흥강호. 리그 안에서의 역할이나 칭호도 확 눈에 띄이는 곳들이다.

 

옛부터 어른들이 견문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처럼, 좋은 구단에서 좋은 것을 많이 보며 선수생활을 한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MLS는 특히나 팬 프랜들리를 외치는 리그이고, 선수 은퇴 후 행정교육을 벤쿠버에서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2002년의 좋은 이미지와 해설을 통한 대중적인 이미지까지. 예비 대표이사 이영표의 백그라운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백그라운드만 갖고 성공을 점치기는 어렵고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오늘은 그 우려를 미리 끄집어내보고자 한다.

 

여러 캠페인이나 활동을 통해 조직경험을 안 해본 것은 아니겠지만, 대표이사가 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보통 축구단의 대표이사는 오너가 아닌 임원 중 한 명이며 계약기간도 정해져있다. 그러나 견제받을 장치가 이사회나 감사 이외엔 크지 않기 때문에 대표이사 개인의 도덕성이 크게 부각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린 그 선례를 많이 알고 있다. 당장에 이영표가 가는 그 자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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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마케팅 전문가, 조태룡 전 대표. 지금이야 조롱의 아이콘으로 몰락했지만 처음 축구계에 진입할 때 그에 대한 기대는 어마어마했던 게 사실이다. 5년 전쯤 축구단의 화두는 "자생을 위한 마케팅"이었다. 대기업의 직접운영이 아닌, 중소규모의 스폰서를 다수 보유하고 구단이 가진 프로퍼티(명명권, 유니폼, A보드 등)을 판매하여 운영비 등을 안정적으로 충당하면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제. 조태룡 전 대표는 어쨌든 넥센(현 키움)의 스폰서 활동에 중심에 있었고, 강원 역시 그런 능력을 기대하고 영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조태룡 전 대표의 대표이사 도전기는 실패로 돌아갔다. 오히려 강원도의 도 지원금만 2부에 있을때보다 늘어났고, 스폰서적인 수입도 분명히 어느정도 늘어나긴 했지만 대부분이 기초자치단체발 홍보비용이고 민간기업의 스폰서 외연이 눈에 띄게 확장되지는 않았다. 그가 가진 마케팅 능력이나 경험은 강원에 고스란히 먹히지는 않은 셈이다. 오히려 그가 '실수'라고 말했던 승격이라는 유산 하나만이 강원의 5년을 지탱하고 있는 형국이다.

 

드러나는 경영적 지표 이외에, 재임 기간동안 무모한 보여주기식 경기장 운영이나 스폰서 블랙아웃, 무리한 선수 영입, 감독의 해임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한 게 사실이다.

 

이영표 예비 대표이사에게 우려되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강원의 역대 대표들이 자칫 무모하다 보일 수 있는 일들과 비위행위까지 가게 된 것은, 구단의 구조가 온전히 대표이사를 견제하지 못하게 된다는 전제가 성립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영표 예비 대표이사가 가진 선한 이미지나 절차를 준수하는 등의 '정석'적인 모습이 어느때보다도 절실히 기대할 수 밖에 없다. 

 

하나 걸리는 부분이 있다. K리그 발전위원회 당시 이영표 예비 대표이사는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후문. K리그 내 심판위, 경기위 등 다양한 위원회가 존재하고, 위원들이 대체로 지도자나 학계 등을 겸직하는 형태의 명예직이라 참석이 강제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좋은 취지로 진행된 자리이고 수락까지 한 마당에 참석을 한 번도 하지 않은 행태에 대해서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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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결론짓자면, 강원 대표이사 자리가 갖는 엄청난 권한과 그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무모한 드라이브, 그리고 이영표 대표가 예전 발전위 미출석 등으로 보여진 소홀한 이미지는 대표이사직 수행 과정에서 잠재적인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그런 암적인 부분보다 '명'이 더 확실해 보인다. 해외에서의 다양한 경험, 선한 이미지. 추가적으로 강원도 역시 지역색이 강한 고장이고, 지역 출신의 스타플레이어가 도민구단의 수장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커뮤니케이션은 엄청나게 원활해 질 것이다. 작게나마 보여지는 우려되는 부분보다는 성공적으로 구단을 이끌 수 있었으면 한다.

 

상식과 절차를 갖고, 누구나 납득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댓글 3

BenArfa 2020.12.14. 11:51
너무 좋은 글이고 쉽게 잘 읽혀서 놀랬다👍
댓글
BenArfa 2020.12.14. 11:53
 BenArfa
근데 찾아보니 정말이네ㅋㅋㅋㅋㅋ 위원 중에 이영표만 사진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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