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K리그 명예의 전당이 있다면 누가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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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Hall Of Fame. 어느 곳이든 그 분야에 지대한 공헌을 하여 역사에 길이 남을 선수나 관계자들을 기리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등이 이 시스템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4대 스포츠라는 NFL, NBA, MLB, NHL가 모두 명예의 전당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기념하는 장소 역시 존재합니다. 각 스포츠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대개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 이 밖에도 리그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그 자격이 주어집니다. 다만, 선수들은 은퇴하고 일정 기간 이상이 지나야 명예의 전당에 입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명예의 전당 입회자라는 타이틀은 그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엄청난 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지만 그에 견줄 수도 있는 '명예'를 안겨줍니다.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명예의 전당이라면 그 수식어는 전설들을 찬란하게 해주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를 가지고 싶어하는 전설들이 많습니다. 자기가 전설이라는 증거고 그 증거는 세상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명예의 전당에서 감동적인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Jimmy Johnson, 그는 미식축구 리그인 NFL에서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코치 생활을 역임했습니다. 특히 댈러스 카우스보이스 시절에 두 시즌 연속 슈퍼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영광스러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런 그도 번번이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하다가 2020년 드디어 그 숙원을 풀었습니다. 위 영상에선 생방송으로 명예의 전당 관계자에게 입성 소식을 직접 듣고 감동을 받는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의 제자이자 명쿼터백이었고 2006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Troy Aikman도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NFL 명예의 전당이라는 단체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 입회 소식을 알리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이벤트는 이미 관례화된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명예의 전당은 엄청난 행사이며 다른 스포츠 리그의 것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그 명예의 전당에 누가 입성할지 그것도 모두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특정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도 있는 활약을 펼쳤을 때 이 선수가 정말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있을지, 더 나아가 그 선수가 언제 명예의 전당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수 있는지 논쟁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대한민국 역시 명예의 전당을 생각해본 역사가 있습니다. 야구를 포함해 많은 스포츠들이 명예의 전당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실현합니다. 축구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정 구단에서 전설들을 기리며 명예의 전당이라는 용어를 쓴 적도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2005년에 김용식, 홍덕영, 이회택, 차범근, 김화집, Guus Hiddink, 정몽준 씨를 명예의 전당에 등록시켰습니다. 추가적인 입회는 없었지만 명예의 전당이라는 흔적이 존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대한축구협회
명예의 전당이 팬들에게 준 감동의 순간을 보면서 질문하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K리그 명예의 전당이 있고 매년 명예의 전당 입회 이벤트를 하게 되면 누굴 뽑을 수 있을지 그런 생각에서 시작합니다. 국가대표와 해외 구단 등에서 나왔던 한국 축구의 활약상을 다 빼고 순수하게 K리그를 비롯한 대한민국 구단 선수나 관계자의 신분으로서 보여준 모습을 가지고 고려해보고 싶습니다. 선수든 비선수든 말입니다.
선수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K리그를 포함한 한국 축구 리그에서 뛰면서 눈부신 경력을 그곳에서 세운 국내외 선수가 그 입회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실제로 명예의 전당 제도가 바로 있고 2021년에 당장 그 대상자를 뽑는다면 이동국 씨처럼 갓 은퇴한 선수를 바로 선정할 수 없겠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선수의 입회 여부를 가지고 논할 순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1983년 수퍼리그가 출범했을 때부터, 아니면 그 전에 국내에 있었던 축구 리그부터 고민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스태프들도 당연히 명예의 전당 대상자가 될 수 있습니다. K리그에 오래 몸담으며 역사를 써내려간 스태프가 존재하고 짧은 기간 놀라운 임팩트를 준 코치들도 있을 것입니다. 부천 SK에서 감독 생활을 했던 발레리 니폼니시(Валерий Кузьмич Непомнящий)가 그 예시입니다. 물론 그 사람들이 명예의 전당 입성의 자격이 있는지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를 것입니다. 각자 어느 스태프를 명예에 전당에 새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 밖의 사유로 K리그를 포함한 한국 축구 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생길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리그 커미셔너, 구단 프런트, 기자, 방송 캐스터 등이 명예에 전당에 뽑히기도 합니다. 특별한 업적을 세워 명예의 전당에 거론되는 존재도 있을 것입니다. MLB에서는 커브볼을 발명하여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사람도 있습니다. 한국 축구 리그와 그 연고 지역에 혁혁한 공을 세운 자들을 대한민국에서 당연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들도 자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K리그 명예의 전당이 도입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번에 그쳤지만 대한축구협회 명예의 전당과의 차별점을 분명하게 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 실질적으로 여러 장벽이 있을 것입니다. 금전적 요인도 여기에 포함하지만 각자의 이해관계도 분명히 고려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래도 미국처럼 적절한 심사를 거쳐 일정 이상의 득표율을 넘기면서 높은 기준을 뛰어넘는 사람들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고 그 사람을 매년 소수만 뽑는다면 어떤 형태든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을까 이런 확신도 듭니다.
이 자리에서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물론 K리그 명예의 전당이 당장 도입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만일 K리그 명예의 전당이 존재하고 당신이 그 대상자를 추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 누굴 뽑을 것입니까?
누가 당신의 K리그 명예의 전당에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