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80-90년대 프로축구의 인기가 떨어졌던 이유를 증명하는 기록.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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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리그 경기와 성인 국가대표팀 일정이 겹친 경기 수.

 

 

 

위 표는 수퍼리그가 창설된 1983년부터 1999년까지 정규리그 경기와 성인 국가대표팀 일정(경기와 훈련을 포함한 일정)이 겹친 경기 수를 조사한 표입니다. 겹친 경기 수가 적지 않으며 컵대회까지 포함하면 더욱 더 많아집니다. 

 

지표에 따르자면, 1985년 국가대표팀에 매번 소집된 선수는 21경기 중에서 겨우 5경기 밖에 뛰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당시 국가대표팀 선수 개편의 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 번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는 장기간 소속 구단 일정을 소화할 수 없다는 것 역시 알 수 있기도 합니다.

 

 

1980년대까지는 올림픽 축구 역시 성인 국가대표팀이 참가했기 때문에 거의 매년 대부분의 프로축구 일정이 국가대표 일정과 겹쳤습니다. 1990년대부터는 올림픽 축구에 U-23 축구 국가대표팀이 참가했기 때문에 해당 지표에서는 사정이 다소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 지표는 '성인' 국가대표팀 일정만 따진 기록임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실상 U-23 대표팀 일정 역시 프로축구 일정과 겹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사실상 80-90년대에는 프로축구 구단들이 소속 선수들을 거의 매년 국가대표팀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까지는 U-23 대표팀에 프로 선수가 많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행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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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90년대 국가대표 주요 선수 중 한 명이었던 정용환의 정규리그 통산 기록

 

 

이러한 기형적인 세태의 대표적인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정용환이 있습니다.

 

정용환은 1983년부터 1993년까지 10년이 넘도록 국가대표팀의 주축 중앙 수비수였음에도 불구하고 프로축구에서 뛰었던 11시즌 동안 정규리그 경기에 150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커리어 동안 크고 작은 부상도 있었고(1986년과 1993년에는 부상으로 뛰지 못한 경기가 많음) 1993년부터는 소속 구단과 국가대표팀에서 사실상 배제됐다는 것 역시 이 지표를 볼 때 감안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동일한 기간 동안 정규리그 경기가 총 325경기가 벌어진 것을 생각하면 그의 이름값에 비해 기록이 상당히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정용환의 기록에서 보여지듯이 20세기까지 국가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국가대표팀 일정 때문에 프로축구 기록에 있어서 손해를 많이 봤습니다. 절대적일 수는 없지만 과거 선수들의 능력을 파악하는 지표 중 하나로 이러한 경기 기록이 많이 사용되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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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팀 선수 차출에 대한 세태를 비판하는 기사들

 


프로페셔널 스포츠의 흥행 요소 중 하나로는 바로 '스타 선수'의 존재 유무입니다. 많은 팬들이 유명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집중하게 되며 또한 경기를 직접 보러 가고 싶은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80-90년대 프로축구가 많은 인기를 얻었던 해에는 역시 많은 스타 선수들이 함께했습니다. 1983-84년에는 과거 국가대표팀을 명성을 날리던 조광래, 허정무, 조영증, 박성화 등이 국가대표팀에서의 시간을 종료하고(1984년 7월 '월드컵 대표팀' 출범 전까지는 아마추어 신분의 선수만 국가대표팀에 발탁됨) 프로 선수로서 명성을 날렸으며 프로축구가 사실상 처음으로 성행했던 1991년에는 김주성, 정용환, 고정운, 최강희와 같은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매 경기 뛰면서 대활약했으며 1998년에는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과 이동국과 고종수, 안정환이라는 '트로이카'의 등장으로 후반기에 치러진 정규리그의 대흥행을 이끌면서 1999년까지 'K리그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그러나 국가대표팀 축구와 실업 축구 경기의 인기가 반비례하던 70년대 한국 축구의 사정은 프로축구가 성행한 80-90년대에도 그대로 답습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사정의 내면은 프로축구가 창설되기 전이나 그 이후나 똑같습니다. '스타 선수를 경기장에서 볼 수 없다'. 

 

우리는 위에서 보았던 지표를 통해 프로축구에서는 일부 시즌을 제외하고는 국가대표팀 선수를 필두로 한 스타 선수들의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어차피 이름도 모르고 잘 알지 못하는 선수 천지인 프로축구에 그리 큰 관심을 갖지 않게 되며 관람도 하지 않게 됩니다. 이렇듯 한국 프로축구가 흥행하지 못했던 이유로는 지역 연고의식의 부재를 필두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러한 '스타 선수의 부재' 역시 큰 이유로 볼 수 있습니다. 

 

 

댓글 7

Hunt_K 2020.12.31. 00:37
동남아도 지금 비슷하지않나?싶긴함
댓글
꼬꼬방 작성자 2020.12.31. 00:48
 Hunt_K
그 쪽은 사정이 다소 다름.
당시 우리 국가대표팀은 프로축구 일정 무시하고 그냥 일정을 진행시켰다면 최근의 동남아(특히 베트남) 쪽은 리그 할 건 다하는데 전체적인 일정 조정이 국가대표팀 사정에 따라서 달라지는 경우라고 봐야됨.
댓글
CurvaSud_DCFC 2020.12.31. 00:38
박주영 신드롬을 경험한 사람들은 스타 플레이어의 영향력을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밖에 없는...
댓글
꼬꼬방 작성자 2020.12.31. 00:49
 CurvaSud_DCFC
05 박주영은 진짜 우리 프로축구 역사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선수가 아니었을까 ㅋㅋ
댓글
신객 2020.12.31. 00:43
국대급 선수들은 해외로 대부분 빠져나가니까 현재 여건에서는 리그 유망주 청대대회에서 부각시켜서 리그인기로 연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려나요?
댓글
꼬꼬방 작성자 2020.12.31. 00:52
 신객
작년 U-20 월드컵 출전 선수들을 필두로 소폭의 관중 몰이가 있었던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흥행 요소 중에서 선수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말씀하신 방법이 최선이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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