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서울 리뷰

1. 서울이 못했다? 상대가 잘했다?

 

- 지금까지 서울을 꺾은 세팀이 서울에 비해서 전력이 월등하게 앞서 있는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하이 용병들의 기량이 절대적으로 앞서있긴 하지만 상하이의 나머지 중국 선수들은 서울의 한국 선수들보다 기량이 좋다고 말하기 힘들다. 결국 팀 대 팀으로 붙었을 때는 비등비등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서울이 못해서 상대가 잘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건 팀 대 팀끼리 붙는 어떤 경기에서나 마찬가지다.

 

- 헐크의 원더골로 털린 상하이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팀과의 경기에서, 서울은 굉장히 유사한 방식으로 털렸다. 그 방식이라 함은 '중원에서부터 빠르게 밀고 올라오는 상대 공격수들의 우당탕 공격을 막지 못하고 실점'. 상대 공격수 한두명의 절대속도가 아니다. 물론 그런 선수를 대처하는 데도 분명 약점을 보이지만, 상대 공격진 전체의 빠른 공격에 너무나 속수무책으로 털리는 것, 이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 수원전은 어떻게 막았어? 강원은 어떻게 이겼어? 간단하다. 수원과 강원은 한두명의 선수가 빠르게 공격작업을 수행할 능력을 가지고 있긴 해도, 팀 전체의 기동력이 서울의 수비진을 쌈싸먹을 정도로 좋았다거나, 팀 전체의 공격작업의 속도가 '우왕~~! 우당탕탕탕!!' 하고 빠르지는 않았다. 수원전의 실점장면, 실점 위기 장면을 보면 지공에 약한 모습은 거의 없고 대부분 상대 속공에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이 위기로 연결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강원 역시 빠른 공격전개를 골자로 하는 전술을 사용하는거 같지도 않았고 그런 능력을 가진 선수도 디에고 외에는 없어 보였다.

 

 

2. 황선홍 책임? 프런트 책임?

 

- 개인적으로는 4대 6 혹은 3대 7 정도라고 생각한다. 우선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서울이 보여줬던 여러 움직임들을 생각해보자. 서울이 이적 시장에서 이루고자 했던 확실한 것이 몇가지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스피드가 빠르거나 투쟁심이 좋은 수비를 영입하고자 했다. 2. 골키퍼를 보강하고자 했다. 3. 측면 공격 자원을 보강하고자 했다. 순서대로 1번은 김남춘의 빈자리를 메우고자 함이고, 2번은 유상훈의 빈자리를 메우고자 함이었으며, 3은 원래 약했던 부분을 보강하고자 함이었다. 1번 목표는 어떻게 달성하긴 했다. 스피드가 100미터 11초로 빠른 김근환을 영입하면서 말이다. 2번은 아예 실패했다. 이 중 성공한 것은 3번 단 하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마저도 '오거마'라는 명언을 남긴 반쪽짜리 성공이었다. 

 

- 이적 시장 실패의 책임에는 황선홍 감독의 지분이 크지 않다. 듣기로, 마우링요는 황새가 원한 가장 우선적으로 자원은 아니었다. 물론 승낙 사인을 했으니 합류했겠지만, 합류한 시점을 보면 얘라도 가진게 못 가진거 보단 나으니 오케이 했을 공산이 크다. 황새가 가장 우선적으로 원한 자원은 지금 다른 팀에 가있다고 들었다. 김근환 역시 황새가 우선적으로 원한 보강이 아니었다. 이건 많이 알려진 사실 아닌가. 황새가 직접적으로 원한 자원은 강원으로 간 강지용이었다. 김주영 복귀는 팀에서 추진한 일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실패했다. 황새가 원한 신광훈, 이상호를 데려오는덴 성공했으나, 전력 보강이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분명 프런트의 책임이 크다. 47억을 벌어놓고도 이렇게 되었으니 더더욱.

 

- 감독은 가진 자원으로 최상의 조합을 만들고 최선의 전술을 사용하여야 하는 자리이다. 다시 말하면 원하는 선수를 팀이 영입해주지 못했으니 연패를 기록하는 것에 면죄부를 받을만한 자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황새의 책임은 분명 묻고 넘어가야 한다. 물론 이 책임을 명확하게 물을 능력이나 자격이 나에게는 없다. 이것이 100% 전술의 실패인지, 아니면 전술은 괜찮았으나 훈련이 아직 부족했기 때문인지 글이나 끄적이는 팬의 입장에서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분명하다, 전술의 실패인지 훈련의 실패인지는 외부자 입장에서 아무도 모르지만, 전자여도 황새 책임, 후자여도 황새 책임이다. 같은 방법으로 두세경기를 완패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감독은 없다.

 

- 그렇지만 '블럭으로 수비하자고 했는데 잘 안됐다.'는 문장이 어제 경기 패배 후의 인터뷰에 있던 것을 보면, 대처 방법을 생각했던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이것을 왜 시즌이 시작하고 나서야 생각하고, 왜 시즌이 시작하고 나서야 훈련하고, 왜 시즌이 시작하고 나서야 익히는가. 겨울 내내 훈련할 때는 우당탕 공격에 수비가 추풍낙엽 떨어질 것을 몰랐다는 말인가. 이것 역시 황새의 책임이다. 코치고 선수고 나발이고 더 따질 필요 없다. 위에도 말했듯 있는 자원들을 데리고 결과를 내는 것이 감독이라는 직업 아닌가. 풀어 말하자면 있는 자원들의 능력을 파악하는 것도, 그 능력을 조합하는 것도, 그 조합으로 결과를 내는 것도 감독이 해야할 일이 아닌가.

 

 

3. 해결 방법?

 

- 모른다. 그거 알면 내가 구리로 달려가도 한참전에 달려갔지 카페 구석에서 이따위 글이나 쓰고 앉았개?

 

- 다만 나는 황선홍을 믿는다. 포항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소위 '유스빨'이었어도, 김병수가 잘 조련한 자원들 덕분이었어도, 멋진 해병대 응원 덕분이었어도, 황선홍의 능력을 깎아내리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있는 자원들의 능력을 파악하는 것도, 그 능력을 조합하는 것도, 그 조합으로 결과를 내는 것도 감독의 일이다. 황선홍은 결과를 낸 경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황 '선홍' 보관은 너무 가혹한 평가다. 물론 어제 인터뷰에서 대처방안을 마련했고 마련하고 있으나 이 경기에선 잘 안됐다는 한 문장으로 팬들을 위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빠르게 성과를 내야한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한시즌 반 정도 아웃을 외치지 않을 수 있다.

 

- 한국의 바이에른 뮌헨을 꿈꾸며 서울에 왔다는, 황선홍 감독의 취임식에서의 한마디가 진짜배기 진심인지, 아니면 그냥 생각나는 대로 뱉어낸 말인지, 난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프런트의 생각과 다른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그들이 꿈꾸는 서울의 미래는 한국의 바이에른 뮌헨보다는 한국의 밀란에 더 가깝지 않나. 수차례 말했지만 차라리 '우리는 FC서울을 운영하는 것도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FC서울은 적자다. 그러므로 선수를 무리하게 영입하는 무책임한 행위는 할 수가 없다. 우리는 소비보다는 투자를 한다. 우리가 지금 가진 돈으로 하고 있는 이러이러한 작업은 어떤어떤면에서 투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러이러한 작업을 하고있다.'고 솔직히 말하라. 그것이 '47억 번 돈 연봉협상에 다 썼다.'며 말도 안되는 변명을 대는 것보단 책임있는 행동 아닐까 싶다.

 

 

댓글 7

족키 2017.03.16. 13:15
실점 대부분이 중앙 수비에서 뚫린거 같은데 이거 욘쓰가 쓰리백 한참 시작할떄 자리 못잡는거랑 비슷한듯
댓글
판타지스타 2017.03.16. 13:17
한줄로 욕써놨늘줄알았는데 의외로 장문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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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월급루팡 2017.03.16. 13:23
막상 개랑처럼 거지선언문 올려놓으면 존나 쌍욕나올듯 ㅋㅋㅋㅋ
댓글
윤하 2017.03.16. 14:08
잘빠진 글 ㅇㅈ 합니다
댓글
축알못 2017.03.16. 15:18
ㅇㄴ 구구절절 다 맞는말이네,,, 어차피 감독은 무한책임지는 자리니까 통렬하게 욕먹고 위기도 겪고 그러다가 또 돌파해내고 그랬음 좋겠다,, 구단에서 빠르게 경질하는 그런 상황만 안되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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