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문화는 유연하면서도 동시에 수직적입니다.

 

같은날 문화의 유연한 확장과 또 수직적으로 굳혀진 행태를 동시에 목격하였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각개각층의 문화를 동시적으로 소비, 가공할 수 있는 플랫폼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가령 이런 것입니다.

 

축구라는 콘텐츠를 보고, 하는 것에 그친다면 아마 1차적인 수준의 향유일 것입니다. 이제는 하나의 콘텐츠를 다른 많은 콘텐츠와 결합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생산되는 창의적인 유니폼과 MD 상품으로 인한 쇼핑문화를 선구하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부수적으로 양산된 피파나 풋볼매니저 같은 게임, 그리고 기고된 수많은 기사와 칼럼은 그 종류도 다양하고 분야도 여러 사회적 속성과 결합된 형태를 띱니다.

 

영상을 활용한 플랫폼이 구축되고부턴 위 같은 2차적 향유를 더더욱 활성화시켜주고 있습니다. 해당 유니폼이나 MD 상품 혹은 축구 게임을 활용해 영상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고요. 더욱 창의적인 형태로 경기를 분석하거나 선수와 구단밀착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는 축구라는 하나의 종목 안에서 독자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플랫폼과 콘텐츠의 발전과 활성화에 따른 동시적으로 이루어진 현상입니다.

 

축구가 아니더라도 문화의 유연성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상깊었던 콘텐츠인 캘리그라피, 서예 같은 글씨를 쓰는 영상을 ASMR이란 요소를 가미해 마니아층의 큰 흥미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요소간의 통합과 통섭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문화의 대단한 유연성이 아니고서야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화가 ‘단지’ 유연하다고만 할 수 없는 증거를 같은 날에 찾았습니다. 문화가 유연할 수 있었다는 것의 전제에 다양성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사회나 집단 전반을 아우르는 특정한 관념이나 특징적인 행동이 고착화되는 것입니다. 몇 년에 걸쳐 다양성이 내재된 문화의 요소요소가 통합된 결과, 때로는 바뀔 것 같지 않은 고정적인 관행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사실 이는 학계에 증명된 가설이 아니라 사견이긴합니다.

 

그래서 그 고정적인 관념은 역설적으로 다양성을 배재하게 되는데 이것을 대단히 훌륭한 기사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K스포츠TV의 황삼진 기자님께서 기고한 “듣는 척, 하는 척, 아는 척…'척하는”한국 축구선수들’을 읽고서 말입니다. 

 

기사의 요는 전술이나 훈련의 목적성을 철저히 교육함에도 불구하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이유가 ‘한국인의 질문을 기피하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지않는 특성’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니더라도 한국 사회에 만연한 실태입니다. 굳이 기강이 있는 스포츠 환경, 군대가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말입니다. 이는 경험적으로나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죠.

학교에서 교수의 질의응답 시간에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 풍경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합니다. 취재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야 할 기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언젠가 오바마 대통령께서 질문하라고 했을 때, 묵묵부답이었던 장면이 이슈가 되기도 했죠.

 

아주 천천히 교실에서 사회에서 질문을 하고, 토의하는 분위기가 마련된다곤하지만 적어도 지금 사회의 주축을 이루는 구성원은, 축구라면 지금 전성기에 있는 선수들은 아마 그렇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물론 그 중에서도 그런 변화에 적응할수록 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겠죠.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으니 저런 기사와 사례가 나왔을 것입니다. 

 

운동을 하는 사람이든, 교육자든, 어떤 분야에 서있든지간에 창의력과 궁금증은 동시에 수반되고 입밖으로 표현할 줄 아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더 많은 발전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의 관행과 교육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 지는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봐야 합니다. 분야마다 미세한 특징적 차이가 있으니까요. 

 

오늘도 여러가지 좋은 글을 읽다보니, 좋은 생각들이 뭉쳐서 결론적으로 문화의 유연성과 고착화는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흥미로운 식견을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 스포츠조선)

댓글 7

순두부찌개 작성자 2021.01.24. 11:06
어제 아는척만 하는 축구선수들이란 기사보고 떠올라서 썼습니다
댓글
리옹맨 2021.01.25. 03:43
 SaxDestroyer
그럼 저 사람은 뭐길래 벌써 9년도 더 전의 기사를 가져다 지금 똑같이 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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