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명승호 인터뷰②] 대학원, 고양시민축구단, 그리고 유튜브

지난 번에 1편만 올리고 2편은 안올려서 이렇게 2편 올립니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0126952&memberNo=6525744

 

1편 링크는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0109756&memberNo=6525744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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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서클 | 서건 대표] TV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출연 프로그램이 끝나면 쉽게 잊힌다. 2015년 방영한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이하 청춘FC)’도 마찬가지였다. 축구 미생이라는 이름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모은 선수들은 청춘FC가 종영되자 빠르게 잊혔다.

선수생활을 포기하고 은퇴를 택한 선수들도, 세미프로 및 아마추어 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간 선수들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프로 진출에 성공한 몇몇 선수들만이 포털 사이트에 잠시 이름을 올렸다. 대다수 시청자들에게 청춘FC의 종영은 청춘FC에 가지던 관심의 종말과도 같았다.

그러나 청춘FC의 선수들에게 청춘FC의 종영은 결코 끝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청춘FC의 종영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으며, 새로운 축구인생 혹은 인생 2막을 여는 신호탄이었다.
    
명승호도 마찬가지였다. 그에게 청춘FC는 끝이 아니었다. 시작이었다. 축구를 다시 시작한 그는 학업과 축구를 병행하며 자신만의 꿈을 키웠다. 2년 전부터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독특한 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인터뷰 2편에선 청춘FC 이후 그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고, 어떤 삶을 계획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 인터뷰

<스포츠니어스인터뷰를 봤다청춘FC가 끝난 후에 주경야축(아침엔 공부를 하고 밤엔 축구를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
    
2015년 겨울에 청춘FC가 끝났다. 그 때 나이가 22살이었다. 2016년 23살이 됐을 때 프로팀 및 내셔널리그 팀 입단테스트를 봤는데 다 떨어졌다. 그래도 축구를 해보고 싶어서 서울 노원 유나이티드(이하 노원)로 갔다. 노원 생활을 마치고선 서울시흥시민축구단(이하 시흥)으로 이적했다.
    
시흥은 저녁에 훈련을 했다. 오전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시흥으로 넘어가는 생활을 6개월 정도 했다. 해보니까 도저히 못하겠더라. 젊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하겠다.
    
4호선을 타고 가면 앉을 곳이 없었다. 2시간 동안 서서 지하철을 탔고, 또 2시간 동안 훈련을 했다. 몸이 맛이 가는 것 같더라.
    
안되겠다 싶어서 차를 샀다. 지하철 탈 때보다 편했다. 축구에만 모든 걸 쏟는 생활보다는 피곤했으나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이 가지는 않았다. 지하철은 영향을 미칠지 몰라도...(웃음)
    
학업과 축구를 병행해온 그는 2020년 대학원에 입학했다. 대학원을 다니는 축구선수, 언뜻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과연 그는 왜 대학원에 들어갔고, 어떻게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을까.
    
올 해 대학원에 들어갔다고 들었다.
    
시흥, 여주시민축구단(이하 여주), 파주시민축구단(이하 파주)에서 축구와 공부를 병행했고 작년에 학교를 졸업했다. 공부에 뜻이 있어서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진학했다.
    
어떤 진로를 꿈꾸는 중인가.
    
지금 다니는 대학원은 교육대학원이다. 졸업하면 학교 선생님을 할 수 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 뿌듯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중에 꿈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그런 뜻(학교 선생님)이 있어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게 됐다.
    
대학원을 약 1년 동안 다녔는데소감 부탁한다.
    
사이버 대학원이다. 코로나 때문에(웃음). 신촌은 캠퍼스의 로망이 있지 않나. 내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연세대는 명문학교이기도 하고 학교 규모도 크다. 대학생활을 재밌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학교에서 수업들은 적이 아직 없다. 누가 물어보면 “사이버대학원 잘 다니고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대학원 생활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빡세더라.’ 과제가 엄청 많다. 과제에 투자를 많이 해야 했다. 직장 생활하면서 다니는 분들은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아쉬운 대학원 생활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이번엔 고양시민축구단(이하 고양)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고양에서의 2020시즌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부상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번엔 고양 이야기를 해보자고양시민축구단에서의 1년은 어땠나소감을 묻고 싶다.
    
코로나로 인해 변수가 굉장히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큰 부상을 당하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었던 한 해였다. 큰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은퇴하는 이유를 알겠더라.
    
부상어떤 부상을 당한 건가.
    
작년 파주에 있을 때였다. 7월 달 정도였는데, 운동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어서 팀을 나왔다. 병원을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는데 나아지질 않았다. 결국 큰 병원에 가서 MRI를 찍었는데 십자인대가 90퍼센트 정도 나갔다더라. 내 생각엔 이미 십자인대가 나간 상태에서 훈련을 계속 하다 보니 (십자인대가) 더 찢어진 것 같다. 의사 선생님께선 그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것 자체가 미련한 짓이라며 아픈 게 당연한 거라고 하셨다. 원래 다니던 병원에서 MRI 찍을 땐 괜찮다고 했었는데 알고 보니 오진을 한 것이었다.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인해 6개월 정도 축구를 쉬었다. 고양 합류도 늦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리그 일정이 밀리기 전에는 3월 첫 주 토요일이 K4리그 개막일이었다. 근데 난 2월 마지막 주에 입단했다. 시기상으로는 입단이 가능하지만, 보통 팀 구성은 1월이면 다 끝난다. 1월에 팀을 구성하고 2월에 다듬어서 3월에 시즌을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기에 고양에서 내 입단문의를 받아준 것 자체로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번호가 47번이다어쩌다 47번을 받게 됐나.
    
47번째 등록 선수라서 받은 것이다. 25번 이후부터는 들어온 대로 번호를 받은 걸로 안다. 내가 들어오고 나서 한 이틀 뒤에 입단한 변원진 선수는 49번을 받았다.

 

 

늦게라도 고양에 입단을 했다.
    
십자인대 파열 판정을 받은 후 12월부터 재활을 시작했다. 수술을 하면 선수인생이 끝날 것 같아 재활을 택했다. 재활을 하며 어느 정도 시점에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냐고 재활 선생님께 물어보니까 5월 달 쯤 돼야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여름이적시장이 열리는 시기는 7월 달이다. 겨울이적시장 동안 팀을 찾지 못하면 그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미리 팀에 들어가 재활과 팀 훈련을 병행해서 5월 달부터 경기를 제대로 뛰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약간 늦은 타이밍이었음에도 고양에 입단한 것이다.
    
시즌 중반에도 오랫동안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코로나 때문에 일정이 밀려서 충주시민축구단(이하 충주)전에서 첫 선발경기를 뛰었다. 그 때 당시 몸 상태는 2019시즌과 비교했을 때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래도 45분를 소화하기엔 무리가 없는 상태였다. 그렇게 몇 경기를 뛰며 몸을 끌어올리는 데 만족했다.
    
그러다 부상이 재발했다. 충주전 이후로 무릎 통증 생기기 시작했는데, 어느 시점에서부턴 훈련이 안 될 정도의 무릎 통증이 느껴졌다. 고민을 많이 했다. 여기서 쉬면 그동안 만들어온 몸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훈련을 하기엔 100%의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었다.
    
사실 이런 장기부상은 처음이었다. 학창시절 땐 단 한 번도 부상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 운동을 3일 이상 쉰 적도 없었다. 그래서 부상 대처 방법을 몰랐다. 5월 달 정도에 몸이 괜찮을 거라는 말만 듣고 몸이 안 된 상태에서 5월 달이 되자 경기를 뛰었다. 부상 관리 방법에 대해 무지했다.
    
결국 운동을 오랫동안 쉬었다. 정문호 피지컬 코치님이 많이 신경을 써주셔서 보강운동을 잘 할 수 있었다. 결국 시즌 막판에 와서 2019시즌과 비슷한 몸으로 돌아왔다. 경기를 할 수 있는 몸이다 싶어도 경기를 뛰겠다고 하지 않았다. 경기 뛰는 멤버와 뛰지 않는 멤버를 나눠서 훈련할 때 문홍 코치님께서 내에 경기를 뛰는 멤버들이 있는 쪽으로 넘어오라고 권유하셔도 뛰지 않는 멤버들이 있는 쪽에 남았다.

 

정문호 피지컬코치

 

경기에 더 빨리 투입될 수 있었는데 시점이 조금 미뤄졌다. 사실 2020시즌을 미리 끝내고 다음 시즌을 위해서 몸을 만들 수 있었지만, 내 나름대로 2020시즌을 극복하고 싶었다. 결국 2020시즌 마지막 2경기에서 뛸 수 있었다.
    
지금은 몸이 많이 올라온 상태인가.
    
100%는 아니다. 통증이 아예 없지는 않다. 근데 어쩔 수 없다. 인대라는 게 한 번 끊어지면 붙지를 않는다. 근육을 키워서 통증을 줄이는 방식이다. 지금도 끊어진 상태다.
    
인대가 멀쩡하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다. 다만,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 시절과 가까워지고 있다.
    
올 시즌 고양에서 뛴 경기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
    
파주와의 마지막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90분 동안 뛰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풀타임을 소화한지 1년 반 넘었더라. 파주에 있을 때 단국대를 상대로 치른 FA컵 경기 이후 1년 반 만에 풀타임을 뛰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90분을 소화했다는 것 자체가 부상을 극복했다는 생각이 들어 기억에 남는다.
    
부상이 명승호를 괴롭혔음에도, 명승호는 꿋꿋하게 극복했다. 부상에 대한 이야기가 고양에서의 생활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고양에서의 명승호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명승호가 느낀 고양이라는 팀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물론, 고양에서의 명승호에 관한 이야기들 중 부상과 관련이 없는 이야기들도 있다.
    
이번엔 고양의 감독 및 코칭스태프에 관해 간단히 묻고 싶다김영호 감독님은 어떤 분이신가.
    
좋은 감독님이시다. 선수들을 위해 뭐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하신다.
    
사실 올 시즌 김영호 감독님은 문홍 코치님에게 라인업, 훈련 등에 있어 많은 권한을 주셨다. 다만, 지켜보시다가 열정을 강조하시는 말을 해주신다. 때로는 독설을 하시지만, 단체 채팅방에서는 ‘따뜻하게 입어라’, ‘고맙다’ 등의 표현을 많이 해주신다. ‘츤데레’ 같은 스타일이시다.

 

김영호 감독

 

그렇다면 문홍 코치는 어떤 분이신가.
    
나도 아직 문 코치님께 적응 중이다. 선수마다 다르겠지만, 난 이제까지 접해보지 못한 스타일의 지도자라고 말하고 싶다. 근데 그 스타일은 나도 아직 모르겠다. 이제야 ‘아,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이해하는 단계다.
    
문 코치님은 전술의 색을 확실히 가지고 있는 지도자이시다. 지도자마다 다르겠지만, 내 팀 안에 선수를 맞추는 지도자가 있고 선수를 조합해 최선의 팀을 만드는 지도자가 있다. 문 코치는 전자에 해당하는 것 같다.
    
민감한 이야기인데, 예전에 문 코치님이 자신이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면 손흥민을 전반부터 기용하지 않을 거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물론 지금의 손흥민이라면 당연히 기용하겠다고 하시겠지만, 그 때 당시 손흥민이 보여준 색은 자신의 전술색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셨던 것 같다. 비슷한 레벨의 선수라면 자신과 색깔이 맞는 선수를 기용하는 스타일이시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하신 분이기도 하다. 한 경기를 위해 상대팀 경기를 열 경기씩 찾아보고 분석하신다. 또, 압박, 공격전개 등에 있어 세밀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알려주신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모습 역시 탁월하다. 열악한 환경에도 선수들이 40명 가까이 나와 운동을 했다. 동기부여 능력이 대단하신 분이라고 느꼈다.

 

문홍 코치

 

전술색이라고 했는데그 색이 어떤 색깔인지 간단히 알려줄 수 있나.
    
전술의 경우엔 많이 뛰는 축구를 원하신다. 무리뉴 감독님을 좋아하신다. 무리뉴 감독의 색을 많이 내려고 하는 느낌이다. 아기자기한 패스보다는 수비를 두텁게 한 후 역습을 하는 전술을 짜기도 하신다. 물론 항상 그러는 게 아니고 상대팀에 따라 다른 전술을 쓰신다.
    
보통 우리가 지도자를 나눌 때면 과르디올라같은 스타일과 무리뉴같은 스타일로 나누지 않나. 그렇게 나눈다면 무리뉴에 더 가까우신 것 같다.
    
아, 그리고 문 코치님은 사단으로 움직이신다. 벤투 감독이 우리나라에 올 때도 벤투 사단으로 오지 않았나. 문 코치님도 문홍 사단을 꾸려서 고양에 오셨다. 골키퍼 코치, 피지컬 코치, 전력분석관, 촬영팀 등이 문 코치님과 함께했다.
    
사단 내에 있는 다른 분들의 능력 역시 뛰어나시다. 난 정문호 피지컬 코치님이 기억에 남는다. 피지컬 코치님이 잘 살펴주셔서 무릎 부상이 호전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명승호가 꼽는 올 시즌 고양의 MVP가 궁금하다.
    
여러 선수들이 있는데 성정윤 선수를 꼽고 싶다. 2001년생의 막내가 큰 역할을 해줬다. 성장을 엄청 많이 한 선수이기도 하다. 시즌 초반에는 그 정도 느낌이 아니었는데, 경기를 뛰고 골을 넣고 도움도 기록하면서 성인축구에서 비빌만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성정윤 선수

 

그렇다면 올 시즌 고양에서 친하게 지낸 선수는 누구인가.
    
김대광 선수, 김준호 선수, 김예찬 선수, 변원진 선수. 나이 많은 노장들이랑 친하게 지냈다(웃음). (김)대광이형은 나의 초등학교 선배다. 초등학교 때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김)준호는 나보다 한 살 밑인데,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같다. 파주에서도 같이 있었다. 잘 알고 지내는 선수다. 밥이랑 커피도 많이 마시고, 얘기도 많이 한다. 변원진 선수와도 친하다. 이야기가 잘 통하는 부분이 있다.
    
(성)정윤이에겐 밥을 많이 사준다. 근데 "맨날 얻어먹기 좀 그렇습니다."이러면서 내게 밥을 사주기도 하더라. 어쨌든 두루두루 친했다. 다 같이 모여서 밥도 먹고 연락도 하고 그랬다.
    
명승호에겐 좋은 감독, 좋은 코치,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한 2020시즌이었다. 그러나 열악한 인프라는 아쉬웠다.

올 시즌 고양시민축구단의 유니폼에 대해 평가해달라.
    
의류에 대해 말해도 되는가. 사실 불만이 없지는 않았다. 이전 팀들은 패딩이나 패딩조끼, 땀복 등을 지원해줬다. 그에 비해 고양은 비교적으로 열악했다.
    
어울림누리 별무리 축구장에서 뛰었다인조잔디 중에서도 품질이 좋지 않은 잔디를 가지고 있는 곳인데부상 위험은 없었나.
    
있었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서 선수들에게 충격이 다 전해졌다. 특히 난 무릎이 아픈 상태였는데 충격을 흡수하니 아프더라.
    
잔디가 좋지 않은 건 원정팀을 당황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우리에게도 잔디가 좋지 않다는 점이 적용된다는 것이다.(웃음) 핑계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100%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잔디는 아니었다. 그래도 12월 달에 잔디 공사를 한다고 들었다. 다음 시즌에는 괜찮은 잔디에서 뛸 수 있지 않겠나.
    
물론 올 시즌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은 잔디가 좋았다. 거기는 대한민국에서 잔디 좋은 거로 손에 꼽을 정도의 상태더라.
    
힘들었던 경기는 없었나.
    
울산시민축구단(이하 울산)과의 원정경기가 기억난다. 당일치기로 원정을 갔다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양과 울산이면 거리가 끝과 끝 아닌가. 그래서 나를 포함한 몇몇 선수들은 전날에 출발했다. 나를 비롯해 김예찬 선수, 변원진 선수, 문창민 선수가 카니발을 타고 울산에 하루 먼저 내려가서 숙소를 잡고 잤다. 선수들 사비로 내려갔는데, 확실히 컨디션이 달랐다.
    
먼 거리의 원정경기가 있으면 하루 먼저 가서 숙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팀들과는 달랐다. 신선했다.
    
울산전은 2 대 0으로 이기다가 3 대 2로 역전패했다.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선수단이 당일치기로 울산을 간 것도 패배의 요인 중 하나 아니었겠나.
    
2020시즌도 추억이 됐다. 이젠 미래를 바라보아야 할 시점이다. 2020시즌을 끝낸 명승호에게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봤다.
    
다음 시즌 거취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다. 은퇴를 할 수도 있고, 이적을 할 수도 있고, 잔류를 할 수도 있다. 다만, 다른 팀에서 오퍼가 오면 갈 의향이 있지만 내가 테스트를 찾아서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학업과 축구를 병행해야 한다. 본가가 고양이라는 점도 그렇고, 고양이 학교와 가깝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갑자기 전북 현대에서 오라고 하면 “대학원 다녀야 해서 못 간다.”라고는 말하지 않을 거다.
    
은퇴를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몸 상태가 좋아지긴 했지만, 2021시즌을 위해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상이 재발할 수도 있다. 1년 동안 제대로 된 퍼포먼스가 안 나오는 것도, 부상 신경 쓰면서 재활하는 것도 힘들다. 그걸 다시 하는 건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런 상황 맞이하면 아마 운동 그만하지 않을까.
    
물론, 잔류를 할 수도 있다. 잔류를 한다면 내년엔 올 시즌보단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아쉬운 한 해였다. 내 모습을 가장 못 보여준 시즌이 아니었나 싶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겨울 동안 열심히 준비할 예정이다.

 

 

부상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선수생활은 언제까지 하고 싶나.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려운 게, 나는 축구가 되게 즐겁다. 전날 밤부터 설렌다. 내일은 어떤 플레이를 해볼까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경기에 들어가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축구를 하는 것 그 자체가 행복하고 또 재밌다.
    
운동 그만두면 그 행복감이 사라질 것이다. 그 설렘과 행복이 사라질 때까진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하며 축구를 지속할 것 같다.
    
시즌 끝나고 어떻게 지내나.
    
보강 및 재활 트레이닝을 할 예정이다. 지금은 학업적으로 힘을 많이 쏟고 있다. 발표, 과제가 밀려있다. 곧 시험기간이라 바쁘게 지내는 중이다.
    
팀플도 많이 하나.
    
그렇다. 이번에 세 개를 더 해야 한다. 최근에 교수님들이 영상을 만드는 거에 꽂히셨는지...(웃음) 내가 유튜버라 영상을 다룰 줄 아니까 팀원이 내게 거는 기대감이 큰 것 같다. 내가 맡는 역할도 많아졌다. 팀원들의 점수를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뿌듯하긴 하지만 힘들다.
    
버스를 태워주는’ 역할인 것인가.
    
그렇다. 물론, 다른 분들도 맡은 역할을 잘 하신다. 난 PPT를 잘 만들지 못한다. PPT에 특화되신 분, 발표에 특화되어 있는 분 등 참여자들이 각자 자기 역할을 수행해주신다.
    
사실 버스를 타거나 버스 태워주는 느낌은 없다. 각자 특화된 분야가 있다. 대학교랑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명싸커’. 명승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1만 6천명이라는 적지 않은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축구팬들이라면 한 번 정도 들은 적 있는 채널이다. 고양의 김영호 감독 역시 명승호 선수에 관해 이야기할 때마다 마치 김구 선생 앞에 백범이라는 호를 붙이듯이 명승호 앞에 ‘명싸커’라는 호(?)을 붙였다. 크리에이터로서의 명승호는 어떤 모습일까.
    
취미가 궁금하다취미가 있나.
    
유튜브를 하는 게 취미가 된 것 같다. 난 날 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한다. 컨텐츠에 대한 아이디어나 촬영 구도를 기획하고, 실제로 촬영을 해본 후,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과정을 하나의 취미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유튜브를 시작한 지 2년 가까이 되어간다. 예전에 김병지 선생님의 채널 '꽁병지TV'에서 진행한 청춘FC와 꽁병지TV의 풋살 대결에 초청돼서 참석한 적이 있다. 청춘FC 방송 땐 카메라가 엄청 많았다. 한 번 찍는 데 최소 다섯 대의 카메라가 있었고, 많으면 열 대까지도 있었다. ‘꽁병지TV'도 그 정도 규모를 생각하고 갔는데 핸디캠까지 포함해서 카메라가 딱 세 대 있더라. 근데 그게 조회수가 100만회 가까이 나왔다.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예전부터 관심은 있었는데 준비할 게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튜브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유튜브를 시작했다. 아, 그리고 '꽁병지TV'의 PD님과도 얘기를 많이 해보고 시작했다.
    
구독자가 1만 6천명이던데.
    
그렇다. 2년 한 것 치고 많은 건 아니다. 그래도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은 본 느낌이다. 나름 뿌듯하다.
    
가장 기억이 남는 유튜브 컨텐츠가 있나.
    
조회수가 가장 많이 나온 영상이 기억에 남는다. K4리그 연봉소개 영상이었는데, 70만회 정도 나왔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K4리그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현실 알려주는 영상이라는 점에서도 기억에 남는다.
    
슛포러브에서 이천수 선수가 농구골대에 축구공을 발로 차서 넣는 영상을 따라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그걸 똑같이 재현했는데, 잘 안됐다. 슛포러브가 한 세팅과 똑같이 준비를 했다. 시간과 돈을 많이 투자했는데 생각보다 조회수가 많이 안 나와서 아쉬웠다.
    
유튜브는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인가.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다. 예전에는 강박이 있었다. ‘일주일에 한 편은 올려야하는데’, ‘왜 조회수 안 나오지?’ 이런 강박이 있었다. 요즘은 그런 강박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컨텐츠를 제작하되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려를 해서 영상을 만들고 있다. 학업으로 인해 바쁘거나 찍을 게 없으면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취미 활동이라고 보면 된다.
    
유튜버로서의 목표가 있나.
    
확실히 있다. 실버버튼(주 : 구독자 10만명을 달성하면 받는 버튼)을 받고 싶다.
    
8만 4천명 남았다.
    
충분히 가능한 숫자라고 본다. 조회수가 어느 정도 나오기 때문이다. 왜 구독을 안 해주시는지는 분석 중이다.(웃음) 아직까지 그 이유를 파악하진 못했다. 캐릭터성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매력 더 많이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 하루빨리 실버버튼을 받아서 “나 유튜브 좀 했다.”라고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에필로그

명승호는 멀티플레이어다. 그것도 다양한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다. 대학원생, 축구선수, 유튜브 크리에이터까지, 그의 활동량은 대단하다.

미생의 미래는 알 수 없다. 마치 안개 속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미래를 모른다고 해서 미래를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완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명승호는 다양한 도전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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