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백승호랑 이승우 라마시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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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이승우의 성장과정이 궁금해서

둘 중딩 나이 때쯤이었을 시절 바르셀로나 유스팀 경기부터 꽤 많이 찾아 봤었음.

 

그때 바르셀로나 유스팀 경기들을 보면서 느꼈던 건

팀에서 추구하는 축구철학에서의 세계적인 재능을 찾아내는 데 그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거.

오로지 최고의 재능.

제한된 역할에서 과연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느냐가 중요.

간단하게 얘기하면, 차세대 메시, 이니에스타, 사비, 부스케츠, 피케를 찾고 키워내기 위한 시스템.

 

이 선수들은 바르셀로나라는 팀에서 뛰는 한 극강의 기동력을 발휘할 필요가 없던 선수들.

조깅스타일로 살살 뛰면서 볼 돌리고 경기를 지배해 버리면 되니까,

또 볼을 빼앗기는 시점에만 순간적으로 조직적 압박을 가하고 볼 돌리면서 체력 회복하면 되니까

굳이 먼 공간을 빡세게 뛰어다닌다거나 수비할 때 피지컬능력이 그닥 필요가 없음.

 

그리고 위에 저 선수들이 가진 핵심 능력이 있는데 그게 오프더볼 움직임이랑 경기운영능력.

쟤들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활동량 넘치게 가져가면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오프더볼 움직임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서 그렇지

제한된 반경 안에서 경기흐름 읽으면서 포지셔닝하고 공간 만들어 주고 하는 데도 특출난 선수들임.

펩이 이니에스타에 대해서 말하길,

때로는 이니에스타가 멈춰 서있을 때조차 그게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의도라고 했을 정도니까.

메시도 활동량을 많이 안 가져가는 거지 어떻게 움직이면 될 지 몰라서 활동량을 적게 가져가는 선수는 아님.

세계에서 가장 견제를 많이 받는 선수인 걸 생각하면 경기 중 메시가 패스를 받는 빈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니까.

사비, 부스케츠는 저런 축구에서 볼을 가장 많이 만지는 선수들이었으니까 말할 필요도 없고.

 

그리고 또 하나는 본인들 철학을 고수하고 매 경기 다른 전술목표를 가져가는 데 있어

서로 간에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 지, 부분전술을 어떻게 엮어낼 지에 대한 생각의 공유가 잘 이뤄짐.

 

giphy.gif

 

근데 백승호와 이승우의 유스시절 경기들을 보면

분명 기술적으로 훌륭하고 유스팀 시절 팀의 전력이 좋다보니 얼핏 성인팀 색채가 드러나는 것 같았지만 이런 부분이 잘 나타나지 않았음.

펩이 자기는 목적없이 볼을 돌리는 스타일이란 뉘앙스를 풍겨서 티키타카라는 말을 싫어했는데

백승호, 이승우도 그렇지만 둘이 뛰었던 유스팀은 그런 부분에서 돋보이는 선수가 잘 없었음.

 

근데 문제는 바르셀로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팀들은 현대축구의 흐름에 맞춰

공간을 만들고, 팀의 스피드를 업시키기 위해 기동력과 활동폭을 요하는 축구를 추구해 가고 있었다는 거.

 

이강인은 지금 체력부족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만 16살 나이 전후로 1군팀 진입을 본격적으로 목표로 삼았는지

클래시컬한 플레이메이커 스타일 버리고 경기 중 많이 뛰는 스타일로 의도적으로 변화를 추구했었고

국내로 보면 황인범 같은 선수도 프로 진출한 이래 지금처럼 많이 뛰는 스타일의 선수로 계속 변화하는 과정이 있었음.

오늘 새벽 활약한 정우영도 고딩 말미에 청대 경기에서부터 수비가담 활발해 지기 시작해서

뮌헨 도착하자마자 고딩 때 안 보여줬던 오프더볼 활동성을 급격히 늘렸고.

손흥민만 봐도 PL 넘어가서는 독일에 있을 때보다 스프린트 침투빈도와 스프린트 수비가담을 확연히 높게 가져가는 모습이었고.

 

이승우를 보면 알겠지만 이승우는 먼 거리 침투움직임이 거의 없음.

이천수가 맘스터치 영상에서 이동준의 지속적인 침투움직임을 칭찬했었는데 이승우는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지로나 2군(페랄라다) 시절 백승호도 2군 경기 거의 전 경기 뛰었지만 바르셀로나 스타일을 버리지 못했던 모습.

이렇게 되면 다른 누군가가 이들을 대신해서 뛰어줘야 하는데 그 말인즉슨, 둘은 전술적인 배려가 많이 필요한 선수가 되버린다는 거고

그렇다면 둘은 본인이 속해 있는 팀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여주는 에이스가 되어줄 수 있느냐라는 문제로 귀결됨.

 

이승우는 곧바로 1군팀에서 경쟁해야 했으니까 스타일을 갑자기 바꾸기는 여의치 않았을텐데

백승호는 그런 부분에서 좀 아쉬움이 있음. 지로나 2군 시절이 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수 있으니까.

근데 가뜩이나 징계로 축구인생 손해 많이 봤는데 본인 장점 빨리 어필해서 자리잡겠다는 조급함이 들 수 밖에 없었을 거 같음.

주변에 딱히 조언해 주는 지도자나 멘토도 없었던 거 같고.

 

사실 이동준은 숭실대 시절 이승우와 유사한 성향의 선수였음.

팀플레이가 아니라 본인의 퍼포먼스만으로 결과를 내려는 성향이 강했으니까.

근데 부산으로 콜업된 후 조진호 감독이 이동준의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놨음.

마찬가지로 드리블 원툴이던 엄원상 역시 박진섭 감독이 침투움직임을 가미하면서 프로에 적합한 스타일로 바뀌는 데 역할을 해줬고.

중앙미들 선수 중에는 김기동 감독이 지난 시즌 이승모를 아예 최영준이랑 한 방 쓰게 하면서 튜터받도록 했는데

J리그 진출하는 선수들도 그렇고 유럽에서 도전하는 선수들은 그런 부분에서 스스로 깨닫고 발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어려운 부분인 거 같음.

 

백승호는 다름슈타트 와서야 리그스타일, 팀스타일이 워낙 많이 뛰는 걸 요하는 축구다 보니까 변화하기 시작했던 건데

최근 1년 보면 본인이 이것저것 많이 생각하면서 변화하고 있다는 게 얼핏 보기에도 많이 보이는데

체력적인 부분은 어쩔 수 없이 경기 수 누적이 많이 되어야 하는 거다 보니까 시간이 걸리고

감독 입장에서는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스타일에 따라 마냥 기다려 줄 수도 없는 상황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뭔가 때가 좀 어긋난 인상이 있음.

 

만약 1년 정도만 빠르게 백승호의 체력이 분데스에서 요하는 수준을 어느정도 충족했다면 상황이 좀 달라졌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래서 계속 지로나 2군 시절 생각을 하게 되는 거 같고

개축 특유의 지도자랑 선배들이 챙겨주는 문화 안에서 한번쯤 더 성장할 기회를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번씩 해봤는데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좀 뭐 그런 게 있음.

 

 

댓글 17

best 김경재맘 2021.02.07. 12:10
피지컬에서 열세를 보이고 j리그에 진출하는 개축 테크니션, 대학 선수들 중 상당수가 결국 j리그서 이렇다할 만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는 걸 보면 사실 피지컬 문제보단 그런 전술이해도, 오프더볼을 못 고쳐서 안 통하는 게 크더라고.
개축에서는 전술을 벗어난 자유를 부여받으면서 기술적인 자신감을 얻거나 그랬던 건데, 그렇게 기술 좋다는 소리를 듣는 선수들은 결국 온더볼 때 아니면 지워지는 걸 많이 보여줬고.
즉 본인의 기존 장점인 창의성을 살렸지만
역설적으로 전술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지 못한 것 같으이.
best 강철유스 2021.02.07. 10:10
이동준 1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경기하는 거 봤는데 ㄹㅇ 축구부에서 젤 인기 많았음. 한번은 PC방에서 마주친 적도 있고

한번은 친구들 끌고 축구부 경기 구경했는데 애들이 이동준 번호 부르면서 쟨 진짜 호날두(?) 같다고 했음

다만 개인적으로는 조커로 나올 때 더 잘하고 선발로 뛸 때는 세밀한 플레이가 아쉬워서 프로에서는 힘들다고 봤는데 그 껍질을 깰 줄이야
best 부산빠순구 2021.02.07. 12:48
갑자기 개빡치네
best 강철유스 2021.02.07. 10:10
이동준 1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경기하는 거 봤는데 ㄹㅇ 축구부에서 젤 인기 많았음. 한번은 PC방에서 마주친 적도 있고

한번은 친구들 끌고 축구부 경기 구경했는데 애들이 이동준 번호 부르면서 쟨 진짜 호날두(?) 같다고 했음

다만 개인적으로는 조커로 나올 때 더 잘하고 선발로 뛸 때는 세밀한 플레이가 아쉬워서 프로에서는 힘들다고 봤는데 그 껍질을 깰 줄이야
댓글
신객 작성자 2021.02.07. 10:13
 강철유스
그냥 딱 봐도 운동능력 완전 다르고 볼 잡으면 휘저어버리니까 설레게 하는 그런 게 있었지ㅎㅎ
댓글
강철유스 2021.02.07. 10:32
 티아고차비
ㅇㅇ 이동준 콜 외치는 애들 다 여자애들이었음
댓글
티아고차비 2021.02.07. 10:34
 강철유스
숭실대 아주대가 일반학생들한테도 인기가 많구만...학교가 브랜드화 할려는 의지가 있으니
개인적으로 홈경기 못하는 팀들은 그냥 문 닫았으면
댓글
참내어이음따 2021.02.08. 09:26
 강철유스
결과적으로 자기스스로가 틀을깨고 변화해야하는건 맞지만, 어떤 지도자를 만나는것도 중요하다고 봄.
이동준도 그렇지만 이정협 김문환도 조진호감독 만나고 많이 바뀜
댓글
신객 작성자 2021.02.07. 10:57
 수비잘하는설사커
난 5m정도는 빠르다고 보는 편이라서 상대가 라인 좀 내렸을 때 그 뒷공간 파주는 움직임 한번씩 가져가주는 것도 필요할 거 같음
그게 먹히던 안 먹히던 가짜 움직임 해주는 것도 필요하긴 하니까. 너무 사이드나 중앙에서만 볼을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 게 좀 아쉽
댓글
Luon 2021.02.07. 10:57
오 라마시아 스타일이 그런거였구만
댓글
빈센트얌생 2021.02.07. 11:10
라마시아 출신들은 울타리 밖에 나가면 잘 안되더라.
댓글
best 김경재맘 2021.02.07. 12:10
피지컬에서 열세를 보이고 j리그에 진출하는 개축 테크니션, 대학 선수들 중 상당수가 결국 j리그서 이렇다할 만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는 걸 보면 사실 피지컬 문제보단 그런 전술이해도, 오프더볼을 못 고쳐서 안 통하는 게 크더라고.
개축에서는 전술을 벗어난 자유를 부여받으면서 기술적인 자신감을 얻거나 그랬던 건데, 그렇게 기술 좋다는 소리를 듣는 선수들은 결국 온더볼 때 아니면 지워지는 걸 많이 보여줬고.
즉 본인의 기존 장점인 창의성을 살렸지만
역설적으로 전술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지 못한 것 같으이.
댓글
Hunt_K 2021.02.07. 13:44
이 부분에서 늘 생각하는 아쉬움이 연령별 대표팀이 성적에 대한 압박이 덜 했다면 이 선수들에게 더 좋지않았을까에 대한 아쉬움
댓글
이것이강원 2021.02.07. 14:09
오 좋은글 감사합니다.
강원 b팀도 라마시아같은 기조로 팀 스타일을 맞추면 좋겠네요
댓글
오르샤즘 2021.02.07. 17:30
말씀하신것처럼 이승우는 침투를 잘 안 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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