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U22룰에 대하여] 성장을 위한 규제, 대의를 위한 성장

 

진보와 보수를 놓고, 성장과 분배를 놓고 세상이 갈등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무엇이 더 나은가에 대한 판단은 삶의 위치와복잡한 이해관계에 따라 극명히 나뉠테니 그렇습니다.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을 논하기란 논제의 분야, 사회적•경제적 상황, 양심 등에 의한 고려가 우선되어야하니 복잡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것을 위한 치열한 토론과 논쟁을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13년부터 주창해, 일련의 과정을 거쳐 19년부터 적극적으로 시행된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규정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그렇습니다. 연맹측이 제시한 위 규정의 본질을 무엇이고, 그것을 위한 강제력 행사가 역설적으로 본질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유망주의 성장을 그 목적으로 삼는 위 규제는 구단의 22세 이하 선수를 선발출전시키지 않으면 교체카드 1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출전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규제로써 어린 선수의 성장을 고양하고, 경쟁력있는 유망주의 성장이 한국축구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논지 아래 시행된 정책인 것입니다. 의무 출전 조항으로 어린 선수들의 출전비율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고, 국제대회에서의 성과는 꽤나 가시적인 지표입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편협한 시야에 불과합니다. 실제론 본질에 위배되는 많은 딜레마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먼저 리그라는하나의 경쟁 사회 안에서 누군가의 출전을 강제하는 것은 자체가 어색해 보입니다. 그것도 누군가의 성장을 위해서라면더더욱 어색합니다. 지금 프로에 자리잡은 많은 베테랑 선수들도 치열한 경쟁을 거쳐 얻은 자리이니까요. 물론 미시적인측면에서 어린 선수에 대한 선별적 배려는 필요하기도 합니다.

 

더 나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R리그, 준프로계약, B팀의 K4리그 참가 등의 제도가 마련된것이겠죠. 하지만 이것과 의무 출전은 그 방식이 다릅니다. 그들의 기회를 평가받아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 전자라면 후자는 양질의 경기를 팬들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구단에게 유망주의 육성을 위한 출전을 강제하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규제가 가진 한계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 본질에 위배되는 편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당장 프로에 뛸수 있는 유망주를 보유하지 못한, 유망주 산업 여력이 부족한 구단들이 전반 이른 시간에 22세 이하 선수를 타 선수와 교체하는 방식이 그렇습니다. 

 

거시적 차원에서도 뒤틀린 인식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연맹은 리그 전체를 조명하는 입장에서 리그 경쟁력을 갖추는게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위해 규제의 불가피함을 이해할 순 있습니다. 유소년을 육성하지 않으면 세대교체 실패와 그로인해 리그 전체적인 경쟁력 약화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성적이 필요한 클럽 혹은 감독 입장을 따져보면 위 딜레마는 마치 게임이론과 같습니다. 

 

필요성을 누구나 실감하고 있지만 그 리스크를 다른 누군가가 따르지 않는다면 나도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렇기에 규제로써 성장의 발판 마련하자는 것이겠죠.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어린 선수의 육성과 성장은 무엇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맹이 규정하는 성장이 어떤 성장인지 더 세밀해지는 것이 먼저입니다. 유망주의 성장이 우선이라는 의미에는 너무도많은 것이 담겨있습니다. 이를 22세 이하로 고정하는 것은 23, 24세의 선수들은 이미 프로에 자리잡은 안정적인 세대임을 인정하는 꼴이지만 실상은 그들도 사회초년생과 같은 위치에 있습니다. 한편으론 22세 이하로 규정지은 것은 국제대회를 이유삼을 수도 있습니다. 올림픽 무대나 아시안게임 같은 아직은 중대한 메이저 무대의 연령 제한이 23세 이하이기때문에 그렇습니다. 

 

23세 이하 선수는 올림픽 같은 국제 대회에서 뛸 수 있는 연령이기에 그 정당성을 찾을 수 있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연맹이 제시하는 유망주 성장은 ‘유망주의 성장’이 아니라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유망주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만일 아니라면 올림픽 혹은 U-23 대회 호성적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만을 가지고 유망주의 성장을 논하면 안됩니다. 

 

만약 리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망주 성장이 목표라면 규제에 대한 재고가 필요합니다. 의무 출전 조항의 피해를 크게입을 수 밖에 없는 23세 이상 선수도, 프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구단과의 꾸준한 컨택과 묵묵히 노력하는 유망주도리그 활성화에 이바지할 자원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제 3자의 강제력 행사와 유망주 육성에 대한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구단의 일관성 있는 정책 중 무엇이 더 효과적일지 이제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국제대회라는 거울로 ‘K리그 구단 전체의 유망주 육성 정책’을 바라봐선 안됩니다. 동세대보다 뛰어난 몇몇 선수의 활약이 전체의 성장을 보증하진 않습니다. 따라서 가시적인 성과를 놓고 유망주 육성을 이야기하면 안됩니다. 연맹이 말하는유망주 성장은 무엇을 말하는지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그 본질이 국제대회에서의 성과라면 어느정도 성공적이긴 합니다만 실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라 리그 전체 경쟁력 향상을 위한 성장동력으로써의 유망주의 성장이라면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규제 자체의 불필요성을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규제가 본질을 잘수행하느냐의 문제입니다. 

 

https://www.facebook.com/101170628068379/posts/282441316607975/?d=n

 

댓글 13

best 김경재맘 2021.03.03. 19:11
국가를 위해 유망주가 있는 게 아니라고 봄. 선수들, 나아가 사람들을 위해 나라가 존재하는 거니까.
국가를 위해 선수나 사람이 존재하는 국가는 좆같아서 혁명 일으켜야하는 국가고. 그런 구시대적인 국가나 사상은 전부 똥물에 쳐박아서 다신 보지 못하게 해야 함.
그래서 리그가 이 마케팅 해보고 저 마케팅 하면서 관중들을 데려오려 하고 중계권 동결 기격을 깨트리려 하는 등 여러 방향으로 리그 자생력을 살리려는 노력을 해왔는데
이번 5장 교체 제한에 들어간 u22룰 확장은 어떻게 보면 엄청 노골적인, 국가대표에게 의존하려는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걸로 보일 수도 있다고 봄.
best 조현택 2021.03.03. 19:01
반론을 제기하자면

우리나라의 축구인기는 국대에 치중되어있고,
국대인기가 리그의 흥행과 어느정도 직결되있음을
부정할수없다고 봄.

국제대회를 위해 유망주를 키우는게 잘못됬다고 봐야하는가?
라는 의문이드네
best 순두부찌개 작성자 2021.03.03. 19:06
국가대표 메이저 대회에 대한 세계적 추세는 줄어들고있는데, 거기에 열을 올리는게, 즉 올림픽을 위한 그 세대의 훌륭한 일부 선수들을 키워내는게 리그 혹은 한국축구의 관심을 높이는덴 이득일 수는 있겠죠. 근데 그것만을 바라보고 유망주 육성을 논하면 안되지 않을까요. 그것도 리그 전체를 조직하는 연맹이 말입니다
김경재맘 2021.03.03. 18:59
이번 22 룰 확대를 보면서 군정 시절에 올림픽 출전시키기 위해 프로 진출 막던 일 떠올라서 심히 기분이 안 좋았음
댓글
괴즐케사 2021.03.03. 19:00
U22가 중요한건 알겠지만 그 실력차가 심한 팀에게는 너무 불이익이라 봄 특히 교체카드 관련해서는...
개축은 솔직히 선수 1명 1명이 중요한데....
그렇게 키운 U22는 결국 해외나 기업구단으로 팔려가면 그 돈으로 유스팜을 돌리는데 1군에서 활약할만한 선수가 매년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그리고 강등이라도 되면 오히려 지원은 더 깍일건데
댓글
best 조현택 2021.03.03. 19:01
반론을 제기하자면

우리나라의 축구인기는 국대에 치중되어있고,
국대인기가 리그의 흥행과 어느정도 직결되있음을
부정할수없다고 봄.

국제대회를 위해 유망주를 키우는게 잘못됬다고 봐야하는가?
라는 의문이드네
댓글
best 순두부찌개 작성자 2021.03.03. 19:06
 조현택
국가대표 메이저 대회에 대한 세계적 추세는 줄어들고있는데, 거기에 열을 올리는게, 즉 올림픽을 위한 그 세대의 훌륭한 일부 선수들을 키워내는게 리그 혹은 한국축구의 관심을 높이는덴 이득일 수는 있겠죠. 근데 그것만을 바라보고 유망주 육성을 논하면 안되지 않을까요. 그것도 리그 전체를 조직하는 연맹이 말입니다
댓글
조현택 2021.03.03. 19:15
 순두부찌개
야구같은 타 종목이야 국대에 대한 추세가 줄어든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한국축구의 가장큰 화제,인기거리는
압도적으로 국가대표팀이라고 봄.

그리고 만약에 국가대표팀 성적이 바닥을 긴다면
리그에 부정적인 영향이있을것도 필연적이라고 생각하네요
댓글
순두부찌개 작성자 2021.03.03. 20:19
 조현택
왜 선수가 국대의 수단이 되어야 하고, 리그가 수단이 되어야 하나요. 이게 장기적으로 맞는길일까요. 국가대표 성적이 우수하든 아니든 리그는 굴러갑니다. 리그가 잘되서 파생되는 훌륭한 어린 선수들이 올림픽같은 국가대표 대회에서 성적을 내는게 옳은지, 지금처럼 기이한 구조로써 어떻게든 어린 선수를 규제로써 성장시키는개 옳은길인지는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댓글
best 김경재맘 2021.03.03. 19:11
 조현택
국가를 위해 유망주가 있는 게 아니라고 봄. 선수들, 나아가 사람들을 위해 나라가 존재하는 거니까.
국가를 위해 선수나 사람이 존재하는 국가는 좆같아서 혁명 일으켜야하는 국가고. 그런 구시대적인 국가나 사상은 전부 똥물에 쳐박아서 다신 보지 못하게 해야 함.
그래서 리그가 이 마케팅 해보고 저 마케팅 하면서 관중들을 데려오려 하고 중계권 동결 기격을 깨트리려 하는 등 여러 방향으로 리그 자생력을 살리려는 노력을 해왔는데
이번 5장 교체 제한에 들어간 u22룰 확장은 어떻게 보면 엄청 노골적인, 국가대표에게 의존하려는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걸로 보일 수도 있다고 봄.
댓글
내일로미루자 2021.03.03. 19:55
이러니저러니해도 기업후원 지역시나 도의 후원으로 굴러가는 느낌이지 스스로 제대로 자생할 능력이 없는 구단들과 리그고 그래서 당사자 스스로 목소리를 못내고 그냥 이러면 좋겠지 라고 윗선에서 대충 의견나오면 대충 진행하는 느낌...
댓글
CescJ 2021.03.03. 23:05
프리미어리그도 로컬룰이 있는데 케이리그 u22 가지고 난리네. 엄원상 송민규 이동준 김민재 송범근 등등 이런선수들이 나올수 있었던 환경이 u22룰 때문인데.
댓글
아냥 2021.03.03. 23:09
 CescJ
이런 애들은 u22룰 없어도 주전 꿰차는 애들임
u22룰 때문에 저 선수들이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잖음
댓글
순두부찌개 작성자 2021.03.04. 00:36
 CescJ
그 정도 능력있는 친구들은 U22없었어도 제 자리 차지했을걸요?
선수한테 수혜를 보니마니 하는것도 좀 그렇긴한데 오히려 수혜를 본 축은 김준범이나 김보섭같은 한층 더 성장해야 할 선수들일걸요?
댓글
킹지민 2021.03.03. 23:44
애초에 U22 룰은 국대용이 아니라 학원축구 견제용이라 생각해서 글 내용이랑은 아예 평행선인데 (PL처럼 U23리그를 만들 환경도 안 되고 거기로 선수들을 부를 동기도 안 되니)
교체 5장은 좀 쓸데없이 복잡하게 만들었다 생각
그리고 정반대로 아쉬운 점은 U22 혹사 방지 규정이 좀 없다 생각 이 건 아스날팬이라 유럽 빅리그도 마찬가지로 아쉬움을 갖고 있음

갠적으론 교체 기본 3장 (U22 선발 아예 없음 1장 패널티)
하프타임에
U22 → 그냥 선수 교체 1장, 그냥 선수 → U22 한 장 교체권 추가 증정
이런 식으로 갔음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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