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리뷰] K리그 6라운드 강원FC vs 인천 유나이티드: 간절했던 강원, 무기력했던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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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sjk101/222284118057

 

오프닝

빡빡한 일정 속에서 K리그 팀들은 A매치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A매치주간 직전 경기는 리그 팬들에게 꽤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경기의 결과 여부에 따라 다음 경기를 기다리는 2주 간의 기분이 달라지기 때문. 시즌은 길고 이 경기가 최종전도 아니지만 리그 팬들은 또 그 맛에 축구를 본다.

인천은 지난 수원FC전에서 좋은 공격력을 통해 승리를 거뒀다. 전반적인 경기력이 좋았다기보다는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에 대한 만족감이 있었다. 홈에서의 4득점은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개장 이후 처음이었다. 이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까다로운 강원 원정이지만 좋은 결과를 거두게 된다면 분위기를 더 타고 갈 수 있을 것이다.

6R 강릉.jpg

(3월 21일자 강릉종합)

 

강원은 승리가 없었다. 울산-포항-전북-수원으로 이어지는 까다로운 일정, 성남전 김영광의 신들린 선방 등 운도 좋지 못했다. 하필 부상자도 많다. 조재완은 회복이 되었지만 신세계, 임창우, 마사 등 주요 자원들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악재가 겹친 상황이지만, 휴식기를 가지기 전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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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라인업에 약간의 포인트가 있었다. 인천은 오랜만에 백3를 들고 나왔다. 조성환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서 강원이 공격적으로 나설 것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밝혔다. 승리가 필요한 강원이 공격적으로 나설 때, 수비적으로 웅크려 있다가 카운터 어택을 노리는 의도였다. 또한 이전 경기까지 매 경기 실점이 있었던 만큼 수비에 대한 의식도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김도혁은 경미한 부상으로 인해 결장, 그 자리는 김준범이 차지했고 서브 명단에는 표건희가 이름을 올렸다.

강원은 고무열에게 휴식을 주고 정민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U22 룰을 의식한 카드였고, 수비를 압박하는 능력이 있는 선수인만큼 뒷공간을 노리려는 의도로 보였다. 정민우 뿐 아니라 김대원과 조재완까지 최전방에 속도감 있는 선수들을 배치한 것에서 그 의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험은 많지만 속도가 빠르지 않은 인천 수비의 약점을 노리고 나온 강원이었다.

강원의 선순환, 인천의 악순환

강원은 전반 초반부터 인천을 강하게 압박한다. 11명의 선수 모두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고 경기장을 넓게 사용하면서 서로의 패스길을 만들어주었다. 압박이 들어가야 하는 타이밍에는 인천을 측면으로 몰아 수적으로 우위를 가져갔다. 인천이 볼을 잡는 순간 두 명 이상이 달라붙으면서 인천을 방해했고, 좌우 전환에 어려움을 겪은 인천은 볼을 뒤로 돌리거나 전방의 김현을 향해 길게 차는 것 외에 특별한 방안을 찾아내지 못했다. 간격을 좁혀 수적 우위를 가져간 강원은 다시 세컨볼을 따내고 공격 전개에 나선다. 높은 에너지 레벨을 바탕으로 좋은 리듬을 유지하는 선순환이 반복되었다.

6R 강원전_U_2.png

볼을 잡은 상황에서 강원은 3-3-4, 혹은 3-3-1-3의 형태로 공격을 전개했다. 김동현은 넓게 벌려 우측 측면에 위치하고 김수범이 윙포워드 위치까지 올라가서 공간을 점유한다. 중원에서의 간격은 조재완이 내려와서 커버해준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삼각 대형을 만들어내면서 공격이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볼 탈취 이후 빠른 역습으로 전개하는 과정에서 최전방의 김대원과 정민우의 빠른 발은 인천에게 특히 위협적이었다.

인천은 강원의 압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아길라르가 이전 경기보다 더 높은 위치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볼 배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중원은 상대의 압박에 말려 볼을 뒤로 뺄 수밖에 없었고, 수비진 또한 강원의 전방 압박에 당황하며 볼 클리어링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후방에서의 롱패스가 부정확하니 볼은 다시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수비 숫자는 많지만 순간적인 강원의 압박과 침투에 대형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보이면서 수적인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아길라르가 수비 두 명 이상을 달고 움직이는 모습이 있기는 했으나, 그 아길라르 또한 이 날 컨디션이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뚜렷한 파훼법을 찾지 못한 채 인천의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퇴장이라는 변수,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변수가 발생한다. 전반 종료 직전 강원의 김동현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것. 전반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동현이었기에 강원에게는 악재였다. 하프 타임 이후 양 팀 모두 선수 교체를 통해 전술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6R 강원전_U_3.png

강원은 정민우 대신 황문기를 투입한다. 전체적인 전술의 틀은 유지한 채 공격진의 숫자를 줄인 것. 어쩔 수 없는 수적 열세가 보이기는 했지만 그 가운데에서 김대원과 조재완은 개인 기량을 발휘하며 인천 수비를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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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델브리지와 구본철을 빼고 네게바와 지언학을 투입하면서 백4로 대형을 바꾼다. 백3에서 공격 전개에 활로를 찾지 못한 모습과 상대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를 점한 상황 등으로 인해 전술 변화는 필연적으로 보였다. 다만 전술 변화의 효과를 보기도 전에 문지환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교체 사인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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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급하게 최범경을 투입하고 김준범을 후방에 배치한다. 빌드업 상황에서 아길라르가 볼을 받아 패스를 전개하고 김준범이 활동량을 통해 아길라르를 보조하는 형태였다. 전반보다 볼이 도는 모습이 있기는 했으나 강원의 압박은 여전히 거셌다. 인천은 백4로 전환했음에도 강원의 압박을 벗어나오지 못했고 결국 추가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6R 강원전_4.png

김대중의 시즌 첫 번째 출전이자 리그 100경기 출전이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교체카드를 세 장 사용한 인천이 추가적인 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박창환의 투입이 불가피했다. 조성환 감독의 선택은 김준범과 최범경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조성환 감독은 아길라르와 최범경 둘 중 고민했지만 킥에 강점이 있는 아길라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최범경은 교체로 투입되었으나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결국 중도에 다시 교체되고 말았다. 다만 최범경이 특별히 부진해서라기보단, 아길라르의 강점이 트윈 타워를 활용하기 더 적절하다고 봐야할 것 같다.

김대중의 투입 후 인천의 공격 전개는 단순하지만 확실하게 진행된다. 네게바와 지언학, 아길라르와 김준엽까지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을 노리는 크로스가 자주 올라갔고 김대중과 김현은 공중볼을 장악하며 강원의 수비에게 부담을 주었다. 김병수 감독은 인천에게 넘어가고 있는 흐름을 가져오기 위해 교체 카드를 사용한다. 김대원을 빼고 고무열을 투입한 것. 김대원의 체력 관리와 함께 고무열의 피지컬로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수비까지 의식한 교체로 보였다. 그리고 고무열은 투입 후 5분만에 게임을 끝내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오반석과의 충돌로 인해 PK를 얻어낸 고무열은 본인이 직접 이를 마무리하면서 경기를 2-0으로 만들어낸다. 인천은 계속해서 투톱의 머리를 향해 볼을 보냈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마무리

인천이 완벽하게 강원에게 패배했다고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주전 자원의 공백이 있었다는 얘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강원도 베스트 라인업이 꾸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마찬가지. 여지 없는 완패였다. 강원은 홈 관중과 함께 시즌 첫 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한 명 부족한 상황에서 45분을 보냈지만, 강원의 간절함이 인천을 압도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인천은 매 경기 실점하고 있다. 이전보다 경기력이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좋지 않은 기록이다. 조성환 감독도 이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힌 만큼 A매치 휴식기 동안 보완하는 모습을 기대해보면 좋지 않을까.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히든인천: http://hipod.co.kr/channel/34

 

댓글 6

무열맘 2021.03.22. 22:00
문지환 있었으면 막판에 지옥을 봤을듯하네요. 운이 따랐어요
댓글
아길맘 2021.03.22. 22:03
도혁이가 아쉽네요. 고생하셨습니다
댓글
건희츠카 2021.03.22. 22:05
강원이 너무 잘해씀; 10명 맞나 싶더라
댓글
심PD 작성자 2021.03.22. 22:34
 이것이강원
이 날 강원의 에너지 레벨을 감안하면 저는 조금 회의적이지만... 문지환이 남아 있고 남아있는 교체카드 한 장을 김대중에게 썼다면 보다 더 위협적인 상황이 많이 연출됐을거라 생각이 들긴 합니다
댓글
알렉스트라자 2021.03.23. 13:26
문지환 김도혁 둘다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중요한건 정말 간절함의 레벨이 달랐고 그게 결과를 가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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