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인생사 새옹지마 (K리그는 수원에서 잠들지 않았고, 백승호 사가는 그 방증이다.)

K리그의 인기가 수원에서 잠들었다던 강력한 워딩의 3년 전 칼럼이 있다. 이 칼럼은 단 한 경기만을 가지고 K리그의 인기를 판단하기엔 경솔했다는 반응으로 당시에도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칼럼의 요는 당시 K리그의 점진적 인기 하락의 요인을 슈퍼매치 안에서 포착할 수 있었고, 열거된 내용은 ‘역대 최저 슈퍼매치 관중’, ‘재미와 감동은 없고 스포츠맨십은 바닥이었던 경기’, ‘미디어의 냉담한 반응’ 등이었다. 두 팀 모두 좋지 않은 분위기로써 발생할 수 있는 졸전이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더비 한 경기, K리그를 대표하는 두 수도권 팀, 2018년도의 K리그 상황을 미루어보면 그럴만한 표현이었다. 그러나 이를 통해 K리그의 인기가 고이 잠들 것이란 단언을 해서는 안됐다. 주식 시장이나 비트코인, 아니 내일의 일을 예측하는 것조차 어려운 것처럼 축구 시장도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곧 죽으란 법도 없고, 언제나 좋을 날만을 기대할 수도 없다. 어느 정도 살아본 사람이면 알 수 있다. 2018년의 K리그가, 슈퍼매치가 흥행실패에 졸전 투성이었더라도 내년의 리그와 경기가 마찬가지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심지어 한 시즌 내에서도 분위기는 언제나 바뀔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바꾸는 역할은 미디어가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때로는 의도적인 기사를 쓸 수도 있다. 도의적인 선을 지켜가면서 말이다.

 

칼럼이 나온 뒤 3년 동안의 FC 서울과 수원 삼성을 보자. 생각했던 것만큼 좋지도, 또 안 좋지도 않았다. 서울은 리그 3위를 기록했던 시즌도 있었고, 다시 파이널 그룹 B에서 시즌을 마감했을 때도 있었다. 올해는 논란 끝에 프랜차이즈 스타 기성용을 품으며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수원 또한 2년 연속 파이널 그룹 B에 속했지만, FA컵 우승과 국내 선수들로만 이루어진 상황에서 ACL 16강에 진출하는 등 저력을 발휘했다. 두 팀의 3년은 우상향 곡선도 아니고, 하향 곡선도 아니었다. 그냥 흐르는 데로 흘러갔고, 때론 예상치 못한 변수를 어떻게든 극복하려 안 간 힘썼다. 적어도 기자라면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써야 할 것 같다. 오만한 예측보다 그들의 발자취가 담긴 글말이다.

 

이렇게 K리그의 종말을 선언하셨던 분이 오늘은 ‘백승호 사가’를 주제로 글을 썼다. 다른 모든 부분을 차치하고, 이미 끝이 난 리그에서 스토리를 찾으려 한다. 축구는 언제나 투쟁의 역사이자 빛과 어둠이 공존하기 때문에, 선만 지킨다면 백승호와 전북과 수원의 이야기는 K리그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백승호 계약과 관련된 근본적인 이야기나 2차적으로 생산된 수원 서포터스의 걸개 및 전북의 답변 따위가 스토리로써 포장되는 것과 별개로 문제인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마저 ‘축구’라는 영역 안에서 향유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하고픈 말도 있지만 오늘 이야기의 주는  ‘인생사 새옹지마’니 다음에 하도록 하겠다.

 

결국 아무도 모를 머나먼 일을 몇 가지 잣대로 평가해서 안된다.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지만 결국 ‘백승호 사가’라는 스토리가, 그렇게나 중요시하는 스토리가 생겼으니 말이다. 분노 혹은 경멸 따위의 감정이 불러일으킨 흥행이 K리그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그 또한 휘발적인 요소일 수 있으니, 다만 그냥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고 그곳에서 의미 있는 서사를 만나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는 결코 K리그는 수원에서 잠들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그냥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다. 발전을 위한 예측은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오만한 잣대로부터의 평가는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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