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개리그 기록으로 보는 수블 축구 따라잡기

 

 

꼭 수블 아니라더라도 다른팀 팬들도 한번씩 살펴보면 좋음.

우리 팀 축구가 작년과 얼마나 달라졌나.

작년 기록하고 비교하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음.

 

 

 

가장 먼저 뭘 봐야 하나!

 

 

슈팅이지, 슈팅.

 

축구의 꽃은 슈팅에서 나오니까.

 

수블빠들은 지금 수블 슈팅 숫자 아셈? 무려 개리그 1위임. 130여개

 

내가 지난 8~9년간 개리그 데이터 살펴보면서 수블이 1위를 했던 적이 있었나 싶음. 혹자는 슈팅 1위가지고 뭘 그러나 싶을텐데 찬찬히 생각해보셈. 하프라인에서 슈팅을 찰 수 있을까? 빙딱이 아닌 이상에서야 그러지 않을거임. 언제든지 노릴 수는 있으나 항상 좋은 포지션에서 쏘려는게 슈팅이고 그래서 가장 기본인 스텟임. 이걸 (물론 시간 지나면 떨어질 수 있겠으나) 리그 1위를 한다는 건 굉~장히 고무적인 거임. 작년과 비교해보면 더 명확한데

 

2020 309개, 경기당 11.44개

2021 132개, 경기당 13.2개 - 리그 1위

 

 

약 2개가량 증가했음. 근데 이것만 가지곤 애매하지.

 

2021 PA 내 슈팅 79개, 경기당 7.9개 - 리그 1위

2020 PA 내 슈팅 137개, 경기당 5.07개

 

PA내 에서 슈팅 1위도 대단하지만, 작년에 비해 약 3개가량 증가했음. 이게 대단하지. PA내 슈팅은 빌드업의 최종 목적지로 두번째로 순도 높은 골을 생산할 수 있는 지역임.(첫번째는 그 골키퍼 주로 서 있는 네모칸인데 용어를 까먹...). 혹여나 팀의 발전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팬이 있다면 마음은 조금 놓아도 좋다. 확실히 발전은 했으니까.

 

 

 

그럼 작년과 다르게 뭐가 달라졌나 봐야겠지.

 

드리블이 늘었을까?

 

2020 경기당 3개 시도 1개 성공

2021 경기당 4개 시도 1개 성공

 

별 볼일 없...군. 그럼 패스 점유율???

 

 

공격지역 패스 성공률

 

2020 경기당 109개, 76개 성공

2021 경기당 109개, 76개 성공

 

중앙지역 패스 성공률

 

2020 경기당 280개, 246개 성공

2021 경기당 285개, 241개 성공

 

 

수비지역 패스 성공률

 

2020 경기당 109개, 77개 성공

2021 경기당 114개, 87개 성공

 

변화가 있긴 한데, 솔직히 너무 미비하다. 그럼 다음걸로

 

 

 

롱패스

 

2021 경기당 66개, 35개 성공

2020 경기당 71개, 38개 성공

 

 

중거리 패스

 

2020 경기당 152개, 126개 성공

2021 경기당 177개, 150개 성공

 

 

단거리 패스

 

2020 경기당 285개, 243개 성공

2021 경기당 253개, 211개 성공

 

 

앗! 찾았다! 롱패스가 5개, 중거리 패스가 20여개가 증가했고, 단거리 패스가 무려 30개나 감소했음.

 

 

패스 점유율은 사실상 작년과 다르지 않은데, 중거리와 단거리 패스의 변화로 유추해 볼 수 있는건, 당연히 컴팩트한 축구겠지. 여기에 롱패스가 5개 증가했다는 점까지 생각해보면 숏패스를 줄이고 빠른 전방 연결이 현 수원 축구의 중심이라 볼 수 있음. 물론 그냥 연결이 아니라 빠르고 순도 높은. 특히 슈팅 숫자가 늘어났잖아. 이전까지의 수블은 후방 내지 중원에서 전방으로 패스하면 그냥 짤려서 끝났는데, 올해는 이게 슈팅까지는 연결된다는 거지, 무려 PA 내에서. 

 

 

실제로 이번에 수블이 넣은 골을 다 살펴봤는데, 한 2~3골? 정도는 정교한 패스를 통한 빠른 역습으로 넣은 게 있더만. 골만 2~3골이니 실제 시도 자체는 아마 여러 번 했겠지? 

 

 

그럼 이런 데이터가 가능하게 만든 수비데이터를 봐야겠지.

 

 

지상 경합

 

2020 경기당 29개 중 15개

2021 경기당 83개 중 45개

 

공중 경합

 

2020 경기당 41개 중 20개

2021 경기당 62개 중 32개

 

 

태클

 

2020 경기당 10개 중 5개 성공

2021 경기당 7개 중 5개 성공

 

클리어링 경기당 15개 동일

 

 

인터셉트

 

2020 경기당 16개

2021 경기당 21개

 

차단

 

2020 경기당 42개

2021 경기당 83개

 

획득

 

2020 경기당 78개

2021 경기당 83개

 

 

 

여기서 몇가지를 유추할 수 있을거야.

 

일단 첫번째로 전반적인 수비데이터 지표가 상승했어. 특히 경합 부분에서는 아주 놀랄만한 숫자지. 내가 수블 경기를 안봐서 모르겠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수비라인 상승으로 인한 상대방과의 접촉 횟수를 늘린게 첫번째 일거야. 여기에 경기당 태클이 3개 가량 줄었는데, 태클은 뺏으면 정말 좋지만, 실패하면 망하는 스킬 중 하나야. 그걸 성공률을 유지하면서 횟수를 줄였다는 건 전반적인 수비스킬의 상승을 엿볼 수 있지. 물론 인터셉트나 차단 역시도 마찬가지.

 

 

아 여담으로 수비 지표가 타팀보다 적은데라고 의아할 필요는 없어. 수비지표는 무조건 상대방이 공격을 해야 늘어나는 수치기 때문에 많아서도, 그리고 적어서도 안되는 애매한 형태의 수치야.

 

 

즉, 수원은 상대방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or 수비스킬로 공을 뺏은 다음 발빠르게 전방으로 연결해 득점을 따내는 패턴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야. 이게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봐야지.

 

 

 

 

 

근데 좀 이상하지 않아?

 

 

1. 어디서 본 건가 싶더니 앞서 본 매북 축구랑 비슷한데??? ㅋㅋㅋㅋㅋㅋ 맞아 매북도 수치는 다르지만 똑같이 발전함. 

2. 아니 매북이랑 똑같으면 순위나 득점도 비슷해야는데 이건 너무 차이나는데? 

 

 

이걸 보기 위해 선수를 보는거지.

 

 

1. 매북은 주요 수비스텟이 홍정호와 최영준에 몰려있어. 그럼 수원은 누굴까. 아이러니하게도 한석종과 김민우야. 

2. 또, 수블은 공격 지역 패스 109개 시도로 리그 수위권을 달리고 있는데, 매북은 몇개일까? 139개야. 수블보다 30여개를 많이 하고 있지. 참고로 모버지는 10개 가량 더 많아.

 

이 두가지 사항을 조합하면 명확해. 매북의 최종 수비라인과 수블의 최종 수비라인의 위치가 달라. 그렇기에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두가지. 상대방의 공격을 어디에서 커트하느냐, 그리고 어디서 빌드업이 시작하느냐. 이 차이가 매북과 수블의 차이이고, 공격력의 차이지.

 

 

그럼 좀 더 다른 방향으로 보자.

 

 

 

수블이 작년보다 좋아진 건 확실한데, 단점은 뭘까. 바로 골 결정력 내지는 골 숫자야.

우리 팀이 리그 내에서 골 많이 뽑아내고 있는지 궁금하면 바로 해축을 바로미터로 삼으면 돼.

 

 

현재 EPL 1위인 맨시티의 득점은 경기당 2골이 넘는데, 매북도 이와 비슷하지. 합격.

2위인 맨유가 2골이야. 여기서 울산이 10경기 16골로 약간 애매하지만 그래도 1.5골은 넘으니까 넘겨보자.

EPL 3위는 레스터 시티인데 31경기 55골로 2골에 못미치지만 육박은 하는 정도인데, 개리그 3위인 수블은 10경기 12골로 2골은 커녕 1.5골도 못넘고 있지.

 

 

수블이 강팀이 되려면 이걸 해결해야할 거야. 

이걸 해결하려면? 

 

그 전에 좀 더 다른 걸 살펴보자.

 

이 글을 읽는 개리그 빠는 애들은 혹시 2018 K리그 스카우팅 리포트 읽어본적 있음? 거기에서 보면 통계쟁이들이 좋아하는 몇가지 데이터가 나와. 시퀀스, xG데이터 등등.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빌드업 시작점.

 

매북은 예로부터 1/3지역 점유율이 제일 높은 축구를 구사해. 이는 매북의 전술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상대방이 알아서 뒤로 내려가는게 커. 그러면 당연히 매북은 자기 진영 기준 대비 높은 위치에서 빌드업을 하게 되는거지. 근데 이와 같은 높은 빌드업 지점을 갖춘 팀은 종종 있어. 당시 제주도 그랬거든. 이런 제주와 매북의 차이는 골을 넣는 속도와 빌드업이 끊겼을 때 그걸 뺏어서 전방으로 연결한 차이에 있었어. 매북은 (기억은 가물가물 한데) 아마 둘 다 리그 수위권이었을거야.(전자는 확실히 1위였는데, 후자는 모르겠다) 한마디로 가장 뒤에서 빌드업을 시작해서 그걸 골로 연결하는데, 골 넣는 시간도 기똥차게 빨랐단 소리야. 심지어 공을 뺏겨도 다시 뺏어서 공격으로 연결한 것 조차도 빨랐고.

 

 

 

앞선 수블이 전방지역 패스가 매북보다 딸리는 거를 고려하면, 수블은 매북보다 뒤에서 빌드업이 이뤄진다는 거고 이건 당연히 실패 확률이 올라간다는 소리가 될거야.  그리고 매북은 센터백 라인이 볼을 탈취하거나 막아내면서 라인을 올린 형태라면, 수블은은 잘라내는 중원 뒤에 센터백이 대기하면서 보좌하는 그림이지. 그럼? 당연히 발빠른 공격수를 통한 역습이야 효율적이겠지만, 지공 상황에선 격수 숫자의 문제를 보이면서 득점 확률이 줄어들거야.

 

 

 

그렇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1/3지역 패스를 늘리는거야. 그리고 이를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고.

 

 

 

 

총평

 

 

물론 감독이든, 팬들도 이런 건 다 알거야. 이건 말로는 쉽게 할 수 있는 아주 공허한 외침이니까.

 

1. 라인을 올려서 혹은 전술을 조금 바꿔서 공격지역 패스를 가져올까? 라고 한다면 그 시점에서 중원과 수비라인의 변화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탄생하겠지.

2. 기존 인원이 아닌 다른 선수(ex:영입) 변수를 마련해볼까?

그럴 돈 있었으면 진작에 샀을거야 ㅋㅋㅋㅋ 예전에는 딱 2번에서 선수사라고 그랬거든. 근데 축구보면서 이게 정말 힘들다는 걸 알게 되었음.

 

 

마무리가 이상한데 암튼 이런 식으로 뭐가 부족한지 나름 생각하면서 축구보면 정말 재미나게 볼 수 있음.

 

 

 

 

 

 

참고로 수블이 지금만큼은 아니더라도 두 번정도 데이터 적으로 정말 좋았던 때가 있었음.

 

처음은 성효종신시절이었을거임. 근데 6월인가 부상을 10명 넘게 찍어서 아예 망시즌이 되었지 아마?

두번째가 2017년이었나 2016년이었나 그랬음. 내 노트북이 살아있었으면 어떤 스텟이었는지 좀 봤을텐데 쩝.

 

 

그리고 올해.

우승은 솔직히 무리라고 보지만, 리빌딩을 하면서 이런 기록은 분명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잠자기 전에 주절거려봤음.

 

 

3줄 요약.

 

1. 수블 축구 기록적으로 정말 좋아졌음. 믿어보셈. 

2. 수블이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 안좋아졌을 때 그걸 이겨낼 힘이 있다는 소리도 가능함. 그 전엔 없었거나 빈약했음.

3. 그게 뭔소리인가 싶을 텐데 그건 더 자세히 데이터 보기 싫어서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