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6연패는 욕해도 박진섭 아웃은 말하지 않을래

0. 들어가기에 앞서

 

나는 조롱하는 걸, 조롱받는 걸 둘 다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팀에서 누구 하나를 콕 집어서 좋아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기껏해야 오스마르 뿐)

 

내가 한 선수를 좋아하는 경우는 대체로 그 선수가 다른 팀인 상황에서이다

(그러니 오스마르는 특별하다, 오스마르는 나의 영웅이요 빛이요 진리니)

 

1. 뭐? 또 졌어?!

 

서울은 21일 경기의 패로 지난 6경기 전부 패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감독은 수비 시 뒷심 부족, 공격시 전개의 단순함, 득점력 부진 등에 의해 비판을 받게 됐다

비판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지려고 경기를 보는 게 아니다

적어도 나는 그런 매저키스트 계열은 아니다

그러므로 나 역시 6연패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어찌 됐건 2부 2군 상대로 지고 리그에서 우리보다 순위가 낮은 팀들 상대로 승점을 전혀 얻지 못하면서 순위가 대폭 하락한 것 역시 사실이다

 

또, 감독은 시즌 시작 당시 작년 순위가 서울이라는 팀에 어울리는 순위가 아니라고 인터뷰를 하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게 했으니 그 반작용은 필연적이다

(올해 다른 시즌을 보여주겠다며!!! 결국 팬들이 화를 내는 지점은 여기 쯤이라 본다)

 

2. 그러나 감독은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박진섭이 아니더라도 첫 감독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우리는 겨울 이적시장 박진섭 감독을 데려왔다

데려온 이유는 구단 내부가 가장 잘 알고 그렇겠지만

난 구단 운영 쪽에 아는 사람 따위 없으니까 팬들이 추측한 이야기로 가보겠다

 

당시 박진섭 감독 영입을 했을 때 설라에서는 이 이야기 저 이야기가 오고갔다

광주라는 팀과 다르므로 성적에 대한 불신성을 주장하는 팬들도 있었고 전술의 매력에 빠져 꼭 데려와야 한다던 팬들도 있었다

 

의견이 이렇게 나뉘는 사이였지만 잠시 감독에서 시점을 벗고 다른 곳으로 옮기자, 그러니까 팀을 보자

 

2020년, 우리는 실패했다

 

아니다 2020년 뿐 아니라 2019년 후반기, 2018년, 2017년 전부 실패했다

 

그리고 그 실패를 목격한 팬들이 팀을 보는 공집합을 살펴보면 한 문장으로 정리가 된다

 

우리는 이제 새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라고

그리고 새 시대의 시작은 감독이 됐다

우린 2020년 끝엔 감독이 없었다 그러니 감독 영입부터가 첫 시작이다

 

여기서 다시 감독으로 돌아와보자 만약 박진섭이 아닌 감독을 데려왔더라면?

 

일단 나는 지금과 비슷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현재 영입한 첫 감독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한 감독 이상이기 때문이다

 

3. 귀네슈도, 2010년대도 없다

 

2010년대부터 2020년까지의 서울, 그리고 그것을 이루며 흥망성쇠를 이끌던 선수들 중 상당수는 팀에 없거나, 은퇴를 한 선수들이다

 

몰리나, 하대성, 아디, 김주영, 현영민, 최태욱, 제파로프, 김진규, 김용대, 김치우, 김한윤, 차두리, 곽태휘, 최현태, 한태유

전부 그라운드를 떠난 이름들이다

 

데얀, 아드리아노, 고명진, 다카하기, 이웅희, 최효진, 이규로, 에스쿠데로, 윤일록, 김동우, 김호준

전부 다른 팀인 이름들이다

 

여기에 기록되지 않고 은퇴식은커녕 영광의 시대에 실력이 없어 자리 잡지 못한 채 떠난 선수들은 더 많다

 

이러한 서울의 영광을 말해주던 주전들 중에서 현재까지 팀에 남아있는 선수들 중 주전이라 불린 선수는 박주영, 고요한, 오스마르 뿐이다

(암흑기의 주전은 일부러 안 말했다)

 

더 이상 2010년대의 서울은 없다

그러니 우리는 2020년대, 나아가 2030년대에도 볼 수 있을 선수들을 새롭게 찾아야 한다

그게 영입이 됐건, 유스가 됐건

 

4. 반석이 필요해, 근데 우린 연금술사가 아니잖아? 그러니까 건축 자재를 구해와야지

 

이렇게 염두를 다음 시즌, 다다음 시즌까지 상정해놓았다면 이를 이끄는 구단이 발전하기 위해선,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석이 필요하다

그럼 여기서 반석은 뭘까

 

삐까뻔쩍한 스쿼드

스마트한 전술을 보여주는 감독

당장은 무리지만 언젠가 누적된 학습으로 전술 수행 능력을 갖게 될 영건들

 

이런 것들도 있다

 

그러나 가장 기본은 팀을 팀처럼 보이게 하는 철학 혹은 사상의 명징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팀을 팀처럼 보이게 만드는 철학은 어디에서 올까?

유럽마냥, 포항마냥 팀 전체에 뿌리 내린 철학 말이다

 

모른다

테스형도 모른다

그걸 알면 내가 구단 운영을 하고 있겠거나 그 업종에서 일했겠지

 

어디서 오는진 몰라도 일단 우리는 2010년대 후반을 겪으면서 우리에게서 그것이 사라진 걸 확인했다

사상이 완전히 사라진 2020년, 우리는 길 잃은 축구를 봤다

 

내부를 봐도 그걸 구할 수 있는 자원이 없었다

우리는 유럽도, 포항도 아니다

감독이 아닌 이들에게서도 팀의 철학이 나올 수 있는 두 케이스와는 다르다

 

결국 이제부터라도 철학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내부에 없는 상황인 지금 우리는 감독에게서부터 찾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철학이 팀에 자리 잡혀야, 그 후임으로 어떤 감독이 오건 팀의 피봇이 마련되니까

 

그리고 그것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금 마련된 계획의 첫 시작인 감독을 어느 정도는 신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즉 경질을 반대하는 이들은 박진섭이어서, 그의 전술적 능력만을 믿고 반대하는 게 아니라고 본다

지금 당장이 이렇다고 섣불리 바꾸다가는 경질과 구멍막기를 반복하던 2010년대 인천과 같은 길을 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인천도 무고사, 아길라르는 있지만 2010년대 중후반 선수들을 보면 이윤표 정도의 기량이 팀의 중고참, 최고 수비 전력이었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나머지는 수준급 외국인이 당첨되는 럭키펀치이거나 어린 나이에 기회를 받음에도 길 잃은 채, 그러니까 비뚤비뚤 클 수밖에 없던 자원이었다

거기에 이런 이들이 팀을 들어오고 떠나고를 반복했는데 그 사이 팀은 흔들리고 매년 나락을 갔다

(재정 상황과 정치적인 외풍 등에 흔들린 것도 약간 비슷하긴 하다)

 

우리는 2020년, 저 2010년대 인천과 똑같은 길을 걸었었다

 

5. 그래도 6연패는 딱밤 맞아야지, 그만큼 심했다

 

이렇게 써도 6연패는 당연히 쉴드칠 생각은 없다

일정한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과정이 좋다 한들 하늘의 별만 보다가 거름통에 빠지는 천문관이 될 수 있으니까

당장의 시즌을 어렵게 운영하게 된 것에 대해선 비판하는 게 당연하다

 

먼 시즌들을 보는 이들이 있을 지라도

사실 그보다 많은 수는 멀고 불확실하고 비가시적인 미래보다 당장의 빛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이를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머리 아프게 내 미래도 아닌 남의 별천지 같은 연봉들이 오가는 이들의 미래를 생각할 필요는 없으니까

(나도 미래를 보지 않는 성향이긴 하다)

 

그런 이들을 위해서라도 다음 경기에선 패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 없는 막연한 미래투자는 2010년대의 반복이다

(그러니까 교착상태 필요조건 4가지 중 상호배제는 부정하더라도 교착상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6. 그 외

 

글을 마치기 전

일부러 끝까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암흑기를 버틸 수 있게 해준 김남춘을 기억한다

 

7. 추신

 

사실 미래고 자시고 7연패하는 순간 미래고 뭐고 당장이 좆망할 것 같으니 바로 아웃해야 한다 보긴 한다

댓글 13

best 김경재맘 작성자 2021.04.22. 14:03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0^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김경재맘 작성자 2021.04.22. 13:44
 헛소리잘함
수정 완료...

막연하게 있다가 정신없이 쓰느라 확인도 못했읍니다
댓글
best 김경재맘 작성자 2021.04.22. 14:03
 조성환.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0^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댓글
좌니캐시 2021.04.22. 14:03
나는 어제 경기 전까지만 해도 둘리에 좀 회의적이었는데 어제 경기하면서 위협적인 장면들이 그간보다 더 많이 나온걸 보고 선수단 내부에서 어느정도 다른 공기가 감지되지 않을까 싶어서 더 지켜보고 싶음
댓글
김경재맘 작성자 2021.04.22. 14:04
 좌니캐시
준주전은 영건들이 자신들이랑 비슷한 성과 내는 거 보고 긴장해야 하거나 부끄러워 해야지ㅋㅋㅋㅋㅋ
댓글
좌니캐시 2021.04.22. 14:11
 김경재맘
몇년째 보면 그런 자정작용이 잘 이뤄지는거 같진 않지만 그래도 기대해본다
댓글
김경재맘 작성자 2021.04.22. 14:28
 좌니캐시
과거 욘스 시절 가장 명백한 암(暗)은 비주전에 대한 가혹함이지
물론 당시 프런트와 욘스가 팀이 설계를 할 거였으면

개인적으로는 팀의 철학을, 욘스의 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선수를 일찍 데려왔어야 했다 봄
영건보다 그게 더 빨랐어야 했었지

근데 욘스가 나갔으니까
이 플랜은 전부 백지화이고

새로운 철학으로 곧장 시작해야지
댓글
김경재맘 작성자 2021.04.22. 19:32
 백승호돈갚으면닉변
나는 지킨다 둘리 장기 집권!

근데 6연패 개좆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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