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팬이 있어야 축구가 있는 거니까" : 박재현 고양시민축구단 감독 인터뷰

고양시민축구단 박재현 감독님 인터뷰입니다.

많이 읽어주세요~!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1333785&memberNo=652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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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든 프로 스포츠 팀들은 팬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다. 팬들의 감정적·금전적 지지 없이 프로 스포츠가 유지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투자의 당위성도, 선수들의 의지도, 대중의 관심도 결국 팬으로부터 나온다. 팬 없이는 프로 스포츠도 없다.

 

 

대한민국에서 프로 스포츠의 성격을 띠고 있는 축구 리그는 총 4개다. 프로리그인 K리그1(1부 리그)과 K리그2(2부 리그), 세미프로리그인 K3리그(3부 리그)와 K4리그(4부 리그)가 그것이다. 이들 리그에 속해 있는 팀들은 연봉제 혹은 수당제의 형식으로 선수들에게 급여를 지급해야한다. 물론 급여 지급의 당위성도 팬으로부터 나온다.

2021시즌 고양시민축구단의 사령탑을 맡게 된 박재현 감독을 만났다. 고양시민축구단은 프로의 성격을 띠는 리그 중 가장 아래에 있는 리그인 K4리그에 속해 있는 팀이다. 비록 세미(semi)프로팀이더라도 프로의 성격을 띠는 이상 팬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박재현 감독은 이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 '팬바라기'라는 별명이 붙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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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4리그 10위(2승 3패)에 위치해 있다. 지금까지의 성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만족스럽진 않다. 이길 수 있는 경기나 비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고 있는 상황이다. 아주 불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다.

난 고양시민축구단이 팬들의 자랑거리가 됐으면 한다. 선수들이 '더' 경험을 쌓고 '더' 빠르게 성장해서 임팩트 있는 결과를 보여주길 바란다. 지금에 만족하지는 않으나 앞으로 보여줄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금까지 FA컵 두 경기와 K4리그 다섯 경기를 치렀다. 좋았던 경기를 뽑아달라.
평창FC와의 경기가 기억난다. 평창FC를 꺾으며 홈 첫 승을 거뒀다. 선제실점을 했는데 빠르게 따라가서 역전승을 이뤄냈다. 고양시민축구단에서의 감독 데뷔전이었던 FA컵 1라운드 경기도 인상적이었다. 4 대 4로 비겨서 승부차기까지 갔고,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상대팀은 여주FC였다.) 두 경기 모두 선제실점을 했는데도 선수들이 따라가줬다. 따라가는 그 힘이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반등할 수 있는 타이밍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서울중랑축구단에게 이겼던 경기도 꼽고 싶다. 그렇게 총 세 경기를 꼽고 싶다.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궁금하다.
팬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한다. 특히 홈 경기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이 나오면 안된다고 말한다. 최근 있었던 홈 두 경기가 모두 만원관중으로 치러졌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제한적 유관중 형식으로 경기가 열렸으나 어쨌든 만원이었다. 우리는 팬들에게 임팩트를 줘야 한다. 팬이 있어야 축구가 존재하는 거니까.

 

 

또한 선수들에게 자신의 색깔을 경기장에서 표현해달라고 주문한다. 우리 팀이 강팀이 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쏟게끔 선수들의 방향을 잡아주는 중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술 철학이 있나.
전술에 있어서는 유연함을 가지고 리그를 치르고 있다. 선수들의 색깔을 보다 잘 살려줄 수 있는 맞춤형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선수의 장점이 곧 팀의 힘이고 시너지이기 때문이다.

홈경기에서는 극단적으로 공격을 한다. 수비도 공격적으로 한다. 다만 이번 원정경기(4월 25일 vs거제시민축구단)에서는 수비에 숫자를 더 두려 한다. 새롭게 들어오는 선수들이 있어서 그 선수들을 살려줄 수 있는 맞춤형 전술을 준비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사실 우리 팀은 스쿼드가 약하다. 그러나 약하다고 해서 수비적으로 하는 건 선수들에게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팀의 관점에서 보면 '선 수비 후 역습'이 일반적으로는 더 좋겠지만, 선수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먼저 선제공격을 하는 컨셉이 더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시즌 초반엔 공격적으로 경기를 치렀다.

이제는 선수들의 경기력이 많이 올라와서 좀 더 무게감있는 축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시즌 준비 기간이 짧았는데, 공격적인 성향의 축구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동계훈련을 못해서 리그 초반부터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을 깨우는 과정에서 공격적인 DNA를 주문했다. 앞으로도 무게감을 가지고 점유율을 높이면서 축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동계훈련을 하지 못했나.
공개 테스트가 2월이 다 돼서 마무리됐다. K4리그는 3월에 시작했다. 3주 정도 훈련을 했다. 연습경기도 두 번 밖에 못했다. 준비가 덜 됐다고 봐야하는데, 우리는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다. 팬들에게 준비가 늦었다고 말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준비가 늦은 것에서 오는 여파는 없다고 본다.

칭찬하고 싶은 선수나 자랑하고 싶은 선수는 없나.
개인적으로 선수에 대한 코멘트는 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다. 전체적으로 고맙다. 특히 FA컵을 포함해 5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인 우리 조예찬 선수에게 고맙다. 위기에 있을 때마다 팀을 구해주는 득점을 해주고 있다.

 

조예찬(15번)

 

경기를 지든 이기든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 팬들이 감동하는 퍼포먼스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내 주문에 잘 따라주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게 역전승을 이뤄내게 해주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계속해서 선수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올 시즌을 잘 이끌어 나가고 싶다.

조에찬 선수의 아산전 득점이 고양시민축구단의 창단 첫 프로팀 상대 득점이었다.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었다. 난 우리가 앞으로 더 많은 역사를 만들어갈 거라고 생각한다. 조예찬 선수의 골이 그 시발점이 될 것이다. 고양에 몸담는 그날까지 팀의 발전을 위해서 힘쓰겠다. 고양시민 분들이 우리를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좋은 문화가 형성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나는 경기장에 팬들이 꾸준히 와야 스포츠가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K4리그 감독으로서 가장 경계가 되는 팀은 어디인가.
리그 초반에 항상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우리에게는 모든 팀이 강팀이라고. 우리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경기를 한다. 도전자로서 올린 성과가 우리의 기준점이다. 모든 경기에 패기를 가지고 도전자의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다.

고양시민축구단 감독으로서의 목표가 궁금하다.
우리 목표는 승격이다. 그런데 최근 선두권에서 멀어지고 있어서 선수들에게 말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가) '말뿐인 승격'이 되어선 안된다고. 남들은 못 할거라고 해도 우리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그 목표를 끌고 가야한다. 왜냐하면 결국 승격이라는 목표가 우리를 끌고가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승격이라는 목표 자체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고양시민축구단에 있는 한 승격에 도전할 것이다.

지도자로서 이루고싶은 목표가 있나.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축구를 하는 감독이고 싶다. 임기가 짧든 길든 팬들이 축구장에 와서 영화을 보듯이 감동을 받았으면 한다.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면 그 노래가 팬들의 심금을 울리지 않나. 팬들에게 공격적인 프레싱과 투쟁심을 통해 대리만족을 주고 싶다. 팬들을 즐겁게 하고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축구를 하는 감독이고 싶다.

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렇다면 혹시 고양시민축구단의 서포터 라대관 씨를 아나.
굉장히 고마운 분이다. 경기 퍼포먼스를 통해 우리 팀을 알려야 하는데, 라대과 서포터 한 분으로 이슈가 됐다. 정말 감사드린다. 더 많은 라대관, 더 많은 감동을 만들어내고 싶다. 내 역량을 최대한으로 쏟겠다. 선수들도 이기고 지고를 떠나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그런 축구를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IDXF2GpWNc0

 

선수 시절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선수 시절 별명이 '미추홀 고릴라'였다. 마음에 드는 별명인가.
(웃음) 선수시절 나를 대표하는 별명과 날 위해 불러준 응원가가 있었다는 건 지금도 영광스럽다. 행복하다. 지금 고양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고양의 고릴라가 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인천에 돌아갈 마음도 있다.

대구FC에서 뛰던 시절 박성호에서 박재현으로 개명을 했다.
부상이 잦다보니 부모님께서 이름을 바꾸는 걸 권하셨다. 나도 개명이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해서 이름 바꿨따. 신기하게 이름을 바꾼 다음엔 부상도 안당하고 선수생활이 잘 풀렸던 것 같다. 잘 바꿨다고 생각한다.

그리스 2부 리그에서 뛴 적도 있었다. 그리스 리그는 어땠나.
FA신분으로 그리스를 갔다. 당시 팀이 2부리그 2위를 달리고 있었다. 1부 승격을 염두에 두고 그리스에 진출했다. 새로운 리그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리스 리그는 굉장히 터프했다. 관중들도 열광적이었다. 거의 3만 명에서 4만 명 정도가 경기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진출하기 전에 허리수술을 했던 것 때문에 몸상태가 좋지 못했고, 경쟁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지금도 그 점은 아쉽다. 그래도 다수의 해외진출 경험들이 지도자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박재현 감독은 그리스 뿐 아니라 태국에서도 선수생활을 했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더 어린 나이에 해외에 도전해보고 싶다.

해외에 나감으로서 배운 게 많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을 배웠나.
축구를 접하는 방식이나 훈련의 방식 등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지도자로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해외에 진출하면 용병이 되는 것 아닌가. 용병이 되면 언어와 같은 해외 문화에 적응해야한다. 처음엔 해외 문화가 생소하고 어려울지 몰라도, 적응의 과정 속에서 발전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 경험들이 참 도움이 많이 됐다.

선수들이 해외진출의 기회가 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도전했으면 한다. 대신 완벽히 준비가 된 상태에서 도전하길 바란다. 선수들 개인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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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없으면 축구도 없다. 박재현 감독의 철학은 그랬다. 고양시민축구단은 팬이 많은 구단이 아니다. 그러나 팬의 수는 중요하지 않다. 세미프로 팀이라면 팬을 유치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고양시민축구단엔 팬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박재현 감독의 '팬바라기 리더십'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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