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인터뷰] '이색 경력' 윤신영 코치의 축구인생 이야기

대전, 장쑤, 야마구치 등에서 뛰었던

윤신영 코치 인터뷰입니다!

경상도 사투리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ㅋㅋㅋㅋ

링크 많이 찾아주세요!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1349486&memberNo=652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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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것 같으면서도 이색적인 축구인 한 명을 소개한다. 그의 이름은 윤신영. 12년간의 선수생활을 끝내고 올해부터 코치 생활을 시작한 '새내기 지도자'다.

그가 일반적인 축구인처럼 보이는 이유는 그의 축구 성향에 있다. 그는 한국 축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이터형 중앙 수비수였다. 상대와 강하게 부딪히는 화끈한 수비를 즐기며 상대의 공격을 과감히 막아냈다. K리그 수비수의 전형이었던 셈이다.(물론 스타일이 일반적이었을 뿐이지 숱한 경쟁을 뚫고 프로에 진출했다는 점에선 이미 특출난 선수다.)

축구 성향만 보면 대한민국의 여느 중앙 수비수들과 다를 게 없어보인다. 그러나 그의 경력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다. 비치사커 대표팀 출신의 축구선수, 한 구단에 세 번 입단하는 진기록을 세운 축구선수, 한•중•일 삼국의 축구를 모두 경험한 축구선수... 의도했든 아니든 그의 경력은 충분히 이색적이다.

 

 

올해로 34살이 된 그는 더이상 축구선수가 아니다. 아쉽지만 선수로서 이색적인 경력을 쌓는 것은 이제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선수 생활을 끝냈다고 축구인 경력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윤신영 코치는 새로운 축구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윤신영 코치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가 써내려온 과거와 써내려갈 미래에 대해 취재했다.

 

윤신영 선수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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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고 있나.
올해 3월부터 대전에 있는 '대전제일 축구교실'에서 일하고 있다. 엘리트 선수들을 맡은 건 아니고 취미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연령대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인데, 저학년반과 고학년반으로 나눠 가르친다. 취미반이다보니 대한축구협회에 등록 안된 선수들이 나가는 대회(I리그)에 출전한다.

선수 시절 이야기를 해보자.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리 (초등)학교 축구부는 학교 운동장이 작아서 경기를 근처 공설 운동장에서 했다. 유니폼을 맞춰 입고 줄서서 공을 들고 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축구부에 문제가 생겼다. 4학년 대회에 나가야 하는데 선수가 부족했다. 선생님들이 선수를 뽑는다고 공지를 하더라. 그 때 하겠다고 해서 축구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골키퍼를 봤다. 겁이 없는 것 같다고 코치님이 골키퍼를 시키셨다. 이후에 선수가 많이 없다보니까 코치님이 "애가 공도 좀 차고 빠른데?"하면서 필드 플레이어를 시키더라. 그때도 중앙 수비수였다(웃음).

그때부터 계속 중앙 수비수 포지션에서 뛰었나.
중학교 1, 2학년 때 빼고는 계속 중앙 수비수였다. 중학교 1, 2학년 때는 미드필더를 봤다.

 

6번이 윤신영, 1번은 박준혁(전남)

 

비치사커를 한 특이한 경력이 있다.
내가 대한민국 초대 비치사커 선수다(웃음). 색다른 경험이었다.

비치사커를 하게 된 것도 사연이 있다. 내가 거제고등학교를 다닐 때 인근의 창원기계공업고등학교에서 감독직을 맡으셨었던 고 박말봉 감독님께서 대표팀의 초대 감독이 되신 것이다. 그러다보니 날 알고 계셔서 대표팀에 들어가게 됐다.

당시 대표팀엔 풋살을 하던 친구들도 있었다. 아, 그리고 골키퍼 박준혁이라고 아나. 준혁이가 그 때 대표팀 골키퍼였다.

2013년엔 발리(인도네시아)로 대회를 나갔다. 비치사커를 한 번도 안 한 상태에서 일주일 정도 운동하고 시합에 나갔다. 그게 '비치 아시아경기대회'였다. 금메달을 땄으면 좋았을텐데 4위를 했다.

축구와 비치사커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궁금하다.
발로 공을 차는 게 똑같을 뿐 완전히 다르다. 모래사장에서 '땅볼'로 공을 차면 드리블도 안되고 패스도 안된다. 기술을 못 쓴다. 결국 공을 띄워서 패스를 하고 공을 띄워서 슈팅을 때려야 한다. 그런데 유명한 비치싸커 팀들을 보면 기술도 쓰더라. 우리는 완전 체력과 피지컬로만 했다.

대전에 세 번 입단한 선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모르고 있었는데 세번째 입단할 때 기사가 뜨더라. 의도한 건 아니었다. 팀을 선택하게 될 때 항상 대전이 있었다.

 

 

2009년에 신인으로 입단했을 때 대전으로 갔고, 중국에 갔다와서 2015년도엔 조진호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대전으로 갔다. 일본에서 뛰다 와서도 대전으로 갔다(2018시즌). 2015년부터 계속 대전에 살 있는데, 집이 대전에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사실 좋은 타이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왔다갔다왔다갔다' 한 것 아닌가.

장쑤 쑤닝(중국)과 레노파 야마구치(일본)에서 뛰었다. 한중일 축구를 모두 경험한 선수로서 느낀 세 나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모든 면에서 항상 한국은 중간이고 양 끝에 중국과 일본이 있었다.

생활 면에서 보면, 당시 중국 선수들은 몸관리를 진짜 안했다. 내가 중국에 간 게 2014년이었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선수들이 몸관리라는 걸 몰랐다. 개인운동이 없었다. 쉬면 놀았다. 그런데 일본은 반대로 몸관리를 '엄청' 한다. 한국은 적절하다. 할 땐 하고 놀 땐 논다.

축구는... 중국에서는 부유한 팀(장쑤 쑤닝)에서 뛰었다. 계속 1부에 있었던 부자 팀이었다. 클럽하우스도 잘 되어있고 운동장도 좋았다. 반면 일본에서 뛴 팀(레노파 야마구치)은 4부리그부터 1년마다 승격해서 2부리그로 온 팀이었다. 돈이 많지 않았다.

중국에선 다 누리면서 축구를 했고, 일본에서는 밑바닥부터 축구를 했다.

 

장쑤 쑤닝 시절의 윤신영(출처 : 한산신문)

 

축구 성향으로 봤을 땐, 중국 선수들은 전술적 이해도가 조금 낮았다. 한 가지 기술만 파는 느낌이었다. 중국에도 잘하는 선수들은 많다. 패스를 잘하는 선수, 슛을 잘하는 선수, 드리블을 잘하는 선수가 다 있다. 훈련 때 보면 기가 막히게 잘한다. 그런데 시합에 들어가서 전술을 쓸 때는 약간 아쉬웠다.

용병의 영향력이 심하기도 했다. 내가 갔을 땐 (용병의 영향력이) 지금만큼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용병의 영향력이 심했다.

 

레노파 야마구치 시절의 윤신영

 

일본은 뭐든지 패스였다. 일본 가서 정말 깜짝 놀랐다. 골키퍼가 나보다 공을 더 잘차더라. 나보다 기본기가 좋았다.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우리 팀은 감독님부터 시작해서 모두가 패스를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한 쪽에서 패스를 돌리다가 여유 공간이 좁아지거나 압박이 거세지면 반대로 전환하라고 가르친다. 한국에서는 그게 보편적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그런 식으로 반대 오픈 패스를 했더니 욕먹었다. 공을 받으러 우리편 선수들이 많이 왔는데 왜 반대쪽으로 주냐는 거다. 압박을 당하는 상황에서 도망가는 게 아니라 풀어 나가려고 하더라. 우리와는 생각이 달랐다.

센터백으로서 합이 가장 잘 맞았던 수비수는 누구인가.
경남FC에서 뛰었던 루크와 합이 잘 맞았다. 난 앞에서 헤딩하고 '갖다 뿌시는' 파이터 스타일의 선수였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뒷공간이 많이 빈다. 루크는 그걸 항상 생각하더라. 부족한 점을 많이 커버해줘서 부담없이 축구를 할 수 있었다. 파이터보다는 엄마같은 스타일이라 잘 맞았던 것 같다. 근데 루크도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웃음).

 

루크

 

막기 힘들었던 선수는 누구인가.
경기 내내 수비수를 피곤하게 한 스타일의 선수로는 황의조를 꼽고 싶다. 신인 때의 황의조(2013년)와 붙었는데 엄청 저돌적이더라. 빠르기도 하고 많이 움직이기도 해서 까다로웠다.

데얀도 꼽고 싶다. 솔직히 데얀은 막을 게 없었다. 빠르지도 않고 돌파를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런데 잠시 놓치면 골이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선수다. 몸은 편하지만 긴장이 됐다. 걸리면 골이었으니까.

기억에 남는 시즌은 언제인가.
2012, 2013시즌 경남이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보면 2013시즌이 기억에 남는다. 두 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2012시즌이 더 기억에 남는다.

2009년에 프로 데뷔를 했는데 많이 못 뛰었다. 광주 상무에 입대한 뒤에도 별로 못 뛰었다. 팀이 상주 상무로 바뀌었을때도 많이 못 뛰었다.

당시 상주는 1위도 찍던 잘나가는 팀이었다.  그런데 승부조작 사건이 터져서 선수들이 없어졌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경기에 나서게 됐고,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었다. 한 20경기 조금 안되게 뛰었던 것 같다.

이후 2011시즌 중에 군 복무를 끝내고 대전에 복귀했다. 상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재계약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못했다.

난 자신이 있었는데 날 찾아주는 팀이 없었다. 그래서 2011년 겨울 공개 테스트를 보고 경남에 들어갔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간절히 임했던 기억이 난다. 비록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FA컵 결승에도 진출해봤고, 시도민구단 최초로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기도 했다.

 

2012시즌의 윤신영

 

2020시즌을 끝으로 부천에서 은퇴를 했다. 은퇴를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
(2020시즌에) 동계전지훈련을 잘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개막이 5월달로 미뤄졌다.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5월 1일) 수원삼성이랑 연습경기를 했다. 그때 무릎 내측 인대가 나갔다. 그 바람에 전반기를 통으로 쉬었다. 후반기부터 경기를 뛰기 시작했는데, 복귀를 했는데도 몸이 안올라오더라. 그렇게 밀려버렸다. 이후 시즌이 끝나고 팀을 알아보다가 은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팀을) 끝까지 알아보면 알아볼 수도 있었는데, 선수생활을 계속 해도 1년 내지 2년 일 것 같았다. 어차피 지도자를 할 거면 빨리 시작해서 조금이라도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본인만의 지도철학이 있나.
제일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유소년 축구선수의 심리' 분야다.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편하게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나 때는 심리적 압박이 많았다. 눈치를 많이 봐야 했다. 솔직하게 말해서... 맞으면서 운동했다. 그래서 심리적 불안감이 생겼던 것 같다.

편안한 마음으로 축구를 할 수 있어야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리적인 부분을 위해 어떤 구체적인 노력을 하나.
'격'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스승과 제자 간의 격이 없으면 안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높아서도 안된다. 격이 너무 높으면 소통이 안 된다. 소통이 안 되면 아이의 심리상태를 알 수가 없다.

아이들에게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이나 많이 해주는 말이 있나.
지금은 엘리트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서 그냥 재밌게 하고 있다. 잘하기 위한 게 아니고 재밌게 하기 위한 교육을 하는 중이다.

앞으로 엘리트 선수를 지도할 생각은 없나.
지도할 생각이 있어서 이곳에 들어왔다. 유소년 축구의 첫 단계는 초등학생 축구다. 그보다도 더 기초적인 건 초등학교 취미반이다. 기초부터 경험해보고 싶었다.

자격증은 어디까지 땄나.
C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지난 22일엔 2급 전문 스포츠 지도사 연수를 마쳤다. 실습이 남은 상태다. 또, 올해 안에 B급 자격증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간단한 홍보를 부탁한다.
코치 일 말고도 개인 엘리트 레슨을 하고 있다. 원장님이 편의를 봐주셔서 센터 실내구장에서 레슨을 진행하고 있다. 레슨은 엘리트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윤신영의 sns에 올라온 홍보 사진(본지와는 어떤 이해관계도 없음을 밝힙니다.)

 

나때는 레슨이라는 게 없었는데 요즘은 어리면 어릴수록 레슨을 하더라.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처음이다보니 나도 배우고 있다.

어떤 점을 배우나.
요즘 애들은 가르치면 배우려고 한다. 난 안그랬던 것 같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것 같은데(웃음)... 마인드가 좋은 것 같다.

단, 아이들이 자신감이 없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자신감이 없다. 그래서 심리에 관한 공부를 하는 중이다. 책과 논문을 찾아보고 있는데, 심리적인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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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영 코치는 이제 축구인생 2막을 시작한 지도자다. 선수로서 쌓은 숱한 경험들이 지도자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 지도자로서는 어떤 이색적인 기록을 세울지도 궁금해진다.

댓글 2

부천연어 2021.05.14. 19:41
부상아니였으면 그래도 1년 잘쓰고 서로 빠빠이했을텐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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