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김대욱 인터뷰 ②] 뉴질랜드의 한국인 축구 지도자(feat. 글로벌 역량, 라몬 감독)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1807086&memberNo=6525744

김대욱 디렉터 인터뷰 2편입니다!

감사합니당~~ 읽어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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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시즌을 끝으로 프로 선수 은퇴를 택한 김대욱은 뉴질랜드에서 축구 지도자 생활을 하며 제 2의 축구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다. 축구 지도자 치고는 어린 나이(그는 1987년생이다), 비교적 최근인 2018시즌을 끝으로 프로 은퇴를 했다는 점 때문에 초보 지도자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2014년 아카데미를 설립한 그는 7년째 디렉터로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다. 생각보다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해 온 셈이다.

축구보다는 럭비가 더 유명한 뉴질랜드에서 7년째 축구 지도자 생활을 하며 꿈나무 육성에 힘쓰는 그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과연 그는 자신의 지도자 생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남겼을까. 1편에서는 선수 김대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2편에서는 지도자 김대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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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뉴질랜드에서 유소년 축구 디렉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K엘리트'라는 유소년 축구 교실(아카데미)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뉴질랜드의 환경이 좋았다. 잔디가 좋았고 또 많았다. 그걸 보면서 '왜 이런 곳에서 축구를 안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축구를 통해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동양인들이 문화적인 어려움을 견뎌내고 세계적인 무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기도 했다. 두현이형에게서 한국인들은 투지와 근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해외 생활에 있어 어려움을 겪은 나로서는 적응을 도와서 그 투지와 근성이 더 강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하고 싶었다.

뉴질랜드에서 축구는 생활체육으로서 잘 자리잡았다. 그러나 축구를 보다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좀 더 필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가고 싶다면 차별점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도움이 되고싶다.

 

김대욱 디렉터와 K엘리트에서 축구를 배우는 아이들

 

언제부터 지도자 생활을 한 것인가.
뉴질랜드에 온 2014년부터 시작했다. 시작할 당시에는 선수생활과 지도자생활을 모두 했다. 선수생활이 우선이었기에 아카데미라기보다는 레슨 정도로 아이들을 지도했다. 시간적인 제한이 많았다.

이후 2017년 12월 FC안양으로 갔다가 작년 3월에 뉴질랜드로 돌아왔다. 한국에 있을 때는 지인이 운영하며 아카데미를 유지했다. 처음 아카데미를 만들 땐 이름을 '김 풋볼 아카데미'로 했다. 그런데 Kim이 너무 많기 때문에 'K엘리트'로 바꿨다. 아시안이 아카데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중일 선수들이 특히 많다. 코치도 한국인과 중국인으로 이뤄져있다.

무엇을 주로 가르치는가.
기본기를 익히고 축구지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오클랜드에 있을 때 라몬 감독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1. 아이들의 축구지능을 키워주기 위해 적절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그라운드에서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공이 있을 때와 공 없을 때 어떤 움직임과 드리블, 패스를 보여줘야하는지를 중점적으로 가르친다.
2. 기본기 역시 중시한다. 패스, 드리블, 슈팅을 구상해내는 지능이 있어도 기본기가 없으면 막상 경기를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엘리트 코스만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엘리트반 뿐 아니라 취미반(아카데미반)도 있다. 난 축구를 통해 글로벌 역량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있으면서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하는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 글로벌 역량까지 가지면 얼마나 큰 무대로 갈 수 있는지 배웠다. 축구를 바탕으로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고 싶다.

라몬 감독은 어떤 감독인가.
존경하는 감독이다. 정말 똑똑하신 분이다. 지금은 캐나다 어딘가에서 디렉터로 일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바르셀로나 출신 지도자로 축구 지식이 정말 해박하셨다. 경기를 준비하며 전술을 짜는 모습이나 경기운영을 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겪어보지 못한 축구를 하시더라. 그렇기에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축구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싶었다. 사실 어떻게 설명을 못하겠다.(웃음) 카리스마도 있고 축구를 너무 좋아하고... 한마디로 '광기'였다. 축구에 미친 사람? 그 분을 통해 축구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TMI(라몬 감독, 그는 누구인가?). 라몬 감독의 본명은 '라몬 트리블리에테우스(Ramon Tribulietx)'다. 그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오클랜드 시티 FC의 감독을 맡으며 7번의 OFC 챔피언스리그 우승, 6번의 리그 우승, 3번의 리그 최종우승을 이끌었다. 2016년에 솔로몬 제도 대표팀의 어드바이저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캐나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테크니컬 디렉터를 역임하고 있다.

라몬 감독

 

글로벌 인재라고 했는데, 축구와 글로벌 역량이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가.
축구를 한 이들은 축구와 관련한 여러 직업을 택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오직 축구선수의 길만 생각한다. 축구는 전세계적 스포츠다. 축구를 배우는 동시에 글로벌 역량을 키운다면 축구과 완련된 외국 회사들이나 국제 축구 연맹 등에서 일을 할 수 있다. 변호사를 할 수도 있고 의사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뉴질랜드에는 의사를 본업으로 삼고 있는 축구선수도 있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끝이 있는 법이다. 또, 축구선수가 되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다양한 길을 모색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아카데미에 미친 영향은 없었나.
작년(2020년) 3월부터 3개월 동안 락다운으로 인해 훈련을 못했다. 이후엔 2주 동안 잠깐 락다운이 있었다. 이외엔 정상적으로 잘 운영했다. 오히려 락다운 기간에 비디오 세션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선수들을 가르치며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

TMI(뉴질랜드와 코로나). 뉴질랜드는 코로나19사태에 가장 과감하게 대응한 나라로 꼽힌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자 즉각적으로 강력한 방역조치를 시행했다. 정부는 약 3개월 동안 락다운을 통해 국민의 이동을 엄격히 통제했고 2020년 2분기 경제성장률은 -11%까지 내려갔다(동기간 대한민국은 -3%). 항상 5% 아래를 유지하던 실업률 역시 한때 14%까지 올랐다. 일각에서는 국가가 국민의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뉴질랜드 정부는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았다. 경제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고를 풀어(GDP의 19.5%) 국민들에게 나눠주며 소득을 보전하는 등 과감한 경제부양책을 폈다.

K엘리트에서 축구를 배우는 아이들(김대욱 디렉터는 사진에 없음)

 

아카데미 디렉터로서 꿈꾸는 미래는?
나 스스로에 대해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먼 미래 일이겠지만 세계적인 아카데미를 만들어보고 싶다. 여기서 좋은 선수도 길러보고싶다. 쉽지 않겠지만 글로벌 역량을 가진 동양인들이 우리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좋은 팀에서 뛰는 걸 보고 싶다. '뉴질랜드에 있는 동양인이 하는 아카데미'라고 하면 다들 떠올리는 그런 곳이 되고 싶다. 한국이나 뉴질랜드에서 알만한 아카데미 되고 싶다. 또, 아이들의 길잡이가 되고 싶다. 아이들이 아카데미를 통해 많이 배웠다고 느꼈으면 한다.

한국 사람이 외국에서 아카데미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알고 있다. 그렇기에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 한다. 장기적으로 우수한 선수들을 배출하고 싶다. 축구를 통해서 글로벌 인재가 나올수 있다고 생각한다.

디렉터와 감독의 차이가 궁금하다.
디렉터는 모든 걸 총괄하는 사람이다. 또한 축구 외적인 요소를 결정하기도 한다. 코치는 선수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축구에 집중한다. 디렉터는 코치, 감독보다 좀 더 넓은 영역을 아우른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내가 디렉터인 이유는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팀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치 역할을 하면서도 엘리트 팀 및 아카데미 팀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외부적인 일들을 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느낀 어려운 점이나 특별한 점은 없나.
뉴질랜드에서는 쉽게 클럽을 만들 수 없다. 라이센스가 필요할 뿐더러 프로그램 등을 심사 받아야 한다. 개인 사업자로 클럽을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지역 내 커뮤니티 클럽과 협업하고 있다. 경기 나갈 때는 클럽의 이름으로 출전한다. 미래에는 독자적인 클럽을 만들고 싶다.

또, 한국같이 매일 훈련하기가 어렵다. 매일 훈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한국같은 경우 일주일에 6일씩 훈련을 하는데, 여기서는 2일에서 3일 정도 한다. 많아야 4일이다. 사실 좀 더 하고 싶다. 아이들의 운동량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다. 축구'만' 하는 문화가 거의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나름의 대안으로 공휴일에 훈련을 진행한다. 그런데 그래도 쉬는 날이 많다.

유소년 아이들의 연령대가 궁금하다.
5살~15살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목표다. 현재 취미반엔 5살부터 14살까지의 아이들이 있다. 엘리트반엔 U11, U9, U8 팀이 있다. 참고로 뉴질랜드에선 12살까지를 주니어라고 하고 13살부터는 유스라고 한다.

김대욱 디렉터는 지도자 생활에 관한 인터뷰에 임하며 글로벌 역량과 축구를 연결지어야 한다는 신념을 내비쳤다. 축구산업이 세계적으로 퍼져있는만큼 글로벌 역량과 운동을 모두 잡는다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몇번이고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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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축구가 유명한 나라도 아니고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많이 거주하는 나라도 아니다. 동양인 축구선수로서는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다. 김대욱 디렉터는 그럼에도 뉴질랜드 축구에 참여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의 경험과 한국에서 얻은 교훈으로 '글로벌 역량과 축구의 결합을 통해 뛰어난 인재를 발굴할 수 있다'는 철학을 정립했다.

뉴질랜드라는 축구와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하는 그의 도전이 글로벌 축구 인재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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