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가와사키 대구 리뷰

가와사키 기본 포메이션 4-3-3. 원볼란치 투공미 시스템.

왼쪽 공격은 미토마의 일대일능력을 살리는 시스템.

오른쪽 공격은 풀백과 공미, 윙포워드가 자리를 바꾸며 공간, 수적우위를 만들고 하프스페이스를 파괴하는 시스템.

1차전 가와사키의 대략적인 경기운영방식은 볼을 충분히 소유하며 지공상황에서 잘근잘근 씹어들어가려는 방식.

하지만 하프스페이스를 방어하는 대구의 수비가 탄탄했고, 대구의 역습은 가와사키 생각 이상으로 매서웠음.

여기에 데인 가와사키는 2차전 전략을 바꿈.

최초 목표는 하프스페이스가 아닌 양 윙포워드를 활용한 대구 윙백의 뒷공간 공략.

경기를 하다보니 대구의 왼쪽 윙백 안용우의 뒷공간 공략이 수월했는지 이 지역이 가와사키의 집중공략 대상이 됨.

가와사키가 이 공간을 노림으로 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대구가 윙백 뒷공간을 깊숙하게 허용하게 되면 대구의 수비라인은 밀려나고 순간적으로 대구 5-3-2 수비대형에서 최종수비라인인 '5'와 미들라인인 '3', 즉 대구 수비대형의 3선과 2선 간격이 벌어지게 됨. 이때 가와사키는 대구 미들라인의 후퇴속도보다 더 빠르게 전방으로 달려들어가서 빠른 공격(속공)을 가하겠다는 생각. 대구가 등을 돌리고 후퇴해 내려갈 때 그 시야 뒷편의 공간도 중거리슈팅 등으로 공략 가능.

대구는 경기내내 이 윙백 뒷공간을 계속 허용했고, 결국 첫 골도 이 공략에 허용.

이 장면은 응용된 형태라고 볼 수 있는데 가와사키의 오른쪽 풀백, 오른쪽 공격형미드필더, 오른쪽 윙어가 아닌 왼쪽 공격형미드필더가 대구 윙백의 뒷공간을 인지하고 침투해 들어가는 모습.

이렇게 실점.

후반에는 대구가 이 공간을 좀더 신경쓰는 모습이었는데 그러자 가와사키는 다시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하는 패턴을 보여주기도 함.

또 2차전 대구와 가와사키 모두 1차전 때보다 적극적인 전방압박 전술을 펼쳤는데 아마 두 팀 다 상대의 후방빌드업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한 게 아니었나 싶음. 이 와중에 대구는 황순민이 가와사키의 전방압박을 잘 무마시키는 움직임과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줬고, 반면 대구는 이용래가 맨마킹 성향이 있고, 앞으로 나가서 압박하려는 성향이 더 강한 선수였기 때문에 중원보호가 충분히 되지 못해 가와사키에게 중원공간을 허용하는 모습들이 좀 나왔음.

대구가 두 경기 모두 패하긴 했지만 예상보다 대구의 전력이 강하게 나타났던 것 같고

세징야를 필두로 한 역습능력을 보면 한준희 해설위원도 얘기했지만 아챔에 참가한 K리그팀 중 컨셉의 완성도가 가장 높았던 모습.

아쉬웠던 건 정태욱과 정승원의 부재, 그리고 전술수행능력이 우수한 팀을 상대로 한 경험이 부족했던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음.

가와사키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공격적인 축구를 한다는 것,

풀백까지 가담해 하프스페이스에 공간을 창출하는 움직임이 출중하다는 것, 다른 J리그 팀들과 비교해 이 부분에서의 창조성이 우수함.

왼쪽 윙포워드 미토마의 일대일능력이 우수하다는 것,

준비기간이 짧았음에도 변화된 전술 속에서 완성도있는 실행력을 보여줬다는 것.

반면 공격형미드필더의 공격가담이 깊숙히 이뤄지는 만큼 역습에 다소 취약할 수 있다는 것.

원볼란치 슈미트는 영리하고 간결하게 볼을 처리하는 선수지만 민첩성이나 방향전환속도가 빠르지는 않아서 전방압박에 대한 대응이 능숙한 선수는 아닌 거 같음.

공격형미드필더의 움직임은 뛰어나지만 스피드나 파워가 뛰어나지는 않다는 것.

전체적으로 팀의 수비력이 아주 강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는 것.

미토마에게 볼이 적게 가도록 하고, 드리블 칠 수 있는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K리그 팀들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인상.

개인적으로는 울산이랑 가와사키가 맞붙는 경기를 한번 보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