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K리그에 스타가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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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K리그 팬들, 그리고 심지어 K리그를 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모여 K리그 걱정 위원회를 개최한다. 다들 몇 마디 말하지만 그래도 그나마 K리그가 흥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을 말한다. 발제문과도 같은 페이지에 댓글이 달린 것을 보면 그나마 가장 '뻔한' 것으로 주로 스타가 K리그에 나와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런데 정말 K리그에 스타가 나와야 성공할 수 있을까?

 

슈퍼스타는 K리그를 구원할 수 있을까

 

 스타가 나오면 K리그가 흥행한다. 박주영 선수가 고려대학교에서 FC 서울로 향했을 때 대중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의 행보 하나하나에 모두가 주목했다. 비단 이것은 K리그의 독특한 점이라고 볼 수 없다. 박세리 선수가 LPGA의 US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모두의 감동을 주었고 이는 '세리 키즈'의 단초가 되었다.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에서 정상에 오르며 대한민국 사람들이 피겨 스케이팅을 찾아보게 되었고 '연느님'의 뒤를 이은 유망주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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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C서울

 

 하지만 이 세상은 축구를 잘하는 스타를 유럽에 보내려고 한다. 유럽에 가야 선수가 성장한다. 게다가 축구 선수라면 더 훌륭한 리그에서 더 훌륭한 팀의 소속으로 뛰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뛰어난 유망주는 어렸을 때 K리그에 가기도 전에 유럽에 간다. 유럽에 가지 않은 선수들이 K리그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곧 유럽에 갈 것이다.

 

 그런데 유럽 최정상 리그의 구단도 이른바 '합리적'으로 거래하길 원한다. K리그에서 활약했다고 빅리그에서 통한다는 보장이 없기에 상당수의 선수는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도록 유럽 중소 리그로 이적하거나 염가의 이적료를 받아들여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이 과정은 K리그에 상당히 불리하다. 피겨 스케이팅 같은 개인 스포츠는 선수가 외국에 가도 그 선수가 주목을 받는다. 축구는 야구처럼 자유계약(FA) 시점에 도달하지 못한 선수를 팀에 묶어둘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팀은 선수의 전성기와 함께 할 수 없는데 투자한 만큼 성과를 낼 수 없다. 연대기여금이 있다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K리그가 주목을 받으려면 스타가 나와야 하는데 그 스타는 최대한 빨리 유럽에 보내야 하고 그 대가로 받을 수 있는 이적료는 제한적이다. 이게 '합리적'인지 모르겠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 또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선수를 계속 내주더라도 계속 유망주를 발굴한다. 이들이 팀을 이끌고 다른 곳으로 나가면서 이적료 수입을 내자는 것이다. 이 전제 조건은 유망주를 화수분처럼 계속 육성해야 한다는 것인데 K리그에도 그런 팀들이 있다. 수원 삼성(매탄중·고)이 대표적이다. 수원 삼성의 유스들은 K리그를 뒤흔들고 있고 심지어 매탄소년단(MTS)으로 브랜딩까지 했다. 매우 바람직한 사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한다. 수원 삼성은 미래를 위해 과감히 현재의 일부를 포기한다. K리그 팀은 의무적으로 유스를 육성하지만 모든 팀이 수원 삼성의 유스를 구현할 수 없다. 게다가 점점 소년층의 인구가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어렸을 때부터 축구에 올인할 수 있는 학생의 수도 점점 감소할 것이다. 유망주를 데려오는 것부터 엄청난 스카우팅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거기에 육성 비용까지 합하면 이른바 선수 한명을 만드는 '단가'가 상승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그 스타 한명으로 낼 수 있는 수확은 제한적이다.

 

 기업구단, 시도민구단 가릴 것 없이 적자를 낼 수밖에 없다. 이른바 '시장 논리'에 의거하면 효율성을 위해 팀 수가 줄어야 한다고 극단적인 논리를 제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 역시 뒷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취업의 통로가 넓기에 축구에 뛰어드는 엘리트 학생 선수가 많았던 것이었지만 일자리가 줄어들면 당연히 축구에 전념하려는 학생들도 당연히 감소할 것이다. 축구를 잘할 수 있는 유망주들이 다른 길로 빠질 것이다. 결국 K리그는 몰락할 것이다.

 

새로운 슈퍼스타의 탄생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는 논리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주로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스타로 인정을 받지만 그것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 국내에 계속 머무르는 '스타'도 있다. 게다가 스타를 꼭 육성해야만 스타를 보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엘리트 선수만 대한축구협회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인하는 축구 리그에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허점을 논하기 위해서는 K리그의 기존 통념과 다른 아이디어를 꺼내야 한다.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고 있다. 이동국 선수나 박주호 선수는 유럽의 메이저 리그에서 선수로 뛰었고 심지어 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축구 팬들은 이들을 알고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대중에 알려진 계기는 축구가 아니라 KBS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방송에 나와 대중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기존의 축구 스타와 결이 다른 '슈퍼스타'가 되었다. 이동국, 박주호 선수가 나오는 영상의 조회수는 다른 축구인들의 그것에 비해 훨씬 높다. 축구인과 참신한 인물을 찾는 미디어가 만나면서 색다른 변이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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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BS

 

 KBS의 <청춘 FC 헝그리 일레븐>이나 SBS의 <골 때리는 그녀들>도 비슷하다. 방송 내용에 대해 호불호가 존재할 수 있지만 시청자들은 이들이 축구를 하는 서사에 감동했다. 청춘 FC의 선수들은 하부 리그를 전전했으며 <골 때리는 그녀들>의 출연자는 주로 연예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수치는 이들이 또 하나의 축구 스타라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골 때리는 그녀들>의 시청률은 동시간대 1위고 이 프로그램 유튜브 영상의 상당수는 수십만 회를 기록할 정도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레거시 미디어에 진출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그럴 수도 없다. 하지만 지금은 자기 자신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시대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뉴미디어도 있다. 이주헌 해설위원 등이 팟캐스트와 유튜브에서 활약하면서 그 길이 열렸다. 조원희 선수 역시 선수 시절에 유럽 경력도 있고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유튜브로 자신의 입지를 넓혔다. 안산 그리너스의 연제민 선수는 활발한 블로그 활동으로 자신을 알리고 있다. K리그 구성원 모두는 창작하는 역할을 하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고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

 

김원일 전 선수는 축구 크리에이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단순히 유튜브나 인터넷 방송을 하면서 '좁은 의미의 크리에이터'를 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축구로 무언가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는 의미다.

 

 미디어를 선택하지 않고 다른 방안을 탐색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이든 선수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 선수는 축구를 당연히 잘해야 하지만 다른 것도 당연히 해야 한다. 이제 그래야 하는 시대다. 유럽 등 외국에 가지 않고도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한국 축구의 입장에서도 한국에 머무를 수 있는 스타를 양성할 수 있는 방식이고 당연히 그런 여건을 마련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조성해야 한다.

 

축구를 보기 위해 축구를 보는 게 아니다?

 

 게다가 엘리트 체육은 한계에 봉착하고 있고 앞서 언급했듯이 축구에 전념할 수 있는 유망주도 점점 감소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 한국 축구의 통합 디비전이 부상하고 있다. 디비전은 다르지만 유사한 브랜드 네이밍 하에서 프로 선수와 아마추어 선수가 뛰고 있다. 은퇴한다는 선수들도 알고 보면 생활 축구 리그인 K5~K7리그에서 뛰고 있다. 이렇게 되면 축구 선수가 다른 활동을 병행할 수 있지만 반대로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가 축구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 '골 때리는 그녀들'처럼 보통 사람들이 축구 경기를 할 수 있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사람들은 그동안 K리그를 평가하며 내뱉은 말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유럽 축구 선수들도, K리그 선수들도, 그리고 아마추어 선수들도 사람들에게 더 좋은 축구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역량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실력과 관심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리오넬 메시의 투혼에 감동했지만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FC 개벤져스가 복수에 성공하는 과정에도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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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BS

 

 특히 한국도 마찬가지고 축구의 경우 더 많은 보통 팀, 더 많은 보통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오픈 플랫폼에서 누군가 축구를 활용하여 자신의 명성과 부를 채울 수 있다. 일반인들이 본업을 하면서 동시에 축구를 하며 지역 사람들이나 SNS 팔로워들에게 어필할 수도 있다. 대학교 동아리 같은 곳에서도 K7리그 등에 참여하고 학교에서 홈 경기를 치르면서 대학교 내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으며 동시에 대학가 상점을 홍보할 수도 있다. 이는 개인과 팀에게 모두 적용된다. 특정 선수에게만 혜택이 주어지지만 동시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축구를 잘할수록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없다. 이것까지 부정할 순 없다. 그래도 정말 축구를 잘하면 잘할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축구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K리그의 경쟁자는 다른 축구 콘텐츠이기도 하지만 야구와 같은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더 나아가 영화나 쇼핑도 축구의 경쟁 상품이다. 이제 이 확장적 논의는 신선하지 않을 정도로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냥 축구의 품질을 올리기만 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축구의 품질 상승과 함께 다른 부분까지 향상해야 한다. K리그를 비롯해 축구로 무언가 하기 위해서 선수, 팀, 리그가 각자의 위치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K리그의 본질은 축구다. 그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지금에 머무르면 서두에 나왔던 논리대로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K리그가 야구나 e스포츠 같은 스포츠나 일반적인 문화 콘텐츠를 뛰어넘으려면 새로운 표준을 제시해야 한다. 프레임에 빠진 훈수는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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