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짧게 쓰(려다가 좀 더 적어 보)는 광주전 리뷰

졌다

처참하게 졌다.

아무고토 못했다.

시발

 

 

1. 실패가 된 선발명단

언제나 그렇듯 윤-김-신 백3였고, 의외로 창무가 좌윙백으로 나왔다.

간만에 경배가 선발복귀했고, 김대원이 올대 탈락후 돌아왔다.

김동현의 공백은 서민우로 메꾸려고 했다.

하지만 허율이라는 장신 공격수를 상대로 전문센터백이 김영빈 혼자라는 거에 많은 팬들이 불안해 했다.

그리고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더라.

 

2. 팀의 장점이 아닌 본인의 장점만 발휘한 선수들.

요즘 대부분의 축구가 그렇지만 특히나 김병수 축구는 트랜지션과 좌우윙백의 공격참여가 중요하다.

오늘 신창무와 임창우는 나름 공격작업에 큰 축을 담당하려 했지만 결국 보여준건 ㅈ같은 크로스 남발이었다.

신창무나 임창우의 크로스는 나름 그들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전반기 말미 임창우는 꽤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여주며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했다.

하지만 문제는 강원에 크로스를 잘 받아줄 선수가 있느냐 하는 것인데 모두 알다시피 강원엔 그런 선수가 없다.

강원이 크로스로 성과를 냈을 때는 침투패스위주의 공격을 하다가 간간히 이루어지는 즉, 의외의 비기로서 크로스를 활용 했을 때다.

(차라리 박상혁이라도 있었으면 모르겠다만)

크로스만 주구장창 하는 축구로는 오늘같은 ㅄ같은 모습만 보여주기만 했었다.

 

3. 타이밍이 어긋난 선수교체

이상하게 오늘의 선수교체는 하프타임때의 황문기를 제외하곤 모두 실점 이후에 이루어졌다.

결과론적인 말이긴 하지만 조금만 더 일찍 교체를 가져갔으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또 교체선수 역시 오늘 큰 힘을 발휘하진 못했다.

실라지는 똥만 싸다가 ㅈ목질을 했으며, 조재완은 강력한 접기를 보여줬고, 황문기는 공 맞았고, 고무열은 골대 맞혔다.

개인적으로는 창무를 빼고 아슐이나 임챔을 넣고 윤석영을 좌윙백으로 올리던가

아니면 차라리 백4로 전환해서 4-2-3-1 (실질적으론 2-3-1-4) 형태로 공격작업을 바꾸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올해 주구장창 백3로 나오는거 봐서는 백4 훈련은 아예 안하는 거 같다.

 

4. 병수볼은 결국 사라지고 있고, 아직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도 병수볼은 강원과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거기에 방점을 찍었던게 5:4 포항항 승리였고, 이때가 터닝포인트였다.

누구 말처럼 단순히 K리그 구단수 채우는 쩌리구단이었던 강원은 축구팬들과 전문가들에게 주목을 받는 구단이 되었다.

예전부터 응원해오던 극소수의 골수팬만 보던 강원에 젊고 새로운 팬들이 유입되었다.

그렇게 병수볼은 강원의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2년이 지난 지금 병수볼은 조롱의 대상이 되었고, 아직 그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는 원래 없는 것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구단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한다.

누군가는 아직 보여줄 것이 남았다고 하고, 누군가는 이제 버려야 한다고 한다.

강원이라는 팀의 전환점이었고, K리그의 트렌드 상품이었던 병수볼은 이제 그 빛을 잃어버렸다.

심지어 김병수 감독 본인조차 자신의 색깔을 잃어버린 것 같다.

내용과 성적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던 김병수 감독은 내용도, 성적도, 자신의 철학마저도 결국 놓치고 말았다.

 

5. 대한민국에서 오직 12명뿐인 직업.

앞서 말했듯이 강원은 김병수 감독에게 큰 선물을 받았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김병수 감독에게 응원을 보내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하지만 용병없이 리그 우승을 시켜도, 리그 하위권 팀을 리그3위로 올려놔도 결국 성적을 내지 못하면 잘리는 것이 프로팀 감독이다.

대한민국에서 단 12명만이 할 수 있는 직업이다. K1 구단 감독이라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그 희소성 만큼이나 책임 또한 크다.

그 책임이 무겁다고 생각되면 그만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 될 수도 있다.

팀을 위해서도 팀을 응원하는 팬을 위해서도. 그리고 감독 본인을 위해서도.

 

 

뱀다리. 좋은 경기력의 광주

글을 써놓고 보니 너무 강원이 병신이라 광주가 승리한거 같아 추가로 적어본다.

기본적으로 광주가 잘했다.

축구의 가장 기본적인 상식.

상대가 잘하는 걸 못하게 하고 우리가 잘하는 걸 한다.

광주는 기본적으로 그걸 했다.

ㅈ같은 크로스 남발의 가장 큰 이유는 광주가 그걸 유도 했기 때문이었다.

강원 선수들이 크로스 올려봤자 못 받는다는 걸 아는 거다.

신창무와 임창우 두 창듀오의 뒷공간을 헤이스와 엄지성이 탈탈 털었고, 윤석영와 신세계를 허율이 찍어 눌렀다.

강원의 에이스 한국영은 분전했지만 광주에게 중원은 그냥 거쳐가는 통로였다.

공격진은......

어쨌든 오늘 광주는 당연하고 마땅한 승점삼점을 가져갔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