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왜 자꾸 2018년 냄새가 날까. 서울 경기를 본 뒤

8월 22일 서울은 포항을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내는데 그쳤다. 순위는 1순위 상승했지만 여전히 강등이 멀지 않은 순위다. 배틀그라운드로 치면 레드존의 테두리. 심지어 아래 순위인 광주와 승점 차이도 없다(비록 광주가 한 경기 더 치뤘지만).

 

벌써 몇 년 전이다.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갔었을 당시 고요한의 인터뷰가 생각났다. 설마 강등을 하겠냐는 문구.

 

그 문구를 찾기 위해 인터뷰들을 뒤져봤는데 실패했다. 대신 다른 기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고요한은 감독보다 더 큰 책임을 지닌 이가 있다고 했다. 그는 서울을 위기로 몰아넣은 이는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고요한은 "전술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감독이 와도 승리할 수 없는 상태였다. 선수들이 준비가 안 돼 있었다"며 "준비가 안 되다 보니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를 못 했고, 승리할 수 없었다.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서울 선수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선수들이 왜 무기력해졌을까. 자신감이 결여된 것이 원인이다. 고요한은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져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예전에는 주도권을 잡고 경기했는데 올 시즌엔 주도권을 내주고 경기했다. 너무 힘들었다. 짜증도 많이 났다"며 "한 경기 한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고 좋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자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또 고요한은 "전진 패스가 나와야 하는데 횡 패스가 나왔고, 횡 패스를 해야 할 때 백패스했다. 여기에 잔실수까지 많아졌다"며 "자신감이 떨어진 선수들이 자신이 가진 능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적극적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출처: [고요한 인터뷰]"감독? 전술? 서울의 위기는 선수들이 만들었다"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Print.aspx?news_id=NB11727279, 2018년 11월.)

 

(근데 이 글을 쓰다 결국 비슷한 뉘앙스의 인터뷰를 찾을 수 있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상위권에 남을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특히 승강PO로 가기 직전의 두 경기에서 승점 1이라도 챙겼다면 이런 수모는 겪지 않을 수 있었다. 솔직히 ‘설마’했다. ‘우린 FC서울이다’라는 생각도 있었다. 작은 방심이 쌓였다.”

출처: https://www.donga.com/news/Sports/article/all/20181223/93422283/4)

 

첫 6연패 때처럼 감독을 옹호하려는 글이 아니다. 그때와는 상황이 너무 달라졌거니와 그땐 아직 미지수였던 요소들이 전부 악수로 드러난 상황이기에 감독을 옹호할 수가 없다. 하고 싶지도 않고. 솔직히 경기장에 갈 수만 있다면 <러브 액츄얼리>의 주인공처럼 스케치북에 큼지막하게 글씨를 썼을 것이다. 단, "박진섭 감독은 나가라"라고.

 

다만 저 당시 상황 경기장 내 분위기와 지금의 분위기가 꽤 유사하게 느껴진다.

팀은 자꾸 뭔가를 놓친 듯 집중하질 못하다 실점하고, 벤치에서는 파이팅 없는 침묵이 흐른다.

(https://www.sports-g.com/2021/08/22/%ED%8C%8C%EC%9D%B4%ED%8C%85-%EB%84%98%EC%B3%A4%EB%8D%98-%ED%8F%AC%ED%95%AD%EC%9D%98-%EB%B2%A4%EC%B9%98-%EB%B9%84%EA%B5%90%EC%A0%81-%EC%A1%B0%EC%9A%A9%ED%96%88%EB%8D%98-fc%EC%84%9C%EC%9A%B8%EC%9D%98)

 

이렇게 2018년과 비슷하지만 올 시즌은 그때보다 더 심각한 기분이 든다.

이재하 시절 안일했던 2018년과는 다르게, 프런트도 올 시즌에 사활을 걸었다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심하다 싶을 정도의 움직임 없던 이적시장, 나이랑 피지컬은 찼음에도 아직 덜 긁은 것 같은 느낌의 벤치 자원들, 혹시 모르는 자금력. 이라는 불안을 동행한 희망을 가지고 있던 2018년과 2021년은 많은 게 다르다.

감독이 원하는 자원들을 필수로 영입해줬는데다 그동안과는 드물게도 감독과 3년 계약을 하면서 데려와 팀에게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기를 원했던 것 같음에도 잘 풀리지 않는다. 심지어 2018년, 2020년처럼 그래도 ㅇㅇㅇ 아직 안 써봐서 모른다! 하기에는 여름이 되기 전에 오산고 자원들까지 복권으로 포함해 긁었고, 여름 이적 시장에서 데려온 자원들은 힘껏 활용했다. 그런데도 성적이 바닥이다. 더 이상 긁을 것이 없다는 느낌이다.

 

거세된 가능성. 내가 고자라니. 이보시오 리그 양반.

 

그러니까 2018년은 혹시 아모른직다. 였지만, 올해는 아 우린 다 했는데도 안 돼. 이런 느낌.

 

 

왜 이렇게 됐을까. 정말 모르겠고 화도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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