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대구를 떠나간 세 용병 공격수에 대한 단상: 에델, 파울로, 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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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델 (전북 현대 모터스)
2015시즌 39경기 10득점 4도움
2016시즌 37경기 6득점 2도움

 

에델은 애증이 남는 공격수이다. 시즌 내내 꾸준한 득점 레이스를 이어가지 못하고,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모습으로 '주사위' 취급받는 일이 빈번했다. 이 기복을 조금 긍정적인 쪽으로 해석하자면, 에델이 보여준 경기력의 고점 자체는 상당히 인상적이기는 했다. 기본적으로 에델은 온더볼이 좋은 공격수이기고 본인이 볼을 소유하게 되는 상황을 회피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발재간이 있고 순간 스피드에서의 강점도 있어 마크맨을 달고도 돌파해 낼 수 있는 힘이 있으며, 드리블링 자체도 수준급이라 혼자 힘으로 공격기회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유용한 공격 옵션이다. 스코어링 상황에서의 세밀함이 부족한 것은 항상 에델을 따라다니는 단점이지만, 본인이 팀의 주 득점원으로서의 임무를 어깨에 들쳐메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K리그의 용병 공격수로서는 세 번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은 최고의 재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이 기복이라는 족쇄 아래 제약받는 것은, 에델이 본인의 플레이를 펼치는 데에는 능숙하나 상대의 플레이와 동료의 플레이를 보면서 맞춰가는 데에는 미숙함을 드러내는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쉽게 표현하자면 축구 지능의 부족이다. 볼을 다루는 실력과는 별개의 이야기이다. 에델의 온더볼에 비해 오프더볼 실력이 턱없이 모자르다는 평가와도 연결된다. 에델의 기복은 그의 컨디션이 경기마다 널을 뛰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에델은 항상 똑같은 경기 패턴으로 일관할 뿐이고, 우연히 거기에 대처하지 못하거나 상성 상 쉽게 수비하지 못하는 상대를 한 시즌에 서너 차례 이상은 만나게 될 따름이다.

 

어떻게 에델의 경기력을 최대한 저점으로 유도할 것인가? 최대한 적은 공간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에델이 공 없는 상황에서 최적의 공간으로 찾아들어가는 능력이 부족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드리블링으로 활로를 뚫는 것이 에델의 알파이자 오메가인데, 에델의 드리블 실력이 물론 우수하기는 하지만 리그 톱클래스에 꼽힐 만한 압도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므로, 이것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프로팀이라면 미리 짜여진 지역방어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에델이 대구에 남았더라면? 의심의 여지 없이 괜찮은 옵션이 되었을 것이다. 기복은 있지만 고점이 높아 한 시즌에 혼자 힘으로 세 경기, 네 경기 짜리의 승점을 따내 줄 수 있는 캐리력이 있는 선수. 대구와 같은 강등권 경쟁팀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또한 앞서 지적한 부분과 연결되는 이야기로, 대구가 리그의 강팀으로 군림하던 챌린지에서의 입장과 상대적으로 언더독으로서 경기를 치르게 되는 클래식에서의 입장은 판이하게 다르다. 조금 더 전방에 넓은 공간이 열리고, 상대 수비와 일대일의 숫자 대결로 맞닥뜨리게 되는 역습 상황이 빈번해지는 경기 흐름에서 에델의 기량은 훨씬 더 빛을 발했을 수 있다.

 

물론 에델의 팀 내 입지와 역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재조정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세징야와 레오가 합류하고, 원톱 자원(부상 이전의 주니오와 이후 새롭게 영입된 에반드로)까지 새롭게 수혈된 마당에 에델이 주전으로 설 자리는 부족했다. 세징야를 미드필드로 내리는 선택이 유효하지 않고, 레오와의 투톱이 안정적인 파괴력을 뽐낼 수 있음이 증명된 마당에 이 자원들을 수월하게 공존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쨌거나, 선발로나 벤치 자원으로나, 에델이 분명히 팀에 플러스가 되는 존재였으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아시아쿼터 용병인 만큼 다른 실력있는 용병에 대한 컨택을 시도해 볼 기회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전북에서의 사정은 이에 비해 조금 복잡하다. 공격 상황에서의 역할 배분 문제를 생각해보자. 대구에서의 에델은 조나탄, 문기한, 레오 (15시즌), 세징야, 파울로와 같은 좋은 동료들과 함께 뛰는 와중에서도, 공격 작업에서 항상 2~3옵션의 입지를 유지했다. 에델의 드리블 돌파가 팀의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2, 3순위로 믿고 맡겨도 될 만큼 상대적으로 우수한 전진 옵션이라고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팀의 후방 빌드업이 대단히 좋지 못했다는 특성에서도 기인한다.

 

그러나 리그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전북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전북이 자기 진영에서 볼 소유권을 쥐게 된 상황에서, 전진의 역할을 에델에게 맡기는 것이 과연 팀 차원에서 효율적이고 이로운 선택일까? 에델에게는 애석한 말이지만, 전북에는 우수한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화수분처럼 많고 에델은 그 속에서도 빛날 만큼 찬란한 재능을 지닌 선수는 아니다. 볼을 전진시키는 빌드업 능력 역시 전북은 리그에서 상위권에 당연히 꼽힐 만한 팀이다. 단기적으로 팀 측면 공격진의 두께가 얇아진 틈을 타 중용될 기회를 얻기는 했으나, 그런 상황을 감안하고서라도 에델에게 필드 위에서의 중책을 맡기는 것이 팀 입장에서 미더운 선택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에델이 속했을 때의 대구가 100개의 포제션 중 20개를 유효한 공격 기회로 연결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는 팀이라면, 지금의 전북은 그에 비해 두 배 세 배 확실한 공격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재능들이 포진한 팀이다. 이를테면 에델이 가지고 있는 공격 툴이 100개의 포제션 중 25개 정도의 유효한 공격 기회를 보장할 만큼 효율적이라고 대강 미루어 둘 때, 전북과 대구 각 팀에서 에델이 지니는 가치는 천차만별로 평가의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에델은 가진 툴의 종류가 한정적인 선수인 만큼 팀 적응 여부와 전술적 문제를 떠나 이러한 상황을 단기간에 뒤집기는 힘들다. 결론적으로 리그 상위권 팀의 선발로서는 한계가 명확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본인이 지닌 강점이 확실하므로, 상대 팀이 지나친 수세로 경기에 임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주변에서 같이 스피드를 붙여줄 수 있고, 상대의 마크맨을 달고 다닐 수 있는 파트너 공격수와 함께한다면 조금 더 공간을 여유롭게 해 주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것은 2015 시즌 조나탄과의 호흡에서 이미 검증된 단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북의 가용한 원톱 자원들은 이러한 면에서도 에델의 입맛에 맞춰주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016 시즌 '팀 세징야'의 대구가 에델을 위한 팀이 아니었던 것과 어느 지점에서는 통하는 대목이다. 에델은 쓰기 까다로운 선수이지만, 그 수고를 감수할 만큼 대단히 매력적이지는 못하고, 전북과 같은 팀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에델의 영입을 추천했다는 김상식 코치는 에델에게서 로페즈의 하위호환이 될 만한 포텐셜을 보았는지 모르겠으나, 순수 운동능력 면에서 둘은 비교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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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성남 FC)
2016시즌 33경기 17득점 4도움

 

파울로는 2016년 대구가 보유한 최고의 득점원이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수의 골을 기록하며 공격의 선봉에 섰다. 후반기 들어 알렉스의 영입과 본인의 떨어진 경기력으로 인해(첨언하겠으나, 족저근막염 이슈가 있긴 했는데, 이것이 어느 정도의 영향이었느냐는 확언할 수 없다) 웃으며 시즌을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파울로가 기록한 득점들이 결국 누적되어 대구의 승격을 이끌었다는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 파울로의 실축으로 놓친 경기들이 또 얼마냐 많느냐고 따지고 들어가면 계산이 애매해지기는 하지만... 작년의 대구에 분명히 플러스가 된 선수였고, 팀의 승격 공신을 다섯 손가락 꼽는다고 하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중요한 자원이었다.

 

그런 파울로를 팀이 미련없이 정리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표면적인 이유를 놓고 보면 파울로를 따라다니는 부상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파울로가 안고 있는 족저근막염 증상이 결국에는 팀에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는 내부적인 판단이 있었으리라고 추측된다. 다만 파울로가 족저근막염으로 컨디션이 내려왔다던 시기의 경기력이 사실 그 이전에 비해 유의미한 차이를 둘 만큼 심각한 하락세가 있었는지, 있었다고 한들 원인이 정말 부상 증세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직후에 성남이 바로 파울로를 영입해갔고, 이미 부상 사정에 대해 인지하였고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을 것이 분명한데,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던 점도 그렇다. 부상 이슈가 심각했다기 보다는, 팀 내 득점 1위 선수를 잡지 않고 방출하는 데에 있어서 나름대로의 명분을 덧붙이기 위한 구실이라는 생각도 들 법한 대목이다. 

 

2016 시즌 대구 FC의 파울로 기용이 시즌 내내 안고 있던 아이러니함은, 파울로 본인이 우수한 스코어러가 아님에도 팀은 그에게 메인 스코어러로서의 짐을 씌우고자 했다는 점이다. 세징야가 페널티 박스에서 파울로와 함께 충실히 콤비플레이를 맞춰갈 수 있는 여건에서는 이것이 큰 문제로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팀의 미드필드 구상이 류재문의 부상 이후 어그러지기 시작하면서 세징야가 뒷선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고, 파울로가 전통적인 원톱으로서의 움직임을 더 많이 요구받기 시작하면서 팀의 공격 패턴은 완전히 꼬여버렸다. 

 

파울로는 포스트플레이에 능숙한 공격수가 아니다. 본질적으로는, 상대 수비와 몸을 부딪히면서 플레이하는 것 자체에 뛰어남을 보이는 선수도 아닐 뿐더러, 그것을 즐기지도 않는다. 유니폼에 먼지를 묻히기보다는 우아하고 예쁘게 볼을 차려는 성향이 더 강하다. (경기 중 활동량과는 별개의 이야기이다. 이전 시즌의 조나탄과 비교했을때 파울로가 넓은 활동폭과 전방 압박으로서 대구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은 분명히 드러났다. 다만 그것이 원활히 활용되지 못했을 뿐) 그러한 플레이 성향을 뒷받침할 만큼 뛰어난 볼터치, 주변 동료들을 이용할 수 있는 감각과 지능을 갖추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잘 짜여지고 연습된 패턴플레이를 수행한다거나, 탄탄한 미드필드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공격전개를 이어갈 수 있을 때 파울로는 팀에 확실한 플러스가 되어줄 수 있는 최전방 공격자원이다. 대구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속성을 갖춘 팀이 못 되었으나, 팀이 우수한 내용으로 풀어나갔던 몇몇 경기에서 파울로가 보여준 모습은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공격수로서 파울로를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 이런저런 장단점과 성향을 거론할 수는 있지만, 분명히 해두어야 할 점은 파울로는 챌린지에서 이미 검증된 A급 스트라이커 자원이라는 점이다. 리그 17득점이라는 기록은 우연히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파울로가 스코어링에 특화된 공격수가 아니다'라는 점은 그를 평가할 때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대목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울로가 득점에 소질이 없는 선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팀이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계획대로 풀어나갈 수 있을 만큼 잘 짜여져 있을 때, 공격 상황에서 조력자가 되어줄 수 있는 우수한 측면 자원과 미드필더들이 포진해 있을 때, 이들과의 호흡이 본궤도에 올라 왔을 때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팀 스쿼드의 한 자리를 맡기기에 부족함은 없는 선수이다.

 

그렇다면 성남에서의 파울로의 부진은 어떤 방향으로 해석해야 할까? 우선은 팀이 부진한 상황인 만큼 파울로가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의 한계가 뚜렷한 것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파울로는 우수한 팀의 좋은 조각이 될 수 있는 선수이지, 부족한 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스타의 역량을 지닌 선수는 아니다. 박경훈 감독이 파울로 영입 결정을 내린 바탕에도 이런 고려가 있었을 것이다. 성남은 부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챌린지에서 가장 뛰어난 미드필드를 꾸릴 수 있는 팀이다. 이론적으로는, 플레이메이킹이 가능한 자원들과 상대 박스로의 오버래핑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자원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를 필두로 공격진의 구성 역시 양이 두텁고 다채로운 성향들을 고루 포괄하고 있다. 파울로는 그러한 우수한 공격수들 사이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시너지를 극대화시켜줄 수 있는 실력과 '짬'을 모두 갖춘 선수이다. 그러나 팀이 6경기 2득점을 기록할 만큼 공격이 망가져 있는 상황에서는 반대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파울로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해결해 줄 수 있는 샤프슈터, 혹은 혼자 힘으로 그런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압도적인 개인기량을 갖춘 선수가 아니다.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성남에 필요한 것이 그런 성향의 선수라면 파울로는 고려 대상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한들 파울로를 제외한 선수 중에서는, 황의조가 한창 좋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선택지 외에는 뚜렷하게 나은 옵션이 있는 것도 아니다. 파울로를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선택? 고려할 수는 있는 선택지이겠으나, 우선 드리블이나 롱패스 실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없는 파울로가 팀의 다른 미드필더들에 비해 그 포지션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선수인가는 의문이다. 

 

지금의 성남은 한 실타래로 풀어낼 수 없는 총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팀이다. 파울로라는 한 명의 선수에 국한해서 이야기하자면, 약간의 모순이 보여진다. 파울로는 성남이 정상궤도에 올라간다면 반드시 공격에 보탬이 될 선수이기도 하면서, 성남이 정상궤도에 올라가기 위한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선수는 아닐 수가 있다. 어떤 방향을 설정하고 팀의 공격력을 재건할 것인가는 박경훈 감독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겠으나, 파울로 한 명의 문제를 포함해서, 쉬운 과제로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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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FC 안양)
2016시즌 20경기 5득점

 

알렉스는 여름 이적시장에 영입되어 중요한 승부처에서의 활약으로 팀 승격에 혁혁한 공을 세운 고마운 공격수이다. 이미 파울로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알렉스를 영입한 것은 조금 더 전형적인 원톱 공격수로서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선수를 팀이 적극적으로 원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상대 수비수를 달고서 힘 있게 붙어 주거나, 등을 지고 볼 소유권을 지켜내거나, 제압할 수 있는 그런 최전방 공격수. (2017 시즌 이적시장에서 주니오가 영입된 것 역시 같은 선상에서의 영입이었다) 알렉스는 챌린지 무대에서 이미 검증된 실력을 지닌 선수. 익히 알려진 득점력도 중요한 가산점이 되는 요소였다. 

 

반 년 동안, 알렉스 in 대구FC는 성공적이었나? 팀 입장에서는 알렉스의 영입이 결국에는 승격을 결정지은 추진력으로 작용했으니 만족할 만한 결과였으나, 알렉스 본인으로서는 마냥 웃을 수 있는 후반기는 아니었다. 분명 알렉스는 파울로와 비교했을 때 조금 더 2016년의 대구에 맞는 옷이기는 했지만, 신체적인 상태나 지니고 있는 기량 면에서 과거 챌린지를 호령하던 공격수일 때와는 비교하여 조금 떨어져 있었다. 기대치에 비하여 상대 수비에 비해 신체적, 기술적 우위를 점하는 장면들이 부족했고 골문의 빈 구석을 정확히 노리는 날카로운 슈팅도 자주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기에 팀에 갑작스럽게 합류해 다섯 골을 뽑아낸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활약이었으나 조광래를 비롯한 팀 프런트의 눈길을 완벽히 사로잡기에는 부족했다. 

 

알렉스는 최고일 때의 모습으로 신체적으로 조금 더 가다듬을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 위에 여러 리그와 팀을 전전하며 쌓은 경험을 더할 수만 있다면,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가 될 수 있는 선수이다. 이것은 파울로, 에델의 능력에 대해 논할 때와는 차별적인 면이기도 하다. 알렉스는 이미 리그의 정상에 가까운 자리를 점해 본 선수인 만큼 실력을 회복한다는 전제 하에는 선수로서의 장단점이나 상성, 성향을 논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단 반 시즌만의 모습으로 알렉스를 재단하는 것이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다. 

 

그러나 차기 시즌 잔류를 노리는 대구의 입장에서는 알렉스의 기량이 다시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를 바라는 기약없는 기다림을 굳이 감수하고 싶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냉정히 보았을 때, 알렉스 수준의 용병 공격수를 새롭게 구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체자로 영입된 주니오가 금방 부상으로 실려나가며 공허한 판단이 되어버리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이전에 비해 분명히 내려왔다고 평가할 수 있는 2016년의 퍼포먼스만으로도 챌린지에서의 기본적인 경쟁력 자체는 증명이 되었고, 안양이 늦지 않게 알렉스 영입을 확정지은 것은 굿 무브였다.

 

아직까지는 알렉스가 안양의 전력에 본격적으로 합류하지 않은 상황으로, 지난 경남 원정에서 교체 선수로 첫 선을 보였다. 이적시장 뒤늦게 조석재와 알렉스가 합류하면서 안양은 꽤 풍부한 스트라이커 풀을 갖춘 선수가 되었고 김종필 감독이 이것을 어떻게 짜맞추어 가느냐의 문제만 남았다. 희망적인 점은 김종필 감독이 공격수들의 특기와 성향을 꿰뚫어 보고 그에 맞는 공격 전술을 구상하는 능력 자체는 이미 지난 소속팀들에서 보여준 바가 있다는 것이다. 2015 시즌 팀은 결국 최하위권에서 고전했으나, 김병오와 조석재를 중심으로 한 충주의 공격 전술 자체는 사람들 뇌리에 깊게 남은 인상적인 면이 있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선수 자원의 구성 자체는 현재의 안양이 그에 비해 훨씬 뛰어나기도 하다.

 

이번 시즌 알렉스의 경기력에 획기적인 상승이 없다는 전제 하에는, 선발 투톱 선수의 뒤를 받치는 조커로서의 임무가 주된 역할이 될 것이다. 김민균의 입대를 전후해 팀의 전반적인 경기운영 방식에 한 차례 조정이 있기는 하겠으나, 전반기 동안 안양의 주된 전술은 현행의 4-4-2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진다. 알렉스가 전성기 때의 운동능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김효기의 파트너로 세울 만한 메리트는 없고, 지난 시즌 대구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수준의 플레이로 일관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양의 입장에서 부족함을 느낄만한 선수는 아니지만) 팀 공격의 축인 김효기를 제치고 선발로 투입될 만큼의 우선순위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조커로서 알렉스의 씀씀이를 이야기하자면, 과거만큼 확실한 득점력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지만 가져가는 공격 기회 중 결정짓는 득점의 빈도 자체는 대구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본인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겠지만 김효기의 뒤를 받치는 옵션으로서의 역할이 현실적으로 안양이 알렉스에게 요구하는 우선적인 요건일 것이다.

 

냉정히 보았을 때, 알렉스와 안양은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서로를 꼭 필요로 하는 선수와 팀의 관계는 아니다. 다만 안양의 입장에서 알렉스를 포함해 김효기, 조석재, 조시엘까지 이어지는 풍부한 공격진을 보유하게 되는 것은 축복과 같은 상황이다. 또한 선수의 입장에서 볼 때, 이미 리그에서 증명한 바가 있는 선수인 만큼 내구성이 검증되고 본인의 몸 상태와 플레이에 자신감이 붙게 된다면 현재의 팀에 어느 식으로든 보탬이 되고 타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만한 선수이다. 김민균의 이탈 이후 분명히 미드필드 운영 방식의 변동이 이루어질 것이고, 팀은 이전에 비해 미드필드를 덜 거치면서 전방의 공격수들을 조금 더 직선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측된다. 골문을 등지면서 소유권을 지키고자 하는 플레이보다 상대 페널티박스를 향해 더욱 적극적으로 수비를 공략한다면 팀이 원하는 움직임에 더욱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http://bineee.tistory.com/40

 

댓글 13

스위스 2017.04.13. 21:27
시험기간이라 양질의 컨텐츠가 나오는군 ㅋㅋ
댓글
운동하는열부 작성자 2017.04.13. 22:00
 CTID
나도 걍 핑계라 생각 ㅋㅋ 내보내는 결정 자체는 동의하는데 팀 승격 공신인데 쫌 띄워주고 보내면 될걸 넘 매몰차게 햇음 병신 광래련
댓글
머호. 2017.04.13. 22:22
에델쪽에서 질문이 몇개 있는데
에델이 팀에서 2~3옵션을 맡은것과 후방빌드업이 좋지 못한 것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잇는건지
오프더볼이 나쁘고 뛰어난 드리블러는 공간을 이용해야되는 약팀보다 밀집수비를 상대하는 강팀에서 더 효과적인게 아닌지 궁금함
댓글
운동하는열부 작성자 2017.04.13. 22:40
 머호.
우리 진영에서 볼을 전진시킬때 대구가 선택해야 하는 옵션들, 이를테면 최후방에서의 롱패스든 미드필드를 거쳐가는 플레이든 윙백을 통해서 측면을 파는 쪽이든, 다들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결국에는 선수 개인에 의존을 많이 했음. 그 원인을 파고 가면 이전에 비해 조영훈, 이종성이 나가면서 쓰리백에서의 빌드업이 이전에 비해 수준이 낮아졌고 류재문 부상으로 미드필드도 너무 투박하고 기술적으로 부족해졌고. 가장 대표적 대안이 세징야가 하프라인까지 내려와서 직접 플레이메이킹 롤을 맡으면서 썰어 올라가는 것이었고 그 다음 옵션들 중 하나가 에델이 막가파식으로 드리블로 뚫는 것이었는데 효율은 다소 떨어진다고 봐야하지만 기본적으로 팀 자체가 전진이 안되는 상황이라 그 방향이라도 선택할수밖에 없었음. 

오프더볼 문제에 대해서는 말한것과 같은 양면성이 있기는 하지만 에델 자체가 공격상황에서 사실상 드리블링 원툴 선수이기 때문에 밀집수비를 위주로 하는 팀을 상대로 볼을 오래 쥐어줄때 턴오버가 대단히 잦은 편이고 여기서부터 나오는 위험부담이 너무 큼. 역습상황에서 에델이 유용한 선수인 것은 에델의 역습의 주가 되는 선수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본래 가지고 있는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에서의 강점 자체가 위협적이라 일반적인 상황에 비해서 상대 수비에 하중을 크게 줄 수밖에 없음. 
댓글
머호. 2017.04.13. 22:46
 운동하는열부

두번째꺼는 여전히 이해가 안되는게 오프더볼도 별로고 본인이 역습의 선봉장이 되어 드리블링하면서 상대수비를 파는 유형도 아니면 어떻게 강점인 스피드와 드리블을 활용할 수 있음?

댓글
운동하는열부 작성자 2017.04.13. 22:54
 머호.
조나탄이랑 투톱으로 뛰던 때에서 연결되던 이야기인데 역습 상황에서 위협적인 재능을 에델이 보유하고 있는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수비하는 입장에서 마크가 무조건 들어가줘야 하고 마찬가지로 스피드 있고 일대일 있는 파트너와 함께 할때 시너지가 날수밖에 없음. 그리고 에델이 오프더볼이 좋지 못한것이 역습 상황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되는건 맞지만 정교하게 공간을 찾지 못하기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정도지 뭔 대갈텅텅까지는 아니니까..
댓글
머호. 2017.04.13. 22:59
 운동하는열부
ㅇㅋ ㄱㅅ
댓글
정우성2 2017.04.13. 23:46
파울로 보내면서 핑계 댈만도 한게 머구페북러들 에델 보낸다고 잔류의지없다고 욕함
댓글
머구아챔 2017.04.16. 14:50
에델 진짜로 아쉬운데 갓반드로가 골 슝슝넣을 거라 ㄱ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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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2024년 국내 축구 일정(K리그1~K4리그) 11 미늘요리 15418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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