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올 시즌 광주의 문제점 분석을 곁들인) 광주의 IF 시나리오 몇 가지

총 3가지의 시나리오가 있음

 

1) 김종우 부상이 없었다면

김종우 출장(16경기 10선발 2승 3무 11패 승점 9점)과 아닌 경기(19경기 7승 3무 9패 승점 24점)의 차이가 좀 많이 큼

김종우가 없을 때 광주는 두 번의 연승을 함

김종우가 있을 때 광주는 경기력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결과를 가져오진 못했다고 결론 내릴 수 있음

결과를 가져온 경기는 선발로 뛰었던 경기들 중 딱 두 번, 시즌 초 대구 원정과 최근 수원FC 홈 경기임

대구 원정은 지금과 비슷하지만 다른 엄원상 톱의 역습 전술로 대승을 거뒀고, 수프 홈은 김종우 원톱이라는 변칙 전술로 경기를 가져왔음

이 부분에서 단순히 김종우의 존재 유무가 광주의 하락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려움

광주의 창조성을 불어넣고 공격작업을 원활하게 해주지만, 결과를 바꿀만한 선수는 아니라는 것이 내 결론임

 

2) 펠리페 아웃 + 조나탄 사망이 없었다면

펠리페가 시즌 초에 부상으로 결장하고 여름에 나가기 전까지 경기 출장시 매우 폼이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였음

피지컬 말고 자랑하던 연계 플레이나 플레이메이킹이 전혀 나타나지 않음

같이 합을 맞추던 선수 몇(여름, 윌리안, 박정수)이 빠지니 다시 엄지성, 김종우 등과 합을 맞춰야하는데 겨울부터 이어진 시즌 초 부상 때문에 어려웠음

펠리페가 좋은 성적을 내던 건 공격지역에서 여포마냥 버텨주고 내주고 넣어주고 하는 개인 능력이 다른 공격수와 시너지가 너무 좋았기 때문인데,

윌리안이 없고 대신 들어온 김주공, 엄지성은 아직 호흡이 부족하며 원래 없던 공미라는 포지션의 김종우와도 발이 잘 맞지 않음

그래서 고립되다가 과격한 파울 및 억울한 판정 몇 가지 때문에 멘탈이 승천함

원래는 1부에서 한 시즌 더 보여주고 중국으로 넘어가려고 했었고, 구단도 그럴려고 했는데 멘탈과 폼이 나락으로 가버린 펠리페는 빨리 나가고 싶어했고 그 결과 국내 예상 금액보다 싼 가격에 청두로 감

올해 펠리페가 정상적으로 시즌을 전부 소화했으면, 난 적어도 강등권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함

작년보다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는 공격진과 미들진 지원을 제대로 받았다면, 더 많은 스탯과 팀 성적을 남기고 내년에 아름다운 이별이 가능했음

하지만 부상 및 뉴페이스와의 호흡 부족으로 물거품이 되어버림

 

광주가 현재 톱 위치에서 엄원상, 김종우, 허율, 김주공, 송승민 등 여러 명이 섰는데, 허율 제외 모두 주 포지션이 아님

그래서 공격 전술에서 패널티가 꽤 컸음 지금도 김종우가 펄스나인처럼 잘 해주지만 공중볼이 안 되니 상대방 압박에 수비진에서 롱볼 클리어를 하면 소유권을 너무 쉽게 내줘버리는 상황이 지속되는 중

김종우나 엄원상이 서 있으면 공격지역에서 볼을 오래 가지고 있을 수가 없기에 지공을 안정적으로 오래 할수가 없고 어쩔 수 없이 공격 작업을 진행하고 마무리지어야 함

하지만 그런 작업이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니 중간에 뺏기는 타이밍도 생기는데, 그게 광주에게 최악의 상황임

허율이 서면 공중볼은 해결 되나 연계가 김종우나 다른 선수에 비해 너무 떨어져버려 오히려 머리를 노리는 롱볼 의존성이 더 커져버림

 

게다가 미들진은 상대적으로 수비를 강화하기 위한 감독님의 픽으로 이찬동, 김원식, 한희훈 등의 패싱과 연계가 장기가 아닌 선수들로 구성되다보니 중앙에서의 탈압박도 기대하기 힘듦

그러면 볼 소유를 해야 하는 부담은 고스란히 수비진에게 돌아오는 것 -> 3번에서 추가적으로 설명

전문 톱의 부재로부터 시작된 골이 터지더라도 경기 주도권을 갖고 있지는 못하는, 상당히 불안한 경기 운영을 할 수 밖에 없게 됨

펠리페가 있을 땐 우리 지역 밖, 특히 상대 지역 근처에서의 볼 소유가 상당히 수월했고

수비진에게 돌아오는 부담이 적었는데 올해는 펠리페의 역할을 아무도 해주지 못하니 안 그래도 불안한 수비진에 과도한 긴장과 집중력을 요구하게 됨

이것은 결국 경기 후반 역전패, 호영타임, 극장골 등으로 귀결됨

 

그래서 조나탄이 왔는데,,, 이새끼는 뭐 보여야 논할 거리가 생기지만 이야기를 좀 하자면

지금 생각해보면 조나탄한테 뭘 기대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함

앞서 말했듯이 시즌 초에 비해 중후반으로 갈수록 공격진 합이 잘 맞으면서 필드골은 꾸준히 늘어났음

시즌 초에는 골결이 너무 딸린다, 확실히 넣어줄 선수가 필요하다는 말이 많았고 실제로 슈팅 수 대비 골이 너무너무 적었음

그렇지만 지금 감독의 전술과 엄원상 엄지성 김종우(이희균) 김주공이 골 수를 늘려주고 있기 때문에

조나탄이 펠리페처럼 연계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지 않는 이상 조나탄에게 기대할 건 없다고 생각함

물론 이미 사망하셨기 때문에 더 찾을 수도 없음

 

결국 지금 상황에서는 펠리페가 나간 뒤 주전급 톱 자원의 부재가 광주의 성적 하락과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음

 

3) 이한샘 부상이 없었다면

이게 왜 시나리오냐 하면

올 시즌 가장 좋았던 센터백 라인은 알렉스와 이한샘이라고 생각함

왜냐?

알렉스는 발밑이 리그 탑급임 롱패스는 과장 좀 보태서 기성용 바로 아래급이고 발로 하는 수비는 리그에서 제일 잘 한다고 생각함

발이 좀 느리지만 전술로 커버해주면 문제가 없어짐 시즌 초에는 헤더 경합이 좀 부족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개선됐고 몸을 날리는 헤더도 곧잘 하게 됨

 

그런데 파트너들을 보면

이한도는 한도초과라는 별명이 있듯이 경기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수비 상황에서의 헤더 경합에 약함

발이 빨라서 알렉스 짝으로 적절하지만, 그 외 본인에게 오는 수비를 90분 동안 감당하기 어려움

한희훈은 헌신적이고 허슬플레이를 즐기면서 집중력 유지를 잘 함

발은 평균 정도인 것 같은데 가장 큰 문제는 헤더가 약하다는 것과 크로스 수비가 잘 안되는 듯함

곽광선은 헤더는 진짜 좋은데 발이 알렉스 짝으로 쓰기에는 느리고, 발밑이 이한도나 한희훈보다 현저히 떨어짐

조금 과격하게 말하자면 현재 수비진의 시한폭탄이라고 볼 수 있음

 

이한샘은 뭐가 다르냐?

이한샘은 알렉스와 함께 세 경기를 선발 출장했음

인천전 2:1 승, 수프전 2:0 승, 성남전 0:2 패

이 경기들은 개인적으로 수비진이 정말 안정적이었다고 생각함

인천전은 경기 내내 리드를 가져오진 못했지만 올 시즌 정말 희귀한 극장 역전골이 나올 수 있게 버텨준 수비진의 공로가 정말 크다고 생각함

수프전은 진짜 얼마 안되는 무실점 승리 중 하나임 이 경기 정말 수비가 탄탄했던 걸로 기억함

성남전은 뮬리치를 오판한 감독님의 전술적 패착이 컸다고 봄 뒷공간을 너무 많이 내줬음

아무튼 이한샘 알렉스 라인은 단 세 경기지만 시즌 중 가장 안정적이었다고 생각함

알렉스 데뷔와 동시에 이한샘을 세운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음

그래서 더더욱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아웃 된 것이 아쉬움

수비진이 시즌 중에 더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면 절대 광주는 지금 상황은 아니었을 거라고 확신함

수비진에서의 불안은 곧 상대방의 공격기회가 늘어나는 것과 같음

 

핵심 주제) 올 시즌 내내 우리를 괴롭혀 온 후반 경기력 저하는 경기 초중반 압박의 과도함이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는데,

이건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 결과라고 생각함

수준급 톱의 부재와 중원 조합 때문에 볼 소유권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상대방에게 볼 소유권이 자주 넘어가게 되고 그만큼 압박의 횟수와 강도도 높아짐

그에 따라 공격 횟수가 늘어나면 재미도 있고 골이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좋아 보이지만,

거의 모든 공격이 주도권을 잡고 볼 점유를 늘리는 게 아닌 스프린트를 해야 하는 탈취 후 역습이 되어

초중반에 신나게 공격하고 지쳐서 후반에 호러쇼가 열림

하지만 그 때 든든하게 버텨줘야 할 우리 수비진은 풀타임 안정감이 부족해 속수무책으로 당함

결과적으로 좋은 경기력, 강등권 답지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경기를 내주는 건 매번 우리 팀이 될 수밖에 없음

 

마치면서 나는 올해 광주를 상스 막차를 두고 경쟁할 거라고 생각했음

김호영이라는 새 감독이 왔지만 펠리페와 엄원상에 김종우, 헤이스까지 가세한 공격진이 기대가 컸고

미들진에 이찬동 김원식 영입과 수비에 알렉스, 키퍼에 윤보상은 가장 최고의 보강이라고 생각했었음

그러나 부상과 앞서 말한 문제점들이 연이어 터지다보니 강등 유력 후보가 되었음

물론 감독님도 교체의 방향성이나 타이밍 측면에서 경기 패배에 어느 정도 일조했다고 생각함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는 것이 내 결론임

댓글 12

레이니 2021.11.04. 15:50
볼키핑이 되는 김종우 헤이스를 넣으면 홀딩에서 무너지니 못썼던거구만 둘다 측면에 쓰면 수비리커버리 안되니..
댓글
침투하는아린 작성자 2021.11.04. 15:52
 레이니
공격을 역습으로만 하는 와중에 중앙에 수비 안되는 선수 쓰면

역습 막히고 소유권 넘어가면 공포게임 되는거지
댓글
레이니 2021.11.04. 16:00
 침투하는아린
어제 3골 앞설때 투볼란치썼음 어땠을까? 계속 원볼란치 옆으로 뚫려서 골먹었는데
댓글
침투하는아린 작성자 2021.11.04. 16:04
 레이니
그게 이전 경기들에서도 나왔었던 문젠데 교체 방향성이 애매함

님 말처럼 원볼 => 투볼처럼 경기 중 포메이션 변화를 잘 못 하시는 것 같어

이 것 때문에 교체하고도 문제점이 해결이 안되는 순간이 빈번히 보이더라고

어제 경기도 같은 맥락이었고 만약 그런 방향에서 수정됐더라면 경기 양상은 무조건 달랐겠지
댓글
레이니 2021.11.04. 17:06
 침투하는아린
내 생각에는 투미들이 박투박 내지 메짤라처럼 폭넓게 움직여서 전방지역 측면까지 커버하고 윙어들이 풀백이랑 측면 틀어막는 전술 쓰다보니 그런거 같음. 김호영감독이 내려앉는 전술을 쓰지 않으니..60분 넘어서니까 2선 3선 퍼지는게 눈에 보이던데 그러면서 공간 벌어지고...
플랜B가 없다기보다는 지금 스쿼드로 이게 최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러네..
댓글
침투하는아린 작성자 2021.11.04. 19:10
 레이니
결과가 없으면 최상은 아닌거지 뭐

보완을 해야 하는 게 맞고 안 그러도록 할 수 있어야함

내년은 더 좋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댓글
괴즐케사 2021.11.04. 15:51
광주에서 보여준 내용만 보면 뭘 하려고 하는지는 충분히 보여주긴 했음 능력이 아예 없는 감독은 아니라고 봄

확실히 선수교체 타이밍 등에서 초보감독 티는 나지만
댓글
침투하는아린 작성자 2021.11.04. 15:52
 괴즐케사
본인 전술보다는 선수 능력 활용에 초점을 맞추는 느낌이 강함

교체는 진짜 피드백 많이 해야될 거
댓글
괴즐케사 2021.11.04. 15:58
 침투하는아린
ㅇㅇ 어떤식으로 해야 이 선수를 쓸 수 있나만 보면 진지하게 상스권 급임
댓글
침투하는아린 작성자 2021.11.04. 16:06
 괴즐케사
나도 그렇게 생각

근데 그러면 선수 영입이 시즌 결과에 너무 큰 영향을 미치기 쉬움 ㅋㅋ
댓글
괴즐케사 2021.11.04. 16:07
 침투하는아린
일단은 일이 이리된거에 대한 아쉬움은 많지만 만약에 사태가 되면 책임은 지실꺼 같다
댓글
엄원상 2021.11.04. 19:13
진짜 할말은 많지만 먼저 생각나는건
3선에 전진할 수 있는 미드 한명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고
(물론 이 부분은 어찌할수 없는 것이고)
경기 잘 안풀리면 한번쯤은 백3라는걸 써봤으면 좋았을듯 싶다
백3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한번은 해봤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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