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전남 드래곤즈는 ACL 의지가 없냐고?
- 순두부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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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가 우승을 한 것은 그들의 피와 땀의 결실일 뿐이다. FA컵 우승이라는 과정 속에 행운이 따르긴 했겠지만 그것은 다른 많은 우승팀에게 역시 주어지는 조건이다. 스스로 쟁취한 성과이기에 내년 ACL 출전에 따른 결과 역시 온전히 전남 드래곤즈의 것이다. 조별예선에서 죽을 쓰든, 또 다시 놀라운 성과를 거두든지간에 그 책임은 전남 드래곤즈에게 있다.
물론 추후에 펼쳐질 ACL에서의 경기력과 프리시즌 행보에 대한 비판은 누구나 가능하다. 그 근거가 모기업의 투자 행보에 의한 선수 보강 부족과 이탈 우려라면 합리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비판의 목적이 온전히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력과 행보 그 자체에 있지 아니하다면 위의 근거는 성립되기 힘들다.
어떤 기사에서 “전남의 행보에 축구계는 씁쓸해한다. 왜 FA컵을 우승했느냐는 비웃음이 적지 않다”라며 비아냥한 것처럼 전남 드래곤즈의 행동이 축구계를 씁쓸하게 했다는 이유로 위 근거가 사용되서는 안된다. 축구계의 한 개인이 한 발언인지, 단체의 의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정말 무례한 발언이다. 왜냐하면 전남 드래곤즈는 국내의 클럽이기 때문이다. 국가를 대표할 자격을 갖출 순 있지만 그게 온전한 그들의 의무는 아니다.
FA컵 챔피언이자 이듬해 ACL 출전권을 갖춘 팀의 행보가 마냥 건설적일 수는 없다.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있는데 마치 국가를 대표하는 경기에 나가는 것 마냥 의식해선 안된다. 물론 개인적 측면에서 한국팀이 외국팀과 경쟁할 때 자연스레 국내팀을 응원하게 되고, 선수들과 팬 모두가 마치 국가를 대표한다는 심리를 지워낼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적어도 공연한 장소에서 개인의 의사를 저렇게 무례하게 말했으면 안됐다.
자본을 갖춘 팀만 우승을 할 수 있고, ACL에 나갈 수 있다면 애초에 ACL 무대 진출 조건을 성적으로 정하지 않으면 된다. 전남 드래곤즈처럼 언더독의 아름다운 우승도 축구고, 전남 드래곤즈가 내년에 진출한 ACL 무대에서 조별예선을 탈락한다 할지라도 그 역시 축구다. 그래서 굳이 언급은 안하겠지만 위 기사의 발언은 축구의 묘미를 거스르고, 한 팀에 대한 무례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