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2021 수원삼성의 상승과 하락, 그들의 전반기와 후반기는 무엇이 달랐나 - 1. 수원의 수비전술

 

2021 수원 삼성하면 생각나는 것은 역시 전반기 돌풍, 그리고 그와 완전히 대비되는 후반기 급격한 하락세일 것이다.

 

고로 '수원 삼성의 전반기와 후반기 비교'를 키워드로 삼아 2021시즌 수원 삼성을 총정리 해보고자 한다.

 

본 글은 그 첫번째, <수원의 수비전술> 편이다.

 

 

 

 

Screenshots_2022-01-07-23-21-14.png.jpg

수원 수비전술의 형태가 가장 잘 드러난 장면이다.

 

위 장면에서 알 수 있는 수원의 수비전술의 기본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볼 가진 상대 선수를 투톱 스트라이커 중 한명이 압박한다.(김건희)

2. 352 세명의 중앙미드필더중 가까운 사이드에 위치한 선수가 사이드 수비를 맡는다.(고승범)

3. 반대 전환의 키가 될 수 있는 상대 미드필더를 투톱 스트라이커중 다른 한명이 마크해 볼이 반대로 전환될 수 없도록 한다.(유주안)

 

 

이를 짤로 보면 다음과 같은데

 

 

 

수비 전술이 성공하자 상대의 불안한 볼처리가 나온다.

 
수원의 경기를 지켜본 리그팬들은 이와 비슷한 과정에서 상대의 실수로부터 볼을 탈취하여 빠른 역습으로 골을 넣었던 수원의 몇몇 골장면들이 생각이 날 것이다.
 
(여담으로 위 장면에서 유주안의 엄청난 압박 의식을 보자. 상대 미드필더를 체크하며 1차적인 수비전술을 충실히 이행할뿐만 아니라, 상대의 실수가 나온 후에는 바로 득점을 위해 2차 압박까지 가져가는 성실함을 보여준다.)
 
 
 
 
비슷한 다른 장면들을 보자
 

 

 
마찬가지로 수비전술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다.
볼 가진 선수에게의 1차 압박, 사이드 수비를 가주는 미드필더, 가운데 위치한 상대 미드필더의 마크.
 
 
 

 

그러나 이번에는 성남 수비수의 반대전환 볼처리가 정확했고 성남이 훌륭하게 수원의 압박을 무력화시키고 빌드업에 성공한다.
 
그런데 그 뒷 상황을 보자. 1차 전방압박이 깨지자 이번엔 수원 선수들의 훌륭한 백코트가 이어진다.
 
볼이 가운데로 나가는 것을 확인한 유주안이 재차 전력 질주로 백코트해 볼 받은 선수를 압박하고,
볼이 사이드로 나가자 중앙 메짤라 미드필더 김민우 역시 전력질주로 백코트해 사이드 커버를 간다.
 
이처럼 성남의 훌륭한 탈압박 빌드업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2차 백코트 수비로 인해 수비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처럼 수원의 수비 전술은 투톱 스트라이커와 미드필더들, 특히 양쪽 사이드 수비 지원을 가야하는 양쪽 메짤라 중앙 미드필더들의 높은 수비의식과 체력을 필요조건으로 한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더해지는 것이 수비수들의 강한 러닝 디펜스다. 이를 짤로 보면
 

 

 
레프트백 이기제, 레프트 스토퍼 박대원 두 수비수가 미들서드까지 전진해 강한 러닝 디펜스로 볼을 끊어내는 것이 수원 수비전술의 두번째 포인트이다.
 
박건하 감독은 수비수를 기용하는데 있어 이런 기동력있는 러닝 디펜스 구사 능력을 우선시하는 성향을 보였다.
 
일례로 전남으로 이적한 최정원의 경우를 들 수 있는데,
최정원은 우수한 제공권, 왼발을 바탕으로 한 먼거리 롱킥, 부드러운 발 밑을 가지고 있는 수비수지만 등지는 상대 선수를 마크하는데 있어서 적극성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박건하 감독은 이선수를 단 한 경기만 스토퍼로 기용한 후 스위퍼와 수비형 미드필더 백업 요원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투톱 스트라이커와 미드필더들의 수비의식', 그리고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러닝 디펜스'를 기반으로 한 수원 삼성의 수비전술은 전반기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며 수원이 전반기 리그 순위 3위에 올라서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이런 수비 시스템이 붕괴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여기에는 다음의 3가지 원인이 작용하였다.
 
1. 미드필더들의 급격한 폼 하락
2. '최전방 수비수' 김건희의 이탈
3. 상대 팀들의 수원 수비전술 파훼
 
 
 
1. 미드필더들의 후반기 폼 하락
 

Screenshots_2022-01-07-18-11-29.png.jpg

 

후반기 리그 재개 후 2연패를 기록한 인천전 수비장면이다. 
 
정상빈이 볼 가진 선수를 압박하러 가고있다.
 
여기서 원래 수비전술대로라면 위에 표시한대로 메짤라 중앙 미드필더인 김민우가 사이드 압박을 같이 땡겨줘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김민우의 움직임을 보자
 
 

 

짤에서 보듯 김민우가 아예 압박을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 날 김민우는 후반 60분대에 이미 지친 듯한 모습으로 극심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또한 이 장면에서 추가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중앙 볼란치 한석종의 움직임인데,
원래라면 김민우가 사이드에서 볼을 받은 선수를 압박하러 가면서 중앙을 비우고, 그래서 프리하게 되는 상대 중앙 미드필더를 뒤의 한석종이 같이 당겨주면서 프레싱해야 맞는 것이다.
그러나 한석종 역시 발이 무거운 모습으로 후방에 머무르며 압박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후반기 한석종의 부진한 폼은 짤로도 모아서 볼 수 있을 정도인데,
 

 

가운데 미드필더에게 볼이 공급되는데 그저 보고만 있는 모습. 덕분에 인천 미드필더는 무사히 반대 전환의 고리 역할을 마치고 인천의 빌드업은 성공한다.
 

 

마찬가지로 김도혁이 3자패스를 주고 받으며 전진하는데 아무런 견제를 하지않아 최종적으로 전진된 위치에서 편안하게 볼을 받는 모습. 이 장면에서 한석종은 뒤늦게 달려나갈 것이 아니라 김도혁이 볼을 받기도 전에 이미 러닝 디펜스로 프레싱을 들어갔어야 한다. 심지어 시야 내에 있었는데도 전혀 프레싱을 들어가지 않은 실망스러운 장면이다.
 

 

8월 강원전 3:0 대패 경기. 이날은 한석종이 교체 투입 후 메짤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었다.
우선 한석종이 기본 전술대로 사이드 수비 지원을 갔다.
문제는 본인의 마크맨인 윤석영이 볼 투입 후 언더랩을 들어가는데 그대로 놔주고 늦은 백코트를 보여준다.
가뜩이나 단 3명의 미드필더가 중원 좌우를 커버해야 할 352 포메이션에서 한 명의 미드필더가 이런식으로 숫자 싸움에서 빠져버리면 팀이 수비밸런스를 갖추기란 불가능하다.
 
 

 

 
수원 미드필더들의 폼 하락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7월 인천전 실점 장면이다.
 
위 장면에서의 문제점을 모두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 세컨볼이 떨어지는 지역에 수비라인 앞공간을 보호해야 할 미드필더들이 존재하지 않음.
- 아직 수비상황이 다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역습만 생각하고 전진하다가 수비 커버를 전혀 하지 못한 전세진(좌측 메짤라 중미)과 김민우(우측 메짤라 중미)의 움직임
- 무거워진 발로 네게바의 단순한 월패스를 크게 놓치는 한석종
 
물론 무고사의 주발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제쳐진 고명석도 최종적인 원인이 되었지만 이 실점 장면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드필더들의 수비 보호 실패이다.
 
이처럼 352 포메이션의 필요조건인 중앙미드필더들의 수비의식과 기동력 하락은 수원 삼성의 수비전술이 근본적으로 붕괴하는 원인이 되어 팀이 11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지는 결과를 낳았다.
 
 
 
 
 
2. '최전방 수비수' 김건희의 이탈
 
수원 삼성 후반기 수비 부진의 두번째 원인인 '김건희의 이탈'문제는 두번째 글인 [2021 수원삼성의 상승과 하락, 그들의 전반기와 후반기는 무엇이 달랐나 - 2. '타겟맨이자 플레이메이커이자 최전방 수비수' 김건희의 존재] 에서 다루고자 한다.
 
 
 
 
 
3. 상대 팀들의 수원 수비전술 파훼
 
전반기의 돌풍과도 같은 성과 이후, 수원을 만나는 모든 팀들의 수원 전술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는 수원의 수비전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상대 팀들이 수원 수비 시스템을 공략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 갈래로 나눌 수 있다.
 
 
 
1) 롱볼 공략
 
전반기 훌륭했던 수비 전술에도 불구하고 수원 수비에 약점은 존재했는데 바로 부족한 제공권이었다.
 
이는 부상과 대표팀 차출로 잦은 결장을 하였던 헨리의 부재와 무관하지 않다.
 
후반기가 되자 상대팀들은 수원의 이런 약점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각 상대팀들은 수원의 미들 및 전방의 압박을 무시하고 노골적으로 롱볼을 때려넣기 시작했다.
 
수원fc는 라스, 인천은 무고사와 김현, 강원은 이정협 등 각자 자신들이 가진 타겟맨들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롱볼을 때려넣었다.
 
몇가지 짤을 보자
 

 

 

 

이처럼 상대팀들은 이제 타겟맨을 이용해 롱볼을 넣고 떨어지는 세컨볼을 탈취해 수원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공략법이 잘 먹혀들었던 데에는 1차적으로 수원 수비수들의 작은 신장도 한몫 하였지만 2차적으로 부진한 폼의 미드필더들의 무거운 발로 인해 떨어지는 세컨볼 점유에 실패한 것 역시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2) 숫자 싸움을 통한 공략
 
각 팀은 수원의 압박을 우회하는 롱볼 외에 직접적인 탈압박 방법도 들고나왔는데 몇가지 예를 보자면 다음과 같다.
 

 

숫자싸움을 통한 빌드업 공략에 가장 능한 것은 원래 이런 플레이에 능숙한 병수볼의 강원이었다.
위 장면을 보면 순간적으로 스토퍼인 신세계가 전진해 미들 숫자를 늘려 수원 메짤라 김민우의 압박 포인트를 흐뜨려놓는다.
 

 

마찬가지 강원의 빌드업 장면
스위퍼인 임채민이 순간적인 드리블 전진으로 수원의 압박을 깨고 미드필드 숫자에서 우위를 점한다.
이날 임채민은 노골적으로 느린 제리치를 제쳐대며 이런 드리블 전진을 수차례 보여줬다...
 

 

인천이 수원 수비를 파훼하는 모습이다.
중앙 메짤라로 기용되었지만 측면 성향이 강한 네게바가 순간적으로 사이드 숫자싸움에 가담해 수원 압박 포인트를 흐려놓는다.
한석종의 불성실한 수비와 결부되며 인천의 빌드업 성공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수원의 전반기 수비 전술은 훌륭했지만 몇가지 이유로 후반기에 그 위용을 잃었고 이는 스플릿 라운드 직전까지도 끝내 회복되지 못하고 11경기 무승이라는 부진을 낳았다.
 
수원의 후반기는 이 외에도 문제점이 있었는데 다음 글은 그 두번째 키워드인 김건희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2편에서 계속....

댓글 4

best 영테나치오 2022.01.08. 14:44
예전에 내가 한번 썼는데 건하볼 후반기에 압박 지점도 낮아지고 공략하기 쉬운팀으로 변함
19욘스 후반기 같았음
best DolceLatte 2022.01.08. 19:00
유주안 재계약도 저런 수비적 움직임을 더 써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건가
best 영테나치오 2022.01.08. 14:44
예전에 내가 한번 썼는데 건하볼 후반기에 압박 지점도 낮아지고 공략하기 쉬운팀으로 변함
19욘스 후반기 같았음
댓글
FM로스터용 2022.01.08. 14:49
 영테나치오
욘스볼이랑 건하볼이랑 많이 비슷한거가틈
댓글
best DolceLatte 2022.01.08. 19:00
유주안 재계약도 저런 수비적 움직임을 더 써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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