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K리그가 등번호 폰트를 통일한 게 아닌 이유

모두가 알다시피 이번시즌 부터 K리그는 자체 폰트를 개발하여 K리그 1과 2의 23개 모든 구단이 유니폼에 같은 폰트를 사용하게끔 규정했다.

하지만 연맹의 폰트 통일화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어설프기 짝이 없었고,

심지어는 대구와 서울 E랜드, 경남과 같은 구단이 이름에 영어를 사용하는 게 거슬려서 그런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나 또한 이런 통일화는 통일화가 아니며, 아직 K리그가 등번호 폰트가 통일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K리그 팀들의 등번호 사용 현황을 보면 등번호의 유형이 크게 3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등번호를 폰트 그대로 사용하는 구단 - 대구, 서울, 성남, 강원, 대전, 전남, 경남, 아산 (8팀)

폰트에 테두리를 사용하는 구단 - 울산, 수원F, 수원, 포항, 안양, 부산, 부천, 이랜드 (8팀)

폰트 디자인을 구단이 자체적으로 만든 구단 - 전북, 제주, 인천, 광주, 김천, 안산, 김포 (7팀)

 

유형을 크게 3가지로만 분류해서 이런 것이지 디자인을 자체적으로 만든 구단은 폰트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폰트 종류만 9가지가 된다.

 

현재.png.jpg

 

올 시즌 K리그 1, 2 23개 구단 중 광주, 수원, 제주, 대구 4팀의 폰트 유형이다.

이 중에서 광주와 제주는 자체 디자인을 사용하고 수원은 테두리, 대구는 폰트 그대로 사용한다.

 

등번호의 생김새만 봐도 이게 정녕 같은 폰트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두 가지의 문제가 더 있다.

 

첫째는, 이름의 위치가 지정되어 있지 않다.

둘째는, 등번호 밑에 들어가는 로고가 지정되어 있지 않다.

 

첫 번째 문제는 등 스폰서의 로고가 위쪽에 가면 돈을 더 많이 준다는 타당한 이유라도 있다.

하지만 두 번째 문제는 연맹의 의지와 미숙함의 문제라 봐야 한다.

EPL의 경우에는 등번호 밑부분에 들어가는 로고를 프리미어리그의 사자 문양으로 고정시켜 놓았으며,

더 나아가 폰트의 디자인과 색상까지 일정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 이런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라리가는 밑에 팀 로고가 들어가고 색도 규정 안 되어 있지 않나?'

그렇다. 그렇지만 K리그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등번호 밑의 로고가 팀 로고로 '고정'되어 있다는 점.

위의 네 구단의 등번호 유형을 살펴보면 광주와 수원은 팀 로고, 제주는 킷서플라이어의 로고, 대구는 로고가 들어가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K리그의 폰트를 보면서 통일성 있는 통합 폰트가 아니라 그저 각 팀의 개성대로 만들어진 그 팀의 폰트,

휠라나 프로스펙스의 로고가 들어간 용품 회사의 폰트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구단의 자율성이라는 방패는 실패한 폰트 통합을 막아주지 못한다.

 

비교 1.png.jpg

 

이렇게 EPL 구단들의 폰트와 붙여서 비교하면 더욱 확연한 차이가 난다.

모두가 제각각인 K리그 팀들의 폰트와 달리, EPL 팀들의 폰트는 등번호의 생김새, 로고, 폰트의 위치와 기울기와 같은 모든 게 획일화 되어있다.

처음에 연맹이 폰트 통일화를 선언했을 때 팬들의 상상은 이렇게 깔끔하게 통일 된 팀들의 등판이었다.

이 비교는 유럽과 한국의 인프라 차이나 자국 리그의 인기 차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저 폰트 통일이 뭔지 아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과 아무것도 모르면서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연맹의 차이다.

 

그렇다면 이번엔 이 폰트를 봐보자.

 

개선안.png.jpg

 

여기서는 네 구단의 이름 위치, 등번호 로고, 등번호의 생김새 등등이 모두 통일 되어있다.

현재 K리그 팀들의 폰트보다 훨씬 통일성이 있고 폰트를 통일했다는 느낌이 든다.

 

비교 2.png.jpg

 

이렇게 EPL과 비교해봐도 통일성에서 차이가 난다는 느낌을 받기가 힘들게 된다.

 

비교 3.png.jpg

 

이렇게 현재의 폰트와 비교해보면 통일성에서 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K리그 팬들이 연맹에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무언가를 할 때 10을 해야하는 걸 1에서 2 정도만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론 구단에게 폰트 사용에 있어 자율성을 주어 구단들의 개성을 살리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그렇지만 그럴려면 애초에 폰트를 통일시키지 않았어야 한다. 통일성과 자율성은 반대되는 말이니까.

연맹은 폰트를 통일하면서 구단들을 배려까지 한 사려깊은 선택을 한 것이 아니다. 그저 할 일을 정확히,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이 남은 절반을 연맹이 또 엉뚱한 걸로 채우는 게 아닌 제대로 된 걸 채웠으면 한다.

댓글 12

급발진고인물 작성자 2022.03.03. 17:52
ㅅㅂ 원본 그대로 올렸는데 사진 열화되는 수준... 천시 일해라 ㅡㅡ
댓글
미늘요리 2022.03.03. 17:54
 급발진고인물
용량 줄인다고 임의로 줄임
댓글
급발진고인물 작성자 2022.03.03. 17:56
 미늘요리
우씨 기껏해봐야 사진 하나에 500kb도 안되는데...
댓글
장믜 2022.03.03. 18:12
움짤 아닌 gif는 열화 안 됨
댓글
체르시 2022.03.03. 19:29
Epl이야 시장성이 있으니 제작회사가 독점으로 해서 그렇고
과도기적이라고 생각해야지 모 ㅋㅋ
내년엔 더 나아지겠지
댓글
88번이태석 2022.03.03. 22:14
폰트 통일 제대로 정착하려면 일년 더 기다려야 할듯ㅋㅋ
댓글
첼크러이 2022.03.03. 22:21
가이드라인을 제시 안해준건가 모아놓고 보니까 가관이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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