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K1 15R 강원vs수원] 전반 15분 수원의 전술 변화 - 백3 전환
- 축구물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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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리그 두번재 맞대결, 컵대회 포함 세번째 맞대결의 결과는 두 팀 모두에게 아쉬운 무승부였습니다.
이날 강원은 전반 초반부터 수원의 전방 압박을 파훼하는 빌드업 플레이를 보여줬는데 이를 인지한 수원 벤치에서는 페널티킥 실축 직후인 전반 15분에 빠르게 전술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전반 15분부터 45분까지 수원은 백3로 바꿔서 경기를 하였는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수원 433 전방압박을 공략한 강원 / 백3(352) 전환을 통해 해결을 도모한 수원
이날 강원은 위와 같이 수원이 3톱과 2선 미드필더를 앞세워 전방압박을 할 때에 벌어지는 미드필드 공간을 공략하려고 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후방 숫자 싸움을 통해 수원이 미쳐 압박하지 못하는 미드필드 라인의 선수에게 볼이 전달되는 그림이 전반 초반부터 계속 나왔습니다.
실제 경기 장면 몇가지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에 바둑알로 표현한 것이 이 장면입니다. 강원의 우측 윙백 김진호가 후방 빌드업 숫자싸움에 가담하자 이를 마크해줄 수원 선수가 없습니다.
자유롭게 볼을 받은 김진호로부터 볼이 스무스하게 빠져나오며 수원 전방압박이 붕괴되고 이로 인해 수원은 위기를 맞습니다.
수원 1~2선 선수들이 전방압박을 위해 당겨올라갈 때 비게 되는 미드필드 공간에 서민우가 포지셔닝하고 정확한 롱볼이 들어갑니다.
수원의 전방압박이 깨지고 백4 라인이 그대로 강원의 공격에 노출됩니다.
이에 수원 벤치는 전반 15분 PK 실축 직후 포메이션을 352로 전환하는데 이로 인해 바뀐 수원의 수비 대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윙백을 높이 올려보내 미드필드 숫자싸움을 강화하면서 강원의 탈압박을 저지합니다.
위 상황과 다르게 강원의 윙백이 자유롭지 않습니다.
352 전환 후 달라진 수비 상황을 실제 경기 장면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원의 윙백 및 센터백이 상황마다 적절하게 전진하며 미드필드 공간을 채워주자 더이상 강원의 후방 빌드업에 쉽게 탈압박 당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3백 전환은 1차적으로 강원의 빌드업 전술에 대한 대응책으로써 어느정도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술적 대응에도 불구, 수원은 롱볼 및 세컨볼에 대한 낮은 승률, 세트피스 및 트랜지션 상황에서의 집중력 부재로 인해 선제실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2. 또다시 빌드업에 실패한 수원 / 백3 전환으로 전방 숫자싸움 도모
이병근 감독 부임 이후 수원의 빌드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지난 번에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수원 빌드업의 문제점 : https://www.flayus.com/96333303 )
이날 경기에서도 수원은 빌드업에 문제를 겪으며 롱볼 이외에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데
이런식으로 여전히 정직한 433 대형을 유지하는 등 빌드업 상황에서의 숫자싸움 전술이 부족했으며 강원의 압박에 단조로운 롱볼로 대응하였습니다.
백3로의 전환은 의미없이 후방에 남아있는 선수의 숫자를 1명 줄이고 전방에 위치하는 선수의 숫자를 늘리게 해주면서 이를 해결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는데 이를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백3로 전환한 이후에는 윙백은 높이 올라가고 좌측 센터백이 넓게 벌려서 측면 빌드업을 시작합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프리해진 포워드 한 명이 하프스페이스를 점유하며 볼을 받고 전방 숫자싸움에서 유리함을 가져다 줄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관련된 실제 경기 장면을 몇가지 보도록 합니다.
하프스페이스에 위치한 전진우에게로 빌드업이 성공하고 이후 반대 전환
피딩이 정확하진 못했지만 강원의 3미들이 크게 벌어져있기 때문에 그 비어있는 공간에서 수원이 세컨볼 탈취에 성공함, 이후 전환 플레이
한번 더 왼쪽으로 전환해 오자 좋은 크로스 찬스 발생
이렇게 백3 전환 효과는 수비 뿐만 아니라 빌드업 측면에서도 약간의 효과를 거두며 어느정도 주도권을 찾아 올 수 있었습니다.
다만 강원의 촘촘한 두 줄 수비를 뚫지는 못하였고 수원은 후반전에 염기훈 카드를 꺼내들기 위해 다시 433 포메이션으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