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포항-울산] RW. 김승대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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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43번지 : [포항-울산] RW. 김승대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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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이하 포항)가 울산 현대축구단(이하 울산)에게 고춧가루를 뿌렸다. 포항은 2일 19시 (한국 시각)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대한민국 하나원큐 K리그1 19라운드에서 울산을 2 대 0으로 제압했다. 포항은 울산을 꺾으면서 느슨한 K리그1 우승 경쟁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RW. 김승대 시프트
중앙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로 대부분의 커리어를 보낸 김승대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여 2득점을 기록함과 동시에 김기동 감독의 경기 운영에 기여했다. RW. 김승대는 보통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가 아니라 김기동 감독의 주문을 부여 받은 특별한 RW. 김승대로 활약했다.
[그림 1. 중앙으로 좁히는 RW. 아마노 준]
울산은 부상 의심으로 제외된 RW. 엄원상 대신 아마노 준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했다. 측면 공격수로 경기를 소화 가능하지만 중앙이 어울리는 RW. 아마노 준은 주로 우측 하프 스페이스 공간에서 활약했고, 측면 공격은 RB. 김태환이 이끌었다.
[그림 2. 포항의 수비 구조]
포항이 준비한 수비 구조는 울산의 전략과 맞물려 효과를 발휘했다. 우측 하프 스페이스 구역에서 활약하는 RW. 아마노 준은 LCB. 그랜트와 LCM. 신진호가 통제했고, 본래 울산의 RW.를 수비해야 하는 LB. 박승욱은 RB. 김태환을 방어했다. 자칫하면 수비수들의 사이 간격을 잘 공략하는 울산의 먹잇감이 될 수 있었지만 RW. 김승대의 수비 가담으로 포항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실제로 위 그림과 같이 울산이 우측에서 공격을 진행할 때, LB. 박승욱의 이동으로 RB. 신광훈은 중앙으로 좁히거나 본래 위치를 지키는 ‘선택’을 해야 했다. 하지만 RW. 김승대가 오른쪽 측면 수비수처럼 수비에 가담하면서 중앙으로 좁히는 빠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LW. 임상협은 RB. 김태환을 LB. 박승욱이 견제하면서 큰 체력 소모 없이 역습 상황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그림 3. 포항의 역습 과정]
수비 상황에서 체력을 비축한 LW. 임상협은 CAM. 고영준, ST. 허용준과 간격을 좁혀서 역습을 준비하는 RW. 김승대와 달리 넓은 공간에서 빠른 속도로 볼을 운반하는 역할을 맡았다. RW. 김승대는 LW. 임상협이 볼을 운반하면 본인의 장점인 오프더 볼 움직임을 바탕으로 기회를 포착하려 노력했다.
[그림 4. 포항의 공격 전개 과정]
역습 상황 뿐만 아니라 공격 전개 과정에서도 RW. 김승대는 측면에 머물기 보다는 ST. 허용준, CAM. 고영준과 간격을 유지하면서 패스 & 무브에 주력했다. 비록 전성기 시절의 신체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비상한 축구 지능을 기반으로 한 원터치 패스와 공간 침투로 색다른 RW. 김승대를 선보였다.
야심 차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으로 고민이 많았던 김기동 감독이다. 설상가상 무더위 속에 3일 간격의 경기 일정으로 선수들의 부상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선수단을 최대한 활용해야 했다. 비록 아직 외국인 선수들의 적응에는 해답을 찾지 못한 김기동 감독이지만 김승대의 RW.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팀 운영에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