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K리그는 '정말' 축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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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축구가 아니다

 

 당연하게도 K리그에서 선수들은 축구를 하고 관객은 축구를 본다. 사람들은 축구가 없는 K리그를 당연히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축구는 K리그에서 중요하다. 그리고 K리그는 가장 잘할 수 있는 '축구'로 성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콘텐츠도 국내에서 축구를 하고, 그것을 고객이 직접 가서 볼 수 있는 환경을 선보일 수 없다. K리그는 독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것이 한국에 보편적이고 대중적으로 통한다면 말이다.

 

 축구라는 방식으로 K리그를 흥행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많은 사람들이 제시하는데 그 중 하나가 스타에서 나온다. 축구를 잘하는 스타가 K리그에 나오면 선수도, 리그도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취지다.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최근 양현준 선수가 K리그 경기와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역량과 그것을 보고 사람들이 표출했던 관심은 그 가설을 뒷받침한다. 축구를 잘하면 당연히 스타가 될 수 있다. 이를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스타를 향해 사람들이 외치는 말은 K리그에 전혀 유리하지 않다. 얼른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큰 물'로 가서 본인의 실력을 뽐내라는 것이다. 이는 선수를 위하는 말이고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이다. 그래서 선수가 K리그를 떠나 유럽으로 가게 되면 K리그는 그만큼 상품 가치를 상실한다. 물론 이적료를 얻겠지만 이른바 '셀링 리그'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선수가 뒤늦게 한국에 돌아와도 그 선수의 전성기는 K리그와 함께하지 못한다. K리그는 절정의 상품성을 취할 수 없다.

 

 '셀링 리그'를 K리그가 가야할 길이라고 제시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그 계책에 한계가 명확하다. 다른 리그의 상황에 종속되게 된다. 다른 리그가 지갑을 닫으면 그만큼 시장에 유통하는 자금은 확연하게 줄어든다. 외부의 불확실성을 제어할 수 없다면 그만큼 리그의 퀄리티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 자금이 얼마나 리그에 유입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유럽의 일부 빅클럽도 앞으로의 미래가 불안하여 슈퍼 리그를 시도하려고 했을 정도다. 현재 축구 산업이 이렇다.

 

 설령, 핑크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해도 K리그에 충분한 자본이 들어오지 않으면 좋은 선수는 꾸준히 유럽 뿐만 아니라 중동이나 일본, 중국 등 해외로 유출될 것이다. 이는 K리그 유스 시스템에서 준척급 유망주가 더 많이 육성되어도 별 다를 바 없다. K리그의 일부 빅클럽을 제외하고 해외 유수의 클럽과 연봉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다. 한국 축구 선수들의 전반적인 실력이 올라와도 K리그 역시 그 수준이 극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물론 당연하게도 K리그는 언제나 선수들의 역량과 경기 수준을 높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축구 산업이 전반적으로 불안해지는 상황 속에서 외부의 불확실성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면 K리그의 미래 역시 담보할 수 없다. K리그는 축구를 위해 언제나 노력해야 하지만 주변 상황은 K리그가 축구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방치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K리그는 축구가 아닌 이유다.

 

K리그의 정의가 달라지고 있다

 

 '본업'이라고 생각했던 축구에 전념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는 K리그만 지난 길이 아니다. '음악'도 비슷하다. 음악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표현하면 音樂이다. 소리 음, 노래 악이다. 청각의 예술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라디오가 미디어의 독보적인 지위에 있을 땐 그랬다. 하지만 TV가 깊숙이 들어오고 생각이 서서히 바뀌었고 1981년에 미국에서 MTV가 개국하면서 음악은 시각의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바뀐 것이다.

 

 

MTV가 개국하고 처음으로 나온 곡은 Buggles의 노래인 Video Kills The Radio Star라는 노래다. MTV의 도래로 음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지만 음악은 '듣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바뀌었다.

 

 음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다만, 음악을 즐기는 방식이 새롭게 생긴 것이다. MTV는 이 '보는 음악'이 확장되어 발현된 유튜브의 시대에 K-POP이 떠오를 수 있었던 근본적 원인이 되었다. 음악에 당연히 '음악'도 중요하지만 안무와 무대 구성도 그에 못지 않게 핵심적인 요소로 올라왔다. 아티스트만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태프의 노고와 팬들의 열정, 함성이 모여 무대를 완성시킨다.

 

 

 

 K리그도 별 다르지 않다. K리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축구고 그것으로 K리그의 흥행을 이끌 수 있다면 그 원리주의적인 방식을 써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더 훌륭한 '축구'를 시청하려면 K리그 대신 PL이나 라리가 등의 수준 높은 경기를 찾아볼 수 있다. K리그는 해외 리그와 달리 경기장에 직접 가서 축구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 이점은 아직까지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항목이 아니다.

 

 K리그의 규모를 고려하면 축구에 관심 없는 사람마저 경기장에 찾아야 하는데 그렇다면 직관 콘텐츠는 야구나 영화, 그리고 다른 콘텐츠와 경쟁해야 한다. 사람들이 야구나 영화를 제치고 축구를 봐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사람들은 이미 축구에 친숙하지만 축구와 잘 섞일 수 있는 것을 추가로 제시해야 한다. 축구 국가 대표팀은 그 재료를 애국심에서 찾았다. 그리고 K리그는 분명 다른 것에서 찾아야 한다.

 

 K리그도 그동안 축구 이외의 콘텐츠로 팬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마스코트를 다룬 것들이 대표적이다. 2020년부터 3년째 진행되고 있는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와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진행되었던 마스코트 달리기 대회는 축구 콘텐츠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모두가 그 행사를 K리그 콘텐츠로 인식하고 있다. 모 구단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마스코트를 활용하니 마케팅과 홍보의 폭이 생각보다 넓어'진다고 발언했다.

 

인터뷰 출처 - ‘잘 되는 집’ 부천의 유일한 고민,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 by 스포츠니어스 (https://www.sports-g.com/NYRU0)

image.png.jpg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 (출처 : K리그)

 

 비슷한 사례를 아까 언급했던 '스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승우 선수가 국내에 오기 전, 축구 콘텐츠의 조회수를 담당하던 스타는 이동국 선수와 박주호 선수였다. 물론 이들은 국가대표까지 역임한 해외파 출신 선수지만 그런 이유로 이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 이들은 KBS의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축구를 보지 않는 사람들마저 이들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에 이끌려 K리그 콘텐츠까지 온 것이다.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해법이란 소리는 전혀 아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고 이들을 축구 콘텐츠로 유도할 수 있는 스타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국내에 잔류하면서 오랜 기간 K리그의 스타로 남을 수 있다. 이런 스타를 만들 수 있는 방식을 만들어야 하고 그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분명히 말하지만 원리주의적으로 따져보면 이것은 축구가 전혀 아니다.

 

 하지만 MTV가 그랬던 것처럼 K리그가 축구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일 수 있지만 '듣는 음악'을 '보는 음악'으로 만들었던 것처럼 축구도 기존의 틀을 깰 수 있을 것이다. K리그가 변방이라고 아예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K-POP도 같은 지역에서 발현되고 심지어 아이돌 문화는 K리그보다 더 늦게 태동되었는데 전 세계적인 팬 베이스를 가지고 있다.

 

'덕질'이 세상을 바꾼다

 

 지금의 K-POP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방식은 굉장히 혁신적이다. 예전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은 굉장히 수동적이었다. 생산자가 내놓은 상품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에 그쳤다. K리그로 따지면 TV나 온라인에서 무료로 '집관'하거나 경기장에 가서 돈을 내고 '직관'하는 방식이다. 기껏 확장하면 유료로 굿즈를 구매하는 것 정도였지만 이 역시 수동성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팬은 콘텐츠 생산자가 떠먹여주는 대로 소비하지 않는다. 능동적으로 소비를 넘어서 '덕질'의 마음으로 좋아하는 구단의 좋은 성과를 위해 직접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이 행동 자체는 축구의 서포터즈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 가령,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에서 응원하는 팀의 마스코트를 뽑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덕질하는 팀이 우승을 하고 향후 이 판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더 나아가 K리그와 구단을 위해 팬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게 된다. 미풍양속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이는 절대적으로 리그와 구단에 좋은 행위다. 리그나 구단의 사정상 많은 양의 콘텐츠를 만들 수 없다. 게다가 성적 등의 이유로 구단이 직접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도 존재한다. 팬들 덕분에 K리그 콘텐츠는 양적인 성장을 맞이하게 되고 다른 고객들은 더 많은 K리그 콘텐츠를 누릴 수 있다. 심각한 문제만 없다면 이는 전혀 나쁠 일이 아닌 것이다.

 

image.png.jpg

꼬꼬툰은 새로운 캐릭터와 만화로 K리그 팬들과 일반 고객들의 마음을 샀다. K리그와 구단은 이 꼬꼬툰과 함께하고 있고, 일부 클럽은 꼬꼬툰과 함께 MD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K-POP은 그런 과정을 이미 밟아왔다. 유튜브 등을 보면 K-POP 아이돌을 다루는 팬튜버(팬 + 유튜버)들이 있다. 이들은 팬의 입장에서 아이돌이 더 잘 되는 것을 바란다. 그래야 아이돌이 더 많은 곳에서 활동할 수 있고 더 오래 가수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K리그 구단은 갑자기 없어질 가능성이 적지만 K-POP 아이돌은 그렇지 않다. 그 한계를 넘어서 팬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많이, 더 자주, 더 오래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싶어한다.

 

 

이달의 소녀 츄, 아이브 이서 등은 팬이 편집한 영상으로 유튜브 세상에서 주목을 받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츄는 유튜브 쇼츠 초창기에 사람들에게 각인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츄를 알고 있다. 팬의 덕질 덕분에 스타도 주목받게 되었다. 팬도 그 주목의 수혜를 받는 효과까지 있다. 선순환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돌의 성공이 아이돌 가수 자체의 목표 뿐만 아니라 팬의 목표이기도 하다. K리그도 비슷하다. K리그의 성공은 K리그의 목적일 뿐만 아니라 팬들의 목적이기도 하다. 가령, 시민 구단을 예로 들면 그 구단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면 정치적 문제로 팀이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만약 K리그와 구단이 독립적으로 성공하여 모두가 이들의 움직임에 주목하면 윗선에서 구단을 쉽게 건드릴 수 없다. 정치적인 타격과 이미지 하락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K리그를 담당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나 각 구단, 혹은 K리그와 함께하는 하나은행, 쿠팡, 넥슨도 쉽게 이룰 수 없는 성취이기도 하다. 반면, 영상이나 만화, 캐릭터 등 K리그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는 해낼 수 있다. 이들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덕질'을 위해 무보수 혹은 적은 수익으로 K리그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수 많은 사람에게 노출된다.

 

 커뮤니티에서 글을 쓰는 이들도 보통 사람들이지만 기본 수십~수백 명의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강원과 포항이 만든 5대4 밈이나 신차 인증은 무고사 밈처럼 축구 팬이 아닌 사람들마저 기억할 수 있는 것들을 창작하고 퍼뜨릴 수 있다. 완전 부정적인 이슈가 아니라면 K리그에 대한 버즈량이 많아서 손해 볼 일은 없다.

 

 K-POP의 무대나 버즈는 스타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스태프와 팬들이 같이 만드는 것처럼 K리그도 선수들이나 팀만이 창작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팬들도 K리그의 브랜드 형성이나 K리그 생태계 형성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퀄리티 높은 창작자 역할을 하는 팬들을 K리그 생태계에 포함해서 이들이 주축인 세계를 확립해야 한다.

 

새로운 모델의 탄생

 

 다만,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다른 일 때문에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덕질도 필요하지만 '현생'은 더 중요하다. 단기간에는 K리그 콘텐츠에서 수익이 나지 않아도 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 그냥 갈 사람 간다고 방치하면 K리그 콘텐츠에 대한 품질을 명확하게 관리할 수 없다.

 

 마스코트 반장선거에 좋아하는 대상에 투표하는 행위나 팬들이 K-POP이든 K리그든 자체 콘텐츠를 만드는 행위는 절대 비이성적인 행위가 아니다. 왜나하면 그렇게 의견 표시를 하면서 대상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그리고 이 행위가 효과적이면 스타는 양질의 활동을 하게 된다. 하지만 모델의 지속성을 발현하려면 적더라도 수익의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 유튜버에게 K리그 영상 소스를 제공하면서 수익 창출의 기회를 주는 것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

 

 

이 영상은 K리그 소스를 활용한 것이지만 독립 크리에이터가 허가를 받아 올린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와 마케팅의 역량을 발휘한다면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증거다. (출처 : 동현kldh)

 

 현재 수익을 내는 방식은 유튜브의 형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플랫폼은 충분히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유튜브는 크리에이터에게 유용한 플랫폼일지 몰라도 콘텐츠 제작자가 주도적으로 나설 수 없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유튜브는 구글 소유이기 때문이다. 수익 구조를 원천적으로 유리하게 가져갈 수 없다. 그래서 K-POP 회사에서 버블, 위버스와 같은 팬 소통 플랫폼이나 비욘드라이브처럼 공연 중계 플랫폼을 만들었다. 여기선 K-POP이 비즈니스 모델을 표준화해서 수익 구조를 유리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지금 팬들의 콘텐츠를 활성화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는 콘텐츠의 양적 향상에도 분명 도움을 주지만, 이런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발현시켜 콘텐츠 제작자에게 일말의 수익이나 지명도를 만들어줄 수 있다면 신규 콘텐츠 창작자가 새롭게 유입될 수 있다. K-POP만 봐도 팬들만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영상 편집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이 영상을 만들고 자신이 목표했던 바를 향해 달려간다.

 

 K리그도 그런 수익이나 관심을 꾀할 수 있다면 특정 분야에 관심 많은 독립 창작자가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 소재만 다르게 해서 K리그를 비롯해 복수의 분야와 플랫폼에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범위의 경제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K리그 입장에서도 다양성을 유도할 수 있다. 특히 플랫폼의 표준화를 일궈내면 K리그는 그 플랫폼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굉장히 유의미하다. 현재 팬들을 비롯해 K리그 구성원의 절대 다수는 축구 중심적인 사고를 가지는데 그 안에서도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으나 동질적인 성향을 가진 집단에서는 한정된 생각만 오갈 가능성이 높다. 마스코트의 사례처럼 다양한 아이디어로 K리그 콘텐츠가 풍족하게 만드려면 축구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난 사람들도 K리그 구성원에 들어와야 한다.

 

K리그가 세상의 축구를 바꿀 수 있다면

 

image.png.jpg

당연하지만 K리그는 슈퍼 리그를 대신할 수 없다.

 

 K리그는 슈퍼 리그를 할 수 없다. 당연하다. 그것을 만들 수 있는 선수층이나 자본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슈퍼 리그'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자본 없이 발현될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K리그는 손을 놓을 수 없다. 현상 유지를 꾀하는 K리그는 생존의 문제를 언젠가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좋은 선수 길러내고 훌륭한 경기력을 계속 보여줘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자산을 자본이 위협할 수 없게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당장 K리그가 유럽의 축구 실력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축구를 잘하는 스타의 유럽 진출을 피할 수 없다. 대신 K리그에 잔류할 수 있는 스타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수, 마스코트, 혹은 제3의 것이 그 스타의 자리에 차지할 수 있다. 혹은 창작자 역할을 하는 팬도 그 자리에 들어간다. 분명한 것은 이 성과는 덩치가 큰 기업이 아니라 결국 팬이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축구 산업에 찌들지 않은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각도에서 K리그 구성원을 조명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창작을 보장해주고 도와준다면 K리그 콘텐츠의 양적, 질적 향상을 유도할 수 있다. 양적인 콘텐츠가 축구에 우호적인 커뮤니티와 채널을 통해 대중적으로 퍼지면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 플랫폼의 덩치가 커지고 무언가 얻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으면 축구에 관심 없던 이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이들도 K리그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창작자들이 모이면 발전적일 수밖에 없다. K리그에 가서 발전적인 가능성을 도모할 수 있다면 더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복합적인 시각이 모이면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판이 바뀌었던 것처럼 더욱 혁신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연맹 입장에서도 직접 운영하면 나쁜 딜은 아니다. K리그가 세운 기준으로 표준화되면 모두가 이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K리그의 공식을 따를 것이다.

 

image.png.jpg

출처 : 베리나히쑤

 

 이것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사람과 데이터가 하나로 모이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그 사람과 데이터를 보고 더 많은 곳에서 K리그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사람과 데이터가 모이는 곳에 돈이 향한다. K리그는 지역 위주의 플랫폼이니 온갖 연고 지역에서 흥미를 보일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기업이나 단체에서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K리그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팬이자 창작자인 사람들이 창작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이들을 최대한 노출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 크리에이터는 팬도 해당하지만 선수나 스태프, 관계자 모두 포함된다.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K리그는 우리가 알던 축구에서 넘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K리그는 정말 '축구'가 아니어야 한다.

 

 

 

댓글 15

best 리눅스 2022.07.26. 14:14
이게 성공한 게 여자배구인데
부작용이 어마어마하게 다가온...
best 차돌 2022.07.26. 14:42
걍 꼴에 국대라고 뽑힌것들이 감독 식단무시하거 김치찌개 몰래 끓여쳐먹은거 인터뷰에 생각없이하는거부터 여배는 망조로 스스로 들어가는중
best 리눅스 2022.07.26. 14:29
문제는 그 과정에서 서남원 감독이 희생당했다는 거...
칼둥이 건은 결국 자업자득 엔딩으로 끝났으니 몰라도
조송화 사태는 ㄹㅇ... 솔까 일반 기업에서 저랬다간 '시행착오'가 아니라 다이렉트 파산 수준인데
best 리눅스 2022.07.26. 14:14
이게 성공한 게 여자배구인데
부작용이 어마어마하게 다가온...
댓글
COSMO 작성자 2022.07.26. 14:16
 리눅스
여러 가지 있긴 한데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부작용이었다고 봄
구단에서 철저히 커트할 건 커트해야 하고...
팬덤끼리도 그렇게 부정적으로 대할 건 없다고 생각함
댓글
리눅스 2022.07.26. 14:23
 COSMO
여배 지금 최고 문제점이 무지성 선수 성역화인데
VNL 전패로 조금은 현실자각이 된듯?
댓글
COSMO 작성자 2022.07.26. 14:25
 리눅스
그 정도의 시행착오는 용인해야 한다고 생각함
진짜 말 그대로 판이 완전히 바뀌면서 생긴 것이라고 봐서
이걸 어떻게 잘 관리할 수 있을까 이제 고민해야 한다고 봄

그동안 이런 변화에도 구성원들이 뚜렷한 행동을 하지 않아 왔음
그 청구서를 뒤늦게 받은 것
댓글
best 리눅스 2022.07.26. 14:29
 COSMO
문제는 그 과정에서 서남원 감독이 희생당했다는 거...
칼둥이 건은 결국 자업자득 엔딩으로 끝났으니 몰라도
조송화 사태는 ㄹㅇ... 솔까 일반 기업에서 저랬다간 '시행착오'가 아니라 다이렉트 파산 수준인데
댓글
권민지 2022.07.26. 14:23
 리눅스
본문에서도 경기역량과 수준을 유지하려 노력해야한다고 하는데
V리그는 그렇게 안했으니까 문제
댓글
리눅스 2022.07.26. 14:26
 권민지
사실 뭐 "유지"는 나름 됐지
애초에 V리그 수준이 솔까 그닥 높지 않았어서...
"발전"이 전혀 안 된게 문제임
댓글
권민지 2022.07.26. 14:28
 리눅스
유지도 걍 외국인빨 아니냐..
댓글
best 차돌 2022.07.26. 14:42
 리눅스
걍 꼴에 국대라고 뽑힌것들이 감독 식단무시하거 김치찌개 몰래 끓여쳐먹은거 인터뷰에 생각없이하는거부터 여배는 망조로 스스로 들어가는중
댓글
COSMO 작성자 2022.07.26. 19:39
 No.88이태석
감사합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2.07.27. 00:54
 성산의조자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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