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데이터주의) 포항 수비진의 포지셔닝(하프스페이스를 방어하는 윙어와 수미)
- 풀핏이광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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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하프스페이스
이 장면에서 루즈볼이 상대 RW 양현준 방향으로 가깝게 떨어졌으면 바로 실점이었을 것임. 이렇게 벌어진 사이드백과 센터백 사이의 공간이 하프 스페이스.
2020년대 공격과 수비의 핵심은 하프스페이스, 즉 사이드백과 센터백 사이의 공간 공략과 수성임. 깊게 올라온 사이드백과 인사이드포워드/메짤라가 측면을 협공하는 전술이 대세가 되면서 백포만으로 수비할 시엔 수적 열위를 보이면서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없게 됐음. 측면 공격 가담 인원이 많아질수록 사이드백은 측면으로 끌려나갈 수밖에 없음. 센터백과 사이드백 사이는 더 벌어질 수 없고 이 공간을 공략하고, 막는 것이 중요해짐. 포항의 김기동 감독의 경우 이를 윙어가 상대 윙백을 맨마킹하고 3선 미드필더가 하프스페이스를 커버하는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해소함. 특히 아마추어 단계에서는 다른 포지션보다 특히 미드필더의 포지셔닝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편인데 이걸 보고 조축(그거말고)에서도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음. 진영 방향은 모두 포항 기준에서 서술함.
II. 윙어의 수비가담
상대 스리톱에 맞서서 포항은 백포가 좁게 라인을 형성하고 있고 오른쪽 측면은 RW 정재희가 깊숙히 내려옴(이게 포항 윙어가 빡센 이유). 여기에 더해 3선 미드필더 두 명은 가까운 쪽 하프스페이스와 센터백 사이의 공간을 커버하고 있는 모습임. AM 고영준이 같이 우측면을 커버해주고 있지만, 윙어-메짤라-윙백이 몰려 있는 우측면으로 상대가 공격을 전개할 경우 위험할 수도 있었음. 만약 상대 공격이 그렇게 진행된다면 RB 신광훈이 경합에 가담하고 빈 하프스페이스를 CDM 이수빈(화면에서 구분이 잘 안 가는데 심판 가까이에 있는 선수)이 커버함. 이렇게 포항은 기본적으로 상대 선수를 맨마킹할 인원에 하프스페이스를 커버할 여유인원을 둠. 이렇게 백포에 직접적으로 윙어와 수미가 가담하고 다른 선수들이 파이널서드 바로 앞면을 층층이 수비하면서 수적 열위를 방지하거나 해소하려고 함. 단순히 백포만으로 수비할 경우 상대의 국지적인 수적 우위 전술에 대한 대처가 아주 어려웠을 것임. 이게 포항의 기본 수비 전술.
더 단적으로 보이는 장면. RW 정재희가 상대 윙백과 경합하고 백포는 좁게 서 있음. 하지만 윙어의 본업은 공격이고, 더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수비에 가담하지 못할 때도 많음. 특히 요즘은 한쪽으로 수비수들을 몰아넣고 반대쪽으로 롱패스를 때려 위력적인 드리블러와 수비수를 1:1로 대치시키는 아이솔레이션 전술이 유행이니까. 그럴 때는 어떻게 하는가?
III. 수미의 수비가담
중앙에서 측면으로 벌려주는 상황. LB 박승욱이 뛰쳐나가면서 상대 RW를 커버하려고 함. 당연히 다른 선수들도 왼쪽으로 이동할 것임.
LB 박승욱이 상대 RW 김대원을 막아주고, 이로 인해 넓게 벌어진 하프스페이스는 이수빈이 커버함.
똑같이 LB 박승욱이 상대 RW 양현준을 막기 위해 끌려나간 상황에서 빈 공간을 CDM 신진호가 커버함.
그런 경향이 아주 강하게 보이는 장면인데 상대 전환패스로 인해 LB 박승욱과 LW 김승대가 급하게 경합을 들어가는 상황, 포항의 센터백 두 명에 상대 공격수 두 명이 할당되어있는 상황임에도 CDM 신진호는 더 후방으로 내려가는 대신에 거의 수평 방향에 가깝게 내려옴. 왜? CB 박찬용과 CB 그랜트 모두 대인방어가 강점이고 제공권도 좋기 때문. 목적이 CB 그랜트와 LB 박승욱 사이의 공간을 커버하는 것이기 때문.
IV. 요약
1. 윙어는 상대 윙백을 막는다. 백포는 좁혀선다.
2. 여의치 않거나 상대가 해당 지역에 공격수를 더 투입할 경우 사이드백/수미가 경합에 동참한다. 사이드백이 끌려나온 경우 수미는 그 빈 공간을 커버한다.
여담으로 센터백은 일반적으로 2:1의 구도를 만들고 측면 공격수는 사이드백, 수미가 막으려고 함. 거기에 맨마킹까지.
댓글 10
강원 젤 큰 장점이 대원,현준이 하프스페이에서 솔로플레이가 가능한거랑 양쪽에 김진호,정승용의 공격이 좋은데 그걸 다 틀어막는 수비 포지셔닝이였으니..
강원 젤 큰 장점이 대원,현준이 하프스페이에서 솔로플레이가 가능한거랑 양쪽에 김진호,정승용의 공격이 좋은데 그걸 다 틀어막는 수비 포지셔닝이였으니..
둘다 센터백 가능한 자원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