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요즘 세상 보니 그냥 지금까지 내 대가리 속이 꽃밭이었나 봄

난 지금까지 사귀는 사이면 진짜 둘이 좋아해서 만나는 사이만 있는줄 알았는데

요새 에타 보니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냥 한번 만나본다는 얘기도 있고 연인이 있는데도 외로워서 다른 사람 만나고 싶다는 얘기도 있고 연락하는 것도 귀찮다는 얘기도 있고 생각보다 굉장히 살벌한 세상이더라. 

왜 에타같은 쓰레기통을 보고 세상이 그럴것이라고 판단하느냐고 물을수도 있겠네. 그것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함. 

근데 앞으로 학교를 다니며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저런 사람들을 마주칠 생각을 하니 좀 두렵기도 하고 내가 한때 좋아했던 사람도 저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무섭더라.

어떤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러한 행동을 한다는게 난 지금까지 이해가 안갔거든. 진심이 아니면 왜 만나는거지? 그 사람에게 들인 시간과 돈이 아깝지도 않나? 누군가는 진심이었을텐데 그 사람이 불쌍하지도 않나? 근데 요즘 세상은 아닌것 같더라. 그냥 만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놀고 ㅅㅅ하고 그런게 요즘은 굉장히 흔해진 것 같아.

내가 모쏠이라 내 대가리 속이 꽃밭이라 지금까지 몰랐나 봄.

블레이드러너 2049에서도 K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진심으로 대했던 존재는 인간도 아니고 같은 레플리칸트도 아닌 홀로그램 인공지능 조이더라. 조이 나오는 부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 그 행동들도 프로그래밍 된건지 아니면 자의식에 의한건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보다 인공지능이 더 사람답고 사람보다 더 사람에게 진심인 존재라면 과연 나도 사람을 만나고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나에게 진심이 아닌 상대에게 내 진심을 다할 필요는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나도 똑같이 가볍게 사람 만나는 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다. 최소한의 존엄성은 지키면서 살고 싶으니까.

좀 많이 나간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합계출산율이 꼬라박은 이유도 경제적인 요인들 보다는 그냥 사람이 사람에게 질려서 그런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 

이제 다시는 누군가에게 내 진심을 보여줄 일은 없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