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230907-개강 첫 주의 마무리
- 시나모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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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다시 여름으로 되돌아간듯한 느낌이었다.
우산을 양산 대신 썼다.
학교로 가는 버스 안에서 든 생각은 단 한가지였다.
사는게 지겹다는 것이었다.
버스비가 1500원으로 올랐다.
돈이 없으면 그냥 뒤지라는건가.
버스 안에서 ERRA의 Pale Iris를 들었다.
학교에 도착하면 항상 그랬듯 제일 가까운 흡연구역으로 가서 전자담배를 한 대 피운다.
흡연구역에 사람이 많을때는 참으로 불쾌하다.
수업 시작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도서관에서 좀 쉬다가 들어갔다.
오늘은 '그 사람'과 같이 듣는 수업이다.
교실에 들어가면서 눈알을 굴려 슬쩍 돌아봤지만 그 사람은 없었다.
그 사람은 학교에서 5분 컷인 장소에 자취를 하여 항상 시작할때쯤 도착해왔다.
시간이 아직 남아 유튜브로 최경영의 최강시사를 봤다.
그 사람이 도착했는지 안했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보지 않았다.
출석체크를 할때쯤에야 그 사람의 존재가 느껴졌다.
내가 알던 그 목소리였다.
다시 들으니 반갑기도 했고 짜증나기도 했다.
목소리의 방향으로 가늠해보니 나와 정반대 자리에 앉아있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리라 생각했다.
내 차례때는 말없이 손만 들었다.
수업은 첫 시간이라 별거 없었다.
도중에 그 사람이 있는 쪽을 슬쩍 쳐다봤다.
다운그레이드 된 조유리 같은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흰 티에 회색 바지 차림이었다. 난 저 바지를 잘 알고 있다.
4월에 나랑 같이 에비동 먹으러 갔을때 깍두기 떨어뜨려서 얼룩 생겼던 그 바지다. 얼룩은 잘 지웠는지 모르겠다.
수업이 끝나고 그 사람이 교실을 나서는 모습을 보았다. 인사라도 할까 했지만 그냥 말았다.
집 가는 길에 파니니 카드나 살까 했지만 기분도 안좋아서 담배나 한 대 더 피웠다.
덕분에 집 가는 길 버스 안에서 머리가 아팠다.
집에 오니 한숨이 났다.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
더 생각하기 싫어 스타2를 했다.
이제 AI 중급까지는 이길 수 있는 실력이 되었다.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EGF 앰플을 샀다.
에타는 여전히 쓰레기장이다. 시간표도 확정되었으니 다시 지워야겠다.
알라딘에서 교재 3권을 샀다. 11만원이다. 참 좆같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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