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출산 후기.txt

전에도 말했다시피 교수님이 나의 안전을 위해 제왕절개를 권유하는 중이었고,

나는 자연분만 하고싶다 똥고집을 부리고 있었는데

결국 마지막 검진때 "죽기시르면 수술합시다"를 온화하게 돌려 말하는 교수님을 이기지 못하고

제왕절개 날짜를 잡음 흑흑

그리고 수술 하루전날 오후에 간단하게 몇가지 검사하고 입원함

수술 시간은 첫타임이어서 오전이었는데,

문제는 수술시간을 몇시간 앞두고 갑자기 진통 미리보기가 시작됨 ㅋㅋㅋㅋㅋㅋ

와... 맛보기 수준이었는데도 절로 끄으응...하고 앓으면서 이를 악물게 됨

거지같은 코로나때문에 가족들은 아무도 올수없고 (정해진 시간에만 면회가능)

혼자 끙끙 앓으면서, 여럿 들락거리는 레지 및 간호사들로부터

애기가 엄마를 빨리 보고싶어하네요, 수술아니었어도 원래 오늘 나오려고 했나보네요,

자궁수축이 잡히지만 심하진 않고 아직 출혈도 심하진 않으니 수술시간까지 버텨볼게요 등등의

응원인지 뭔지 모를 말을 들으며 수술시간까지 개김

수술실 실려갈 타이밍이 되서 어찌저찌 이동침대로 옮겨눕고 층이동 건물이동 해가며 수술실까지 감

하반신 마취한다고 척추뼈에 바늘 함 꽂았다 떼고......

그 이후는 이하 생략 하......

수술 시작하고 20분쯤 지나서 울애기 우렁차게 우는 소리 들리니까

그때서야 긴장이 풀리면서 (이상하게 눈물은 안나고 웃음이 났음)

내가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어댔음

그때 머리맡에 있던 마취의께서 하신단 소리가

"아.. 역시 0.5cc 더 썼어야햇는데"

아니 의사양반 그걸 나 들리게 말하면 어떡해?!!?!!?!

암튼 울애기랑 한 5초 아이컨택하고 난 바로 추가 수면마취.....

정신차려보니 병실로 옮겨지는 중이었는데 진짜 너무 아팠음

진통제랑 마취약에 절여진 상태일텐데도 아파서 계속 멕아리없이 아파... 아파.... 거림

신랑이 애기보고는 눈물안났댔는데 내가 아프다는 말만 100번 넘게 읊조려서 그꼴보고 울었댔음 ㅠ 여보 미안 근데 너무 아팠졍 ㅠ

암튼 지금도 아픔

내가 이래서 수술이 싫었는데 수술방 실려가기전까지 진통 미리보기 하면서 피 쏟아놓은 꼬라지보니

계속 자연분만 똥고집 부렸으면 어디 뉴스에 실렸겠구나 하는 끔찍한 상상을 잠시 함;;

출산 후기 끝!

3줄요약

1. 엄마한테 잘해라 진짜

2. 엄마한테 잘하라고 진짜.... 목숨걸고 낳는거 맞네 ㅠ

3. 진통하고 수술하는건 정말 억울하지만 그래도 울애기 짱귀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