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역사 펌)영조의 업적 균역법의 폐단

후기 삼정의 문란이 일어났던 세도정치 시기에 갑작스럽게도 목민관들 대신 탐관오리가 늘어났다는 것은 조선의 세금제도가 개편된 것과 매우 큰 연관이 있음.

 

일단 탐관오리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히 정조 때부터임. 이는 영조 시기 균역법과 감세정책이 조선의 재원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기 시작한 것에서 기인하였음.

 

우선 균역법의 가장 큰 문제는 어세와 염세가 중앙으로 모두 귀속되어버렸다는 점임. 지방 정부 및 군영의 주요 재원이 바로 이 어염세를 주로 하여 나왔는데 이는 조선의 기조였던 자급자족이 중앙 통제로 바뀌었다는 의미임.

 

이렇게 되면서 생긴 가장 큰 문제는 지방이나 군영들이 알아서 재원을 충당할 방법이 없어짐. 중앙 정부의 세수를 장악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해서 부족한 지방의 재원을 메꿔주는 것은 전혀 아니었고 알아서 이걸 채워야하는 것이 이들의 업무 중 하나임.

 

물론 민간에는 이러한 면세 정책과 균역법이 큰 도움이 됨. 민간의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주었거니와 평화가 오래되면서 군비에 대한 민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아주 좋은 명분도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이것은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점차 해악을 끼치기 시작함. 영조 때까지만 해도 큰 해악은 보이지 않았으나 정조 즉위 이후 점차 탐관오리가 늘어나면서 국왕이 이를 굉장히 의아하게 여기는 적도 있었을 정도였음.

 

많은 사람들이 조선이 근대화를 하려면 세수의 중앙집권 및 중앙통제를 시도해야한다고 했으나 역으로 생각하면 이걸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틈이 생길 수 밖에 없음. 

 

특히 원래 알아서 먹고 사는 시스템인 조선의 지방정부에게 있어서 원래 세액의 대부분을 중앙이 가져가고 니들 알아서 각자도생해라 라면 이게 어디로 화살이 돌아갈까?

 

가장 만만한 것은 민중임. 물론 이건 인구가 꾸준하게 유지되던 정조 때까지는 그런대로 버텨냈음. 인구가 있으니까 지방에서도 이걸 어느 정도 충당하는게 가능했으니. 하지만 정조가 사망하고 순조 때부터 인구가 점차 감소하면서 문제가 더욱 극대화되기 시작한 것임.

 

이러한 모순적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국왕인 정조가 사망하면서 모순은 미결이 되었고, 어린 국왕인 순조를 대신하여 비변사는 이러한 모순을 해결해야 했으나 현상 유지에 급한 실정임. 

 

지방재정은 고갈되고, 민력은 줄어들며 세금을 피해서 유랑민은 점차 증가되고, 더군다나 이 시점에는 호열자로 불리는 콜레라와 기근, 그리고 반란이 터지던 시대임. 구휼은 해야하는데 지방이 가난해져서 뭔가를 할 수가 없는 시기가 도래한 것임.

 

전국의 화폐급대율이 880만냥이나 균역법으로 세액의 20% 가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지방에서 관리하던 여결, 은여결, 어세, 염세, 토지 등 지방재정이 죄다 중앙으로 귀속된 영조 시기의 폐해라고 볼 수 있음.

 

물론 방법은 있었음. 호전론과 함께 진행했다면 균역법의 틈을 메꿀 수 있었으나 그것을 하지 않았고, 지방관 및 관료들의 상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시행되면서 궁여지책으로 시도된 것이 환곡으로 돌려막기임.

 

정조 때 이상하게 실록에 탐관오리가 많아진다는 배경과 맞아 떨어지게 되는 것임. 이렇게 되면서 조선 전기와 후기의 목민관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게 되는 것임. 백성을 돌보기보다는 수령과 관찰사들이 세리로 변하는 모습이 강해짐.

 

그렇지 않으면 지방 재원을 메꿀 방법이 안나오니까 어쩔 수는 없는 것이었으나 이러한 무리한 세금 수취는 곧 부패로 이어지는 지름길이었으니, 어찌보면 멜세스 트랩에 갇혀버린 조선이 민을 위해 행한 정책으로 인하여 도리어 민이 고통을 받게 되는 아이러니한 모순에 갇혀버리게 된 것임.

 

이 문제는 구한 말 지방 이완의 문제 및 세금 납부의 저하로 이어지면서 고질적인 문제로 이어져버렸음. 물론 중앙재정에서 통일과 개입은 중요하지만 조선의 경우는 기존의 시스템을 박살내면서 이걸 시도해버린 바람에 시간이 지날 수록 독이 되버린 케이스로 보면 편할 것임.

 

이건 자연스럽게 군대의 감축과도 연관되는데 다음 글에 따로 발제하도록 하겠음.

 

p.s. 자료를 제공해주신 늑대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출처

영조대 균역법의 재정사적 의미, 서현배

17〜19세기 조선왕조의 국가재정정책 연구와 역사 교과서 서술 방안 :부세제도 개혁 및 총액제적 재정 운영을 중심으로, 김찬구

조선왕조실록 등

 

ㅊㅊ : https://m.blog.naver.com/kkumi17cs1013/222083977798

 

댓글 12

꿀깅이 2023.09.23. 10:41
이게 진짜 인구가 개개인은 살기 퍽퍽하네 맬서스 트랩이네 해도 결국 사람 사는 사회에서 인구 감소되면 나라 좆망 테크 타는 거 한순간이더라
댓글
탱구는여신이다 2023.09.23. 13:11
슈퍼파워2 국가 경영 시뮬게임 할때 분명 경제력 세계 1위 찍어도 결국 인구 줄어드니까 적자 오지게 나고 세금 높이게 되는데 이게 안 메꿔짐 세금 올리면 복지 비용도 같이 올라가고 부패도도 증가하니까 부패 줄이려고 해도 그것대로 돈 들어가고... 물론 난 침략 위주로 했던 적도 있지만 남북 통일해서 경제력 1위 찍기도 했었음 근데도 인구 증가는 ㅈㄴ힘듦 선택지도 적긴하지만 인구 유출되고 인구 감소 되면 국가 경제력이나 군대도 해체해서 비용 메꿔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주변국들 견제하기에 균형도 안맞고 계속 악순환... 크루세이더 킹즈3때도 마찬가지고... 저 당시는 인구가 경제력이고 군대였으니
댓글
모모의꿈 2023.09.23. 17:35
 탱구는여신이다
ㄹㅇ 조선 근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인구가 아니었을까...
댓글
잿빛토끼 2023.09.23. 21:13
인구도 인구인데 숙종~영조 사이에 환국이란 이름으로 인재들 그래 숙청을 해버리니 정조,순조대에 후폭풍 크게 안맞을래야 안맞을수도 없었을것같음
댓글
탱구는여신이다 2023.09.23. 23:24
 잿빛토끼
근데 숙종 환국 때문에 정국 주도권이 왕한테 옮겨가서 왕권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쓰기도 했고 환국도 탕평정책으로 이용했다는 설도 있다고 고등학교때 한국사쌤이 알려준적 있음 인조가 청 황제한테 대가리 박으면서 왕의 권위가 실추 됐으니까... 환국도 정치적으로 이용했을수도 있음 영리했던 왕이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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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토끼 2023.09.23. 23:40
 탱구는여신이다
ㅇㅇ 이게 숙종이나 영조는 그래도 정치력이 있고 호락호락하지않은 왕이라서 환국주도해도 문제가 없었음, 이거 자체가 부정적인건 아니지
정조 거치고 한참 어린 순조에 이르면서 남은게 영조가 남긴 외척이라 이때부터 헬게이트가 열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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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는여신이다 2023.09.24. 14:57
 잿빛토끼
근데 또 아이러니했던건 숙종도 13살때 친정했는데 순조랑은 또 다른 결과라... 물론 전통시대랑 제국주의 난무하던 시대랑은 또 다르겠지만 숙종때는 청이랑 국교도 맺어진 상태고 청 입장에서도 조공책봉 관계니 딱히 건드릴 것도 없었을거고 나름의 평화시대라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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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토끼 2023.09.24. 15:45
 탱구는여신이다
숙종대엔 송시열같은 굵직한 인물을 골로 보내도 최석정,김만중,김창집같은 인재가 있었다지만, 이런 반복된 환국으로 인재풀 싹 줄어들고 정조대에 외척인 홍씨 부터 시작해서 세도정치를 막을 장치가 없어지게 됐다는거에서 책임자체가 없다곤 할수가 없음
환국 자체가 단순 현대관점으로 여야 정권교체가 아니라 크게는 역모로 몰아서 그 가문 전체를 멸할정도로 수위가 높다보니 인재풀이 줄지않을래야 않을수가 없었고
댓글
탱구는여신이다 2023.09.24. 16:17
 잿빛토끼
님 좀 짱인듯 이런 이야기 하고 싶어도 많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
댓글
잿빛토끼 2023.09.24. 16:27
 탱구는여신이다
ㄴㄴㅋㅋ; 저는 얕은 지식밖에 없습니다
댓글
탱구는여신이다 2023.09.25. 12:14
 88번이태석
아나타와 오레노 나카마가 돼라
(아는거 다 적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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