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역사 독재자는 왜 부패하고 무능해지는가
- 88번이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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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와 체제는 인간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끔
인센티브, 다른 말로는 동기를 제공한다.
축구에 관심 많은 독자분이 알기 쉽게 예를 들자면,
오프사이드 룰이 개정되었을 때
축구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생각하면 된다.
선수들의 움직임, 감독들의 전술 등 많은 것이 변화했다.
왜? 바뀐 제도 하에서 그것이 가장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주어진 제도 하에서 최대한 합리적으로 움직인다.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이 대사가 원본이다(진짜다)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현명한 독재자가 국가를 이끌어
국민 모두를 잘 살 수 있게 만들어 주길 바라지만,
여러분도 이미 알고 계시다시피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대부분의 독재자는 결과적으로 부패하고 나라를 망친다.
이를 곧 독재체제 자체의 제도적 한계로 볼 수 있는데,
이해를 위해 뉴욕 대학교 교수님인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1946~)의 논리 중 일부를
잠시만 빌려오자.
메스키타의 이론 중 핵심적인 논리 중 하나는,
독재국가의 지도자가 집권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사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여러분이 독재정권의 지도자라고 가정하자.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알등이의 지지가 필요하다면...
여러분은 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들은 왜 당신을 지지할까?
아마도 당신을 지지함으로써 포(이익)를 얻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여러분은 모든 글과 댓글에 대한 추천을 생활화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알등이의 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실로 비유하자면 공공재에 투자함으로써
알등이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알등이는 화가 날 것이다.
'아니, 널 지지하든 안 하든 다 추천을 눌러 줄 거면
왜 내가 너를 지지해야 해?' 하고 말이다.
두 번째 방법은 포찌를 직접 알등이에게 넣어주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알등이는 만족할 것이다.
이제야 여러분을 지지할 만한 이유가 생겼다.
물론 비유 안에선 여러분 포니까 주든 말든 별 문제가 없지만,
현실에서 저 포는 국민들이 낸 세금이다.
따라서 여러분이라는 독재자가
여러분 스스로와 지지층에 대한 사익을 추구할수록
모든 사람을 위한 공공재는 저해되는 양상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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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대부분의 독재자는 '우리가 보기엔'
부패하고 무능한 짓밖에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독재자는 지지를 얻어야 하는 대상이 전 국민이 아니라
특권층 중 일부이기 때문에, 그들에게만 이익을 보장하면 된다.
그러니 독재자들은 아마 좀 억울해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권력의 유지를 위해 주어진 제도 안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택했을 뿐,
나머지 국민들의 삶 같은 건 알 빠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민주주의는 어떨까?
민주주의가 정상인 국가라면, 지도자가 뽑히는 기준은
유권자 중 과반수 이상이다.
만약 여러분이 전 국민 과반수를 대상으로
여러분의 사비로 사익을 보장해 주려 했다간
얼마 가지 못해 파산하고 말 것이다.
세금이라도 마찬가지다. 몰래몰래 빼돌려서 주고 싶지만
2500만 명한테 만 원씩 빼돌려서 주더라도 2500억이나 된다.
유권자가 만족 못 하는 건 물론이고
여러분이 빼 먹을 돈은 커녕 나라가 망할 것이다.
다행인 건 상대도 마찬가지라는 것.
그럼 사익을 보장해주는 방법은 때려치고,
권력을 잡은 다음 세금으로 다수의 유권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들에게 이익이 될 일을 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거 아니냐고?
축하한다.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여러분은 이미
유권자를 위해 어떻게 공공재에 투자할지 생각하고
이를 공약으로 내걸어 유권자의 지지를 구하는
훌륭한 민주적 정치인이다.
민주주의라는 제도 하에서는
어쩔 수 없이 공공재를 제공하는(최소한 약속하는) 방향으로
정치인은 움직인다.
이처럼, 민주주의가 '독재보다는' 제도적으로 인간을
더 공익을 위해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게 만든다는 것이
정치학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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