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국군의 날] 공군 모 포대의 버려진 교회 썰

넘모나 심심한 관계로 글을 한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공군 모 포대 정문 바로 앞에는, 폐쇄되어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옛 교회 건물이 있습니다. 제가 군생활할 때는 그 교회 건물 앞자리가 주차장으로 쓰였는데 저 교회건물을 왜 사용하지 않느냐고 간부에게 물어보게 되니 듣게 된 이야기입니다.

때는 199X년 7월, 방공포가 막 공군으로 이군되고 나서도 아직 육군의 문화가 남아있던 시절

보통의 일반적인 공군은 기지방호라는 개념밖에 없지 초소 경계근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만 이제 막 육군에서 공군으로 이군된 공군 방공포엔 육군의 문화가 남아있었기 때문인지, 초소 경계근무라는 게 남아있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초소근무를 하러 간 두 병사는 그 근무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채 근무에 나섰습니다.

그날따라 비는 미친듯이 왔고, 보통의 폭우를 넘어선 물폭탄에 토벽이 무너지며 생긴 산사태로 초소 근무중이던 두 병사가 그대로 쓸려내려가는 바람에 죽고 말았습니다. 두 병사가 안타깝게 죽고 나서 그 이후 포대를 둘러 싸고 벽 보수작업을 했다는 뒷이야기가 있지만 사실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찌되었든 사람이 죽은 것은 큰 사건입니다. 그래서 유족들과 주변 친지들을 불러 조촐하게나마 추모행사같은 것을 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죽은 두 병사 중 한 병사에겐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여자친구에게는 이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합니다. 남자친구가 그렇게 안타깝게 죽은 줄 모르고 산꼭대기에 위치한 부대까지 면회를 온 여자친구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기다렸습니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만날 수 없죠.... 죽은 사람을 살려낼 방법이 없는데.... 기다리다가 이상함을 느꼈던 여자는 남자친구의 죽음을 접하게 됩니다. 결국 그냥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여자는 일주일 뒤, 그 교회 건물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됩니다.

부대 내에서 두번이나 사망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고, 부대 분위기는 흉흉하기 그지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포대장은 특단의 조치로, 당시 관련되어있던 병사들을 쉬게 해주고 두 병사가 죽은 장소에 위령비를 세웁니다.

자살한 공간을 폐쇄하고 싶었지만, 산꼭대기에 있는 부대엔 건물을 지을 공간이 매우 한정적이었고 당분간은 종교행사할 때 교회 건물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자의 자살 이후로 이상한 일들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제가 군복무할때는 군종병이 따로 없었습니다. 워낙 병사 숫자가 없던 부대라 병사 중 한사람이 군종병 역할을 맡아 군종목사를 도와주는 방식이었는데, 그 당시엔 군종병이 따로 있었다고 합니다. 군종병과 군종목사는 그 교회에서 생활했는데, 문을 잠가두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면 교회 내 집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거나 군종병과 군종목사 모두 이상한 악몽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하고 군종목사와 군종병이 이를 보고하게됩니다. 이미 그 전부터 병사들 사이에서도 나왔던 얘기라고 했는데, 당시 교회 건물이 면회실로도 사용되었는데 면회자들도 이상한 느낌을 자꾸 받아서 소름이 돋는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들려오는 통에 결국 교회를 폐쇄하고 기지중대 건물 옆에 새로운 건물을 지어 교회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문에 교회가 잘 보이는 위치에 위령비를 하나 더 세웠습니다.

그 이후로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들은 이야기입니다.

현재는 어찌 되어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제가 전역하던 그날까지 그 교회 건물은 남아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군생활 하는 내내 그 교회에서 뭔가를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다음 썰 하나는 제 경험담으로 들고와보도록 하겠습니다. CQ에 나온 저 사격장에서 이상한 일을 한번 겪은 적이 있거든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