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국군의 날] KCTC 겨울, 여름 2번 뛴 썰

벌써 10년이 지난 기억이지만 되살려서 써 봄

 

필자는 강원도 양X 직사화기 중 90미리 무반동총 보직을 맡고 있었음

 

90미리는 81박격포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그냥 쉽게 바주카포라고 보면 됨 

 

탱크 쏘고 적 참호 쏘고 그런게 임무였음

 

첫 KCTC는 우리부대가 아닌 옆 대대에서 출전한다는데 풀 인원이어야 된다길래 우리 대대에서 몇명 뽑아갔음

 

운좋게 자원+착출되서 일말 때 1달 전부터 KCTC 준비한다면서 옆대대로 오라길래 갔더니 와 진짜 지옥이 따로없었음

 

무슨 구형 막사였는데 1자로 문 다열고 점호하는게 가관이더만

 

맨날 아침마다 완전군장 챙겨서 점호나가서 1시간 반동안 산탔음

 

체력기른다는 명목이었는데 진짜 지옥이 따로없더라

 

그냥 KCTC나 빨리 다녀와서 포상휴가나 가고 싶은 마음밖에 안들었음

 

그렇게 D-DAY가 다가오고 두돈반에 타서 훈련장으로 갔더니

 

마일즈 장비 주면서 영점 셋팅하라던데 제대로 알려주질 않기도 하고 몇백명 영점을 하루만에 다 잡으라고 해서

 

거의 내 소총 마일즈 영점잡는건 포기하고 90미리 영점 잡는데 주력함

 

탱크 한대 잡으면 무조건 14박 15일 휴가 라길래 진짜 기를 쓰고 영점 잡았음

 

한겨울이라 너무나도 추웠고 그렇게 진지이동을 시작함

 

 

지원간 대대는 자체 마일즈장비 갖추고 맨날 대항군 훈련만 했던지라 다르더라

 

진지이동하는 양 옆 산골짜기 8부 능선을 흝고 가면서 적 발견하면 사살했다고 소대장 무전기에서 계속 무전 터져나오는데

 

이거 해볼만하다라는 생각 들었음

 

 

첫 대대임무는 방어였음 90미리는 방어 때 자유롭게 탱크 올만한 길목에 참호타고 니들끼리 놀되

 

적 보병보면 999K로 포격 지원만 때리고 사격하지 말고 탱크올때만 90미리 들고 자살공격 하라고 명령함

 

 

우리는 추위에 덜덜 떨면서 예전에 왔던 대대 90미리 보직들이 참호로 썼을 만한 곳 잡아서

 

간단하게 판초우의로 간단하게 천장만 막고 대기 탐

 

 

이윽고 깊은 밤이 되자 사방엔 하얀 설광이 빛나고 하늘엔 달빛이 내렸으며 바람 한 점 안불었기에 무섭기까지한 스산한 분위기가 조성되었음

 

그때 앞에서 스스슥 소리가 남 그리고 연이어서 스스스스슥 소리가 계속 났음

 

방어 땐 아무도 기동하지 않는게 암묵적인 룰이었기 때문에 누가 그 소리를 듣더라도 적군 소리라는 걸 알 수 있었음

 

계속 그 소리는 앞으로 다가왔고 거의 50미터 쯤 왔을 때 

 

우리 무전기에서 소리남

 

요샛말로 갑분싸였음

 

속으로 '아 X댔다' 내뱉고 옆 분대장이 999로 무전 치고 화력요청하라길래 에라 모르겠다고라고 화력점 알려주고 화력요청함

 

추위에 얼은 손으로 무전기 수화기 버튼 누르고 화력요청하는데 적군이 사격 개시함

 

미X 전X부대 놈들이 밥먹고 대항군만 해서 그런지 쏘기만 하면 마일즈 장비에서 삐이이이이이이익 소리나며 부상, 사망 판정 내림

 

아군 포격 지원도 안내려옴 그렇게 결국 첫 KCTC 방어는 90미리 쏴보지도 못하고 그냥 전멸함

 

 

헬멧벗고 기지로 복귀해서 소문 들어보니 이미 대대장은 적 특작조한테 사살됐다더라

 

원래 대항군은 북한군복 입고 있는데 특작조는 아군 군복+장교 배치 달고 대대본부 들이닥쳤고 충성하고 다 드르르륵 사살했다는데 어이없더라

 

 

미리 쳐뒀던 텐트에서 이를 갈며 잠에 들었고 다음날엔 공격을 개시했음

 

공격은 그나마 낮에서 해서 시야는 잘보였는데

 

90미리는 항상 공격땐 보병중대에 배속되서 따라 댕겨야함 그러면서 탱크나 적 참호보면 90미리 쏴주면 되는데

 

소총 새끼들이 원체 흥분해서 산을 뛰어댕기는 바람에 그거 따라다니느라 디지는 줄 암

 

무슨 900고지를 계속 뛰어가는데 우리는 군장에 90미리 그리고 탄통까지 메고 졸졸 따라다녔음

 

1차 방어선에 접근하자 개떼처럼 뛰어갔음

 

한낮이지만 참호파고 있는 놈들이 고지에 있었기 때문에 개돌하는 소총넘들 다 삐이이이익하고 사망함

 

아니면 포격맞고 사망 판정받던지 

 

흥분한 소총소대장이 90미리 참호에 갈기라고 명령했는데 원래 90미리는 후폭풍이 있어서 개돌 상황에선 쏘면 안됨

 

근데 소대장이 막 쏴제기라고 해서  그냥 쐈는데 우리 뒤에서 개돌하던 아군 소총들 후폭풍 맞고 5명 삐이이이익 소리남

 

그넘들이 우리 야려보던 그 표정 아직도 못잊는다. 미안하다.

 

마찬가지로 2차 방어선까지 가고 다 전멸함

 

 

 

 

여름은 우리 대대에서 진행했음

 

겨울에 개고생했던 기억밖에 없어서 여름은 훨씬 낫겠지 했는데 와 더 X같았다

 

모기보다 무슨 이상한 좁쌀만한 벌레들이 군복밖에 드러난 살 물어제끼면 무슨 닭살처럼 돋아다는데 그거 지옥이었다.

 

이번엔 미리 파놓은 참호는 대항군들이 위치 다 알꺼 같아서 산 골짜기 길가 2부 능선 수풀 속에서 숨어있었음

 

탱크소리나면 길가로 뛰어나가서 탱크에 90미리 갈기는 자폭테러 할려고

 

그때처럼 밤이 깊었고 또 똑같이 진짜 20미리 앞에서 1개 소대 인원이 기동하는 소리남

 

이 색히들 영리한게 8부능선은 방어선 쳐져있으니 2부능선으로만 다님

 

이번엔 아예 무전기도 다 꺼놨기 때문에 안심하고 존버했음

 

숨어있는데 드디어 드드드드드드득하면서 한밤 산골짜기를 우렁찬 소리를 내는 탱크 소리가 났음

 

분대원들은 아 이제 진짜 탱크다 이제 14박 15일 휴가 나간다 하면서

 

존나 설레여했음

 

그 날따라 달빛도 없었기 때문에 시야 확보도 안됐고 그냥 대략적인 윤곽과 소리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무조건 탱크다 탱크다 온다라고 판단했음

 

아 참고로 우리한텐 야투경 안주더라 ㅅㅂ

 

진짜 이건 코앞이다하고 분대원들이랑 서로 눈 마주치고 2부능선에서 바로 앞에 있는 갈대밭 숲으로 90미리 메고 개돌함

 

근데 바로 삐익 소리남 총소리도 안났는데

 

몇명 그렇게 삐이이익으로 사망(끝나고 사망 사유 보니 포격이더라 대항군이 야투경으로 우리 보고 포격 미리 오쳥해놨나봄)뜨고

 

90미리 멘 나랑 다른 분대원만 겨우겨우 갈대밭 사이를 헤쳐가서 길가로 다가갔음

 

이제 조준하는데 무슨 탱크가 아닌 두돈반이 있는거임

 

와 진짜 그때 입으로 대놓고 욕했음

 

두돈반 뒤에 대형 스피커 놓고 탱크 소리만 낸거임 진짜 탱크는 다른 90미리 분대가 매복했던 다른 기동로로 갔던거고

 

빡쳐서 두돈반에 쏘니 90미리 기기 불량으로 발사도 안됐음

 

그리고 나도 사망함

 

끝나고 다른 분대한테 물어보니 그쪽으로 탱크 오긴 왔는데 너무 헤드라이트(제논라이트)가 강해서 

 

눈뽕맞은 상태에서 90미리 어버버 타면서 조준하다가 전멸했다더라

 

공격때는 지금 잘 기억이 안나는데 암튼 전멸했음

 

 

 

무슨 우리는 맨날 전멸만 함

 

그렇게 KCTC 겨울, 여름 2번한 결과 0킬 전멸만 했지만

 

포상으로 4박5일 휴가는 다녀옴 히힣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