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요청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저희 한국사 선생님이 우리나라가 특정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인물 들만 지나치게 우대하는 것은 잘못된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 7

best 골든부츠나상호 2018.11.16. 10:27
저 두 인물이 후대에 칭송 받을 만큼의 큰 업적을 남긴 건 사실이라 위인으로 우대한다고 해서 그게 무조건 잘못된 것이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한민국 교과서에 적용되어 있고, 평범한 일반 국민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사관인 '민족주의적 사관'으로 볼 때 충분히 그런 위인으로서 대우를 받을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역사를 전공한 입장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역사를 다루는 사람들은 민족주의 사학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시각에서 보는 연습을 기본적으로 하게 됩니다. 역사(歴史)란 과거사(過去事) 중에서 역사생산자(역사가)가 자신의 가치관을 근거로 하여, 그 역사생산자가 살던 시대에 기억할만 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사실들만 선택적으로 기록한 것들이기 때문에, 선택되는 사실이 존재하는 순간, 배제되는 사실도 존재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공자들은 기존에 배우던 사관에서 탈피해서 그 역사가 쓰여진 시대 상황과 역사생산자의 당시 문제의식, 그리고 그 역사생산자가 사건을 역사로 기술함으로써 생기게 되는 배제된 사실 등을 끊임없이 상상하게 됩니다. 그러면 보이게 되죠. 위인들에게도 명과 암이 있고, 공과 과가 있기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지나치게' 우대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사실을요.
그리고 역사는 그 시대에 권력자들의 주관으로 쓰여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나 민족주의 사관들은 실제로 권력자들이 만들어 내고 서술한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그리고 현대 우리가 시각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는 역사는 다 '만들어진' 역사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일단 경주 불국사만 보더라도 조선시대말엔 폐사됐다가, 일제가 재정비해서 우리가 유적지로써 볼 수 있게 되었고, 박정희가 이걸 다시한번 개보수하고 증축을 해서 지금 우리가 보는 불국사가 나오게 된 겁니다. 하지만 불국사의 역사를 설명할때 일제 식민주의에 대한 내용은 보통 삭제되어 있죠. 왜냐면 불국사를 설명하는 데에 일제에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면, 일제 식민주의를 정당화하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서술하지 않는 겁니다. 또 이렇게 일제 식민주의 역사를 삭제함으로써 민족주의를 정당화시키기도 하죠. 국내의 민족주의 사관(우리나라에만 민족주의 사관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은 구한말에 열강의 이권침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조선국민들끼리 단합할 필요성이 필요했고, 그 때문에 신채호를 중심으로 우리 민족의 동일성을 찾아내서 민족의 이미지를 만들어내어 민족으로서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민중을 계몽할 목적으로 생겨난 것이라 일제 식민주의에 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물론 타협적 민족주의라고 최남선 같이 친일파에 협조한 애들도 있습니다. 근데 어디까지나 민족주의는 국가의 발전을 위해 민족을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국가를 일본제국이라고 생각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래서 친일파들도 민족주의의 부류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현재 국내에 전통적으로 발전되어 내려오는 민족주의는 아닙니다.) 그리고 일제시대를 거쳐 이러한 민족주의 사관이 국내 주류 사관으로 발전해오면서 우리 민족의 특징을 서술하기 위해 '위인'을 중심으로 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가진 역사를 만들게 됩니다. 언급하신 세종과 이순신도 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가 흔히 이순신 하면 떠올리는 
 
ê´ë ¨ ì´ë¯¸ì§
 
이 사진은 사실 유신정권 때 친일화가 '장우성'이 그린 그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순신하면 자연스럽게 이 모습이 떠오르게 되죠. 이런게 바로 만들어진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종의 이미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만원권의 세종 영정을 보고 티비에 나온 관상가들이 최고의 관상이다 성군의 관상이다 뭐다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현대에 들어와서 유신정권 때 친일화가 김기창에 의해 그려진 그림입니다. 더군다나 김기창 본인의 얼굴이랑 너무 똑같이 생긴걸로도 유명한데.. ㅋㅋ 티비에서 관상가들이 헛소리 할때마다 웃게 됩니다. 이렇듯 후대에 와서 만들어진 역사가 그만큼 우리 머리속에 깊게 박혀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져서.. 횡설수설한 감도 있긴 한데 ㅋㅋㅋ 따라서 결론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이런 식으로 우리의 무의식중에 들어와있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역사를 경계하고, 또 교과서에서 흔히 배우는 '선택된 역사'를 볼때 '배제된 역사'도 함께 상상해야된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으로 사료되네요
 
best 골든부츠나상호 2018.11.16. 10:53

불국사 폐사는 사실 공식적으로 폐사된 것은 아니고, 사실상 폐사(폐사화)된걸로 보는게 정확한 거긴 합니당 ㅋㅋㅋ

best 골든부츠나상호 2018.11.16. 10:27
저 두 인물이 후대에 칭송 받을 만큼의 큰 업적을 남긴 건 사실이라 위인으로 우대한다고 해서 그게 무조건 잘못된 것이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한민국 교과서에 적용되어 있고, 평범한 일반 국민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사관인 '민족주의적 사관'으로 볼 때 충분히 그런 위인으로서 대우를 받을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역사를 전공한 입장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역사를 다루는 사람들은 민족주의 사학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시각에서 보는 연습을 기본적으로 하게 됩니다. 역사(歴史)란 과거사(過去事) 중에서 역사생산자(역사가)가 자신의 가치관을 근거로 하여, 그 역사생산자가 살던 시대에 기억할만 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사실들만 선택적으로 기록한 것들이기 때문에, 선택되는 사실이 존재하는 순간, 배제되는 사실도 존재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공자들은 기존에 배우던 사관에서 탈피해서 그 역사가 쓰여진 시대 상황과 역사생산자의 당시 문제의식, 그리고 그 역사생산자가 사건을 역사로 기술함으로써 생기게 되는 배제된 사실 등을 끊임없이 상상하게 됩니다. 그러면 보이게 되죠. 위인들에게도 명과 암이 있고, 공과 과가 있기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지나치게' 우대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사실을요.
그리고 역사는 그 시대에 권력자들의 주관으로 쓰여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나 민족주의 사관들은 실제로 권력자들이 만들어 내고 서술한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그리고 현대 우리가 시각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는 역사는 다 '만들어진' 역사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일단 경주 불국사만 보더라도 조선시대말엔 폐사됐다가, 일제가 재정비해서 우리가 유적지로써 볼 수 있게 되었고, 박정희가 이걸 다시한번 개보수하고 증축을 해서 지금 우리가 보는 불국사가 나오게 된 겁니다. 하지만 불국사의 역사를 설명할때 일제 식민주의에 대한 내용은 보통 삭제되어 있죠. 왜냐면 불국사를 설명하는 데에 일제에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면, 일제 식민주의를 정당화하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서술하지 않는 겁니다. 또 이렇게 일제 식민주의 역사를 삭제함으로써 민족주의를 정당화시키기도 하죠. 국내의 민족주의 사관(우리나라에만 민족주의 사관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은 구한말에 열강의 이권침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조선국민들끼리 단합할 필요성이 필요했고, 그 때문에 신채호를 중심으로 우리 민족의 동일성을 찾아내서 민족의 이미지를 만들어내어 민족으로서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민중을 계몽할 목적으로 생겨난 것이라 일제 식민주의에 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물론 타협적 민족주의라고 최남선 같이 친일파에 협조한 애들도 있습니다. 근데 어디까지나 민족주의는 국가의 발전을 위해 민족을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국가를 일본제국이라고 생각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래서 친일파들도 민족주의의 부류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현재 국내에 전통적으로 발전되어 내려오는 민족주의는 아닙니다.) 그리고 일제시대를 거쳐 이러한 민족주의 사관이 국내 주류 사관으로 발전해오면서 우리 민족의 특징을 서술하기 위해 '위인'을 중심으로 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가진 역사를 만들게 됩니다. 언급하신 세종과 이순신도 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가 흔히 이순신 하면 떠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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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사실 유신정권 때 친일화가 '장우성'이 그린 그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순신하면 자연스럽게 이 모습이 떠오르게 되죠. 이런게 바로 만들어진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종의 이미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만원권의 세종 영정을 보고 티비에 나온 관상가들이 최고의 관상이다 성군의 관상이다 뭐다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현대에 들어와서 유신정권 때 친일화가 김기창에 의해 그려진 그림입니다. 더군다나 김기창 본인의 얼굴이랑 너무 똑같이 생긴걸로도 유명한데.. ㅋㅋ 티비에서 관상가들이 헛소리 할때마다 웃게 됩니다. 이렇듯 후대에 와서 만들어진 역사가 그만큼 우리 머리속에 깊게 박혀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져서.. 횡설수설한 감도 있긴 한데 ㅋㅋㅋ 따라서 결론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이런 식으로 우리의 무의식중에 들어와있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역사를 경계하고, 또 교과서에서 흔히 배우는 '선택된 역사'를 볼때 '배제된 역사'도 함께 상상해야된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으로 사료되네요
 
댓글
초밥딩크 작성자 2018.11.16. 10:47
 골든부츠나상호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질문에 멋진 답변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불국사 내용 중 조선시대 말에 폐사되었단것은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지식 나눔에 감사합니다 ^^

댓글
best 골든부츠나상호 2018.11.16. 10:53
 초밥딩크

불국사 폐사는 사실 공식적으로 폐사된 것은 아니고, 사실상 폐사(폐사화)된걸로 보는게 정확한 거긴 합니당 ㅋㅋㅋ

댓글
뭘로할까 2018.11.18. 22:25
 슬레이어스박서
아마 그런뜻으로 말했거라생각하기엔.... 아마 휼륭한 업적을 많이남긴 선조들이 있을겁니다. 예를들면 안중근장군이나 정조왕등등 많은데 그 두분만 지나치게 우대하면 이순신장군과 세종대왕이외에 다른사람들이 휼륭한 선조들의 업적이나 정신을 모를수있을까봐 염려해서 말을한듯합니다.
댓글
슬레이어스박서 2018.11.18. 22:31
 뭘로할까
안중근 정조도 충분히 역사공부할때 언급되는 인물들인데
댓글
그다지 2020.02.09. 04:13
누구는 태종 이방원을 좋아 할 수도 있고 정조를 좋아 할 수도 있는데 간혹 저런 분들이 너무 크게 자주 다루어지면 다른 뛰어난 인물들을 접할 기회가 줄어 들 수도 있다는 생각도 좀 들고 또 반면에 역사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저 두 인물은 익숙하다보니 자주 다루어지는게 당연한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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