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괴담/공포 웃는 여자

"지이익 .."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장애인 복지관의 문을 여는것은 마치 지옥으로 향하는 문을 여는것만 같았다. 

 

문이 열리자 본능적으로 시선이 나를 향해 집중되었고 이때를 기다린마냥 침을 질질 흘리며 자기손이 밥주걱이라도 되는 것처럼 

 

손바닥엔 누렇게 변색된 밥풀을 잔뜩 묻히고선 내 바지가랑이를 붙잡아 한동안 놓아주지 않았다.

매일있는 일상이지만 좀처럼 적응이 되지가 않았다.


" 어머.. 창민씨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하하.."


수연씨는 언제나 한템포 늦게 달려온다. 

 

하지만 항상 헐레벌떡 달려오는지 앞머리는 갈라져 있었다. 

 

간단한 인사도 나눌 여유도 없이 내 바지가랑이에 찐뜩하게 달라붙어 있는 밥풀을 급히 떼어내고선 옷을 갈아입었다.



"밥 드셨어요?"

"아 네 먹었어요 수연씨는요?"

"저도 먹었어요."


나와 같은 처지인 수연씨였다. 

 

사회봉사를 해야하는 처지인 수연씨와 난 할 수 없이 여기 장애인복지관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얼굴에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일하는 나와는 달리 하늘에서 방금 내려온 천사와 같은 밝은 표정으로 지체장애인들을 상대하는 수연씨를 볼때마다 

 

어떻게 저렇게 밝은 표정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때였다.



"히히.. 히히.."



양쪽 입가로 침이 질질새며 활짝 웃으며 휠체어를 열심히 끌며 나에게 다가왔다. 

 

복지관에서 제일 상태가 심각한 여자였다. 

 

나이는 40대 중후반쯤 되어보이는 여자였는데 5년 전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아 이곳으로 왔다고 들었다.

 

 뭐가 그리 기쁜지 항상 함박웃음을 얼굴에 띄우며 다닌다. 

 

하지만 양쪽 입가로 흐르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걸쭉한 침은 항상 나의 미간을 찌푸리게 끔 하였다.


"히히.."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한번 웃고는 옆에 있던 수연씨에게 다가 가더니 뜬금없이 수연씨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며 바닥에 내팽개 쳤다.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였다.


" 꺄아아악!!.."

"히히.. 히히.."


수연씨와 난 이 여자를 담당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우리를 낯설어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매일 목욕 시켜주고 대소변 치워주고 밥먹여주는 사람한테 어찌 이럴수 있는가?.. 

 

지체장애인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지능을 가지고 있을 터인데..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바닥에 한웅큼 떨어져 있는 수연씨의 머리카락을 서둘러 쓸어 버렸다. 

 

난 웃는 여자가 답답해 하는것 같아 휠체어를 끌고 바로 앞 정원으로 나가 산책시켜주기로 하였다.



"왜 그래요수연 씨한테? .."

"히히.."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기로 하였다.

 

내 물음엔 그저 항상 해맑게 웃음으로 대답할 뿐이였기에 입이 아파가며 말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근데 이 여자 방금 수연씨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길 정도로 악한 사람은 아니였다. 

 

하지만 이상하게 수연씨한테만 구질게 구는 웃는 여자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쏴아아아.."

"수연씨 따뜻한 물 받아놨어요. 웃는 여자분 목욕시켜도 될 것 같아요."

"네.."



지체장애인 이지만 여자였기에 내가 목욕시킬수 없었다. 

 

같은 여자인 수연씨가 대신 목욕을 시켰다. 

 

하지만 마음에 놓이질 않았다. 

 

이상하게 수연씨에게만 공격적으로 나오는 웃는 여자가 내심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 꺄아아악!!"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욕실에 적나란하게 울리는 수연씨의 소리를 듣고 헐레벌떡 문을 열었다.


"히히.."


수연씨의 얼굴을 미친듯이 손으로 꼬집으며 문을 연 나를 보며 실실 웃으며 자기는 아무 잘못 없다는 마냥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재빨리 달려가 웃는여자의 손을 강하게 밀쳤다.

 

 하지만 새하얗던 수연씨의 얼굴은 흰 쌀밥에 고춧가루가 끼어있는것처럼 곳곳에서 손톱자국과 피가 나고 있었다.


"괘, 괜찮아요?.."

"흑..흑.."


순간 너무나도 화가 났다. 이렇게까지 하며 이 여자를 보살펴야하는 이유가 생길 정도로 말이다. 난 욕실에 앉아 물장구를 치고 있던 여자에게 크게 소리쳤다.


"그만 좀 하라고!!"

"전 괜찮아요.. 하지마세요.. 자기는 하고 싶어서 했겠어요?.."

"히히.."


그로부터 2주가 지났다. 웃는여자는 더욱더 수연씨를 고통스럽게 괴롭혔다. 하지만 매번 천사와 같은 미소로 괜찮다고 말하는 수연씨였다.


"히..히 "


어째 요즘 웃는 여자의 상태가 이상했다. 얼굴색이 노랗게 바뀜은 물론이고 웃는것도 힘든지 연신 기침을 해댔고 살이 확 빠진게 몸에 이상이 생긴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제 저 웃는 여자는 내가 상관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부로 난 이 엿같고 썩는내 나는 곳에서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영원할것만 같았던 30일 사회봉사가 드디어 끝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심 마음에 걸리는게 있었다.

 

 그동안 정이 붙은 수연씨가 신경 쓰였다. 

 

저 웃는 여자가 수연씨를 집요하게 괴롭힐 것은 물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 어떻하죠.. 혼자 있으셔도 될런지.."

"괜찮다니까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네수연씨 수고 좀 하세요!!"


문뜩 웃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오늘 내가 마지막이라는 것을 안 것일까? 그 어느 때보다 해맑게 웃고 있었다.



"히히.. 히히.."


웃는 여자를 뒤로하고 문을 열고 나갔다. 바깥 공기는 정말 상쾌했다. 이제 드디어 여기를 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깃털마냥 홀가분해졌다.


"아...차키.."


빨리 나가고 싶었던 마음이 간절했던 탓일까? 탈의실에 모르고 차키를 놔두고 왔다.


"지이익 .."

"어라?.. 왜 불이 다 꺼져 있지..?"

평소 같으면 이 시간에 TV 시청 시간이라 TV가 틀어져야 정상일텐데 불이 모조리 다 꺼져있었다. 좋지 않는 예감이 목덜미를 강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수연씨~!!"

어딜 간 것일까? 크게 수연씨를 불러보아도 대답이 없었다.

"수연씨!!"

그때였다.

"히히.."

희미하지만 분명 2층 탈의실에서 웃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좋은 예감이 일어날 것만 같아 미친듯이 탈의실로 향했다.

"딱딱.."

젠장.. 탈의실 문이 잠겨 있었다. 분명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게 분명했다.

"쿵! 쿵!"

"덜컥!!"

발뒤꿈치로 강하게 문고리를 가격하자 문이 열렸다. 하지만 예상했던 거와는 달리 방안은 캄캄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웃는 여자의 웃음소리..


"히히.. 히히.."

"나와 시발!!"

칠흑같은 어둠에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이내 수연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만 같았다. 본능적으로 벽을 더듬었고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켰다.

"틱.."

형광등이 왔다 갔다거렸고 이내 방안을 밝게 비출 만한 빛이 들어왔다.

"히히.. 히히.."

"수연씨..?"

순간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내 눈이 거짓말을 하는 것만 같았다.


새하얀 가운을 입고 한손에는 이상한 액체가 들어있는 주사기를 들고는 웃는여자의 몸에 주사기를 찔러 넣으려 하는 수연씨였다. 

 

웃고는 있지만 웃는여자의 눈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내 모습을 본 수연씨는 급 당황하더니 이내 새하얀 마스크를 내리더니 잇몸이 다 보일정도로 나를 보며 웃어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대와 경찰이 왔고 사건은 끝나고야 말았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놀라운 사실을 들을수 있었다.

웃는 여자의 입은 누군가가 심하게 찢고 꼬매놔서 말을 하려고 해도 소리내며 웃는 것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어쩌면 웃는 여자가 나를 보며 웃었던 이유도 이상한 실험에서 자기를 구해달라는 구원의 메세지는 아니였을까?..

 

 

원문 출처 : 웃대의 성큰위에티파니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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