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괴담/공포 군 시절 경험

 

군 전역한지 10년 정도 되어가는데.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경험.

 

일단 보직은 사령부 본부대 소속 행정병이었고. (행정 / 수송 / 경비)

초소경계는 주로 경비중대에서 섰는데, 

나중에 행정병도 경계 서야한다면서 순찰근무가 생겼음. '훈련에 열외없다' 같은 구색 맞추기.

 

사령부 전체를 2코스로 나눠서, 각 코스 중간중간 있는 순찰함에 보고서 작성해 넣는 방식

사령부 특성상 길이 잘 닦여 있는 건 편한데, 코스를 걸어서 딱 40~50분 걸리게 잘 구성해놔서

안 힘든 듯 하면서 힘든. 정말 빠듯하게 열심히 걸어야 10분이라도 일찍 복귀해서 쉴 수 있는 그런 거.

가끔 힘 남아도는 사람은 뛰어서 15~20분만에 다 돌아버리고, 

소대에서 라면먹다가 신고시간 맞춰서 신고하고 복귀하기도 함 ㅋㅋ

 

암튼,

그 날이 초여름이던가 초가을이던가. 아직은 밤공기에 쌀쌀함이 남아있을 때.

다들 기피하는 4~5시 순찰이 잡혀서;; 

투덜대면서 후임한테 보고서 작성 시키고 뒤에서 털레털레 쫓아가고 있었음.

 

그러다 PX 순찰지 도착해서 '아.. 배고프다' 생각들어서 유리문 안쪽 들여다보는데

저~쪽에 뭔가 희끄무레한게 보이는거임. 흔들흔들하면서.

첨엔 '뭐 옷 같은게 걸려있는건가'. '창으로 들어온 달빛인가' 하면서 유심히 계속 봤는데

 

왜 사람이 그런거 있잖음, 별거 아닌것도 이상한 생각하면서 계속 주시하면 무서워지는거. ㅋㅋ

계속 보고있으려니까. 다리 없는 귀신 같은데 PX 안쪽 매대 사이에 서 있는 것처럼 보임.

슬쩍 오싹하면서도. '에이 귀신같은게 어딨어'라는 혼잣말로 용기 강제충전

후임이 보고서 다 썼다고 가자길래, 자연스럽게 돌아서서 다음 코스로 이동 시작했는데

 

뭔가 계속 찝찝하면서, 기분이 묘한거임

속으로는 계속

'군대오면 기운이 허해져서 헛 것이 잘 보인다더니..'

하고 있었지만, 뭔가 뒷목이 서늘한 기분은 떨칠 수가 없었음

 

 

그렇게 순찰 마치고, 본부대 앞에서 보고하고, 내무실 복귀까지 마쳤음.

세수정도만 하고 빨리 자야겠다 싶어서 수건이랑 세면백 꺼내려고 전투화 풀고 고갤 들었는데

 

내가 바라보는 정면에 창문이 있고, 벌어진 커튼 사이로 작은 연병장이 내다보였는데

연병장 한 가운데 누가 옆모습으로 서 있는 거임 (나랑 20~30미터 거리 정도?)

 

입은게 군복이나 활동복이 아니었던 건 분명한데, 

정확히 뭘 입고 있었는지 모르겠고,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겠는 것이

그 찰나의 순간 확실하게 느낀 건

'저게 왜 여기있지' 라고 생각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한발, 두발 걷더니

순간 나를 확! 돌아보는데, 어떻게 생겼는지는 하나도 모르겠는데 두 눈만 보였음.

왜, 군중들 사이에서 누군가랑 서로 눈 마주쳤을때 '저 사람도 날 봤구나' 하는 그런 느낌을 

부정적이고 소름끼치는 쪽으로 수만 배는 증폭시킨 것처럼

 

숨이 턱 하고 멎는 느낌이 나면서, 

온몸에 소름이 확 돋고, 

몸이 순간 차가워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몸을 확 숙여서 밑으로 숨었음. 

 

진짜 순간 내 심장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음

방금 전까지 앞뒤 침상에서 코고는 소리 들리고

내무실 문 바깥에선 같이 순찰 다녀온 후임이랑 당직이랑 떠드는 소리도 들렸었는데

그 순간 2~3초 정도 내 심장소리말곤 아무소리도 안 들렸음.

 

가까스로 숨 고르고 밖 안내다보고 문 열고 나와서 

밝은 빛이랑 다른 사람들 얼굴 보고 안심한 다음 현관쪽으로 내다봤는데 아무것도 없었음

내가 뭔가 질린 표정이었는지 당직이 뭔 일 있냐고 묻는데 

왠지 말하면 안될것같아서 암말 안함. 그냥 왠지 그런 기분.

 

 

이대론 절대 잠 못 잘 것 같아서

오징어짬뽕 뽀글이 먹고 맥심보면서 버티다가

사무실로 바로 출근함 ㅋㅋ

 

그 이후로도 가끔 그 생각나면 그 '눈' 생각나면서 소름 돋는데

군에서 다들 겪는 흔한 귀신체험이라 생각하며 지내는 중

 

 

댓글 4

지효 2019.05.20. 18:44
본인 경험담이라면 아재라는것에 공포를 느꼈다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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