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하루 한 편의 시 3) 생의 계단 - 헤르만 헤세

생의 계단

- 헤르만 헤세 -

모든 꽃이 시들듯이
청춘이 나이에 굴복하듯이
생의 모든 과정과 지혜와 깨달음도
그 때 그 때 피었다 지는 꽃처럼 영원하진 않으리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문으로 걸어나갈 수 있도록
이별과 재출발의 각오를 해야만 한다

무릇 모든 시작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어
그것이 우리를 지키고 살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공간들을 하나씩 지나가야 한다
어느 장소에서도 고향에서와 같은 집착을 가져선 안된다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단계씩 높이며 넓히려 한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
그러면 임종의 순간에도 여전히 새로운 공간을 향해
즐겁게 출발하리라
우리를 부르는 생의 외침은 결코
그치는 일이 없으리라
그러면 좋아, 마음이여
작별을 고하고 건강하여라

Steps

- Hermann Hesse -

As every blossom fades
and all youth sinks into old age,
so every life’s design, each flower of wisdom,
attains its prime and cannot last forever.
The heart must submit itself courageously
to life’s call without a hint of grief,
A magic dwells in each beginning,
protecting us, telling us how to live.

High purposed we shall traverse realm on realm,
cleaving to none as to a home,
the world of spirit wishes not to fetter us
but raise us higher, step by step.
Scarce in some safe accustomed sphere of life
have we establish a house, then we grow lax;
only he who is ready to journey forth
can throw old habits off.

Maybe death’s hour too will send us out new-born
towards undreamed-lands,
maybe life’s call to us will never find an end
Courage my heart, take leave and fare thee 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