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하루 한 편의 시 49) 고양이와 새 - 자크 프레베르 -

고양이와 새

- 자크 프레베르 -

 

온 마을 사람들이 슬픔에 잠겨

상처 입은 새의 노래를 듣네,

마을에 한 마리 뿐인 고양이

고양이가 새를 반이나 먹어 치워 버렸다네.

새는 노래를 그치고,

고양이는 가르랑거리지도,

콧등을 핥지도 않는다네.

마을 사람들은 새에게

훌륭한 장례식을 치러 주고

고양이도 초대받아

지푸라기 작은 관 뒤를 따라가네.

죽은 새가 누워 있는 관을 멘

작은 소녀는 눈물을 그칠 줄 모르네.

 

고양이가 소녀에게 말했네.

이런 일로 네가 그토록 가슴 아플 줄 알았다면

새를 통째로 다 먹어 치워 버릴 걸.

그런 다음 얘기해 줄 걸.

새가 훨훨 날아가는 걸 봤다고.

세상 끝까지 훨훨 날아가더라고.

너무도 먼 그곳으로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고.

그러면 네 슬픔도 덜어 줄 수 있었을 걸.

그저 섭섭하고 아쉽기만 했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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