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W는 왜 영어로 double u라고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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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xUDybrMivw4

 

사실 별 내용은 아니고, 유튜브가 이끄는 대로 봤다가, 엥? 하는 내용이 있어서, 출처 목록 봤는데, 거의 전부가 영문위키인거 같은데,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영문위키에서 읽었을 땐 전혀 저런 내용이 아니었다. 그래서 댓글 달았었는데, 답변 못 받을거 같아서 지우고 여기다 씀.

아래 쓴거 외에도 할 말은 좀 있는데, 대충 아래 7개 빼고는 맞는 내용이라고 보면 됨.

이 글은 대충 좀 더 자세하게 쓴 것과 틀린 내용 바로 잡는 것이고, 맨 아래는 중점 문의사항 따로 써놓은 것.

 

※ 라틴 문자가 원래 라틴어를 적기 위해 발전한 것인만큼 발전과정은 라틴어의 음소 발달 과정과 문자 발달 과정을 중심으로 작성하였음.

 

 

 

1. U는 V에서 유래된 것이다.

 

라틴어에서는 원래 음소 /u/ 와 음소 /w/ 만이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문자 V로 나타냈습니다.

그러니까 모음으로 구분할때는 음소 /u/ 로 인식하고, 반모음으로 인식할때는 /w/로 인식했습니다.

그러다가 반모음 /w/로 인식하던 것이 점차 /ʋ/ -> /βʷ/ -> /β/으로 바뀌면서 하나의 자음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기원후 2세기 중반부터 /v/ 음소를 가지면서 V는 모음 /u/와 반모음 /w/, 자음 /v/ 하는 세 가지 음소가 공존하게 됩니다.

문자의 경우 고대 로마의 석조건축물에 새겨진 글자를 보고, 라틴어에는 로마자만이 적혔을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크게 공적인 문서나 비문에 사용되는 일명 로마자와 평상시에 쓰이는 필기체, ‘로만 필기체’ 두 가지가 공존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로만 필기체’가 사용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단편적으로 이야기하면, 고대에는 필기류가 썩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툭하면 흠뻑 젖고, 마치 한지의 섬유질처럼 파피루스의 섬유질이 균일하지 않아 글씨를 쓰다보면 도로 방지턱을 넘듯 이 섬유질이 필기를 방해하여 필사를 하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초기 ‘로마 필기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알파벳과는 꽤나 다른 모양으로 쓰였는데, 당시 v는 V로 적힌것도 있었지만 ˘ 이런식으로 휘갈겨 쓰는 등 조악한 형태의 문자도 공존하였습니다. 그러나 점차 필기류의 품질이 상승함에 따라 문체에도 점차 변화가 생겨 V는 점점 V(후기 로만 필기체 형태 v) 혹은 U(후기 로만 필기체 형태 u)로 쓰였습니다.

위의 설명에서는 단편적으로 V로 나타내었지만 라틴 문자에서 소문자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기원후 8세기 프랑크 왕국 카롤링거 왕조의 문자 개혁 이후였기 때문에 위의 설명은 조금 주의가 필요합니다. 라틴 문자는 본래 대문자 하나로만 쓰였고, 원본인 라틴어의 문자-소리 체계는 게르만족이나 고트족과 같이 이민족에게 라틴 문자가 전파될 때 문자에 맞는 음소 역시 전해졌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v와 u의 소리는 음소 /v/와 /u/, /w/ 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으나 언어마다 어느정도 차이가 나타납니다.

v와 u의 소리가 언어마다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 또 다른 이유로는, 8세기 이후에도 라틴 문자는 유럽에서 시대에 따라 점차 화려하고 예술적으로, 거의 그려넣듯이 필사되거나 인쇄되는 유행이 있었습니다. 이는 현재 사용하는 이탤릭체와 다르게 굉장히 괴리감이 있는 글씨체였기 때문에, 늦으면 18세기에 나라마다 이러한 문체의 차이로 인한 문제점 개선을 위하여 철자법 개정을 실시하였습니다. 이 역시 v와 u의 문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상의 예시에 나왔던 BVLGARI 역시 이러한 풍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U대신 과거의 정서법(正書法)인 V를 사용함으로써 일종의 고급스러움을 나타내거나, 자신의 브랜드가 전통이 있음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죠. 이는 비단 라틴 문자를 사용하는 문화권뿐만 아니라 그리스 문자나 키릴 문자 등을 사용하는 문화권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Σ대신 C를 쓴다던가 Ξ대신 王를 쓴다던가 하는 표현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2. w는 vv 혹은 uu의 전사 방식에서 유래되었다.

 

이 문자는 중세 초중기(약 10~11세기)부터 사용되었는데, vv 또는 uu로 쓰던것이 이렇게 하나의 w로 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각 언어 발음 방식이나 고유 문자 체계에 비롯하여 각자 라틴 문자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오게 되는데, 이는 위의 v와 u의 상황과도 곤련된 문제입니다.

따라서, 영어에서는 u가 /u/, v가 /v/ 로 또한, w는 u를 기준으로 uu를 전사하던 습관에서 비롯되어 u가 두번 쓰였다는 의미에서 더블유의 명칭과 음소 /w/를 갖게 되었고, 프랑스어에서는 u는 /y/, v는 /v/ 를 갖게 되었으나 앞서 다른 댓글들에서 말해진 것과 같이 w를 두 개의 v라는 뜻으로 두블르베라고 읽는데, 보편적으로 음소 /w/ 를 가지면서도 종종 음소 /v/ 를 가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단어로는 짐마차나 화물용 기차를 의미하는 wagon으로, 벨기에 프랑스어에서는 w를 음소 /w/ 로 와공이라고 읽는 반면, 프랑스 프랑스어에서는 음소 /v/ 가 갑자기 튀어나와 바공이라고 읽는 등 역사적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에서도 프랑스어와 같이 v는 두 개의 v라는 의미로, 각각 우베두블레, 돕삐아 부 등으로 불립니다.

독일어에서는 u는 음소 /u/ 를 가지지만 특이하게도 v는 일반적으로 음소 /f/ 를 가지며, 종종 외래어를 표기하기 위해여 /v/ 로 발음되곤 합니다. 대신 w가 음소 /v/ 를 가지면서, v라는 의미의 베라고 읽습니다. 폴란드어에서도 u는 음소 /u/ 를 지니지만, v라는 문자는 사용하지 않으며, 대신 독일어와 같이 w가 음소 /v/ 를 갖고 있고, 마찬가지로 v라는 의미의 부라고 읽습니다.

 

 

3. J는 I에서 유래된 것이다.

 

I와 J의 관계도 본래 라틴어 I에 모음 /i/와 반모음 /j/가 모두 있었는데, 나중에 J라는 문자가 생겼고, 후에 J에서만 반모음 /j/ 가 쓰이게 되면서 I와 J가 분리되었습니다. 이는 이탈리아어에서 J를 이 룽가라로 부르는데 영어로 표현하면 long I라는 의미로, 말 그대로 기다랗게 생긴 I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탈리아어에서 J는 음소 /j/ 를 지닙니다. 다만 영어에서는 앞선 얘기와 다르게 독특한 음소인 /d͡ʒ/ 를 나타내는데, 이는 영어의 J는 프랑스어에서 비롯됬기 때문입니다. 라틴어가 각각의 로망스어로 변하면서, 음소 /j/ 가 /ʒ/ 또는 /x/ 등으로 바뀌었고, 프랑스어에서는 J가 음소 /ʒ/ 를 나타내게 되었기 때문에 이 영향을 받은 영어에서는 J가 /d͡ʒ/ 소리를 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어에서는 J를 제이라고 읽지만, 프랑스어에서는 즤라고 읽으며, 스페인어에서는 J가 음소 /x/ 를 가지므로 호타라고 읽습니다. 다만 특이하게도 독일어에서는 이탈리아어에서 J가 음소 /j/ 를 갖는 것과 같이 음소 /j/ 갖고 있어 요트라고 읽는데, 이는 라틴어에서 J를 요드라고 읽은 것과 가장 비슷한 등 여기도 u, v, w처럼 유럽 언어 간에 발음 차이가 좀 있는 편입니다.

 

 

4. 그리스 문자는 페니키아 문자에 영향을 받았다.

 

영상에서 그리스어 문자를 설명할 때 아람 문자를 차용하여 그리스 문자가 생겼다라는 설명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설명으로, 그리스 문자는 페니키아 문자(혹은 원시 가나안 문자)에서 파생된 문자입니다. 예시로 든 α, ε, η, ι, ο, υ, ω는 후대 중세 비잔틴 제국의 언셜체에서 비롯된 문자이므로, 그리스 문자의 기원을 얘기하기 위한 비교 대상은 고전 그리스 문자로 비교해야하나, 여기에 안 써져서.. 그나마 개정 문자인 그리스 대문자 Α, Ε, Η, Ι, Ο, Υ, Ω로 비교해보겠습니다. 그리스 대문자 Α, Ε, Η, Ι, Ο, Υ, Ω는 각각 페니키아 문자 𐤀(알레프), 𐤄(헤), 𐤇(헤트), 𐤉(요드), 𐤏(아인), 𐤅(와우)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이는 비교 대상인 아람 문자 𐡀(알레프), 𐡄(헤), 𐡇(헤트), 𐡉(요드), 𐡏(에), 𐡅‎(와우)와 비교해봐도 어느 쪽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아람 문자는 그리스 문자가 아니라 오히려 히브리 문자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는 아람 문자에 히브리 문자 א(알레프), ה(헤), ח(헤트), י(요드), ע(아인), ו(와우)를 열거하여 서로 비교해보면 명확해집니다.

 

 

5. 기원전 5세기에 생긴 그리스 문자는 24자보다 많다.

 

영상에서 설명된 자음 17자, 모음 7자의 그리스 문자 체계는 근대에 정서법(正書法) 개정을 하면서 생긴 것입니다. 고전 그리스 문자는 크게 동부 문자, 서부 문자, 남부 문자로 나눌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Ϝ, Ϻ, Ͷ, Ϙ, Ͳ, Ͱ 등과 같이 지역에 따라 현대 심지어는 고전 그리스어 방언간에 서로 없는 음소를 표기 위해 쓰인 문자도 있었고, 후대에는 합자라고 하여 두 가지 이상의 문자를 합쳐서 특정한 의미를 위해 사용하는 문자가 있는 등 굉장히 다양한 문자가 쓰였습니다. 그리스 문자는 그리스어의 역사만큼 복잡해서 정서법(正書法) 개정으로 인해 24자 외 여러 문자가 사라졌으나 관습적으로 사용되던 문자 중 Ϛ나 Ϝ는 숫자 6을 나타내기 위해, Ϙ와 Ϟ는 숫자 90을 나타내기 위해, Ͳ와 Ϡ는 숫자 900을 나타내기 위해 현대 그리스어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6. 영상에서 그리스 문자는 영어식으로 읽은 것이다.

 

별 쓸데 없는 얘기지만 해당 영상에서 α, ε, η, ι, ο, υ, ω를 영어식으로 읽으셔서 혹시나 그리스어 발음이 궁금하신 분이 있을까 하여 첨언하자면, 이들은 고전 그리스어로는 알파, 엡실론, 에따, 이오따, 오미끄론, 윕실론, 오메가라고 읽으며, 현대 그리스어로는 알파, 엡실론, 이따, 요따, 오미끄론, 입실로, 오메가로 읽습니다.

 

 

 

 

 

 

 

 

7. [의문 사항] A.D. 7세기에 고대 영어에는 룬 문자 W가 있다는 내용이 영상에 들어가 있는데,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서 기원후 7세기 영국의 룬 문자 W가 있어서 아주 가끔 사용됬다고 되어 있다. 나는 앵글로 색슨어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므로, 룬 문자는 모르는 영역이라 간략하게 고대 영어 문법과 관련된 자료와 영문 위키를 뒤져봤는데 해당 룬 문자와 유사한 형태는 찾을 수 없었고, 대신

While the earliest Old English texts represent this phoneme with the digraph 〈uu〉, scribes soon borrowed the rune wynn ᚹ for this purpose. It remained a standard letter throughout the Anglo-Saxon era, eventually falling out of use (perhaps under the influence of French orthography) during the Middle English period, circa 1300.

번역 (의역 포함) :
초기 고대 영어 문헌에서는 이 음소(/w/)를 이중문자 〈uu〉로 나타낸 반면, 필경사(筆耕士)들은 머지않아 이 음소(/w/)를 표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룬 문자 ᚹ(후기형 ƿ)를 차용하였다. 룬 문자 ᚹ(후기형 ƿ)는 앵글로 색슨 시대(약 A.D. 5 ~ A.D. 11세기 중반 노르만 왕조 이전 시대)동안 표준 문자로 남아 있었으나, 중세 영어 기간 동안(약 1300년 경에) 아마도 프랑스어 정서법(正書法)의 영향으로 인해 결국 쓰이지 않게 되었다.

라는 글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앵글로 색슨족에게 라틴 문자가 전해진 이래 룬 문자가 라틴 문자로 대체되가는 과정에서 본래 ᚹ로 쓰였고, 초기 고대영어에서는 uu가 잠시 쓰였다가 다시 ᚹ의 후기형인 ƿ로, 노르만 왕조 이후 중세 영어에서는 프랑스어 철자법에 따라 ƿ -> w 로 바뀌었다는 것인데, 7세기에 룬 문자 w가 있었다는 설명은 찾을 수 없었다.

그 외에도,

The /w/ phoneme was occasionally spelled 〈uu〉 in Old English manuscripts, but ƿ was more common. The consistent use of w developed in the early Middle English period, during the 12th to 13th centuries.

번역 (의역 포함) :
음소 /w/ 는 경우에 따라 고대 영어 필사본(筆寫本)에서 〈uu〉로 쓰였지만, ƿ가 더 흔히 사용되었다. 일관된 w의 사용은 초기 중세 영어 기간에(12-13세기 동안) 발생하였다.

라는 글을 찾았는데, 이 글은 위의 내용을 보충해줄 뿐, 7세기에 룬 문자 w가 있었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행여나 7세기에 룬 문자 w의 사용 용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알려주길 바란다.

댓글 5

게이 작성자 2021.05.23. 22:53
 램파드어린이의묘
이브리브스
댓글
다비드데헤아 2021.05.23. 23:39
이탈리아어로는 도삐아 부(더블 V)로 읽더라
그걸 보면 vv로 보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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