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언어] 영어 1~10에 대한 어원 이야기 (with. 고대 영어)

  • 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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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1~10에 대한 어원 이야기

 

 

 

영어에서 숫자는 알고보면 이상하게 철자와 읽는법이 다르다. 왜 그럴까?

어원을 통해 그 연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단, 이 글에는 주의할 점이 다섯 가지가 있다.

1. 발음의 경우 한글로 적을 경우, 부정확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음성 기호를 좌측에 미리 적어 두었다.

2. 고대 영어에서 보면 'ð' 대신 'þ'만을 적어 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두 문자가 'Ð'의 아래 있는 서로 다른 형태의 소문자이기 때문이다. 다만, 'ð'와 'þ'는 /ð/와 /θ/로 구분 된다는 견해를 받아들여, 이 글에서는 'þ'와 'ð'를 구분하여 서술하였다.

3. 고대 영어와 중세 영어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적게는 2개 많게는 4개만을 적어놓았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다양한 단어의 형태가 있었으며, 이 글에서 예시는 현대의 단어 형태와 가장 유사해 보이는 것을 우선하여 최대한 추려 적었다.

4. 고대 영어에서 'r'은 정확히 현대 영어에서 처럼 /ɹ/인지, 아니면 현대 이탈리아어나 스페인어에서처럼 /r/이나 /ɾ/인지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이 글에서는 고대 영어 문법에서 일반적으로 제시하는 'r'의 발음이 /r/였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전제로 적었으며, 따라서 /r/의 경우에는 '르'로, /ɹ/의 경우에는 받침 'ㄹ'로 적어놓았다. 그러나 중세 영어는 'r'의 발음이 /ɹ/일 것으로 가정하여 적었다.

5. 고대와 중세 영어에서 'gh'의 발음은 /x/로, 현대 영어에서 'x'의 /ks/ 발음도, 'h'의 /h/ 발음도 아니다. 현대 독일어의 'ch' 발음이나 현대 스페인어의 'j' 발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고대와 중세 영어의 /x/ 발음은 현대 영어에서 'gh'발음이 묶음이 되거나 /f/ 발음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이 글이 끝난 후 맨 끝에서 다시 한번 다루도록 하겠다.

 

 

 

 

 

숫자 1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  'ān, /ɑːn/, 안'이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 'oon 또는 onne, /ˈɔːn(ə)/ 온'이라고 읽고, 썼었다.

후에 '대모음 추이'라는 걸 겪으면서,

근대 영에에서 'one, /oʊn/ 오운 또는 /əʊn/ 어운 '라고 읽고, 쓰다가,

현대 영어로 진입하면서,

영국영어에서는 'one, /wɒn/ 완 또는 /wʌn/ 원'이라고 읽고, 쓰게 되었고,

미국영어에서는 'one, /wʌn/ 원'이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숫자 2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 'tƿā'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twā, /twɑː/ 톼'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two, /twɔː/ 퉈'라고, 읽고 썼었다.

후에 '대모음 추이'라는 걸 겪으면서,

근대 영어에서 'two, /twʊː/ 투'라고 읽고, 쓰게 되었고,

현대 영어로 진입하면서,

영국 영어에서는 'two, /tuː/ 투'라고 읽고, 쓰게 되었고,

미국 영어에서는 'two, /tu/ 투'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숫자 3의 경우,

고대영어에서는 'þrī'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thrī', /θriː/ 쓰리'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thre, /ˈθɹeː/ 쓰레, 또는 /ˈθɹiː/ 쓰리'라고 읽고, 썼었다.

후에 '대모음 추이'라는 걸 겪으면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three, /θɹiː/ 쓰리'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숫자 4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fēoƿer'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fēower, /ˈfe͜oː.wer/ 페오(≒푀)웨르'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four 또는 feour나 fowwre, /ˈføːwəɹ/ 푀웰'이라고 읽고, 썼었다.

후에 '대모음 추이''라는 걸 겪으면서,

근대 영어에서 'four, /ˈfɔuɹ/ 포울'이라고 읽고, 쓰게 되었고,

현대 영어로 진입하면서,

영국 영어에서는 'four, /fɔː/ 포'라고 읽고, 쓰게 되었고,

미국 영어에서는 'four, /fɔɹ/ 폴'이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숫자 5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fīf, /fiːf/ 피프'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five 또는 fife, /fiːv/ 피브'라고 읽고, 썼었다.

후에 '대모음 추이'라는 걸 겪으면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five, /faɪv/ 파이브'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숫자 6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siex 또는 syx, /si͜yks/ 시윅스'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six 또는 sex, /ˈsiks/ 식스'라고 읽고, 썼었다.

차이는 못 느끼겠지만, 후에 이 녀석도 '대모음 추이'라는 깡패를 만나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six, /sɪks/ 식스'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숫자 7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seofon, /ˈse͜o.fon/ 세오(≒쇠)본(모음이나 유성 자음 사이에 있는 /f/는 /v/ 발음)'이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seven 또는 seofen, /ˈsøːvən/ 쇠번'이라고 읽고, 썼었다.

후에 이 녀석도 차별없이 '대모음 추이'의 주먹 맛을 보게 되면서,

근대 영어에서 'seven, /ˈsɛːvən/ 세번'이라고 읽고, 쓰게 되었고,

현대 영어로 진입하면서부터는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seven, /ˈsev.ən/ 세븐'이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숫자 8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eahta, /ˈæ͜ɑx.tɑ/ 애아흐타'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eighte 또는 eahte, /ˈɛixt/ 에이흐트 또는 /ˈɛixtə/ 에이흐터'라고 읽고, 썼었다.

후에 여김없이 '대모음 추이'라는 걸 겪으면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eight, /eɪt/ 에이트'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숫자 9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nigon, /ˈni.ɡon/ 니곤 또는 niġon, /ˈni.jon/ 니욘'이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nyne, /ˈnijən/ 니연 또는 neghen, /ˈneɣən/ 네건'이라고 읽고, 썼었다.

후에 이녀석도 '대모음 추이'라는 걸 겪으면서,

근대 영어에서 'nine, /ˈniːn/ 닌 또는 /ˈneː(ə)n/ 넨, /ˈneːən/ 네언' 등으로 읽고, 쓰게 되었고,

현대 영어로 진입하면서부터는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nine, /naɪn/ 나인'이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숫자 10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tīen, /ti͜yːn/ 티윈'이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서 와서는 'ten 또는 tenne, /teːn/ 텐'이라고 읽고, 썼었다.

차이는 못 느끼겠지만, 이 녀석도 훗날 여실없이 '대모음 추이'의 방망이를 맞게 되면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ten, /tɛn/ 텐'이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이쯤되면 'first, second, third, fourth ⋯ tenth'등은 어떻게 생겼는가?도 궁금할 것이다.

아래의 설명을 따라가보도록 하자.

 

 

First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fyrest, /ˈfy.rest/ 퓌레스트'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first 또는 fyrst, /ˈfiɹst/ 필스트'라고 읽고, 썼었다.

후에 '대모음 추이'라는 것을 겪으면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에서는 'first, /fɜːst/ 퍼스트'라고 읽고, 쓰게 되었고,

미국 영어에서는 'first, /fɜːɹst/ 펄스트'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Second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원래 'ōðer'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ōther, /ˈoː.ðer/ 오데르', 뜻은 현대 영어의 'second'와 'other'을 모두 의미하는 단어 였는데, 중세 영어로 넘어가는 시기에 'second'의 의미는 탈락하고 'other'의 의미만이 살아남아, 현대 영어의 'other'의 어원이 되었다.

대신에 중세 영어에서는 라틴어에서 'second'를 의미하는 'secundus, /seˈkun.dus/ 세쿤두스'와 이 라틴어에서 어근만을 차용한 고대 프랑스어 'second, /səˈkunt/ 서쿤트'를 차용하였다.

따라서, 중세 영어에서는 'secunde 또는 second, /ˈsɛkund/ 세쿤드'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후에 이 단어가 '대모음 추이'라는 것을 겪으면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에서는 'second, /ˈsɛkənd/ 세컨드'라고 읽고, 쓰게 되었고,

미국 영어에서는 'second, /ˈsɛk.nd/ 세큰드 또는 /ˈsɛk.ənd/ 세컨드'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Third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þridda'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thridda, /ˈθrid.dɑ/ 쓰리드다'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thridde, /ˈθɹid/ 쓰리드 또는 thirde, /ˈθiɹd(ə)/ 씰드'라고 읽고, 썼었다.

후에 '대모음 추이'라는 것을 겪으면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에서는 'third, /θɜːd/ 써드'라고 읽고, 쓰게 되었고,

미국 영어에서는 'third, /θɜːɹd/ 썰드'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first, second, third가 생긴 경위이다.

그리고 그뒤에는 fourth부터 tenth까지 오게 되는데 뒤에 -th가 붙는 규칙성이 있다.

그러면 여기서 질문을 던져 보자.

고대 영어와 중세 영어에서도 규칙적이었을까?

변화 과정을 보면서 알아보도록 하자.

 

 

Fourth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fēorða'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fēortha, /ˈfe͜oːr.ðɑ/ 페오(≒푀)르다'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ferthe, /ˈfɛːɹθ(ə)/ 펠쓰 또는 feorþe(= feorthe), /ˈfiu̯ɹθ(ə)/ 피울쓰,  fourthe /ˈfɔu̯ɹθ(ə)/ 포울쓰'라고 읽고, 썼었다.

후에 '대모음 추이'라는 것을 겪으면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에서는 'fourth, /fɔːθ/ 포쓰'라고 읽고, 쓰게 되었고,

미국 영어에서는 'fourth, /fɔːɹθ/ 폴쓰'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Fifth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fīfta, /ˈfiːf.tɑ/ 피프타'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fifte, /ˈfift(ə)/ 피프트 또는 fifthe, /ˈfifθ(ə)/ 피프쓰'라고 읽고, 썼었다.

차이는 못 느끼겠지만, 이 녀석도 후에 '대모음 추이'를 만나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fifth, /fɪfθ/ 피프쓰'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Sixth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siexta 또는 syxta, /ˈsi͜yks.tɑ/ 시윅스타'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sixte, /ˈsikstə/ 식스터 또는 /ˈsikst/ 식스트'라고 읽고, 썼었다.

차이는 못 느끼겠지만, 이 녀석도 후에 '대모음 추이'를 만나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sixth, /sɪksθ/ 식스쓰 또는 /sɪkθ/ 식쓰'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Seventh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seofoþa'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seofotha, /ˈse͜o.fo.θɑ/ 세오(≒쇠)보싸(모음이나 유성 자음 사이에 있는 /f/는 /v/ 발음)'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sevenþe' 또는 'seofeðe'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seventhe, /ˈsɛvənθ(ə)/ 세번쓰' 또는 'seofethe, /ˈsɛfð(ə)/ 세프드'라고 읽고, 썼었다.

차이는 못 느끼겠지만, 이 녀석도 후에 '대모음 추이'를 만나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seventh, /ˈsɛv.ənθ/ 세븐쓰'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Eighth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eahtoþa'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eahtotha, /ˈæ͜ɑx.to.θɑ/ 애아흐토싸'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eiȝtthe'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eightthe, /ˈɛi̯xtθə/ 에이흐써 또는 /ˈɛi̯xtθ/ 에이흐쓰'라고 읽고, 썼었다.

차이는 못 느끼겠지만, 이 녀석도 후에 '대모음 추이'를 만나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eighth, /eɪtθ/ 에이트쓰'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Ninth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nigoþa 또는 'niġoþa'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nigotha, /ˈni.ɡo.θɑ/ 니고싸' 또는 'niyotha, /ˈni.jo.θɑ/ 니요싸'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nynthe, /ˈniːn(ə)θ(ə)/ 닌쓰 또는 neynþe(=neynthe), /ˈneː(ə)nθ(ə)/ 넨쓰'라고 읽고, 썼었다.

이 녀석도 훗날 여김없이 '대모음 추이'라는 걸 겪으면서,

근대 영어 이후로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나, 'ninth, /naɪnθ/ 나인쓰'라고 읽고, 쓰게 되었다.

 

 

Tenth의 경우,

고대 영어에서는 'tēoða' 그러니까 현대 정서법(正書法)으로 치면, 'tēotha, /ˈte͜oː.ðɑ/ 테오(≒퇴)다'라고 읽고, 쓰던 걸,

중세 영어에 와서는 'tethe /teːð(ə)/ 테드 또는 tythe, /tiːjənð(ə)/ 티여드 또는 tende, /teːnd(ə)/ 텐드 또는 tentthe /teːnθ(ə)/ 텐쓰'라고 읽고, 썼었다.

훗날 이 녀석도 여실없이 '대모음 추이'의 방망이를 맞게 되면서,

근대 영어에서 일부는 'tithe, /taɪð/ 타이드' 또 다른 일부는 'tenth, /tɛnθ/ 텐쓰'라고 읽고, 쓰게 되었고,

현대 영어로 진입하면서부터는 'tithe, /taɪð/ 타이드' 쪽은 'tenth'의 의미를 상실하게 되었고, 'tenth, /tɛnθ/ 텐쓰'만이 생존하여, 영국 영어나, 미국 영어에서 쓰이고 있다.

 

 

 

어원을 통해 원래 영어에는 third 뒤에 오는 서수에 반드시 '-th'가 규칙적으로 쓰였던 것은 아니었던 것을 알수 있다.

'-ta', '-þa(=tha)', '-ða' 등이 세월에 걸쳐 '-a'가 '-e (/ə/)'로 변하고, 훗날 '-e (/ə/)'는 어미에서 탈락하고, '-t-', '-þ-(=th)', '-ð-'가 '-th'로 합쳐져 현재의 서수 어미 '-th'가 된 것이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사실 영어에서 숫자가 왜 이렇게 쓰이는지에 대한 것은 살아가면서 아무 쓰잘데기 없다.

다만,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고, 행여 누가 물어보면 자랑스럽게 얘기해주자.

 

 

 

 

 

 

 

 

[ ※ 영어에서 'gh' 발음이 묵음과 /f/ 혹은 종종 /g/ 발음이 나는 이유]

 

'ghoti, /fiʃ/'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gh'의 발음은 영어에서 굉장히 유별나다.

'gh'의 발음에 관한 문제는 굉장히 오랫동안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은 물론 외국어로써 영어를 마주하는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곤 했다.

하지만 이러한 당혹감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gh'가 들어간 단어들 가운데 같은 발음을 지닌 단어들끼리 묶은 뒤, 이 단어들의 원래 형태를 추적하다보면, 'gh'가 가진 여러가지 발음이 어느 한 순간 불쑥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세월에 걸쳐 천천히 변화해온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gh' 발음에 대한 추적 과정은 점차 거슬러 올라가, 고대 영어에서 'h'가 가진 발음의 지위에서 그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현대 영어와 달리 본래 고대 영어에서는 'h'가 /x/와 /ç/, /h/ 발음 3가지를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h'는 /x/ 발음을 냈지만, : /x/

단어의 맨 앞에오는 'h'는 /x/가 /h/ 발음을 냈다. : /x/ -> /h/

또한, 전설 모음 'e, /e/ 또는 /æ/', 'i, /i/' 'y, /y/', 'eo, /i͜e/나 /e͜o/ 또는 /ø/', 'io, /i͜u/', 'ea,  /æ͜a/나 /i͜y/'에서는 /x/가 /ç/ 발음을 냈다. : /x/ -> /ç/

 

이러한 'h'가 중세 영어로 넘어가면서 /g/나 /ɣ/ 발음을 지니던 'g'와 혼용되어 사용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g'나 'h'로 쓰이던 것이 'gh'로 붙여 사용하게 되었고, 이 때, /g/나 /ɣ/ 발음은 거의 완전히 사라지고, 'gh'가 과거의 'h'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중세 영어에서 근대 영어로 넘어가면서 'gh'의 발음이 변하기 시작한다.

고대영어때부터 중세까지 전설 모음 뒤에 있던 'gh'는 모두 묵음으로 변하였으며: cniht, /knixt/ 크니히트(i 뒤의 /x/는 /ç/ 발음) -> knight; /naɪt/ 나이트

, 단어의 어근 중간에 있던 'gh'의 발음 역시 모두 묵음으로 변했다. : bohton, /boxton/ 보흐톤 -> boghten, /bɔu̯xtən/ 버우흐턴 -> bought, /bɔːt/ 버트

문제는 어근 끝에 'gh'가 있는 구조인 -augh-와 -ough-의 'gh' 발음으로 이러한 단어 일부는 묵음이 되었으나, 일부는 /f/ 발음이 되어 현재까지도 영어 학습자를 괴롭히고 있다. : /x/ -> /f/

그러나 다행히도 어떤 경우에 /x/ -> /f/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단어의 형태가 아닌, 'gh'앞의 모음의 변화이다.

 

/x/ -> /f/로 변한 경우에는 아래와 같은 규칙을 따른다.

 

1. -augh- 구조에서 모음의 발음이 /au/ -> /ɔː/가 되었을 경우엔 뒤에 오는 'gh'의 발음이 묵음이 되었고, /au/ -> /a/ 혹은 /æ/가 된 경우엔 뒤에 오는 'gh'의 발음이 /x/ -> /f/가 되었다.

: slæhtor, /ˈslæxtor/ 슬래흐토르 ->slaughter, /ˈslauxtəɹ/, 슬라우흐털 -> slaughter, /ˈslɔːtə/ 슬로터

hleahtor, /ˈxlæ͜ɑx.tor/ 흘래아흐토르 -> laughter, /ˈlau̯xtəɹ/ 라우흐털 -> laughter, /ˈlɑːftə/, 라프터

 

2. -o(u)gh- 구조에서 모음의 발음이 /ɔu/ -> /ou/ -> /oː/ -> /əʊ/나 /oʊ/가 되었을 경우엔 뒤에 오는 'gh'의 발음이 묵음이 되었고, /ɔu/ -> /ɔ/ -> /ɒ/나 /ɔː/가 된 경우엔 뒤에 오는 'gh'의 발음이 /x/ -> /f/가 되었다.

: dāg, /dɑːɡ/ 다그 -> dogh, /dɔu̯x/ 더우흐 -> dough, /dəʊ/ 더우

trog, /troɡ/ 트로그 -> trogh, /trɔu̯x/ 트러우흐 -> trough, /tɹɒf/ 트라프

 

3. -o(u)gh- 구조에서 모음의 발음이 /uː/ -> /əʊ/나 /aʊ/가 되었을 경우엔 뒤에 오는 'gh'의 발음이 묵음이 되었고, /uː/ -> /ʊ/나 /ʌ/가 되었을 경우엔 뒤에 오는 'gh'의 발음이 /x/ -> /f/가 되었다.

: plōg, /ploːɡ/ 플로그 -> plough, /pluːx/ 플루흐 -> plough, /plaʊ/ 플라우

ġenōg, /jeˈnoːɡ/ 예노그 -> ynough, /iːnuːx/ 이누흐 -> enough, /ɪˈnʌf/ 이너프

 

위의 3가지에 해당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through'가 있다.

'through'의 경우 얼핏 보기에는 규칙 3. '-o(u)gh-'의 구조에 해당하여 /θɹuːf/ 쓰루프라고 읽을 것 같지만, 'through'는 '-u(r)gh-' 구조에서 나왔다. 이러한 구조는 본래 고대 영어와 중세 영어에서 'r'에는 /ˠ/가 붙어 있었는데, 이 음을 'g'의 /ɣ/로 인식하여 'h' 앞에 'g'를 붙여 쓰기 시작하면서, '-u(r)gh-, /urˠx/' 구조로 단어의 형태가 변했고, 후에 /x/ 발음이 묵음이 된후 /ɹ/의 위치가 /u/에 선행하면서 '-ough-' 구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through'는 '/θɹuː/ 쓰루'라고 읽어야 하며, 종종 몇몇 '-ough-' 구조의 단어는 /uː/로 발음한다. : /u/ -> /uː/

: þurh, /θurx/ 쑤르흐 -> thurgh, /θuɹx/ 쑬흐 -> through, /θɹuː/ 쓰루

slōh, /sloːx/ 슬로흐 -> slugh, /slux/ 슬루흐 -> slough, /sluː/ 슬루 (명사 한정)

 

 

'through'와 같은 불규칙한 사례 외에, 안탑깝게도 종종 'gh'가 /g/ 발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앞서 고대 영어에서 중세영어로 넘어가는 시기에 'g'와 'h'를 혼용해서 쓰다가 'g'와 'h'가 붙어 'gh'가 발생하여, 'g'가 가지고 있던 /g/나 /ɣ/ 발음은 거의 완전히 사라지고, 'gh'는 과거의 'h'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단, 한가지 예외 규칙이 있다. 단어의 맨 앞에 'gh'가 올 경우에는 'gh'는 /g/나 /ɣ/ 발음을 낸다.

: gāst, /ɡɑːst/ 가스트 -> gost, /ɡɔːst/ 거스트 -> ghost, /ɡəʊst/ 거우스트

gæstan, /ˈɡæːs.tɑn/ 개스탄 -> gasten/ˈɡaːstən/ 가스턴 -> ghast, /ɡɑːst/ 가스트

 

 

현대에는 어원을 무시하고, 현대 영어를 기준으로 최종적으로 현재 발음하는 형태로도 어느정도 유추가 가능하다.

왜냐하면 위와같은 관습이 현대 영어에도 내려져 와, 'gh'는 일반적으로 단어 맨 앞에 올때는 /g/ 발음을 갖고 있으며, 'gh' 앞의 모음이 /a/, /æ/, /ɒ/, /ɔ/, /ʊ/, /ʌ/의 발음이 난다면, 그 'gh'는 /f/ 발음을 갖으며, 그 외에는 모두 묵음이다. 그러나 특히 영국 영어의 경우 다른 유럽어나 외국어에서 단어를 차용해 올 때, 그 나라에서 사용하는 발음을 거의 유지한 상태로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 경우에는 해당 법칙이 통용되지 않는다.

댓글 10

Bleoh 2021.05.25. 10:07
고대 영어 깐지
댓글
게이 작성자 2021.05.25. 10:24
 Bleoh
깐...지..... 깐....(ㅊ)... 줘.. (깐)... 츄ㄹ... 줘...
데장 츄르 내놔!
댓글
켕거루 2021.05.25. 10:32
영어가 잡종언어들의 짬뽕이라 그렇게 발음기호도 개판이구나 했더니
이런 시대적 변화도 있었구나...
댓글
게이 작성자 2021.05.25. 10:44
 켕거루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별 모음은 고사하고 자음 변화까지 너무 심합니다. (언어 순화 중...)
댓글
켕거루 2021.05.25. 10:46
 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2100년엔 얼마나 또 변화할지 ㅋㅋㅋㅋㅋ
댓글
다비드데헤아 2021.05.25. 11:36
이제와서 바꾸기엔 세계적으로 영어 구사자들이 너무 많아서 조진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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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진 2021.05.25. 21:50
대모음추이가 ㄹㅇㅋㅋㅋ
철자법 개정도 못해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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